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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됐어, 그냥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하자.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오직 하도현 팀에 들어가는 생각뿐이었다. 심문혁이 괜히 술 먹게 했을 리 없겠지.

심문혁에게 전화 걸기 여전히 쑥스러웠다. 나는 카톡을 열어 그의 계정을 차단 목록에서 해제하고 메시지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보내지 않기로 했다.

결국 하도현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항상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예린 씨, 로펌으로 와서 얘기하시죠.”

일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갔다.

나는 거울 앞으로 비틀거리며 다가갔고 마치 곽서준에게 양기를 빨린 귀신처럼 보였다. 게다가 마침 흰색 잠옷까지 입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쓸데없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옷방으로 가서 단정한 옷으로 갈아 입었다.

검은색 V넥 셔츠에 검은색 와이드 팬츠를 입고 창백한 안색을 가리기 위해 화장도 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는 참에 신윤아가 내 방문을 두드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내 침실 문 앞에 서서 조심스럽게 들여다봤다.

“예린 언니.”

그녀가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언니, 오빠랑 싸웠어요?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녀는 목소리를 짜내며 울먹였다.

그녀는 키가 150cm에 플랫 슈즈를 신고 있었고 나는 168cm에 8cm 하이힐을 신었으니 마치 내가 그녀를 괴롭히는 상황처럼 보였다.

“잘 지내고 있어요.”

나는 어리석은 사람과 논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웃으며 대답했다. 게다가 시간이 촉박했다.

그녀는 품에 안기며 괴로운 듯 나를 끌어안았다.

“언니, 근데 어젯밤에 오빠가 서재에 있는 웨딩 사진을 깨버렸어요.”

“그래? 내버려둬요.”

나는 무심하게 말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쓸쓸함을 느꼈다. 그의 서재에 걸려 있는 사진은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사진이었다.

웨딩 사진을 찍을 때도 그는 웃지 않았다. 포토 그래퍼가 아무리 분위기를 띄워도 늘 서늘한 표정으로 원래 잘 웃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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