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대회는 ‘나는 의사다’로 정식 개명했다.그것은 권씨 가문이 ‘나는 가수다’ 제작진에게 얘기해서 결정한 일이었다.개명한 그날, ‘나는 의사다’가 짧지만 잠깐 실검에 올라 작지 않은 파장과 여론을 불러일으켰다.“재밌네. ‘나는 가수다’ 제작진이 ‘나는 의사다’ 프로그램을 만든 건가?’“의학 프로그램이 재미있어 봤자 얼마나 재미있겠어.”“뭘 잘 모르시네. 이번에 연예인 멘토 네 명이 게스트로 출연할 거라고 했어. 연예계와 가요계의 유명한 스타들이라던데.”서강빈은 네티즌들의 여론을 신경 쓰지 않았다.송주 현지에서는 이번 구 선발대회에 대한 홍보가 시작됐다.“이번에는 칼을 갈았다! 가장 뛰어난 의사, 가장 박식한 한의학계의 멘토, 가장 잘 나가는 스타 멘토, 가장 치열한 한의학 대회...”“송주 한의학계의 샛별, 의학 천재, 그리고 의학 경력이 전무한 의사, 과연 누가 구 대회에서 우승할까?”“‘나는 가수다’ 제작진이 만든 ‘나는 의사다’ 프로그램이 새로운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을까?”...겨우 반나절 만에 각종 SNS에 ‘나는 가수다’라는 슬로건이 등장했다.그리고 첫 방송이었던 송주 구 선발대회가 실검에 올라 인터넷에서 뜨거운 여론을 불러일으켰다.물론 그중 많은 것이 송주 한의학계의 천재 의사, 의하계의 샛별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박여름에 대한 의논이었다.물론 다른 참가자들에 대한 여론도 있었다.모두 그들 뒤에 있는 회사가 홍보한 것이었다.콘셉트가 없으면 콘셉트를 만들어 노이즈 마케팅을 해서 회사에 수익을 가져다주었다.그러나 서강빈은 달랐다. 인터넷을 전부 뒤져봐도 그에 대한 건 없었다.물론 서강빈은 신경 쓰지 않았다.호심각을 떠난 뒤 권효정이 그를 가게까지 바래다주었다.가로등 아래서 권효정은 뒷짐을 지고 서강빈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걸 묵묵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를 불렀다.“서강빈 씨.”“왜요?”서강빈이 고개를 돌렸다.“저한테 들어오라고 하지 않을 거예요?”권효정이 능글맞게 웃었다.가게는 보수 작업이 거의 끝났다
서강빈은 당황해하며 서둘러 말했다.“그만, 멈춰요. 권효정 씨, 우리는 어울리지 않아요. 권효정 씨는 부잣집 딸이고 난 그냥 송주의 일반인이에요. 우리 둘이 만나면 행복할 수 없어요.”“돌아가서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잘 생각해 봐요. 조금 전에 권효정 씨가 한 말 잘 생각해 봐요. 한순간의 충동으로 후회할 결정은 내리지 말아요.”그 말을 들은 권효정은 고개를 홱 들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서강빈 씨에겐 제가 전처보다 못나서 그래요?”서강빈은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아 고개를 저으며 웃어 보였다.“아니요. 권효정 씨와 해인이는 저마다 좋은 점이 있어요.”“그런데 왜 절 거절하는 거예요?”권효정이 따져 물었다.“서강빈 씨는 이미 이혼해서 솔로고 저도 솔론데 한 번 만나볼 수는 있잖아요.”권효정은 웅얼거리며 말했다.서강빈은 망설이다가 마음을 굳게 먹고 말했다.“권효정 씨도 알다시피 난 그런 거에 관심 없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회사를 차리고 한의학 대회에 참가하는 거예요. 연애는 제겐 이미 과거예요. 난 권효정 씨와 놀아줄 시간 없어요.”권효정은 입술을 깨물면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가 한참 뒤 갑자기 고개를 들며 진지한 얼굴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서강빈 씨, 농담 아니에요. 전 진지하다고요. 서강빈 씨가 원한다면 우리 내일 당장 혼인신고 해도 좋아요.”“잠깐만요. 혼인신고를 그렇게 함부로 하면 안 되죠.”서강빈은 그녀를 향해 눈을 흘겼다.권효정은 서둘러 말했다.“먼저 혼인신고하고 사랑해도 되잖아요. 전 믿어요. 언젠가 서강빈 씨가 절 사랑할 거라는 걸. 전 기다릴 수 있어요. 3년, 5년쯤은 기다릴 수 있다고요.”말을 마친 뒤 권효정은 서강빈을 빤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앞으로 나서며 서강빈의 코앞에 서더니 두 손으로 서강빈을 힘껏 뒤로 밀쳤다.그 바람에 두 사람은 소파 위로 넘어졌고 서강빈은 당황했다.권효정은 얼굴이 빨개진 채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매혹적인 눈으로 서강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갑자
“대표님, 서강빈 씨 대체 무슨 생각이래요?”이세영은 미간을 구기며 불만스레 물었다.송해인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무슨 생각이겠어? 일부러 나한테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겠지.”‘효정 유한회사라고? 효정, 권효정... 하하.’송해인은 마음속으로 냉소했다. 그녀는 처음으로 서강빈이 쓰레기 같은 남자라고 생각했다.말로는 그녀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면서 몰래 회사를 차리고, 심지어 다른 여자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짓기도 했으니 말이다.“참, 대표님. 한의학 협회가 ‘나는 의사다’로 개명했습니다. 다음 주 구 선발대회에 네 명의 한의학 업계의 교수와 대가, 그리고 네 명의 스타 멘토가 출현할 거라고 합니다. 이건 저희 비오 그룹에 아주 좋은 기회예요. 이것으로 송주에서 붐을 일으킬 수 있을 거예요.”이세영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송해인은 돌아서서 마음을 가다듬고 물었다.“무슨 생각이라도 있어?”“네. 지금부터 마케팅 회사와 계정을 찾아서 박여름 씨를 홍보하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경기 전 많은 주목을 받고 예열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겁니다.”“박여름 씨가 구 선발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으로 우승하면 2차 홍보를 시작해서 박여름 씨를 송주 한의학계에서 100년 만에 나온 천재 여의사라는 타이틀을 안겨주는 겁니다. 이러면 저희 그룹 이미지도 좋아질 거고 홍보 효과도 뛰어날 거예요.”이세영은 들뜬 얼굴로 말했다.송해인은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이 비서가 알아서 해.”“알겠습니다.”이세영이 웃으며 대답했다.“대표님, 서강빈 씨 쪽은 어떻게 할까요?”이세영이 물었다.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서강빈이... 왜?”이세영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 씨에 관한 화제를 조금 만들어서 저희 비오 그룹, 아니면 대표님과 대립각을 세울까요?”“뭘 할 생각인데?”송해인은 안색이 살짝 달라지며 물었다.이세영은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대표님, 제 생각은 이래요. 대표님과 서강빈 씨의 이혼 사실을 화두에 올려서 송주의
“미용 효과가 있다고요? 서강빈 씨가 보낸 거예요?”권효정은 깜짝 놀라면서 욕조에서 뛰쳐나왔다. 그녀는 가운도 입지 않은 채 도우미에게 물었다.“서강빈 씨는요?”도우미는 안달복달하는 권효정의 모습에 놀라서 말했다.“이미 가셨어요.”권효정은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테이블 위에 놓인 두 개의 병을 보았다.아주 평범한 병이었는데 장아찌를 담는 데 쓰이는 것 같기도 했다.열어보니 새까맣고 구린내도 났다.“이게 미용 효과가 있다고?”권효정은 좀 의심스러웠다.이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서강빈에게서 온 문자였다.“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바르고 15분 뒤에 씻어내면 돼요.”짧은 말이었다.권효정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가 말했다.“서강빈 씨, 내게 관심이 많은 것 같네.”말을 마친 뒤 그녀는 우선 거울에 대고 사진을 찍은 뒤 병 안에 들어있는 진흙 같은 것을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차갑고 촉촉한 느낌이 들면서 피부에 순식간에 수분이 꽉 들어차는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15분 뒤 얼굴에 바른 것을 씻어내고 거울을 바라보니 놀랍게도 피부가 더욱 매끈하고 하얗고 탄력 있게 변해 있었다.살짝 건드려보니 촉촉했다.서강빈이 만든 팩은 효과가 매우 좋았다.권효정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윽고 그녀는 다급히 거울에 대고 사진을 찍은 뒤 글을 써서 팩을 쓰기 전과 후를 비교한 뒤 그것을 회사 채팅방과 동창들이 있는 채팅방, 그리고 자신의 SNS에 올렸다.“엄청 좋은 팩을 발견했어요. 방금 써봤는데 효과가 엄청나요.”평소에 게시물을 자주 올리지 않는 권효정이 갑자기 회사 채팅방과 동창들이 있는 채팅방에 홍보성 문구를 올리자 채팅방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말을 보냈다.“세상에, 대표님, 계정 해킹당하셨어요?”“어머나, 우리 미녀 권효정이 광고를 하네... 돈을 얼마나 받은 거야? 설마 너희 회사에서 만든 상품은 아니지...”“사진을 보면 확실히 효과가 좋은 것 같긴 하네요. 안 그래도 요즘 팩이 부족했는데 이거 어느 브랜드 거
송해인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이때 이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대표님, 서강빈 씨는 아무 의도 없이 회사를 차린 게 아니에요. 이것 보세요. 정빈 마스크팩, 우리 회사에서 곧 출시할 마스크팩과 경쟁하려는 게 분명해요.”송해인은 침묵했다.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세영은 쫑알거리면서 말했다.“대표님, 더 이상 우유부단해서는 안 돼요. 대표님은 이미 서강빈 씨와 이혼하셨잖아요.”“대표님이 서강빈 씨에게 손을 쓰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건 알지만, 서강빈 씨는 이제 저희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려고 하고 있어요. 정빈 마스크팩이라니, 저희 회사 제품과 경쟁할 생각이라니까요. 전 서강빈 씨가 이렇게 날뛰게 내버려둘 수 없어요.”송해인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전면적으로 이 정빈 마스크팩을 공격하는 거예요. 만약 서강빈 씨가 이 제품을 홍보한다면 우리는 가격을 인하하는 거예요. 그래도 안 되면 여론몰이라도 해서 그의 회사를 무너뜨려야 해요.”이세영은 분통해하며 말했다.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차갑게 말했다.“그럴 필요 있어? 겨우 마스크팩일 뿐이잖아. 우리가 괜한 의심 하는 걸 수도 있어. 설마 우리 비오 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한 마스크팩이 서강빈 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거야?”“...”이세영은 당황했다.송해인이 계속해 말했다.“이 일은 네가 상관할 필요 없어.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계획대로 행사 진행하고 홍보한 뒤에 출시하면 돼. 난 우리 회사 제품이 서강빈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송해인이 힘차게 말했다.그녀는 정빈 마스크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에 그녀의 회사에서 개발한 마스크팩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서강빈처럼 작게 소란을 피워봤자 자신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 심지어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이세영이 망설이자 송해인이 곧바로 말했다.“됐고 내 말대로 해. 다음 주 구 선발대회에서 우리 마스크팩을
차를 한 모금 마신 방동진은 어색한 얼굴로 헛기침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역시 서강빈 씨에게는 숨길 수가 없군요. 어제저녁에 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셨죠?”“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방동진이 다급히 말했다.“그러면 약 좀 주실 수 있겠습니까?”서강빈은 웃는 얼굴로 서랍 안에서 처방전을 꺼내 방동진에게 건넸다.“위에 적힌 대로 거리 맨 끝에 있는 한약재 가게에 가서 약을 사시면 됩니다.”방동진은 당황하더니 처방을 건네받고 말했다.“제가 올 걸 알고 계셨습니까?”서강빈은 웃기만 할 뿐 대꾸하지 않았다.방동진은 그곳에 오래 있지 않고 진료비를 지급한 뒤 자리를 떴다.그는 떠나기 전 말했다.“참, 서강빈 씨. 제가 미리 얘기해 드리자면, 다음 주 구 대회는 총 7경기로 나눠서 매 경기 순위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꼴찌가 탈락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겁니다. 마지막에는 7번의 경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10명 만이 다음 라운드인 구 대회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다섯 명이 송주를 대표해서 시 대회에 나갈 수 있습니다.”“첫 번째 경기 내용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현장에서 멘토들이 처방을 주면 약을 만드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할 겁니다.”“전 이미 처방을 받았습니다. 먼저 드릴 테니 그동안 연습해 두세요.”말을 마친 뒤 방동진은 품 안에서 처방을 꺼내 재빨리 서강빈에게 건넸다.“서강빈 씨, 이 일은 꼭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절대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문제를 유출한 것이라 결과가 매우 심각할 겁니다.”곧이어 서강빈은 손에 들린 처방을 보며 덤덤히 웃었다.그는 그 처방을 탁자 위에 내려두고 하도운에게 말했다.“도운아, 가서 밥 먹자.”“네.”하도운은 곧바로 대답하며 자기 가게에서 부랴부랴 뛰쳐나와 서강빈의 뒤를 따랐다.그때 마침 벤츠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이세영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가게를 쓱 둘러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흥,
이세영은 냉소를 흘린 뒤 액셀을 밟고 그곳을 떠났다.서강빈은 하도운과 식사를 마치고 가게로 돌아오다가 익숙한 차 한 대가 문 앞으로 지나가는 걸 보았다.“이세영?”서강빈은 의심스러웠지만 개의치 않았다.이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송해인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송 대표, 무슨 일이야?”서강빈이 건성으로 물었다.송해인은 차가운 목소리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어투로 말했다.“서강빈, 1시 반에 새움 카페에서 만나. 할 얘기가 있어.”새움 카페.그곳에 도착한 서강빈은 창가 쪽 자리에 앉은 송해인을 보았다.그녀는 대표답게 도도한 모습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송해인의 앞에 선 서강빈은 덤덤한 얼굴로 자리에 앉더니 웃으면서 물었다.“한가한가 보네. 나한테 커피를 마시자고 연락하고.”“쓸데없은 얘기는 그만해.”송해인은 서강빈을 힐끗 쳐다본 뒤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었다.“효정 유한회사, 그거 어떻게 된 거야?”서강빈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무슨 문제 있어?”송해인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다른 여자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잖아. 내가 어이가 없어서.”말을 마친 뒤 송해인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마음이 쿡쿡 쑤셨다.서강빈은 자조하듯 웃으며 말했다.“송 대표, 나한테 그걸 물을 생각이었던 거야? 미안하지만 난 다른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서강빈이 일어나며 떠나려 하자 송해인은 안색이 창백해져서 소리쳤다.“거기 서!”서강빈의 걸음이 멈췄다.“앉아.”송해인이 명령했다.서강빈은 잠깐 생각하다가 다시 앉았다.송해인은 그를 원망스럽게 노려보며 말했다.“왜? 우리 이제 그 정도 사이가 된 거야? 앉아서 얘기 나누는 것도 그렇게 힘들어?”“할 말 있으면 해.”서강빈이 차갑게 대꾸했다.송해인은 숨을 들이마신 뒤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정빈 마스크팩, 어떻게 된 거야?”“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서강빈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모른 척하지 마. 당신이 발뺌할 줄 알았어.”송해인은 서강
“이번 성분 조합은 우리 회사 연구개발팀에서 수백 번을 실험했는데 아무 문제 없었어. 그런데 문제가 있다고? 그러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말해 봐.”서강빈은 미간을 구기고 말했다.“소수의 사람은 피부가 가렵고 빨간 두드러기가 날 거야.”“우습네, 정말 우스워!”송해인은 웃음을 터뜨리며 비아냥거렸다.“서강빈, 당신이 말해 봐. 시중에 있는 마스크팩 중에서 부작용이 전혀 없는 마스크팩이 어디 있어? 지금 나 겁주려는 거야?”그 말을 들은 서강빈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눈썹을 치켜올렸다.“겁주는 게 아니야. 그냥 귀띔해 주는 거야.”“당신의 귀띔 같은 건 필요 없어. 우리 제품에는 문제없어. 내가 당신보다 더 잘 알아. 당신은 비오 그룹이 출시한 제품이 시장을 휩쓰는 걸 보고 있기만 하면 돼.”송해인은 차갑게 말한 뒤 문을 열고 카페를 떠났다.서강빈은 허탈했다.그는 잠시 앉았다가 자리를 떴다.송해인은 회사로 돌아온 뒤 곧바로 이세영을 불러 물었다.“우리 마스크팩 출시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해?”“이틀 남았어요.”이세영이 대답했다.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더 많이 홍보해. 이번에 우리 비오 그룹은 뷰티 업계의 다크호스가 될 거야. 난 그가 평생 이런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걸 보여줄 거야.”이세영은 곧바로 그녀의 말뜻을 이해하고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혹시 서강빈 씨 말씀이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 구멍가게 같은 작은 회사를 어떻게 우리 그룹과 비교하겠어요?”...오후가 되자 서강빈은 가게로 돌아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권효정이 제집 드나들듯 뒷짐을 지고 가게에 들어서면서 웃으며 물었다. “서강빈 씨, 오후에 시간 있어요?”서강빈은 빨간 펜으로 부적을 그리면서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대답했다.“없어요.”권효정은 입을 비죽이더니 그에게 다가가서 팔을 잡으면서 말했다.“없으면 안 돼요. 청성 펜션에 서강빈 씨 집 사뒀단 말이에요. 우리 같이 가서 봐요.”말을 마친 뒤 서강빈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권효정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