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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작가: 서인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2-31 19:00:01
예후 약당은 송주에서 유명한 한의학 회사였고 수많은 한의학 학자들이 연봉을 받지 않더라도 그곳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

그런데 서강빈처럼 평범한 외모의 젊은이가 이청산의 러브콜을 받다니.

다들 서강빈의 전도가 유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이어 모든 이들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벌어졌다.

서강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죄송합니다. 전 아직 그 어떤 곳에도 가입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청산은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

“3억 줄게요. 연봉 3억은 어때요?”

3억?

현장에 있던 다른 멘토들은 화들짝 놀랐다.

송주에서 연봉 3억이라면 성공한 사람이 틀림없었다.

그들은 이청산이 서강빈을 이렇게 중요시할 줄은 몰랐다.

권효정은 놀라우면서도 들뜬 표정을 지어 보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강빈 씨, 이청산 교수님이 먼저 말씀을 꺼내셨는데 얼른 동의하지 않고 뭐 해요?”

“이청산 교수님은 송주에서 평판이 매우 좋아요. 이 교수님 회사에 들어가서 의사를 한다면 앞으로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심지어 이 교수님에게서 의술을 배울 수 있어요.”

권효정도 서강빈이 탐났지만 예후 그룹과 비교해 봤을 때 권씨 일가는 비즈니스 성격이 강해서 전문성이 조금 부족했다.

그러나 서강빈은 웃으며 말했다.

“이런 말씀 드려서 죄송하지만, 연봉 3억으로는 제 의술의 가치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 말에 룸 안이 고요해졌다.

아주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서강빈은 아주 거만했다.

감히 이청산이 제의한 연봉 3억으로는 자신의 의술 가치를 가늠할 수 없다고 했으니 말이다.

‘의술이 그렇게 대단한가?’

이청산도 당황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서강빈이 농담을 한 건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하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는 이내 서강빈의 눈빛이 매우 진지함을 발견했다. 그는 정말로 자신의 수준에 연봉 3억은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이 자식...’

“서강빈 씨는 아직 유명하지 않을 텐데요. 기껏해야 본선에 참가했고 권효정 씨 할아버지 병을 치료한 것뿐입니다. 3억 연봉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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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서강빈   제107화

    서강빈은 당황해하며 서둘러 말했다.“그만, 멈춰요. 권효정 씨, 우리는 어울리지 않아요. 권효정 씨는 부잣집 딸이고 난 그냥 송주의 일반인이에요. 우리 둘이 만나면 행복할 수 없어요.”“돌아가서 뜨거운 물에 몸 담그고 잘 생각해 봐요. 조금 전에 권효정 씨가 한 말 잘 생각해 봐요. 한순간의 충동으로 후회할 결정은 내리지 말아요.”그 말을 들은 권효정은 고개를 홱 들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서강빈 씨에겐 제가 전처보다 못나서 그래요?”서강빈은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아 고개를 저으며 웃어 보였다.“아니요. 권효정 씨와 해인이는 저마다 좋은 점이 있어요.”“그런데 왜 절 거절하는 거예요?”권효정이 따져 물었다.“서강빈 씨는 이미 이혼해서 솔로고 저도 솔론데 한 번 만나볼 수는 있잖아요.”권효정은 웅얼거리며 말했다.서강빈은 망설이다가 마음을 굳게 먹고 말했다.“권효정 씨도 알다시피 난 그런 거에 관심 없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회사를 차리고 한의학 대회에 참가하는 거예요. 연애는 제겐 이미 과거예요. 난 권효정 씨와 놀아줄 시간 없어요.”권효정은 입술을 깨물면서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가 한참 뒤 갑자기 고개를 들며 진지한 얼굴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서강빈 씨, 농담 아니에요. 전 진지하다고요. 서강빈 씨가 원한다면 우리 내일 당장 혼인신고 해도 좋아요.”“잠깐만요. 혼인신고를 그렇게 함부로 하면 안 되죠.”서강빈은 그녀를 향해 눈을 흘겼다.권효정은 서둘러 말했다.“먼저 혼인신고하고 사랑해도 되잖아요. 전 믿어요. 언젠가 서강빈 씨가 절 사랑할 거라는 걸. 전 기다릴 수 있어요. 3년, 5년쯤은 기다릴 수 있다고요.”말을 마친 뒤 권효정은 서강빈을 빤히 바라보다가 갑자기 앞으로 나서며 서강빈의 코앞에 서더니 두 손으로 서강빈을 힘껏 뒤로 밀쳤다.그 바람에 두 사람은 소파 위로 넘어졌고 서강빈은 당황했다.권효정은 얼굴이 빨개진 채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매혹적인 눈으로 서강빈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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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서강빈   제109화

    “미용 효과가 있다고요? 서강빈 씨가 보낸 거예요?”권효정은 깜짝 놀라면서 욕조에서 뛰쳐나왔다. 그녀는 가운도 입지 않은 채 도우미에게 물었다.“서강빈 씨는요?”도우미는 안달복달하는 권효정의 모습에 놀라서 말했다.“이미 가셨어요.”권효정은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테이블 위에 놓인 두 개의 병을 보았다.아주 평범한 병이었는데 장아찌를 담는 데 쓰이는 것 같기도 했다.열어보니 새까맣고 구린내도 났다.“이게 미용 효과가 있다고?”권효정은 좀 의심스러웠다.이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서강빈에게서 온 문자였다.“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바르고 15분 뒤에 씻어내면 돼요.”짧은 말이었다.권효정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가 말했다.“서강빈 씨, 내게 관심이 많은 것 같네.”말을 마친 뒤 그녀는 우선 거울에 대고 사진을 찍은 뒤 병 안에 들어있는 진흙 같은 것을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차갑고 촉촉한 느낌이 들면서 피부에 순식간에 수분이 꽉 들어차는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15분 뒤 얼굴에 바른 것을 씻어내고 거울을 바라보니 놀랍게도 피부가 더욱 매끈하고 하얗고 탄력 있게 변해 있었다.살짝 건드려보니 촉촉했다.서강빈이 만든 팩은 효과가 매우 좋았다.권효정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윽고 그녀는 다급히 거울에 대고 사진을 찍은 뒤 글을 써서 팩을 쓰기 전과 후를 비교한 뒤 그것을 회사 채팅방과 동창들이 있는 채팅방, 그리고 자신의 SNS에 올렸다.“엄청 좋은 팩을 발견했어요. 방금 써봤는데 효과가 엄청나요.”평소에 게시물을 자주 올리지 않는 권효정이 갑자기 회사 채팅방과 동창들이 있는 채팅방에 홍보성 문구를 올리자 채팅방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말을 보냈다.“세상에, 대표님, 계정 해킹당하셨어요?”“어머나, 우리 미녀 권효정이 광고를 하네... 돈을 얼마나 받은 거야? 설마 너희 회사에서 만든 상품은 아니지...”“사진을 보면 확실히 효과가 좋은 것 같긴 하네요. 안 그래도 요즘 팩이 부족했는데 이거 어느 브랜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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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서강빈   제110화

    송해인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이때 이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대표님, 서강빈 씨는 아무 의도 없이 회사를 차린 게 아니에요. 이것 보세요. 정빈 마스크팩, 우리 회사에서 곧 출시할 마스크팩과 경쟁하려는 게 분명해요.”송해인은 침묵했다.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세영은 쫑알거리면서 말했다.“대표님, 더 이상 우유부단해서는 안 돼요. 대표님은 이미 서강빈 씨와 이혼하셨잖아요.”“대표님이 서강빈 씨에게 손을 쓰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건 알지만, 서강빈 씨는 이제 저희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려고 하고 있어요. 정빈 마스크팩이라니, 저희 회사 제품과 경쟁할 생각이라니까요. 전 서강빈 씨가 이렇게 날뛰게 내버려둘 수 없어요.”송해인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전면적으로 이 정빈 마스크팩을 공격하는 거예요. 만약 서강빈 씨가 이 제품을 홍보한다면 우리는 가격을 인하하는 거예요. 그래도 안 되면 여론몰이라도 해서 그의 회사를 무너뜨려야 해요.”이세영은 분통해하며 말했다.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차갑게 말했다.“그럴 필요 있어? 겨우 마스크팩일 뿐이잖아. 우리가 괜한 의심 하는 걸 수도 있어. 설마 우리 비오 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한 마스크팩이 서강빈 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거야?”“...”이세영은 당황했다.송해인이 계속해 말했다.“이 일은 네가 상관할 필요 없어.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계획대로 행사 진행하고 홍보한 뒤에 출시하면 돼. 난 우리 회사 제품이 서강빈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송해인이 힘차게 말했다.그녀는 정빈 마스크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에 그녀의 회사에서 개발한 마스크팩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서강빈처럼 작게 소란을 피워봤자 자신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 심지어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이세영이 망설이자 송해인이 곧바로 말했다.“됐고 내 말대로 해. 다음 주 구 선발대회에서 우리 마스크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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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를 한 모금 마신 방동진은 어색한 얼굴로 헛기침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역시 서강빈 씨에게는 숨길 수가 없군요. 어제저녁에 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셨죠?”“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방동진이 다급히 말했다.“그러면 약 좀 주실 수 있겠습니까?”서강빈은 웃는 얼굴로 서랍 안에서 처방전을 꺼내 방동진에게 건넸다.“위에 적힌 대로 거리 맨 끝에 있는 한약재 가게에 가서 약을 사시면 됩니다.”방동진은 당황하더니 처방을 건네받고 말했다.“제가 올 걸 알고 계셨습니까?”서강빈은 웃기만 할 뿐 대꾸하지 않았다.방동진은 그곳에 오래 있지 않고 진료비를 지급한 뒤 자리를 떴다.그는 떠나기 전 말했다.“참, 서강빈 씨. 제가 미리 얘기해 드리자면, 다음 주 구 대회는 총 7경기로 나눠서 매 경기 순위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꼴찌가 탈락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겁니다. 마지막에는 7번의 경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10명 만이 다음 라운드인 구 대회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다섯 명이 송주를 대표해서 시 대회에 나갈 수 있습니다.”“첫 번째 경기 내용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현장에서 멘토들이 처방을 주면 약을 만드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할 겁니다.”“전 이미 처방을 받았습니다. 먼저 드릴 테니 그동안 연습해 두세요.”말을 마친 뒤 방동진은 품 안에서 처방을 꺼내 재빨리 서강빈에게 건넸다.“서강빈 씨, 이 일은 꼭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절대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문제를 유출한 것이라 결과가 매우 심각할 겁니다.”곧이어 서강빈은 손에 들린 처방을 보며 덤덤히 웃었다.그는 그 처방을 탁자 위에 내려두고 하도운에게 말했다.“도운아, 가서 밥 먹자.”“네.”하도운은 곧바로 대답하며 자기 가게에서 부랴부랴 뛰쳐나와 서강빈의 뒤를 따랐다.그때 마침 벤츠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이세영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가게를 쓱 둘러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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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서강빈이 단지 의술이 대단하다고 하면 이선종은 이 정도까지 공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의학은 도문에서 기원했지만, 지금의 의사 중에서는 도술을 아는 이들이 적었다. 그러나 서강빈은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도술 면에서도 이렇게나 조예가 깊으므로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서강빈은 다가가서 이선종을 일으키며 말했다.“선생님,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선생께서도 어르신의 병세를 걱정하여 혹시나 돌팔이를 만날까 봐 그러신 거잖아요.”이선종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서 선생, 선생을 보니 저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입니다. 선생은 저보다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성품도 저보다 훨씬 훌륭하십니다.”서강빈은 이선종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지금 임성진 어르신의 얼굴은 점점 혈색이 돌아오고 곁에 있는 기기에서도 몸의 각종 수치가 호전되고 있다고 나타나고 있었다.임호는 할아버지가 무사한 것을 보고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서 선생을 큰 형님으로 모시고 싶은데 서 선생께서 부디 거절하지 마시고 보잘것없는 이 동생을 거둬주십시오.”말하며 임호는 한쪽 무릎을 꿇고 서강빈을 향해 주먹을 모은 채로 성의를 표했다.서강빈은 임호에 대해 첫인상이 무척 나빴지만, 임호가 가게의 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순간부터 서강빈이 임호에 관한 생각도 180도 변하였다.하여 서강빈은 거절하지 않고 임호를 부축하여 일으키면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할아버지를 잘 보살피세요. 내가 남긴 처방전을 따르면 어르신께서는 열흘이 지나지 않아 완치하실 것입니다.”임호는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네. 감사합니다, 형님. 할아버지께서 상황이 좋아지시면 반드시 감사 인사를 올리러 직접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서강빈은 임호의 오른 다리를 한번 보더니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다음에 올 때 x 레이 사진을 함께 가지고 오세요.”임호는 영

  • 명의 서강빈   제842화

    이선종은 돋보기를 쓰고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듯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이 약재가 백 년이 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서강빈이 내린 처방을 본 이후로 서강빈을 대하는 이선종의 태도는 완전히 변하였다. 심지어 서강빈의 앞에서는 초보인 것 같은 모습까지 보였다. 서강빈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설련초를 한번 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습니다. 백 년 된 설련초가 맞아요.”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임호는 감격하여 말했다.“서 선생, 그 말은 우리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그렇다고 볼 수 있죠. 먼저 어르신께서 탕약을 드시고 난 후에 다시 살펴보죠.”서강빈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니, 너무 다행이에요. 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께서 무사할 수만 있다면 우리 임씨 가문에서는 서 선생의 큰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서강빈에게 절을 세 번 올렸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니 도련님께서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이 설련은 줄기만 사용해야 합니다. 꽃잎은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폐의 기를 상하게 하여 오히려 어르신께 독이 될 수 있어요.”서강빈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서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임호는 설련을 곁에 있는 간호사에게 건네려고 할 때 손인수가 서둘러 다가오며 말했다.“도련님, 이런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이렇게 말하며 손인수는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바라보았다.서강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인수의 의술로 보아 이 정도로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건 거뜬했다.손인수는 나무 상자를 받아들고 무척 공손하게 서강빈을 향해 인사를 건넨 다음에야 병실을 나섰다. 이선종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서 선생과 손 신의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습니까?”“그런 셈이죠.”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그제야 자신이 병실에 도착

  • 명의 서강빈   제841화

    이선종이 듣기에 서강빈의 말은 지금 장난을 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임성진 어르신은 천주 군사구역의 고위층 지도자였다. 만약 정말 병을 완치할 수 있다면 오늘까지 끌었을 필요가 있겠는가? 설마 천주의 모든 유명한 의사들이 다 서강빈보다 못하다는 말인가?서강빈은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살펴보았다. 어르신의 얼굴이 창백하고 호흡이 미약한 것을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듯 보였다. 서강빈은 먼저 진혼 부적을 사용해서 총알 파편을 제거한 후 어르신한테 침을 놓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 보아서는 반드시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를 먼저 안정시켜야 했다.“임성진 어르신의 지금 상태로 보아 바로 총알의 파편을 꺼내면 안 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기맥을 안정시켜야 해요. 선생님께서는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지요?”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이선종을 보면서 말했다.“흥! 자네는 말을 참 쉽게 하네.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데 자네처럼 젊은 사람이 무슨 수로 어르신의 상태를 안정시킨다는 말인가? 그리고 임성진 어르신은 지금 폐 기능이 감퇴한 것뿐만 아니라 오장육부가 모두 망가지고 있다네.”이선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선생님, 그 말은 너무 극단적인 것 같은데요? 어떤 경우에는 당신이 못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못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의술을 놓고 말할 때도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지는 지금 결론을 내기에는 이른 것 아닌가요?”서강빈은 말을 마치고 곁에 있는 책상에 놓인 종이와 볼펜을 들고 능숙하게 써 내려간 처방을 이선종에게 건네며 말했다.“선생님, 내 처방전이 어르신의 병세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지 한번 보십시오.”이선종은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서강빈의 손에서 처방전을 건네받아서는 자세히 읽어보았다. 조금 전까지도 가소로운 표정을 하고 있던 이선종은 서강빈의 탕약 처방전을 보고 나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게... 이 처방

  • 명의 서강빈   제840화

    이선종은 성회에서 유명한 신의였는데 원장의 체면이 아니면 멀리서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봐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복잡하여 이선종도 연신 고개를 저었다.“주 원장님, 감사합니다.”임호는 먼저 원장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뒤에 있는 서강빈을 가리키며 말했다.“하지만 저희 할아버지의 병은 서 선생이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서강빈의 일이 있고 나서 사람들을 대하는 임호의 말투와 태도는 큰 변화가 있는 걸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었다. 더는 예전의 거만함이 없었다.“뭐라고요? 서 선생? 무슨 서 선생이요? 하느님이 와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입니다.”이선종의 표정에는 분노한 기색을 띠고 고개를 들어 임호를 보며 말했다.“어르신은 폐에 총알의 잔해가 남아있기 때문에 병든 것입니다. 아무리 최고급의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꺼낼 수가 없어요. 그 잔해가 남아있는 한 무슨 약을 쓰더라도 다 소용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총알의 잔해일 뿐인데 그 정도까지는 엄중하지 않죠.”‘뭐라고? 총알의 잔해일 뿐인데?’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자네가 의술을 정말 아는지 의심되네. 잔해가 체내에 남아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어? 장기가 쇠퇴하고 있다는 말일세! 그 어떤 사람이 와도 이렇게 엄중한 병은 치료할 수가 없다네.”이선종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가 보기에 서강빈은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었다. 하여 그의 말속에는 오만함이 다분했고 무례하기 그지없었다.“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져와서 저 사람한테 보여주세요!”주 원장은 다급하게 곁에 있는 간호사를 불러서는 손짓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는 임성진 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지고 와서 서강빈에게 건넸다. 서강빈은 x 레이 사진 속의 음영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여기일 것이다.x 레이 사진 속의 거대한 음영을 보고 임호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몸이 휘청

  • 명의 서강빈   제839화

    “서 선생, 잘못했습니다. 제발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할아버지께서... 지금 더 버티기 어렵습니다.”이렇게 말하며 임호는 참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흘렸다.그는 무릎을 꿇는 순간부터 서강빈이 승낙할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으리라고 마음을 먹었다.사실 서강빈은 이미 우남기 어르신한테서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방금 그린 진혼 부적도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임호한테 그렇게 차갑게 대한 것은 임호에게 교훈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임호의 행동은 서강빈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대장부로서 무릎을 꿇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더욱이 임호처럼 도도한 사람이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가게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그의 효심을 증명하기에 족했다.이렇게 생각한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했다.“서 선생.”임호는 감격한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그래요, 도련님, 어르신한테 갑시다.”서강빈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정말 저를 용서하신 겁니까?”임호는 눈물을 닦으며 빨개진 두 눈으로 말했다.서강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임호를 칭찬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심지어 자신의 자존심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대장부였다.“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서 선생, 이리로 오십시오.”임호는 이렇게 말하며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조금 전 비를 맞으며 빗속에서 너무 오래 있은 탓에 예전에 다쳤던 무릎이 다시 말썽을 일으켜 임호는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넘어지고 말했다.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하고는 은침을 하나 떠내 임호의 무릎에 있는 혈 자리에 꽂았다.은침의 위에 영기가 맴돌더니 바로 임호의 체내로 들어갔다. 이윽고 따뜻한 느낌이 몸에 퍼지면서 임호의 무릎에 있던 상처는 기적처럼 완치되었다.“이게...”임호는 깜짝 놀랐다. 대단한 한의사, 심지어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의사까지 다 찾아가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8화

    서강빈은 임호에게 눈길을 보내지도 않고 곁에서 청소하는 염지아에게 말했다.“그만하고 손님 보내드려.”염지아는 서둘러 손에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돌아가십시오.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염지아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권효정한테서 어느 정도 맥락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임호처럼 자신의 출신을 내세워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염지아도 좋게 보지는 않았다.천주에서 오면 어떤가? 그 누가 와도 주인님한테 병을 치료해달라고 하려면 공손한 태도로 부탁해야 한다.임호는 침을 삼키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서 선생, 어제의 일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한테 뭐든 시켜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앞으로 며칠 버티지 못하십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임호는 말하면서 염지아를 지나치려고 했다.“왜 이러는 거예요? 말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당장 나가세요!”염지아는 앞으로 다가가서 임호의 길을 막았다.임호는 염지아를 한번 보더니 주먹을 꽉 쥐었지만 그래도 순순히 문 앞까지 물러났다.두 시간 동안 임호는 문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 강렬한 태양에 임호는 땀범벅이 되었지만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었다.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임호는 다시 돌아서서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무릎 꿇겠습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문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미안하지만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강빈은 여전히 임호에게 눈길을 주지도 않은 채 말했다.“서 선생, 만약 도와주신다면 그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임호는 말하면서 연신 절을 올렸다. 눈가가 빨개진 임호를 보면서 염지아와 권효정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물론 임호가 어제는 행동이 지나쳤지만, 그의 효심은 용서를 받을 만했다.바로 이때, 하늘에서 번개가 치더니 순식간에 비가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졌다.임호는 비를

  • 명의 서강빈   제837화

    손인수는 서강빈의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임성진 어르신이 잠시는 무사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룻밤 사이에 어르신께서 다시 위독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손... 손 신의, 서강빈이 안 온다고 합니다.”임호는 이를 악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서강빈 씨는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닙니다. 얘기를 어떻게 하신 겁니까?”손인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그게...”임호는 그 물음에 마음이 찔렸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그때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뭐라고요? 도련님, 부탁하러 간 사람이 그러는 게 어디 있습니까? 그건 납치 아닙니까?”손인수의 마지막 말은 거의 호통치듯 했다.임호도 아주 자책하며 말했다.“손 신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 지금 정말 위독하십니다. 제발 부탁합니다.”이렇게 말하는 임호의 강인한 얼굴에서 눈물이 몇 방울 흘러내렸다. 손인수는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사실대로 말하면 제가 어르신을 살리고 싶지 않은 게 아닙니다. 저는 실력이 모자라서 그럴만한 능력이 안 됩니다.”손인수의 말에 임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황급하게 물었다.“손 신의, 그 말씀은 신의께서도 방법이 없다는 말씀입니까?”지금까지 임호는 모든 희망을 손인수에게 걸었었다. 아무래도 5년 전에 임성진 어르신의 고질병이 재발했을 때, 손인수가 한번 살려준 적이 있었다.이번에 임호가 서강빈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도 손 신의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손인수의 그 말은 그의 모든 신념을 한순간에 다 무너뜨렸다.어렸을 때부터 그는 할아버지의 곁에서 자라왔는데 군인이 된 이후로 항상 할아버지를 인생의 롤모델로 여겼었다. 할아버지가 곧 자신을 떠난다는 생각에 임호는 더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통곡했다.“도련님, 제가 돕지 않으려는 게 아닙니다. 몇 년 전 그때는 운이 좋았던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는 그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제

  • 명의 서강빈   제836화

    말을 마친 임호는 분노하여 콧방귀를 끼고는 병실로 들어갔다.“동진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송주의 시장 허명수가 조용히 병실을 나서면서 방동진에게 물었다.“참나, 임호 도련님께서 너무 경솔하신 탓에 서 선생을 모셔오지 못한 것도 모자라 서 선생한테 손을 대려고까지 했어요. 우남기 어르신께서 중간에서 수습하지 않으셨다면 정말...”방동진은 여기까지 말하고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임호도 참.”허명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복도를 거닐며 말했다.“서강빈이라고 하는 사람이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해?”“아주 확신합니다.”방동진은 이렇게 말하며 난처한 표정으로 허명수의 귓가에 몇 마디 속삭였다. 아무래도 남자인데 남자 구실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면 입에 담기가 어려웠다.허명수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당장 서강빈한테 전화해봐. 지금 당장 올 수 있으면 제일 좋고.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으셔.”방동진은 침을 꿀꺽 삼키고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시장님, 그때 상황을 보지 못해서 그렇게 얘기하십니다. 만약 그 사람이 저라고 해도 저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동진아, 임성진 어르신의 안위가 달린 일이야. 그 사람을 납치해오더라도 데리고 와야 해.”허명수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시장님, 문제는 저한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서 선생이 나서주기를 원한다면 임호 도련님께서 직접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얘기도 있잖습니까?”방동진은 서강빈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임호가 만약 예의를 차리고 정중하게 부탁하면 우남기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라도 서강빈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임호가 아예 서강빈을 무시하고 심지어 서강빈의 몸에 손을 대려고 했다는 것이다.서강빈이 참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방동진조차 임호가 너무했다고 생각이 들었다.하여 방동진은 임호가 강효 그룹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 일에 더는 관여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5화

    서강빈은 차갑게 곽수철을 쳐다보며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곽수철, 설마 오늘 여기를 살아서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뭐라고?’곽수철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번쩍 들었고 서강빈과 눈이 마주쳤다. 서강빈의 눈빛에서 그는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너... 너 감히 나를 죽인다고?”곽수철은 서강빈이 감히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절대 믿지 않았다. 곽수철은 자신이 킬러를 고용해서 서강빈을 죽일 수만 있지 절대 서강빈이 자신을 죽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서강빈은 이 작은 송주의 별 볼 일 없는 작은 가게의 사장님일 뿐이다. 그런 서강빈에게 사람을 죽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달빛이 비치지 않은 깊은 밤에 바람까지 세게 불면 사람 죽이기 딱 좋아. 네가 장소를 아주 잘 골랐어. 시간대도 잘 골랐고.”서강빈은 고개를 들고 고요한 숲을 한번 둘러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니... 서강빈, 너는 나를 죽이면 안 돼. 내가...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나를 놔줘. 내가 정말 잘못했어.”곽수철은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죽고 싶지 않다. 그렇게 많은 돈을 아직 다 쓰지 못했고 여자들과도 더 놀고 싶었다. 그리고...어찌 됐든 지금 그는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말해. 저것들은 다 무슨 사람들이야?”서강빈은 곽수철의 가슴을 밟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내가 말한다면 너... 너는 나를 놔줄 거야?”곽수철은 겁을 먹은 얼굴로 말했다. 서강빈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곽 대표, 시간을 아껴. 지금 피가 빠져나오는 속도로 봐서는 5분 안에 죽게 될 거야.”말하면서 서강빈은 곽수철의 허벅지에 꽂힌 칼을 세게 휘저었다. 곽수철은 아파서 경련을 일으켰다. 곽수철처럼 곱게 자란 사람들이 이런 고통을 참아낼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몇 초가 지난 후, 곽수철은 연신 애원하며 말했다.“서강빈, 말할게, 내가 다 말할게! 제발 나를 그만 괴롭히고 나 좀 놔줘!”“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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