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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딱히 이유는 없어요. 걔는 맞아야 정신 차려요.”

신윤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는 병상에 누워 있는 여학생을 가리키며 한 번도 본 적 없는 표정을 지었다.

“다음에도 내 눈에 띄면 또 때릴 거야.”

그야말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곽서준은이 들어오며 내 뒤에 있던 신윤아를 끌어당겼다.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밀었는지 그 여자의 뺨을 맞았다.

머릿속이 잠시 새하얘지며 오른쪽 귀에서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른쪽 뺨은 빠르게 부어올랐다.

곽서준이 신윤아가 다칠까 봐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는 모습을 보며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심장이 조여왔다.

신윤아는 곽서준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슬프게 울고 있었다.

“오빠, 저 여학생이 내 침대를 차지했어. 기숙사로 돌아가서 살겠다고 했는데 비켜 주지도 않았어.”

신윤아는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기숙사에서도 날 받아주지 않네. 나 이제 갈 곳 없어요.”

곽서준이 데려온 사람들이 곧 상황을 정리했다. 여학생을 병원으로 보냈고 부모와 배상 문제를 논의했다.

“네가 때리고 싶으면 때려. 돈 물어주면 되는 거잖아.”

그의 세계에서는 옳고 그름이 없었고 오직 등가 교환만 존재했다.

그리고 신윤아를 위해서라면 가족을 다 잃어도 괜찮다는 듯이 단호했다.

순간,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곽서준과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며 마침내 나를 보았는지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이번 사건의 책임을 전적으로 내게 돌리는 듯했다.

“나중에 따로 얘기하자.”

“오빠, 언니도 집에 데려가면 안 돼요? 같이 살고 싶어요.”

신윤아가 내게 손을 뻗었지만 곽서준은 이내 그녀의 손을 감싸며 차갑게 나를 훑어보고는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오빠가 데려다줄게.”

나는 목구멍에서 차오르는 냉소를 참을 수 없었다. 서둘러 왔더니 뺨 맞은 것도 모자라 마음마저 다 헤집힌 상태였다.

가족? 그들이야말로 진짜 가족이었다!

곽서준은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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