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아침.서강빈은 일찌감치 일어나 영업준비를 하기 시작했다.부르릉...그때 포르쉐 911 한 대가 가게로 다가왔다.권효정은 캐주얼한 운동복 차림에 청순한 매력을 뽐내며 차에서 내려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서강빈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권효정이 싱긋 웃어 보였다.“일이 있어서 왔죠.”“무슨 일인데요?”“다음 주 선발전 1라운드 경기가 곧 시작되잖아요. 그때 가서 나는 의사다 프로그램 제작진분들이 현장에서 녹화할 거예요. 강빈 씨 쪽은 준비가 잘 되어가나요? 제가 출전 순서 좀 잡아드릴까요?”이러한 경기는 프로그램 녹화 요인도 있기에 출전 순서가 매우 중요했다.출전 순서 하나만으로도 심사위원의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서강빈은 상관이 없다는 듯 부적을 그리며 팔괘경을 이리저리 옮기며 만지작거리고 있을 뿐이었다.“상관없어요. 전 제 약을 제련할 거니까 언제 출전하든 다 똑같아요...”권효정은 그대로 할 말을 잃어버렸고 곧 이해가 되지 않는듯한 어투로 물었다.“강빈 씨 약을 제련한다고요? 강빈 씨,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심사위원분들이 이미 상의를 거쳐 처방전을 내세웠고 현장에서 약을 제련해내어 약효에 따라 평가를 하는 것인데 강빈 씨 본인의 약을 제련해나가는 건 노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자작곡을 들고 나가는 사람들과 무슨 차이가 있나요? 본인의 약을 제련하는 건 엄청 어렵다고요! 설마 그냥 한 번 출전해보고 말려는 심산은 아니시죠...”서강빈이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전 다른 사람의 처방전에 따라 약을 제련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 처방전들 다 너무 별로거든요. 제가 제련해낸 약효과가 그 심사위원분들의 처방전보다 훨씬 강할 겁니다.”권효정은 두 눈을 깜빡거리며 미소를 지었다.“서강빈 씨, 정말이에요?”“농담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몇 번째에 출전하든 전 상관없습니다.”서강빈이 덤덤하게 말을 하자 권효정은 잠시 침묵을 지킨 뒤 하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대단하세요. 역시
권효정의 말에 이청산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경기중에 자신의 처방전으로 약을 제련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말은 없었지만, 아가씨, 만약 서강빈 씨가 반드시 자신의 처방전을 쓰겠다고 한다면 저희 심사위원들은 더 엄격하게 심사할 것입니다. 아가씨께서 서강빈 씨에게 프로그램에 나와 한방에 뜨려고 욕심부리지는 말라고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한의학은 연예계처럼 한방에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를 얻으려는 것이 아닌 천천히 연구에 몰두하는 걸 중심으로 해야 하는 겁니다.”이청산의 말은 확실히 일리가 있었다.이청산은 서강빈의 의술을 인정해줄 수는 있지만, 그의 수법은 그다지 인정할 수 없었다.전문적인 경기에서 자신의 처방전으로 약을 제련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일단 처방전은 심사위원팀의 승인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처방전의 약효도 반드시 심사위원이 내준 처방전보다 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강빈은 경기중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알겠습니다. 꼭 서강빈 씨에게 전해주도록 할게요.”권효정이 미소를 지으며 웃어 보이자 이청산도 더는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묵인하였다.상황을 지켜보던 장 감독도 잠시 고민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 효정 아가씨 친구라고 하시니 저도 굳이 말리지는 않겠지만 전 무조건 프로그램의 이익을 챙기기 때문에 서강빈 씨가 제멋대로 군다면 저도 어쩔 수 없이 효정 씨 부탁을 거절할 수밖에 없습니다.”권효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네. 감사합니다, 감독님. 그렇다면 서강빈 씨는 몇 번째에 출전하는 거죠?”장 감독이 눈썹을 찌푸리더니 손에 쥐어진 서강빈의 자료들을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제일 먼저 출전하도록 하죠.”인기를 얻는 것이 목적이라니 기왕이면 가장 먼저 경기에 출전하도록 한 것이다.서강빈이 약 제련에 성공하든 말든 제작팀에게 있어서 그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관건이었다.성공한다면 모두의 찬사를 받으며 프로그램은 인기를 얻을 것이다.
한정산의 모습을 지켜보던 서강빈이 덤덤한 미소를 지었다.“한 가주님, 이만 일어나셔서 차 좀 드세요. 마음이 진정되실 겁니다.”그제야 한정산은 몸을 일으켜 탁자 위에 놓여있던 찻잔을 들어 한입에 들이켰다.찻물이 목구멍으로부터 배에 흐르니 몸 안에 쌓여있던 초조함과 긴장감이 단번에 씻겨 내려간 느낌이었다.이윽고 서강빈이 방금 그려놓은 부적을 꺼내 들어 한정산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이 평안부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세요. 부적이 당신에게 평안을 가져다줄 겁니다.”“평안부?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건가?”평안부를 건네받은 한정산의 안색이 변하자 서강빈이 설명하기 시작했다.“한 가주님께서 저를 믿으신다면 들고 다니시고 믿지 않으신다면 이 비단함을 도로 가져가셔도 좋습니다.”서강빈의 말을 듣자 한정산이 다급히 공손하게 웃으며 굽신거렸다.“믿지. 난 서 거장을 믿지. 그럼 난 이만 먼저 가보도록 하겠네.”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멀어져가는 한정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한 가주님, 요 며칠 동안은 송주에 머무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주님의 인당에 검은 기운이 맴도는 것을 보아하니 제 추측이 맞는다면 요 며칠 정체 모를 사람들이 계속하여 가주님을 습격할 것 같습니다.”쿵!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한정산은 다급히 고개를 돌려 울먹이는 목소리로 서강빈에게 물었다.“서 거장, 그럼 난 어떡하지?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걱정하지 마십시오. 송주에 편히 머무르고 계시면 제가 다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서강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하자 한정산이 손에 들고 있는 평안 부적을 꽉 쥐어 잡고는 반신반의하며 가게를 나섰다.한정산이 자리를 뜨고 서강빈은 탁자 위에 놓여있는 비단함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드디어 다 모았군. 이제 약을 제련하여 돌파할 수 있겠어!”서강빈도 더는 지체하지 않았다. 그는 바로 가게 문을 닫아 영업을 중지하고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약로를 꺼내어 한정산이 가져다준 약재들을 모두 약로에
서강빈은 다급하게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 샤워를 마치고는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걸어 나와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이마셨다.너무나도 상쾌했다.“스승님께서 남겨주신 고대 의술, 고대 처방전, 그리고 고대 술과 무술도 이제 배울 수 있겠군.”그때 서강빈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 화면을 확인하니 발신자는 황규성이었다.“서 신의님, 오늘 시간 되십니까? 괜찮으시다면 제 아내 좀 봐주실 수 있습니까?”전화 건너편으로부터 황규성의 공손한 목소리가 전해왔고 서강빈도 담담히 웃으며 그의 부탁에 응했다.“시간은 충분합니다.”“정말 다행입니다! 그럼 제가 지금 모시러 가겠습니다.”서강빈의 대답에 황규성은 감격스러운 말투로 다급히 입을 열었다.“알겠습니다.”20분 뒤, 황규성은 직접 랜드로버를 몰고 서강빈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황규성의 별장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 서강빈은 옅은 회색빛을 띄고 있는 살기가 별장 내외를 감싸고 있는 광경을 보고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서 신의님, 왜 그러십니까?”황규성은 서강빈이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자 덩달아 긴장해져 조심스럽게 물었다.“별거 아닙니다. 일단 들어가시죠.”이윽고 황규성은 서강빈을 데리고 아내의 침실로 들어갔다.그리고 침실에 발을 들인 그 순간 서강빈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침실 전체가 매우 음산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다.마침 정오였기에 눈부시게 찬란한 햇빛이 계속하여 침실 안을 비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내에서는 조금의 온기도 느껴볼 수가 없었다.침대 위에는 하얀 피부와 아름다운 얼굴을 지닌, 3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누워있었다. 그녀는 상당한 미인이었고 열심히 자기관리를 해온 것인지 그녀의 피부와 몸매도 매우 완벽했다.그 여성은 다름 아닌 황규성의 아내, 유금란이었다.하지만 현재의 유금란은 침대에 누워 매우 허약해 보였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서강빈을 바라보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소리를 질렀다.“나가! 난 의사한테 진찰 안 받아. 난 병이 없다고!”말을 마
“서 신의님, 뭐 하시려는 겁니까? 이것들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건가요?”황규성이 의아한 듯 물었고 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황 사장님 아내분에게는 병이 없습니다. 문제가 있는 건 이 별장이에요.”“별장이요? 그게 무슨 말이죠?”황규성은 더욱 어리둥절해졌다.서강빈이 설명했다.“조금 전에 밖에서부터 황규성 씨 별장의 풍수지리가 좋지 않은 게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옅은 살기가 이곳을 감싸고 있었어요.”“특히 황 사장님 아내분이 계시는 이 침실의 살기가 가장 짙습니다. 이 살기는 아내분 건강에 심각하게 영향을 주고 있어요. 아내분 관상의 자녀궁에는 회색이 감돌고 금이 끊어졌어요. 그래서 그동안 자식이 없었던 거예요.”“보세요. 지금은 정오라 햇빛이 침실을 내리쬐고 있는데도 따뜻한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잖아요. 심지어 몸도 으슬으슬하죠.”“황 사장님, 그동안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나요?”황규성은 당황하며 더듬거렸다.“그... 솔직히 얘기하자면 다른 분들을 찾아갔었는데 다들 문제가 없다고 하셨어요. 제 아내에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이 별장에 문제가 있는 게 확실한가요?”“네. 이곳의 살기를 없애면 아내분의 불임도 해결될 겁니다.”말을 마치자마자 침대 위에 있던 유금란이 소란을 피웠다.“헛소리하지 말고 나가요. 당장! 믿음직스러운 의사인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사기꾼이네요. 여보, 뭐해요? 얼른 밖으로 쫓아내요.”황규성은 난처했다. 그는 망설이고 있었다.서강빈의 말이 진짜일까 아니면 가짜일까?엽전, 도목검, 종이돈으로 정말 사악한 것을 내쫓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걸까?“서 신의님, 그 말 진짜인가요?”황규성은 망설이며 물었다.서강빈이 말했다.“황 사장님께서 절 믿으신다면 조금 전 제가 말한 그 세 가지를 준비해 주세요. 반대로 절 믿지 않으신다면 절 데려다주시면 됩니다.”황규성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고민 끝에 이를 악물고 말했다.“저는 서 신의님을 믿습니다!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황규성은
황규성은 오래전에 이미 넋이 나갔다. 그는 유금란을 꼭 끌어안고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이건 너무 무시무시했다.서강빈은 덤덤한 얼굴로 바닥의 엽전을 주워서 본 뒤 황규성과 유금란에게 말했다.“이제 괜찮습니다. 살기를 제거했어요. 황 사장님 별장을 차지하고 있던 그 귀신도 사라졌습니다.”서강빈은 유금란의 얼굴에 혈기가 도는 걸 발견했다.게다가 자녀궁에 드리워졌던 회색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으며 동시에 침실 안의 온도가 점차 올라가며 따스해졌다.황규성은 털썩 소리를 내며 무릎을 꿇더니 예를 갖추며 머리를 조아렸다.“서 신의님, 아니, 서 거장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오늘 서 거장님 덕분에 견식을 넓혔습니다. 예전에 세상에 이렇게 대단하신 분이 있다는 말은 들어봤었는데 오늘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제가 서 거장님께 절을 올리겠습니다.”황규성은 교양이 부족한 편이라 마음속의 흥분과 감사함을 머리를 조아리는 것으로 표현했다.서강빈은 전에 그를 구한 적이 있었다.그런데 이번에는 그의 집에 있던 악령까지 제거했으니 정말 커다란 은혜를 입은 셈이었다. 평생 보답할 수 없는 그런 은혜 말이다.서강빈은 황규성을 일으켜 세우면서 덤덤히 말했다.“이럴 필요 없습니다. 약속드린 일은 이미 다 처리했습니다.”“감사합니다, 서 거장님.”황규성은 끊임없이 허리를 구부리며 감사 인사를 했다.유금란도 침대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고 말했다.“서 거장님, 전에는 제가 무례를 저질렀습니다. 제가 보는 눈이 없었어요.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서강빈은 황급히 유금란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아닙니다. 이럴 필요 없으세요. 전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유금란은 무척 기뻐하며 물었다.“그러면 전 앞으로 임신할 수 있는 건가요?”“제가 처방을 내줄 테니 우선 몸조리를 하세요. 한 달 뒤면 임신 준비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석 달 내로 임신할 수 있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황규성과 유금란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면서 끊임
그 말을 들은 도정윤은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몸을 돌려 차에 탔다. 그녀는 서강빈을 노려보며 위협했다.“잘 고민해 보는 게 좋을 거야. 이건 당신에게 얻기 힘든 세 번의 기회니까. 하지만 이제 기회가 두 번 남았네.”서강빈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코웃음 쳤다.“도정윤 씨, 당신의 그 안하무인 태도는 집어치워요. 나 서강빈은 다른 사람의 도움 따위 필요 없으니까.”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몸을 돌려 레스토랑 안으로 향했다.도정윤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서강빈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경멸에 차서 웃었다.“괜히 체면 세우려다가 고생하지. 세상에 큰소리 못 치는 사람이 어디 있어? 앞으로 당신이 날 찾아와서 부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도정윤은 서강빈에 대한 경멸과 분노를 안고 액셀을 밟았고 차는 엔진 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달려 나갔다.몇 분 뒤, 도정윤은 주차장에서 나와서 통화했다.“해인아, 걱정하지 마. 대박 그룹 프로젝트 내가 따올 거니까.”“마침 황규성 씨 부하에게서 그가 오늘 율리아 레스토랑에서 대단한 분을 모시고 밥을 먹을 거란 정보를 얻었어. 아마 황규성 씨와 만날 수 있을 거야.”“그래, 알겠어. 조심할게.”“참, 조금 전에 서강빈 만났는데 그 사람도 율리아 레스토랑에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몇 마디 경고했어.”“걱정하지 마. 별말 안 했어. 적당히 얘기했어. 그러면 일단 끊을게.”전화를 끊은 뒤 도정윤은 숨을 내쉬며 주차장에서 나와 율리아 입구에 섰다.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직원을 찾아서 물었다.“안녕하세요, 황규성 사장님 어느 룸에 계시죠?”“누구시죠?”직원이 의아한 듯 물었다.레스토랑 사장은 황규성의 룸 안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미리 그에게 얘기를 해뒀었다.“아, 전 황규성 씨랑 같이 술 마시려고 온 사람이에요.”도정윤은 자연스럽게 싱긋 웃으면서 대범하게 행동했다.직원은 도정윤을 업소녀로 생각해서 지체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3층 1번 룸에 계세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고마워
룸 안에서 황규성은 정중하게 서강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그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며 웃어 보였다.“서...”그러나 그의 시야에 들어온 건 도도한 분위기에 우월한 몸매, 엄청난 미모를 가진 여자였다.그가 모르는 여자였다.“죄송하지만 룸을 잘못 찾은 거 아닌가요?”황규성이 정중하게 물었다.도정윤은 웃으면서 앞으로 두 걸음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안녕하세요, 황 사장님. 전 도정윤이라고 합니다. 전 비오 그룹을 대표해 오늘 황 사장님과 프로젝트 협력에 관해 논의하고 싶어서 온 겁니다.”그 말을 들은 황규성은 표정이 굳더니 다시 자리에 앉으며 눈살을 찌푸렸다.“비오 그룹이요? 저랑 뭘 협력했나요?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죠?”“제겐 저만의 방법이 있습니다.”도정윤은 웃으면서 계속해 말했다.“전에 협력한 적은 없지만 이제 곧 협력하게 될 거라고 전 믿습니다.”황규성은 룸 문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도정윤 씨라고 했죠? 미안하지만 난 오늘 귀한 손님을 대접해야 해서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하고 싶으면 저희 회사 매니저를 찾으세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셔야겠습니다.”황규성이 자신과 의논하려고 하지 않자 도정윤은 서류를 황규성의 앞에 내밀면서 머리카락을 넘기며 자신 있게 웃어 보였다.“황 사장님, 3분이면 됩니다. 전 황 사장님께서 틀림없이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황규성은 눈앞의 서류와 도정윤을 번갈아 보았다.도정윤은 확실히 미인이었다.그는 잠깐 고민하다가 서류를 넘겨 보았다.미모는 어떤 상황에서든 가산점이 되기 마련이다.도정윤은 그 점을 믿었고 자신의 미모에 자신감이 넘쳤다.“마스크팩이요?”황규성은 미간을 찡그리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도정윤 씨, 저희 회사는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광고 쪽 업무만 합니다. 마스크팩은 저희 회사랑 전혀 관계가 없는데요.”“이만 돌아가시죠. 전 귀한 손님을 대접해야 해서요. 이제 곧 오실 겁니다.”황규성은 다시 한번 그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