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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엄마!”

그녀는 참지 못하고 덩달아 울음을 터뜨렸다. 며칠간의 서러움이 북받쳐 그대로 쏟아버렸다.

“더 의미가 없다면요? 엄마, 그 사람 마음엔 내가 없어요!”

허민란은 한숨을 내쉬었다.

“딸아, 남자의 마음이 너한테 없다면 그건 네 문제야. 더 늦기 전에 아이를 낳아야 네 입지가 안정될 거야.”

나는 힘없이 웃었다.

내가 문제라고?

결국 남자가 돈을 못 벌면 여자 복이 없는 거고 남자가 집에 돌아오지 않으면 남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여자 탓이다.

어느 쪽이든 여자의 문제였다!

곽서준이 나를 함부로 대해도 참을 수 있었지만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핏줄인 엄마가 더 실망스럽게 했다.

“엄마, 내 행복은 ...”

내가 울먹이는데 그녀가 말을 끊었다.

“안예린! 너 때문에 엄마가 무릎 꿇게 할 거야?”

...

엄마는 나한테 무릎을 꿇고 그것도 안 되면 머리를 조아리겠다고 했다.

말하고 싶었다.

왜 내가 곽서준과 싸우고 나니 회사에 문제가 생겼을까.

나조차도 알아낼 수 있는 것을 그녀는 알아내지 못할까?

열 손가락을 머리카락에 파묻고 고통스럽게 긁어봐도 나는 선택지가 없었다.

나는 휴대폰을 들고 곽서준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걸어도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휴대폰을 조수석에 내려놓고 가속페달을 밟아 그의 사무실로 향했다.

아래층에 있던 안내원은 친절하게 맞아주었지만 위층으로 올라가자 그의 비서가 문 앞에서 나를 막았다.

“사모님, 여기서 잠시 기다리세요. 사장님께 여쭤볼게요.”

고 비서는 나와 자주 마주치며 줄곧 예의 바르게 대했고 말할 때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는 습관이 있는데 지금은 내 눈을 피했다.

“곽서준이 나 안 만난다고 했어요?”

“아, 그건 아니고요.”

그녀는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면서도 이따금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밀려오며 그녀를 밀쳤다.

“언제부터 내가 내 남편을 만나는 데 허락이 필요했나요?”

“사모님!”

그녀는 유난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내 뒤를 바짝 따라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사모님, 저희 난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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