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는 서강빈을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네가 그렇게 대단해?! 죽는 게 두렵지 않으면 갑판으로 와!”말을 마친 소준섭은 갑판 위로 올라갔다.송해인은 그 말을 듣고 눈앞이 까매져서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황규성 어르신이라니...송주의 황규성 어르신이다!이세영도 놀라서 하얗게 질린 얼굴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어르신은 그들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게다가 황규성 어르신은 잔인하기로 소문난 사람이 아니던가.끝장이다.오늘 밤은 정말 서강빈, 저 새끼 때문에 모든 일이 틀어진 것이다.“송 대표님, 어떡해요? 규성 어르신이 오신다고...”이세영은 두려움에 발을 구르며 얘기했다. 심장이 어찌나 빨리 뛰는지, 당장 뛰쳐나올 것 같았다.송해인도 겁이 났다.입술은 핏기가 없이 하얗게 질렸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작은 손은 차가웠고 두 다리는 바르르 떨렸다.눈앞의 이 갑판으로 가는 길이 그녀에게는 지옥으로 향하는 길 같았다. 깊이 숨을 들이쉰 송해인이 이세영의 손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괜찮아, 겁먹지 마. 아무리 그래도 규성 어르신이 법을 벗어나서 우리를 어쩌지는 못할 거야.”입으로는 그렇게 얘기했지만 송해인도 겁이 났다.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두려우면 이곳에 남아. 나가지 않아도 돼.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도움도 되지 않는, 비웃는 듯한 말을 들은 송해인은 화를 내며 얘기했다.“흥, 난 겁이 난 게 아니야. 네가 여기 남던가 해!”말을 마친 송해인은 이를 꽉 물고 갑판으로 걸어 올라갔다.한 걸음 걸을 때마다 그녀의 힘과 용기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하지만 입구에 가자마자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했다.서강빈은 담담하게 그녀 옆을 지나치며 차갑게 송해인을 쳐다보고 얘기했다.“죽어도 허세를 부리겠다는 거지. 그냥 여기 있으라니까. 이 밖은 남자들의 싸움이야. 너 같은 여자가 낄 곳이 아니야.”말을 마친 서강빈은 갑판으로 움직였다. 송해인은 그저 차가운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다
쏴아.갑판 위 사람들의 동공이 흔들렸다.크루즈가 점점 부두와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부두 위의 상황을 더욱 잘 알게 되었다.수많은 사람들이 차가운 표정으로 있었다.“정말 규성 어르신이 사람을 데리고...”“오늘 밤은 정말 큰일이 나겠네. 몇 년간, 처음으로 규성 어르신이 직접 나서는 걸 보는 것 같아.”“저 사람들은 큰코다치겠어. 어쩌면 바로 호수에 던져서 죽일지도 모르지.”사람들은 수군거렸다. 부두 위에서 금목걸이를 한 황규성은 가장 앞의 마이바흐에서 내려 시가를 피우고 있었는데 표정은 매우 험악했다. “어르신, 크루즈가 도착했습니다.”한 부하가 와서 공경하게 얘기했다.황규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금계호위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크루즈를 쳐다보았다.크루즈가 부두에 도착했다.탁탁탁.몇십 명의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바로 갑판 위로 달려들어 주변을 에워쌌다. 갑판 위의 소준섭은 몸을 돌려 크루즈로 걸어 올라오는 황규성을 맞이했다.그 순간, 갑판 위의 모든 사람이 위압감에 눌렸다.어르신의 등장은 공기부터 달랐다.무겁고 차가운 공기가 그들을 짓눌렀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놀라서 몸을 바르르 떨었고 시선을 둘 곳도 몰랐다.이게 바로 송주의 규성 어르신이다.염라대왕 같은 존재다!“어르신, 오셨군요! 이것 보세요! 제 팔이 부러졌습니다!”황규성은 소준섭의 부러진 팔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고 표정이 어두워졌다.몇 년 만인가, 감히 송주에서 자기 사람을 건드리는 놈이 나타난 것이!오늘 밤, 상대방이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황규성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할 것이다.그 순간, 갑판 위는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모든 사람이 숨을 참고 숨소리조차 내지 않았다.“누가 한 거야. 이리 나와!”갑판 위의 소준섭은 급히 둘러싸인 서강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얘기했다.“저 자식입니다!”고개를 끄덕인 황규성이 발을 옮겨 서강빈에게로 갔다.정장을 입고 쇠 파이프를 든 싸움꾼들도 자동으로 길을 터주었다.얼마 걷지 않은 황규성은 달빛 아래 서 있는
서강빈은 황규성을 한번 보더니 차갑게 웃으면서 얘기했다.“보니까 요즘 몸이 잘 회복되신 모양입니다? 살이 많이 오르셨네요. 정신도 맑아지니 이렇게 사람을 이끌고 나서는 거겠죠?”“서 신의님 덕분입니다. 제 목숨은 서 신의님이 만들어준 겁니다!”황규성은 황송하다는 듯 웃으며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리고 갑판 위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서 굳어버렸다.이게 무슨 상황인가.황규성이 저 자식 앞에서 부하처럼... 공경하게 서강빈을 모시다니?게다가 꼬박꼬박 서 신의라고 부르지 않는가...소준섭은 놀라서 굳었다.황규성이 저렇게 공손한 자세로 사람을 대하는 건 처음 보는 일이다.큰일이다. 완전히 잘못 걸린 것이었다.아니나 다를까. 황규성은 몸을 돌려 무서운 시선으로 소준섭을 노려보며 소리쳤다.“네 이놈! 감히 서 신의님을 건드려?!”“아니... 저는... 규성 어르신, 이건 다 오해입니다, 오해...”소준섭은 두려움에 떨었다. 자기를 향해 걸어오는 황규성을 보며 놀라서 뒷걸음을 쳤다.“오해?”퍽.황규성을 바로 발로 차서 소준섭을 바닥에 쓰러뜨렸다. 그리고 또 발로 그를 밟으며 소리쳤다.“네까짓 게 나를 불러서 서 신의를 손봐주라고 한다니. 정말 살기 싫은 모양이구나! 패라. 죽도록 패서 바로 던져버려!”황규성이 소리쳤다.그러자 부하 몇 명이 달려들어 소준섭을 흠씬 팼다.그리고 황규성은 웃는 얼굴로 서강빈을 보며 얘기했다.“서 신의님, 죄송합니다. 제가 아랫것들을 교육하지 못해서 결례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이 결과에 만족하실지 모르겠네요.”서강빈은 힐긋 보고 대충 대답했다.“내가 뭐 아빠도 아닌데, 알아서 하세요.”황규성은 허허 웃으면서 대답했다.“알겠습니다.”소준섭이 맞아서 거의 숨이 넘어가기 직전, 황규성은 사람을 시켜 그를 크루즈에서 던져버렸다.갑판 위의 사람들은 그 장면에 놀랐다.서강빈이 죽을 줄 알았는데 반전의 스토리가 펼쳐졌다.조직의 왕인 황규성이 서강빈을 이렇게 깍듯이 대하다니. 게다가 서강빈을 아버지처럼 모시다
“그러게 말이에요! 인형처럼 서 있지만 말고요! 오늘 진 대표님이 없었다면 오늘 밤 여기서 죽었을 운명이에요!”이세영이 서강빈의 태도에 불만을 가지며 얘기했다.감사 인사도 할ㅊ줄 모른다니.정말 바보가 아닌가.진기준은 허허 웃더니 얘기했다.“됐어, 세상에는 가끔가다 보면 고마운 줄도 모르는 사람이 있지.”서강빈은 원래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하지만 지금 진기준이 끼어들어서 공로를 채가는 것을 보니 표정이 어두워졌다.“고마워해? 내가 뭘 고마워해야 하는데? 저 자식이 낯짝이 두꺼운 걸 고마워할까?”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진기준을 쳐다보며 차갑게 얘기했다.“규성 어르신이 누구 때문에 철수했는지는 진 대표가 가장 잘 알 텐데. 무슨 자격으로 내 감사 인사를 바라는 거지?”“서강빈, 너 뭐 하는 짓이야!”송해인이 화를 냈다.“네가 아무리 진기준을 싫어한다고 해도 그렇지, 오늘 밤 진기준이 없었다면 네가 여기에 서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감사 인사를 하는 게 뭐가 어때서. 왜 항상 안하무인인 건데!”송해인은 서강빈의 태도가 화가 치밀었다.미간을 좁힌 서강빈이 송해인을 보며 자조적으로 웃었다.“송 대표, 오늘 밤의 일이 정말 진기준 덕분이라고 생각해?”“그럼, 아니야?”송해인이 차갑게 물었다.서강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젓고 차갑게 웃더니 대답했다.“송 대표, 경고하는데, 두 눈 똑바로 뜨고 진기준이 어떤 사람인지 잘 보길 바래. 황규성이 떠난 건 내가 전에 그 사람의 병을 치료해 줘서야!”송해인은 잠시 굳어서 놀란 시선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거짓말 하지 마! 서강빈, 너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구나?!”진기준이 바로 반박했다.어두운 표정의 서강빈이 얘기했다.“내가 거짓말을 해? 어떻게, 진기준 씨. 내가 지금 당장 전화해서 황규성 어르신을 불러와 볼까?”“그건...”진기준은 굳어서 눈만 데굴 굴렸다.만약 다시 불러온다면 진기준의 거짓말이 탄로 나는 것이다.진기준이 말하기 전에 송해인
같은 시각, 호심각 문 앞.송해인과 진기준, 이세영은 호심각 문 앞에 서 있었다.“해인아, 오늘 저녁에 이곳에서 식사하는 분들은 다음 주 송주 한의학 대회 시 선발대회의 멘토들과 윗분들이셔.”진기준이 옆에 있는 송해인에게 말했다.이 소식은 그가 힘들게 친구에게서 알아낸 극비 정보였다.“정말요?”송해인은 경악했고 진기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진짜야. 내 친구가 다음 주 시 대회의 책임자 중 한 명이거든. 걔가 나한테 얘기해준 거야.”“게다가 다음 주 시 대회는 ‘나는 가수다’를 맡은 제작팀이 총력을 기울여서 생방송 할 거라고 했어. 그때가 되면 분명 송주 전체가 떠들썩해질 거야. 그리고 생방송 효과가 좋으면 그다음 경기는 전국으로 생중계할 거라고 했어. 그들의 말을 들어 보니 이번 한의학 대회를 ‘나는 가수다’처럼 온라인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으로 만들 생각인가 봐. 그래서 관중들이 한의학에 대해 알게 되고 한의학의 효과를 알게 하여 한의학 발전을 추진할 생각인 듯해.”송해인은 고개를 들어 휘황찬란한 호심각을 바라보았다.비록 비오 그룹에는 참가자를 구 대회에 바로 참가시킬 수 있는 정원이 있었으나 멘토나 윗분들을 알게 된다면 비오 그룹에는 좋은 일이었다.그러나 그녀에게는 들어갈 자격이 없었다.오늘 밤 이곳은 대절되었기에 그곳을 드나들 수 있는 건 신분이나 지위가 아주 높은 거물들뿐이었다.물론 진기준에게도 안으로 들어갈 자격이 없었다.그는 그저 정보를 얻어 송해인을 데리고 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뿐이었다.“해인아, 우리 저기 가서 앉아있을까?”진기준의 제안에 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세 사람이 몸을 돌리자 권효정이 서강빈과 함께 오는 게 보였다.서강빈은 당연하게도 문 앞에 서 있는 세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정말 어딜 가든 재수 털리게 당신을 만나게 되는군요.”진기준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비아냥댔다.이윽고 이세영이 콧방귀를 뀌면서 냉소했다.“뭐예요? 서강빈 씨도 혹시 그 멘토들을 여
송해인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권효정은 서강빈을 데리고 사람들의 대접을 받으며 호심각으로 들어갔다.서강빈은 송해인 일행 곁을 지나칠 때 미간을 살짝 구겼지만 결국엔 침묵을 선택했다.송해인과 진기준, 이세영은 입이 떡 벌어졌다. 그들은 답답한 심정으로 멀어져가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제기랄, 이게 무슨 상황이죠? 서강빈 씨가 그냥 저렇게 들어간다고요?”이세영이 먼저 소리쳤다.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아니, 질투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왜 무능력한 서강빈이 호심각에 들어갈 수 있는 거냐고. 대체 왜? 멘토들과 윗분들이 왜 직접 두 사람을 마중 나온 거지?’진기준 역시 미간을 구기며 욕했다.“젠장, 자기가 뭐 그리 잘났다고! 서강빈 그 자식은 잘 사는 애인 덕분에 그런 대접을 받는 것뿐인데 뭘 저렇게 잘난 척해?”진기준은 무척 화가 났다.그러나 동시에 이세영처럼 서강빈이 부럽고 질투가 났다.그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서강빈도 안에 들어갔는데 본인은 문밖에 서 있어야 하는 이 상항을 말이다.‘빌어먹을!’송해인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마지막에 권효정이 한 말과 행동은 그녀를 향한 도발이 분명했다.“이만 가요.”송해인이 한숨을 내쉬며 차갑게 말하자 진기준이 입을 열었다.“해인아, 안 기다릴 거야?”“기다린다고요? 사람들이 우리를 비웃길 기다리겠다는 거예요?”송해인은 불만스레 대꾸하고는 이내 몸을 돌리고 또각또각하는 소리를 내며 자리를 떴다.지금 그녀의 마음속은 원망으로 가득 찼다.‘빌어먹을 서강빈! 자기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이세영이 다급히 송해인의 뒤를 따르며 그녀를 위로했다.“대표님, 화내지 마세요. 서강빈 씨는 잘 사는 애인을 둔 것뿐이에요. 괜찮아요. 어차피 서강빈씨 본인은 능력이 없으니까요.”송해인은 미간을 구기고 우뚝 멈춰 섰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호심각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물었다.“이 비서가 생각하기에 권효정 씨는 어떤 신분인 것 같아?”“네?”이세영은 흠칫하더니 송해인과
권효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마 모를 거예요. 주로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예요. 아마 몇 경기만 참여할 거예요. 서강빈 씨도 알다시피 한의학을 발전시키기는 매우 어려워요. 이건 우리가 생각한 방법이에요. 연예인이라면 팬들이 많을 테니 그 점을 이용하여 한의학을 홍보하는 거죠.”“요즘 예능이나 노래 프로그램들을 보면 전문가가 아닌 유명한 연예인들을 심사위원으로 섭외해서 날카로운 코멘트로 눈도장을 찍고 화제를 만들잖아요.”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비록 미간을 살짝 찡그렸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연예인이 게스트로 참여하는 건 사실 구경하러 오는 것과 다름없었다.서강빈은 그들이 독창적이고 전문적인 평가를 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저 그들이 함부로 평가하지 않으면 되었다.“참, 누가 나올지 궁금하지 않아요?”권효정이 씩 웃으며 묻자 서강빈은 고개를 저었다.“전 연예계에 관심 없어요.”“재미없네요.”권효정이 투덜댔다.“게스트로 나올 네 명의 연예인 중 한 명은 영화계에서 엄청나게 잘나가는 여배우 양정현 씨고, 다른 한 명은 좀 덜 유명한 배우 서민준 씨예요. 또 다른 한 명은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 강수현 씨고 마지막 한 명은 인기가 아주 많은 가수 허도윤 씨예요.”“이번에 저희 엄청나게 공들였어요.”권효정은 서강빈이 그들을 알든 모르든 상관하지 않고 단숨에 말을 끝냈다.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전 잘 몰라요.”권효정은 놀란 얼굴로 괴짜를 보듯 서강빈을 바라보았다.그 네 명을 모르는 사람이 존재한다니.그러나 그녀는 깊게 파고들지 않고 사람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한 멘토는 술에 취한 건지 권효정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서강빈을 바라보며 불만스레 말했다.“권효정 씨, 서강빈 씨에게 대체 어떤 재주가 있길래 권효정 씨가 직접 서강빈 씨를 데리고 와서 저희와 함께 식사하는 거죠?”“아시다시피 저희와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람은 이청산 교수님이나 조문빈 회장님 같은 한의학계 교수나 권위 있는 인물이죠.”그 말뜻은 곧 서
서강빈이 말을 마치자 정적이 감돌았다.분위기가 아주 어색했다.방동진은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돼서 버럭 화를 냈다. 그는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고함을 질렀다.“헛소리하지 말아요. 어이가 없네요. 제가 성기능이 약하다뇨?”방동진은 화가 난 고양이처럼 고함을 지르면서 호통을 쳤다.남자에게 돈이 없거나 지위가 없다거나 능력이 없다고 하는 건 괜찮아도 그의 앞에서 대놓고 성기능이 약하다고 하는 건 절대 안 되었다.그것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건 크나큰 실례였다.그것은 남자로서 자존심이 달린 문제였고 그것은 그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존엄이었기 때문이다.남자에게 성기능이 약하다고 하는 건 여자에게 가슴이 작다거나, 못생겼다고 하는 것과 똑같았다.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게다가 권효정이 현장에 있으니 방동진은 체면을 심하게 구긴 셈이다.그러나 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방 청장님, 성기능이 약한 건 병이라서 무서워할 필요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완치되실 겁니다.”“헛소리하지 말아요!”방동진은 화가 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제가 안 아픈데가 없다고 하는 거 괜찮아도 성기능이 약하다고 해서는 안 되죠. 솔직히 얘기할게요. 전 예전에 하룻밤에 일곱 번을 할 수 있었어요.”방동진은 태연하게 말했다.서강빈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방동진이 핑계를 댄다는 걸 알고 덤덤히 말했다.“믿기지 않는다면 한 번 실험해 보죠.”“무슨 실험이요?”방동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서강빈이 대답했다.“간단해요. 방 청장님께서 손을 내미시면 제가 젓가락으로 손바닥의 이 부분을 찔러 볼 겁니다. 만약 아프지 않다면 괜찮으신 거고 아프다면 성기능이 약한 겁니다.”“믿기지 않는다면 여기 자리에 있는 교수님들이나 조문빈 회장님께 여쭤보세요.”방동진은 미간을 구기며 옆에 있던 송문학 교수에게 물었다.“송 교수, 그 말 진짜입니까?”“네.”송문학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서강빈 씨 말이 맞습니다. 인체의 내장과 연관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