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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한정산의 모습을 지켜보던 서강빈이 덤덤한 미소를 지었다.

“한 가주님, 이만 일어나셔서 차 좀 드세요. 마음이 진정되실 겁니다.”

그제야 한정산은 몸을 일으켜 탁자 위에 놓여있던 찻잔을 들어 한입에 들이켰다.

찻물이 목구멍으로부터 배에 흐르니 몸 안에 쌓여있던 초조함과 긴장감이 단번에 씻겨 내려간 느낌이었다.

이윽고 서강빈이 방금 그려놓은 부적을 꺼내 들어 한정산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이 평안부를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세요. 부적이 당신에게 평안을 가져다줄 겁니다.”

“평안부? 이게 정말 효과가 있는 건가?”

평안부를 건네받은 한정산의 안색이 변하자 서강빈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한 가주님께서 저를 믿으신다면 들고 다니시고 믿지 않으신다면 이 비단함을 도로 가져가셔도 좋습니다.”

서강빈의 말을 듣자 한정산이 다급히 공손하게 웃으며 굽신거렸다.

“믿지. 난 서 거장을 믿지. 그럼 난 이만 먼저 가보도록 하겠네.”

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멀어져가는 한정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 가주님, 요 며칠 동안은 송주에 머무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주님의 인당에 검은 기운이 맴도는 것을 보아하니 제 추측이 맞는다면 요 며칠 정체 모를 사람들이 계속하여 가주님을 습격할 것 같습니다.”

쿵!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한정산은 다급히 고개를 돌려 울먹이는 목소리로 서강빈에게 물었다.

“서 거장, 그럼 난 어떡하지?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송주에 편히 머무르고 계시면 제가 다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서강빈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하자 한정산이 손에 들고 있는 평안 부적을 꽉 쥐어 잡고는 반신반의하며 가게를 나섰다.

한정산이 자리를 뜨고 서강빈은 탁자 위에 놓여있는 비단함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다 모았군. 이제 약을 제련하여 돌파할 수 있겠어!”

서강빈도 더는 지체하지 않았다. 그는 바로 가게 문을 닫아 영업을 중지하고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 약로를 꺼내어 한정산이 가져다준 약재들을 모두 약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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