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효과가 있다고요? 서강빈 씨가 보낸 거예요?”권효정은 깜짝 놀라면서 욕조에서 뛰쳐나왔다. 그녀는 가운도 입지 않은 채 도우미에게 물었다.“서강빈 씨는요?”도우미는 안달복달하는 권효정의 모습에 놀라서 말했다.“이미 가셨어요.”권효정은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테이블 위에 놓인 두 개의 병을 보았다.아주 평범한 병이었는데 장아찌를 담는 데 쓰이는 것 같기도 했다.열어보니 새까맣고 구린내도 났다.“이게 미용 효과가 있다고?”권효정은 좀 의심스러웠다.이때 휴대전화가 울렸다. 서강빈에게서 온 문자였다.“아침저녁으로 한 번씩 바르고 15분 뒤에 씻어내면 돼요.”짧은 말이었다.권효정의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가 말했다.“서강빈 씨, 내게 관심이 많은 것 같네.”말을 마친 뒤 그녀는 우선 거울에 대고 사진을 찍은 뒤 병 안에 들어있는 진흙 같은 것을 얼굴에 바르기 시작했다.차갑고 촉촉한 느낌이 들면서 피부에 순식간에 수분이 꽉 들어차는 기분이 들었다.그리고 15분 뒤 얼굴에 바른 것을 씻어내고 거울을 바라보니 놀랍게도 피부가 더욱 매끈하고 하얗고 탄력 있게 변해 있었다.살짝 건드려보니 촉촉했다.서강빈이 만든 팩은 효과가 매우 좋았다.권효정의 얼굴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윽고 그녀는 다급히 거울에 대고 사진을 찍은 뒤 글을 써서 팩을 쓰기 전과 후를 비교한 뒤 그것을 회사 채팅방과 동창들이 있는 채팅방, 그리고 자신의 SNS에 올렸다.“엄청 좋은 팩을 발견했어요. 방금 써봤는데 효과가 엄청나요.”평소에 게시물을 자주 올리지 않는 권효정이 갑자기 회사 채팅방과 동창들이 있는 채팅방에 홍보성 문구를 올리자 채팅방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며 말을 보냈다.“세상에, 대표님, 계정 해킹당하셨어요?”“어머나, 우리 미녀 권효정이 광고를 하네... 돈을 얼마나 받은 거야? 설마 너희 회사에서 만든 상품은 아니지...”“사진을 보면 확실히 효과가 좋은 것 같긴 하네요. 안 그래도 요즘 팩이 부족했는데 이거 어느 브랜드 거
송해인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이때 이세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대표님, 서강빈 씨는 아무 의도 없이 회사를 차린 게 아니에요. 이것 보세요. 정빈 마스크팩, 우리 회사에서 곧 출시할 마스크팩과 경쟁하려는 게 분명해요.”송해인은 침묵했다.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이세영은 쫑알거리면서 말했다.“대표님, 더 이상 우유부단해서는 안 돼요. 대표님은 이미 서강빈 씨와 이혼하셨잖아요.”“대표님이 서강빈 씨에게 손을 쓰고 싶어 하지 않다는 건 알지만, 서강빈 씨는 이제 저희 머리 꼭대기까지 기어오르려고 하고 있어요. 정빈 마스크팩이라니, 저희 회사 제품과 경쟁할 생각이라니까요. 전 서강빈 씨가 이렇게 날뛰게 내버려둘 수 없어요.”송해인은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건데?”“전면적으로 이 정빈 마스크팩을 공격하는 거예요. 만약 서강빈 씨가 이 제품을 홍보한다면 우리는 가격을 인하하는 거예요. 그래도 안 되면 여론몰이라도 해서 그의 회사를 무너뜨려야 해요.”이세영은 분통해하며 말했다.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차갑게 말했다.“그럴 필요 있어? 겨우 마스크팩일 뿐이잖아. 우리가 괜한 의심 하는 걸 수도 있어. 설마 우리 비오 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한 마스크팩이 서강빈 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거야?”“...”이세영은 당황했다.송해인이 계속해 말했다.“이 일은 네가 상관할 필요 없어. 우리가 개발한 제품은 계획대로 행사 진행하고 홍보한 뒤에 출시하면 돼. 난 우리 회사 제품이 서강빈 것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송해인이 힘차게 말했다.그녀는 정빈 마스크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에 그녀의 회사에서 개발한 마스크팩에 영향을 끼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녀는 서강빈처럼 작게 소란을 피워봤자 자신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 심지어 언급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이세영이 망설이자 송해인이 곧바로 말했다.“됐고 내 말대로 해. 다음 주 구 선발대회에서 우리 마스크팩을
차를 한 모금 마신 방동진은 어색한 얼굴로 헛기침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역시 서강빈 씨에게는 숨길 수가 없군요. 어제저녁에 제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하셨죠?”“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방동진이 다급히 말했다.“그러면 약 좀 주실 수 있겠습니까?”서강빈은 웃는 얼굴로 서랍 안에서 처방전을 꺼내 방동진에게 건넸다.“위에 적힌 대로 거리 맨 끝에 있는 한약재 가게에 가서 약을 사시면 됩니다.”방동진은 당황하더니 처방을 건네받고 말했다.“제가 올 걸 알고 계셨습니까?”서강빈은 웃기만 할 뿐 대꾸하지 않았다.방동진은 그곳에 오래 있지 않고 진료비를 지급한 뒤 자리를 떴다.그는 떠나기 전 말했다.“참, 서강빈 씨. 제가 미리 얘기해 드리자면, 다음 주 구 대회는 총 7경기로 나눠서 매 경기 순위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하고 꼴찌가 탈락하는 형식으로 진행될 겁니다. 마지막에는 7번의 경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10명 만이 다음 라운드인 구 대회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다섯 명이 송주를 대표해서 시 대회에 나갈 수 있습니다.”“첫 번째 경기 내용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현장에서 멘토들이 처방을 주면 약을 만드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할 겁니다.”“전 이미 처방을 받았습니다. 먼저 드릴 테니 그동안 연습해 두세요.”말을 마친 뒤 방동진은 품 안에서 처방을 꺼내 재빨리 서강빈에게 건넸다.“서강빈 씨, 이 일은 꼭 비밀로 해주셔야 합니다. 절대 다른 사람이 알게 해서는 안 돼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문제를 유출한 것이라 결과가 매우 심각할 겁니다.”곧이어 서강빈은 손에 들린 처방을 보며 덤덤히 웃었다.그는 그 처방을 탁자 위에 내려두고 하도운에게 말했다.“도운아, 가서 밥 먹자.”“네.”하도운은 곧바로 대답하며 자기 가게에서 부랴부랴 뛰쳐나와 서강빈의 뒤를 따랐다.그때 마침 벤츠 한 대가 문 앞에 멈춰 섰다.이세영은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가게를 쓱 둘러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흥,
이세영은 냉소를 흘린 뒤 액셀을 밟고 그곳을 떠났다.서강빈은 하도운과 식사를 마치고 가게로 돌아오다가 익숙한 차 한 대가 문 앞으로 지나가는 걸 보았다.“이세영?”서강빈은 의심스러웠지만 개의치 않았다.이때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송해인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송 대표, 무슨 일이야?”서강빈이 건성으로 물었다.송해인은 차가운 목소리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어투로 말했다.“서강빈, 1시 반에 새움 카페에서 만나. 할 얘기가 있어.”새움 카페.그곳에 도착한 서강빈은 창가 쪽 자리에 앉은 송해인을 보았다.그녀는 대표답게 도도한 모습으로 팔짱을 끼고 있었다.송해인의 앞에 선 서강빈은 덤덤한 얼굴로 자리에 앉더니 웃으면서 물었다.“한가한가 보네. 나한테 커피를 마시자고 연락하고.”“쓸데없은 얘기는 그만해.”송해인은 서강빈을 힐끗 쳐다본 뒤 날카로운 눈빛으로 물었다.“효정 유한회사, 그거 어떻게 된 거야?”서강빈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무슨 문제 있어?”송해인은 코웃음 치며 말했다.“다른 여자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었잖아. 내가 어이가 없어서.”말을 마친 뒤 송해인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마음이 쿡쿡 쑤셨다.서강빈은 자조하듯 웃으며 말했다.“송 대표, 나한테 그걸 물을 생각이었던 거야? 미안하지만 난 다른 볼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어.”서강빈이 일어나며 떠나려 하자 송해인은 안색이 창백해져서 소리쳤다.“거기 서!”서강빈의 걸음이 멈췄다.“앉아.”송해인이 명령했다.서강빈은 잠깐 생각하다가 다시 앉았다.송해인은 그를 원망스럽게 노려보며 말했다.“왜? 우리 이제 그 정도 사이가 된 거야? 앉아서 얘기 나누는 것도 그렇게 힘들어?”“할 말 있으면 해.”서강빈이 차갑게 대꾸했다.송해인은 숨을 들이마신 뒤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정빈 마스크팩, 어떻게 된 거야?”“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서강빈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모른 척하지 마. 당신이 발뺌할 줄 알았어.”송해인은 서강
“이번 성분 조합은 우리 회사 연구개발팀에서 수백 번을 실험했는데 아무 문제 없었어. 그런데 문제가 있다고? 그러면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말해 봐.”서강빈은 미간을 구기고 말했다.“소수의 사람은 피부가 가렵고 빨간 두드러기가 날 거야.”“우습네, 정말 우스워!”송해인은 웃음을 터뜨리며 비아냥거렸다.“서강빈, 당신이 말해 봐. 시중에 있는 마스크팩 중에서 부작용이 전혀 없는 마스크팩이 어디 있어? 지금 나 겁주려는 거야?”그 말을 들은 서강빈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눈썹을 치켜올렸다.“겁주는 게 아니야. 그냥 귀띔해 주는 거야.”“당신의 귀띔 같은 건 필요 없어. 우리 제품에는 문제없어. 내가 당신보다 더 잘 알아. 당신은 비오 그룹이 출시한 제품이 시장을 휩쓰는 걸 보고 있기만 하면 돼.”송해인은 차갑게 말한 뒤 문을 열고 카페를 떠났다.서강빈은 허탈했다.그는 잠시 앉았다가 자리를 떴다.송해인은 회사로 돌아온 뒤 곧바로 이세영을 불러 물었다.“우리 마스크팩 출시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해?”“이틀 남았어요.”이세영이 대답했다.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더 많이 홍보해. 이번에 우리 비오 그룹은 뷰티 업계의 다크호스가 될 거야. 난 그가 평생 이런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걸 보여줄 거야.”이세영은 곧바로 그녀의 말뜻을 이해하고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혹시 서강빈 씨 말씀이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 구멍가게 같은 작은 회사를 어떻게 우리 그룹과 비교하겠어요?”...오후가 되자 서강빈은 가게로 돌아왔다.얼마 지나지 않아 권효정이 제집 드나들듯 뒷짐을 지고 가게에 들어서면서 웃으며 물었다. “서강빈 씨, 오후에 시간 있어요?”서강빈은 빨간 펜으로 부적을 그리면서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대답했다.“없어요.”권효정은 입을 비죽이더니 그에게 다가가서 팔을 잡으면서 말했다.“없으면 안 돼요. 청성 펜션에 서강빈 씨 집 사뒀단 말이에요. 우리 같이 가서 봐요.”말을 마친 뒤 서강빈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권효정은 그
곧 권효정이 차를 운전하여 서강빈을 데리고 개화 시장의 고동 거리로 향했다..서강빈은 순간 눈앞에 펼쳐진 고동 거리의 떠들썩한 광경에 매료되었다.사람들이 아주 많았다.거리 양옆에는 골동품점이 늘어서 있었고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은 모두 싼 값에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이거나 관광객들이었다.거리에는 노점상들이 바닥에 천을 깔고 그 위에 여러 가지 골동품들을 진열해 놓고 팔고 있었다.권효정은 이런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아주 마음에 든 건지 두리번거리면서 서강빈에게 소개했다.“서강빈 씨, 이곳은 천주의 반가원과 비슷해요. 하지만 반가원보다 훨씬 더 커요.”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몇 번 훑어보았는데 노점상들이 파는 것 중에 진품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이 못된 상인들이 관광객들을 속이려고 파는 것들이었다.서강빈은 많은 관광객이 가짜를 몇 개 사서 그것을 보물처럼 여기면서 기뻐하며 떠나는 것을 보았다.잠시 둘러보던 서강빈은 자신이 필요한 약로를 찾기 시작했다.이내 서강빈은 한 노점상 앞에 멈춰 섰다.까만 피부를 가진 노점상은 서강빈이 멈춰 서자 곧바로 물건을 팔 수 있다는 생각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웃는 얼굴을 한 그는 아주 정직해 보였다. 그가 소개했다.“물건 보시려고요? 여기 좋은 것들 많아요. 다 저희 집 뒤에 있는 큰 무덤에서 파낸 거예요. 무조건 진품입니다.”서강빈은 대충 훑어보았다. 얼마 되지 않는 작은 크기의 노점 위에는 수십 개의 물건들이 흩어져 놓여 있었는데 아주 낡고 흙도 묻어 있어서 정말 방금 땅에서 파낸 것 같았다.심지어 몇 개의 청동기는 녹이 슬기도 했다.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진짜 청동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마음대로 고르세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골라요. 저희 집에 중병에 걸린 노모님이 계시거든요. 그렇지 않았다면 이 보물들을 팔지 않았을 거예요.”까만 피부를 가진 남자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서강빈은 그를 신경 쓰지 않고 몸을 웅크리고 앉아 이것저것 보면서 가격을 물었다.까만 피부를 가진 노점상은 참을
서강빈은 조롱하듯 두 번 웃더니 약로를 노점상에게 돌려주더니 고개를 돌리고 떠나려 했다.서강빈이 가려 하자 노점상이 다급히 그를 불렀다.“잠깐만요, 정말 살 거예요?”서강빈은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전 약로를 사서 집에 돌아가 약을 달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4,000만 원이라니, 너무 비싸요. 400만 원이면 몰라도.”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일부러 걸음을 늦췄다.노점상은 그 말을 듣더니 미간을 구기고 결심한 듯 그를 불렀다.“400만 원에 드릴게요. 더 싸게 드릴 수는 없어요. 정말 살 생각이라면 가져가세요.”서강빈은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좋아요.”권효정은 그 말을 듣고 다급히 물었다.“서강빈 씨, 정말 사려고요? 이 약로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데요. 게다가 더러워요. 정말 약로가 필요하다면 제가 사람을 찾아서 좋은 걸로 하나 드릴게요.”“가만히 있어요. 내게 생각이 있으니까.”서강빈이 작게 귀띔했다.결국 권효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서강빈은 곧 돈을 냈고 노점상은 내심 기뻐하면서도 겉으로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집에 갑자기 돈이 필요하지만 않았어도 400만 원에 팔지는 않았을 텐데. 이거 정말 좋은 물건이에요.”노점상은 말하면서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서강빈은 옅은 미소를 띠면서 약로를 챙겨 떠났다.그러나 갑자기 맑으면서도 거만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잠깐만요, 그 약로 내가 사겠어요. 400만 원이라고요? 현금 드릴게요.”고개를 돌린 서강빈은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다니는 아름다운 차림의 소녀를 보았다.소녀는 기껏해야 18, 19살로 보였다. 그녀는 이목구비가 정교했고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하고 있었으며, 명품을 몸에 두른 걸로 보아 부잣집 딸인 듯했다.그리고 그녀의 옆에 있는 경호원들은 표정이 험악했다.그들이 출현하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길을 내줬다.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면서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미안하지만 이 약로는 내가 먼저 봐뒀는데. 그리고 이미 돈도 냈고.”
“당신!”공인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녀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원하는 건 모두 손에 넣었고 지금까지 그녀의 앞에서 대놓고 그녀의 말에 반박하는 사람은 없었다.‘빌어먹을 자식!’“굳이 나랑 싸우겠다는 거지?”공인아는 음산한 얼굴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누군지 좀 알아봐야지 않겠어요? 이 고동 거리는 물론이고 송주 전체를 아울러봐도 내가 원하는 데 얻지 못한 물건은 없었다고! 오늘 그 약로를 주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거만하고 난폭하며 제멋대로인 그녀의 성격이 여지없이 드러났다.서강빈은 공인아를 훑어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래? 그러면 어디 한 번 해보시지.”공인아의 얼굴에 분노가 떠올랐다. 그녀가 호통을 쳤다.“우리 할아버지 공명진이야.”“내가 말했을 텐데. 네 할아버지가 와도 소용없다고.”공인아는 분통이 터져서 발을 쿵쿵 굴렀다. 남자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작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빼앗아!”그 순간 두 경호원이 서강빈을 둘러쌌다.주위에 있던 노점상들과 행인들은 안색이 삽시에 달라지며 다급히 몸을 사렸다.두 경호원은 험악한 얼굴로 다가왔고 그중 한 명이 권효정을 붙잡았다.서강빈은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그 경호원을 걷어찼다.쿵 소리와 함께 복부를 차인 경호원은 그대로 뒤로 넘어졌다. 그는 배를 끌어안고 고래고래 비명을 질렀다.다른 경호원은 그 모습을 보고 허리춤에서 전류가 흐르는 몽둥이를 빼 들어 서강빈에게 매섭게 달려들었다.“아, 서강빈 씨, 조심해요!”권효정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강빈은 잽싸게 몽둥이를 피함과 동시에 상대방의 손목을 잡고 힘을 살짝 주었다.빠각 소리와 함께 몽둥이를 들고 있던 경호원은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손목이 부러졌다. 그는 심한 통증에 바닥에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주위에 있던 관광객들과 노점상들은 그 상황을 보고 모두 경악했다.서강빈은 실력이 아주 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