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입으로는 알겠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이미 다른 속셈이 있었다.그때 공명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앞으로 서 거장님을 잘 대하거라. 방금 이혼하셨다고 하니 너희 둘한테는 좋은 기회일 거야.”공명진의 말을 듣자 공씨 자매 모두 넋을 잃고 말았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공청아는 다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고 그녀의 얼굴은 수치스러움과 화로 가득했다....가게에 돌아온 서강빈이 약로를 꺼내 들었고 약로는 몇 번 꼼꼼히 닦인 뒤에야 비로소 깨끗해질 수 있었다.약로를 유심히 관찰하던 서강빈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 약로, 그저 평범한 약로가 아니었다.약로 위에 새겨진 문자를 보니 조선 시기뿐만 아니라 삼국시대의 문자도 새겨져 있었다.허준?약로 구석에 새겨져 있는 이름을 본 순간 서강빈은 더욱 흥분을 금치 못했다.이 약로가 허준이 사용하던 약로라니.정말 운 좋게 엄청난 걸 얻은 셈이다.“강빈 씨, 무슨 일이에요? 왜 이토록 흥분해 하시는 거예요?”권효정은 이에 관해 잘 몰랐기에 허리를 숙여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그러자 서강빈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이 약로가 누구의 것인지 알아요?”권효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이자 서강빈이 계속하여 입을 열었다.“허준입니다.”쓰읍!생각지도 못한 이름에 권효정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흥분한 어투로 되물었다.“정말이에요? 그렇다면 서 거장님께서 정말 운 좋게 얻어걸린 것 아닌가요?”지금 이 순간, 권효정도 진심으로 서강빈을 위해 기뻐해 주었다.‘얻어걸린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구나.’그때 권효정이 호기심이 깃든 말투로 물었다.“아 맞다. 강빈 씨, 전에 약로로 약을 짓는다고 하셨는데 무슨 약을 지으시려는 거예요?”“내일이 되면 알게 될 겁니다.”지금 서강빈은 단약을 제련하여 경지를 돌파하기 위해 약재가 절박하게 필요했기에 그저 한정산이 내일 필요한 약재들을 가져와 주기를 바랄 뿐이다.경지가 높아질수록 서강빈의 의술도 따라서 향상될 수 있고 그뿐만 아니라
송해인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고마워, 정윤아.”“맞다. 저녁은 어디에서 먹을 거야? 아직 생각해놓은 곳이 없다면 내가 마침 괜찮은 음악 레스토랑 한곳을 알고 있는데. 어때?”“난 다 괜찮아. 네가 예약해줘.”도정윤이 자연스레 제안을 건네자 송해인은 마치 순정만화의 소녀처럼 도정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송해인은 현재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이었다.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절친이 4년 전 외국으로 유학을 가 의학을 전공했을 뿐만 아니라 한의학과 서양 의학의 박사학위를 따낸 것이다.이번에 귀국하게 된 건 4년 뒤 송해인을 돕기 위해 다시 돌아오겠다던 당시의 약속을 지키러 온 것이다.도정윤은 연봉 500만의 해외 취업기회까지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심지어 500만 달러이다.송해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도정윤이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래. 엘레노라 음악 레스토랑이야. 내가 다 예약해놨으니 가자.”저녁.엘레노라 음악 레스토랑 입구.서강빈이 차에서 내리고 권효정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주차하고 올게요.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권효정의 말에 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구에 가만히 서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한대의 벤츠 G클래스가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검은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얹은 섹시한 모습의 송해인이 차에서 내렸다.특히나 그녀의 흰 다리에 레드 하이힐을 신은 모습은 더욱이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송해인은 차에서 내려 먼저 차 안에 있는 도정윤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고 난 뒤 그제야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그리고 입구에 서 있던 또 다른 한 사람의 모습을 본 송해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서강빈,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밥 먹으러.”서강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은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오늘 밤의 송해인은 매우 섹시하고 매혹적이었으며 고귀한 모습이었다.특히나 송해인의 목에 걸려있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더욱이 그녀의 모습에 우아하고 고귀한 색깔을 더해주었다.서강빈이 잘못
“그렇다면 어쩔건데? 적어도 난 잘못하지 않았어. 하늘에 맹세할 수 있다고!”송해인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너와는 다르게 허위적이지 않다고!”서강빈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더는 해명하기도 귀찮아 입을 다물었다.마침 그때 저 멀리에서 권효정이 걸어왔고 입구에 서 있는 송해인을 보자 그녀도 잠시 멈칫하더니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송해인 씨, 송해인 씨도 식사하러 오셨어요?”말을 하며 권효정은 그대로 송해인을 지나쳐 서강빈에게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며 안색이 어두운 송해인을 향해 웃어 보였다.“송해인 씨, 저희 그럼 먼저 들어가 볼게요. 송해인 씨도 친구분과 좋은 식사시간이 되시길 바랄게요.”말을 마치고 송해인이 입을 열기도 전에 권효정은 서강빈을 끌고 그대로 레스토랑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흥!”송해인은 화가 치밀어 올라 발을 동동 굴렀다. 멀어져 가는 서강빈과 권효정의 뒷모습을 힐끗 바라보자 마음이 찝찝해 미칠 지경이었다.한편, 도정윤은 주차를 마치고 성큼성큼 걸어와 반듯한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아까 그 사람 누구야?”그러자 송해인은 싸늘한 목소리로 대충 둘러댔다.“상관없는 사람이야. 우리도 이만 들어가자.”“그래.”도정윤이 싱긋 웃어 보였고 두 여자는 이내 나란히 팔짱을 끼고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하지만 도정윤의 시선은 곧이어 D 구역으로 향해 걸어가는 서강빈과 권효정의 뒷모습에 머물렀다.한편 서강빈 측은 권효정과 자리에 앉자마자 후자가 먼저 질문을 던져왔다.“서강빈 씨, 강빈 씨는 그저 누가 전처분과 함께 레스토랑에 온 것인지가 궁금한 것 아니에요? 여긴 커플 데이트 명승지라고요.”그러자 서강빈은 어이 없다는 듯 눈을 치켜뜨며 반박했다.“관심 없습니다.”권효정은 귓가의 곱슬머리를 슬쩍 넘기며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웨이터에게 식사를 준비하도록 손짓했다.우아하고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레스토랑의 분위기도 한껏 무르익어갔다.현장에는 바이올린 연주도 있었다.그리고 연주가 끝나자 여기저기에서 박
도정윤은 서강빈의 뒤에 서서 가슴 앞에 팔짱을 끼고 상여자의 기세를 뽐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그러자 서강빈은 뒤돌아 눈앞에 카리스마 기질을 뽐내며 서 있는 여성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저희가 아는 사이였던가요?”이윽고 도정윤이 덤덤히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난 송해인의 절친, 도정윤이야. 어릴 적부터 함께 하다가 4년 전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절친?서강빈의 미간이 더욱 보기 좋게 구겨졌다.확실히 송해인의 입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었다.“그렇다면 도정윤 씨, 무슨 일이십니까?”도정윤은 서강빈을 슬쩍 훑어보더니 시큰둥한 눈빛을 하고는 오만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3년 전, 난 해인이가 하도 자기 남편이 대단하고 멋있고 재능이 넘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해인이가 또 얼마나 좋은 남자한테 시집을 갔나 궁금했는데 지금 보니 당신도 그저 별다를 게 없는 사람이군.”서강빈이 눈썹을 찌푸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저와 송해인이 현재 이미 이혼한 마당에 도정윤 씨께서 그냥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하러 찾아오신 거면 저는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되네요.”서강빈의 말에도 도정윤은 여전히 덤덤하게 웃으며 입꼬리에 웃음기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당신이 해인이와 이혼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내가 돌아와서 당신들을 갈라놓았을 거야. 왜냐하면, 당신은 해인이와 어울리지 않거든. 당신과 해인이는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야.”이 말을 들은 서강빈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주위의 분위기도 점점 차가워졌다.하지만 도정윤은 계속하여 오만하고 싸늘한 목소리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을 늘어놓았다.“내가 이번에 귀국한 건 4년 전의 약속대로 송해인을 돕기 위함이야. 비오 그룹은 반드시 송해인의 손안에서 송주 의약계 최고의 기업이 될 거야. 그리고 송해인은 모두가 주목하는 비즈니스계의 여왕이 되겠지. 당신처럼 비열한 남자는 해인이의 지난 3년간의 오점이야. 내가 당신이라면 진즉 송주를 떠나 평
다만 송해인도 도정윤의 말은 확실히 선을 넘었다고 생각되었다.송해인 역시 단 한 번도 3년 동안의 혼인이 그녀의 인생의 오점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러나 서강빈은 싸늘한 눈빛으로 송해인을 바라보더니 비웃음을 터뜨렸다.“송 대표, 앞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나한테 직접 해. 괜히 친한 친구 시켜서 나를 조롱하고 모욕하지 말고.”“서강빈, 이건 오해야...”송해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해명을 하려 하였지만, 서강빈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시선을 도정윤에게 옮겼다.서강빈의 행동은 분명 장본인이 눈앞에 뻔히 서 있는데 무슨 오해가 있겠냐는 뜻이었다.송해인이 시킨 것이 아니라면 조금 전 도정윤의 말은 모두 그녀가 멋대로 한 말이라는 것인가.“송 대표, 난 단 한 번도 송 대표와 경쟁하려고 한 적이 없어. 하지만 상황이 바뀐다면 나도 송 대표에게 반격할 수밖에 없어.”서강빈이 싸늘한 목소리로 내뱉은 말을 듣자 송해인의 안색이 급속도로 변했다.그때 가만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도정윤이 걸어와 무뚝뚝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해인아, 굳이 저 사람한테 구질구질 설명해 줄 필요 없어. 이만 가자.”말을 마치며 도정윤은 송해인의 손을 잡고 그대로 B구역으로 돌아갔다.서강빈도 그저 냉소를 터뜨리며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레스토랑에서 나온 서강빈은 꽉 막힌 듯 답답한 마음에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권효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강빈 씨, 괜찮으신가요?”“괜찮아요. 저 데려다주세요.”“네.”권효정도 감히 더는 깊이 캐묻지 못한 채 서둘러 운전대를 잡고 서강빈을 데려다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해인이 도정윤을 데리고 자신의 별장에 돌아왔다.“이곳이 전에 너와 서강빈의 신혼집이야?”집안을 슬쩍 훑어보던 도정윤이 묻자 송해인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맞아. 먼저 앉아있어. 내가 갈아입을 옷가지들 좀 갖고 올게.”도정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돌아다니며 별장 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벽에 걸려있던 웨딩사진을 발견
도정윤은 현재 매우 감격한 듯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이러한 처방전을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절세의 천재일 것이다.만약 해외의 연구기관의 사람들이 이 처방전을 발견하게 된다면 반드시 의학계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이다.그러나 송해인의 얼굴은 곤란한 듯 한껏 구겨졌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도정윤에게 진실을 알려줘야 할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어찌 되었든 불과 30분 전에 도정윤은 음악 레스토랑에서 서강빈을 그토록 조롱하고 모욕했으니 만약 이 처방전은 사실 서강빈이 개발한 것이라고 알려준다면 도정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한참을 망설이던 송해인은 결국 거짓말을 하기로 마음먹고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별거 아니야. 우리 회사 연구부문에서 함께 개발해낸 처방전이야.”이 말을 들은 도정윤은 순식간에 무척 실망한듯한 눈치였다.팀워크였다니.하지만 이는 분명 송해인의 연구팀이 무척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해내기에 충분했다.“정윤아, 이 처방전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도정윤과 달리 송해인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다.반드시 서강빈의 침술 치료단계를 거쳐야 하는 이 처방전의 문제를 도정윤이 해결한다면 그것은 정말 대단한 처방전이 될 것이다.송해인의 물음에 이리저리 처방전을 훑어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 도정윤이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난 그 어떤 문제도 보아내지 못했어. 하지만 이 처방들을 함께 사용하면 약효가 너무 강해서 전문적인 치료수단이 없다면 일반 환자가 먹기에는 약효가 너무 강해 오히려 독약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쿵!그 말을 듣자 송해인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서강빈이 당시 했던 말과 똑같았다.그때 무언가 생각난 듯 송해인이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들어 서강빈이 인터넷에 올렸던 영상을 도정윤에게 보여주며 물었다.“혹시 이런 침술이 유일하게 금오단과 함께 쓸 수 있는 치료수단이야?”휴대폰을 건네받고 영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정윤의 눈에서 다시금 빛이 반짝였다.“해인아. 이걸 찍은 사람 누구야?
“전 강빈 씨를 굳게 믿어요. 그러니까 힘내요!”말을 마치고 권효정은 서강빈이 그녀의 말을 들었든 말든 그대로 고개를 돌리고 도망가버렸다.한편 서강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돌리고 점점 멀어져가는 차의 후미등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송해인과 달리 권효정은 조금 더 귀엽고 순진했다.게다가 그녀의 모습은 3년 전 그를 무조건 믿어주던 송해인의 모습과 비슷했다.또다시 복잡해진 머리에 서강빈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마침 심심했던지라 서강빈은 낮에 송해인이 자신에게 캐물었던 일이 떠올랐다. 그는 잠시 고민하고는 이내 페이스북을 키고 “도도한 눈”이라는 아이디를 검색했다.확실히 권효정의 아이디가 맞았다.팔로워가 적지 않았다. 팔로워가 족히 십몇만은 되었다.게시물은 많지 않았지만 대충 4, 5개는 되는 듯싶었다. 모두 전에 여행을 다니며 찍었던 셀카였다. 그리고 게시물 아래에는 전부 엄청난 미녀라고 칭찬하는 댓글뿐이었다.가장 최근의 게시물은 “정빈 마스크팩”에 관한 것이었고 전에 올린 게시물과 무려 반년 정도 텀이 있었다.게다가 이 게시물의 인기는 상당했고 공유수와 댓글은 천을 훌쩍 넘겼으며 모두 이 마스크팩이 언제 발매되는지를 묻고 있었다.몇 번 게시물을 훑어보던 서강빈도 잠시 고민을 하고는 그녀의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업로드 하였다. 그러고는 자신의 하단에 “좋은 제품은 항상 시간의 흐름이 필요하고 성급하게 판매되는 제품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는 댓글을 남겼다.게시물을 올린 뒤 서강빈은 더는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샤워를 하러 갔다.하지만 샤워를 마치고 돌아와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을 찾아본 서강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이 쓰레기 같은 자식! 어장남! 바람둥이! 결혼했음에도 바람을 피우다니. 당신과도 같은 쓰레기 자식은 왜 아직도 살아있는 거야?”“이혼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다른 여자와 썸을 타는거야? 전처의 입장을 하나도 생각하지 않는 걸 보니 네 놈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모
곧이어 그의 게시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힘에 의하여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서강빈은 본래 이럴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의사다 프로그램의 인지도가 너무 높은 건 그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게다가 배후에 누군가가 이를 조작하고 있으니 서강빈의 게시물은 성공적으로 실시간 트랜드 3위에 자리 잡았다. 하여 서강빈의 일은 자연스럽게 큰 풍파를 일으키게 되었다.같은 시각, 진기준은 한 나이트클럽의 룸에 앉아있었다. 요란한 음악과 눈앞에서 몸을 흔들고 있는 댄서들, 그리고 사처에 널려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술친구들이 룸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진기준은 핸드폰을 들고 사악한 얼굴로 음흉한 냉소를 터뜨리며 누군가에게 카톡을 보냈다.“잘했어! 계속해. 계속 논란을 만들면서 서강빈을 끝까지 내몰아. 그리고 송해인의 독립적인 여성 대표 이미지를 끌어올려. 나한테 사진 몇 장이 있는데 하나는 송해인의 독립여성대표 사진이고 하나는 서강빈이 송해인을 버리고 다른 여성을 꼬시는 사진이야. 이것들을 올려서 계속 여론을 몰고 가.”이윽고 진기준은 그가 몰래 찍은 송해인의 사진과 서강빈이 권효정과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 그리고 파티에서 귓속말하는 사진을 상대방에게 보내주었다.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으로부터 알겠다는 답장이 도착했다.“으하하! 서강빈, 넌 이제 끝이야! 감히 나와 해보시겠다고? 내가 제대로 죽여주마. 이제 얼굴도 들고 다니지 못하도록 네 명성을 전부 짓밟아주겠어.”진기준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술맛을 음미하며 몸을 일으켜 여성의 허리를 끌어안고는 그녀의 몸을 더듬더듬 만져댔다.같은 시각.이세영 역시 실시간 검색어를 보게 되었고 그녀의 입꼬리가 음흉한 곡선을 그려냈다.“웃겨 정말. 어디서 감히 주제도 모르고 우리 송 대표님과 경쟁을 하겠다고. 다음 주 선발전? 허허. 너같이 아무 쓸모도 없는 인간이 과연 어떤 좋은 성적을 거둘지 어디 한번 두고 보도록 하지.”피식 냉소를 터뜨린 이세영이 이윽고 박여름에게 처방전의 연습은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