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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화

서강빈은 조롱하듯 두 번 웃더니 약로를 노점상에게 돌려주더니 고개를 돌리고 떠나려 했다.

서강빈이 가려 하자 노점상이 다급히 그를 불렀다.

“잠깐만요, 정말 살 거예요?”

서강빈은 손을 내저으며 웃었다.

“전 약로를 사서 집에 돌아가 약을 달일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4,000만 원이라니, 너무 비싸요. 400만 원이면 몰라도.”

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일부러 걸음을 늦췄다.

노점상은 그 말을 듣더니 미간을 구기고 결심한 듯 그를 불렀다.

“400만 원에 드릴게요. 더 싸게 드릴 수는 없어요. 정말 살 생각이라면 가져가세요.”

서강빈은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좋아요.”

권효정은 그 말을 듣고 다급히 물었다.

“서강빈 씨, 정말 사려고요? 이 약로는 아주 평범해 보이는데요. 게다가 더러워요. 정말 약로가 필요하다면 제가 사람을 찾아서 좋은 걸로 하나 드릴게요.”

“가만히 있어요. 내게 생각이 있으니까.”

서강빈이 작게 귀띔했다.

결국 권효정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서강빈은 곧 돈을 냈고 노점상은 내심 기뻐하면서도 겉으로는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집에 갑자기 돈이 필요하지만 않았어도 400만 원에 팔지는 않았을 텐데. 이거 정말 좋은 물건이에요.”

노점상은 말하면서 정말로 눈물을 흘렸다.

서강빈은 옅은 미소를 띠면서 약로를 챙겨 떠났다.

그러나 갑자기 맑으면서도 거만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잠깐만요, 그 약로 내가 사겠어요. 400만 원이라고요? 현금 드릴게요.”

고개를 돌린 서강빈은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다니는 아름다운 차림의 소녀를 보았다.

소녀는 기껏해야 18, 19살로 보였다. 그녀는 이목구비가 정교했고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하고 있었으며, 명품을 몸에 두른 걸로 보아 부잣집 딸인 듯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있는 경호원들은 표정이 험악했다.

그들이 출현하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길을 내줬다.

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면서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약로는 내가 먼저 봐뒀는데. 그리고 이미 돈도 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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