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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그리고 그는 서강빈을 노려보며 으름장을 놓았다.

“네가 그렇게 대단해?! 죽는 게 두렵지 않으면 갑판으로 와!”

말을 마친 소준섭은 갑판 위로 올라갔다.

송해인은 그 말을 듣고 눈앞이 까매져서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황규성 어르신이라니...

송주의 황규성 어르신이다!

이세영도 놀라서 하얗게 질린 얼굴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어르신은 그들이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황규성 어르신은 잔인하기로 소문난 사람이 아니던가.

끝장이다.

오늘 밤은 정말 서강빈, 저 새끼 때문에 모든 일이 틀어진 것이다.

“송 대표님, 어떡해요? 규성 어르신이 오신다고...”

이세영은 두려움에 발을 구르며 얘기했다. 심장이 어찌나 빨리 뛰는지, 당장 뛰쳐나올 것 같았다.

송해인도 겁이 났다.

입술은 핏기가 없이 하얗게 질렸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혔다.

작은 손은 차가웠고 두 다리는 바르르 떨렸다.

눈앞의 이 갑판으로 가는 길이 그녀에게는 지옥으로 향하는 길 같았다.

깊이 숨을 들이쉰 송해인이 이세영의 손을 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했다.

“괜찮아, 겁먹지 마. 아무리 그래도 규성 어르신이 법을 벗어나서 우리를 어쩌지는 못할 거야.”

입으로는 그렇게 얘기했지만 송해인도 겁이 났다.

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

“두려우면 이곳에 남아. 나가지 않아도 돼.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도움도 되지 않는, 비웃는 듯한 말을 들은 송해인은 화를 내며 얘기했다.

“흥, 난 겁이 난 게 아니야. 네가 여기 남던가 해!”

말을 마친 송해인은 이를 꽉 물고 갑판으로 걸어 올라갔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그녀의 힘과 용기가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입구에 가자마자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했다.

서강빈은 담담하게 그녀 옆을 지나치며 차갑게 송해인을 쳐다보고 얘기했다.

“죽어도 허세를 부리겠다는 거지. 그냥 여기 있으라니까. 이 밖은 남자들의 싸움이야. 너 같은 여자가 낄 곳이 아니야.”

말을 마친 서강빈은 갑판으로 움직였다. 송해인은 그저 차가운 뒷모습밖에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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