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발걸음이 아주 가벼운 것이 무술이 실력이 꽤 있는 듯했다.그의 뒤에는 제자 4, 5명이 있었는데 다들 팔짱을 끼고 고개를 높이 쳐든 채로 기세등등하게 안으로 들어왔다.황규성은 신경 쓰지 않고 다급히 조홍규를 자리에 앉히며 웃으며 소개했다.“서 거장님, 이분이 바로 제가 말씀드린 무도 고수, 신현 지역 형의문 형의권의 문주 조홍규입니다. 내경대성이라 실력이 좋고 신현 지역 무도계에서 명망도 높습니다. 조홍규 씨 실력은 신현 지역의 무도계에서 다섯 번째입니다.”조홍규는 자리에 앉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거만한 표정으로 황규성의 곁에 앉아있는 서강빈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에 경멸과 멸시가 가득했다.그가 물었다.“황 사장님, 이분이 바로 제게 말했던 거장이십니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청년 같은데요. 이 청년이 죽기를 바라는 겁니까?”조홍규는 가차 없이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뒤에 있던 제자들은 조롱 가득한 얼굴로 경멸에 차서 서강빈을 힐끗댔다.황규성은 표정이 멋쩍어졌다.그는 조홍규가 상대방의 체면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대놓고 서강빈을 조롱할 줄은 몰랐다.“스승님 말씀이 맞습니다. 아무나 거장이라고 자기 자신을 칭할 수는 없죠. 오늘은 목숨을 건 싸움이라 혹시라도 목숨을 잃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실력이 없으면 괜히 나서지 마요?”한 세자가 비아냥댔다.서강빈은 그를 덤덤히 보며 말했다.“언제부터 어른들이 얘기하는데 아이들이 끼어들었지?”“당신!”제자는 그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내며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손을 쓰려고 했다.“물러나.”조홍규가 차갑게 말했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성깔은 있네.”서강빈은 웃으면서 조홍규를 쓱 쳐다보았다. 그는 조홍규가 안중에도 없었다.그가 보기에 조홍규는 비록 실력도 능력도 있었다. 조홍규는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무도 고수임을 알아보지 못할까 봐 기운을 밖으로 내뿜고 있었다.그러나 서강빈이 보기에 그는 가시를 가득 세운 고슴도치처럼 가
황규성은 초조해졌다. 조홍규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그는 황급히 조홍규를 붙잡았다.“조홍규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전 그저 만일을 대비한 겁니다. 게다가 서 거장님은 의술도 뛰어나셔서 잠시 뒤에 싸우다가 다치기라도 하시면 서 거장님이 치료해 주실 수 있어요.”“흥!”조홍규는 차갑게 코웃음 치더니 황규성을 노려보며 말했다.“황규성 씨, 제가 다칠 것 같습니까?”황규성은 자신이 말을 잘못한 걸 알고 서둘러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제가 말실수를 해군요.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세요.”조홍규는 황규성의 말허리를 자르며 차갑게 말했다.“황 사장님, 오늘 황 사장님이 상대해야 할 적수가 얼마나 강한지 모르시는 것 같군요.”“주영찬은 더 이상 10년 전의 주영찬이 아닙니다.”“해외에 있는 제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주영찬은 해외에 꽤 큰 세력을 두고 있다고 하더군요. 특히 그가 창건한 용문은 해외에서 아주 잘 나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영찬 본인은 내경대성에 이르렀다고 해요. 실력 없는 황 사장님의 부하들이나 사기꾼인 저 청년이 그의 상대가 될 것 같습니까?”황규성은 그의 말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심장이 쿵 내려앉아 예를 갖추며 말했다.“조홍규 씨,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서강빈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묵묵히 들었다.이때 조용히 있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도리였다.그리고 그는 신현 지역 형의권의 무도 고수가 어떤 독특한 견해를 가졌는지 궁금했다.서강빈이 보기에 내경대성의 무인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조홍규는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서강빈을 힐끗 보았다. 그는 서강빈이 가만히 있자 그가 두려워하는 거라고 짐작했다.다시 자리에 앉은 뒤 황규성은 조홍규에게 차를 따라주었고 조홍규는 사양하지 않고 차를 마셔서 목을 축였다. 그가 유유히 말했다.“황 사장님, 주영찬은 일반인도 아니고 평범한 무인도 아닙니다.”“해외에 있는 제 친구가 조사한 실마리에 따르면 주영찬은 해외에서 실력이 대단한 분을 스승으로
“이건 당시 윗분께서 정하신 규칙이에요. 단무영이 감히 우리 땅에 발을 들인다면 당연히 그를 처리할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러니 전 오늘 밤 황 사장님이 무사할 수 있게 대신 주영찬을 해결해 드리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황규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눈을 번뜩이며 서둘러 일어나더니 조홍규를 향해 예를 갖췄다.“조홍규 씨, 그러면 저희 가족 목숨은 조홍규 씨께 부탁드리겠습니다.”“좋습니다. 주영찬이 오늘 연회에 온다면 저희 신현 지역 형의문의 형의권으로 그를 없애겠습니다!”조홍규가 자신만만하게 크게 웃었다.그렇게 잠깐 대화를 나누다가 조홍규가 일어나며 말했다.“그러면 이왕 이렇게 된 거 올라가죠. 옥상에서 원한을 풀자고 하지 않았습니까?”“그래요. 조홍규 씨, 이쪽으로 가시죠.”황규성이 황급히 일어나며 이쪽으로 가자는 듯이 몸짓을 해 보였다.말을 마친 뒤 그들은 곧바로 움직였다.서강빈은 잠깐 생각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따라갔다.그런데 조홍규가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말했다.“서강빈 씨는 괜히 올라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죽을지도 모르니 말이죠. 아래에 남아서 나 대신 차 좀 우려줘요. 내가 돌아왔을 때 차는 여전히 뜨거울 겁니다.”그는 교만하고 거만했으며 서강빈을 경멸했다.서강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가 덤덤히 웃었다.“조홍규 씨가 해결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죠. 조홍규 씨가 해결하지 못하면 제가 나서겠습니다.”그는 황규성이 체면을 잃게 하고 싶지 않았다.그 말에 조홍규 일행의 안색이 순식간에 달라졌다.곧이어 룸 안에서 조롱이 들렸다.“하하하하, 우습군요. 서강빈 씨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알고 있어요?”“저희 스승님이 나선다면 그 주영찬이라는 자는 반드시 죽을 거예요. 당신이 나설 필요가 없다고요.”“제 주제도 모르고. 우리를 웃기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죠?”조홍규의 뒤를 따르던 그의 제자들이 비아냥거리며 냉소를 흘렸다.조홍규도 고개를 저으며 같잖다는 얼굴로 말했다.“황규성 씨, 당신이 부른 서강빈
조홍규는 여전히 제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위화감이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계단 쪽을 바라보며 표정을 굳히고 말했다.“황규성 씨, 왔네요.”말을 마친 뒤 그는 서강빈을 보았다.서강빈은 그보다 먼저 사람이 온 걸 감지했다.진짜 실력이 있는 걸까, 아니면 때려 맞춘 걸까?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차분한 눈빛으로 유일한 계단 입구를 바라보았다.그 순간 옥상이 조용해졌다.모든 이들이 고개를 들어 계단 입구를 바라보았다.계단 입구에서 분노에 찬 고함과 쿵쾅쿵쾅 주먹질하는 소리, 심지어 칼과 도끼가 휘둘러지는 소리도 들렸다.그러나 아주 잠시 뒤 그 소리는 전부 사라졌다.곧이어 몇 개 그림자가 순식간에 계단 입구에서 날아오더니, 펑펑 소리와 함께 누군가는 바닥에 심하게 부딪혔고 누군가는 테이블과 의자에 부딪혔고 누군가는 수영장에 빠졌다.곧이어 사람들의 귓속에 타다닥 발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의 근원지는 계단이었다.뒤이어 거대한 몸집에 검은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은 중년 남성이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머리는 짧고 얼굴에는 흉터가 있어 인상이 험악했다.그중에서도 눈빛이 가장 매서웠다.엄청난 압박감과 위압감이 느껴졌는데 그가 바로 주영찬이었다.황규성은 주영찬을 보자 눈빛이 순식간에 심각해졌다. 목도 타고 간지러우며 두 다리는 저도 모르게 덜덜 떨렸다.10년 안 봤다고 주영찬은 기개가 더욱 강해졌다.아주 흉포하고 강압적이었다.십여 미터 떨어져 있어도 사람들은 주영찬에게서 강한 기운을 느꼈다. 그들은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황규성의 많은 부하들은 겁을 먹고 아예 다리에 힘이 풀려버렸다.“큰일이네. 주영찬은 예전과 달라.”황규성은 속으로 놀라워했다. 그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그가 해외에서 시련을 겪고 온 주영찬을 얕본 듯했다.이렇게 무시무시한 분위기와 위압감은 수백 번의 생사를 건 전투를 겪지 않고서는 가질 수 없었다.서강빈은 시선을 살짝 돌려 그들을 향해 다가오는 주영찬을 관찰했다.확실히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
“얼마나 원하는데?”황규성이 미간을 구기고 물었다.주영찬은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난 호문 전체를 원해. 대박 그룹 전체를 원한다고. 그리고 너 황규성은 무릎을 꿇고 송주 지하 세계 사람들 앞에서 나 주영찬을 향해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해야 해. 날 네 의부로 삼겠다고 하면 살려는 줄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널 죽인 뒤에 네 가족도 전부 죽일 거야.”팍!황규성은 단단히 화가 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며 벌게진 눈으로 고함을 질렀다.“주영찬, 적당히 해. 나 그렇게 쉽게 겁을 먹지 않아. 내가 정말 나선다면 너도 좋은 꼴은 못 볼 거야.”“하하하!”주영찬은 크게 웃은 뒤 말했다.“그래? 그러면 시험해 보자고.”황규성은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네가 단무영의 문하로 들어가서 내공대성의 무인이 된 건 알아. 하지만 대단한 스승님이 있다고 해서 국내에서 제멋대로 날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네 스승님은 평생 국내에 발도 못 들일 테니까! 오늘 밤 나도 전혀 준비가 없는 게 아니야. 눈치가 있다면 당장 송주를 떠나.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네가 책임져야 해.”주영찬은 경멸에 찬 눈빛으로 황규성을 바라보다니 고개를 돌려 그의 곁에 덤덤하게 앉아있는 조홍규를 바라보며 코웃음 쳤다.“황규성, 당신도 준비를 했나 봐. 하지만 겨우 당신 곁의 이 사람들로는 날 놀라게 할 수 없을걸?”“흥!”황규성은 코웃음 치면서 조홍규를 향해 예를 갖췄다.“조홍규 씨, 부디 절 도와 이 거만한 녀석을 혼내주세요!”조홍규는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감 가득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 곧이어 그는 뒤에 있던 첫째 제자를 짚으며 덤덤히 말했다.“송청아, 네가 나가거라. 가서 우리 신현 지방 형의권의 무시무시함을 보여줘!”“네, 스승님!”송청은 허리를 숙이고 고개를 끄덕인 뒤 주영찬의 앞에 서서 도발적으로 냉소했다.“주영찬 씨, 저와 싸우시죠!”뒤에 있던 조홍규가 느긋하게 황규성을 향해 말했다.“황규성 씨, 송청은 제 문하의 가장 뛰어난 제자입니다.
큰소리를 쳤고 분위기도 달아올랐으니 조홍규가 나서지 않는 건 말이 안 되었다.어쩔 수 없이 조홍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나섰다.그는 천천히 일어나서 뒷짐을 지고 무술 실력자의 자태를 유지했다.사람들의 흥분에 찬 눈빛 속에서 조홍규는 앞으로 세 걸음 나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주영찬을 바라보며 소리를 질렀다.“주영찬, 당신도 무술을 배우느라 힘들었을 텐데 기회를 한 번 주겠어. 무릎을 꿇고 스스로 무학을 없애 버리고 두 팔을 부러뜨린 뒤 송주에서 꺼져. 그렇지 않으면 오늘 밤 당신을 반드시 죽여버리겠어.”“하하하.”주영찬은 같잖다는 듯이 웃으며 차갑게 말했다.“신현 지역의 형의권? 애들 소꿉놀이 같은 거면서 감히 내 앞에서 센 척해? 오늘 당신의 형의권을 내가 짓밟아주겠어.”“거만하긴. 죽음을 자초하네.”조홍규는 주영찬의 말에 화가 치밀어올라 오른발로 바닥을 굴렀고 타일이 부서졌다.그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이 넘실거렸다.곧이어 그가 입은 흰색 도복이 바람을 넣은 것처럼 부풀어 올랐다.그것은 기운을 밖으로 내뿜어서였다.다음 순간, 조홍규는 소리를 지르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 주영찬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주영찬은 힐끗 보더니 지지 않겠다는 듯이 테이블을 내리치며 버럭 화를 냈다.“좋아.”말을 마치자마자 두 사람은 서로를 공격했고 주먹과 살이 부딪쳐서 퍽퍽 소리가 들렸다.주변의 테이블과 의자, 벽, 기둥 등은 두 사람에 의해 부서지거나 부러졌다.황규성 등 사람의 눈에는 조홍규와 주영찬이 끊임없이 공격하고 피하는 게 보였다.황규성은 마음이 무거워져서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주영찬이 왜 저렇게 강해진 거지? 조홍규 씨랑 거의 비슷한 것 같아.”조홍규의 제자들은 소리 내 조홍규를 응원했다.“조홍규 씨, 힘내세요.”황규성이 외쳤다.그러나 조홍규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감히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심지어 안색도 창백했다.조홍규는 싸우면 싸울수록 주영찬의 실력이 자신보다 강하다는 걸 느꼈다.심지어 상대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오직 서강빈만이 미간을 잔뜩 구긴 채 허탈하게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소용없어요. 조홍규가 질 겁니다.”그 말에 현장이 정적에 잠겼다.조홍규의 세 제자는 화난 눈길로 서강빈을 노려보았다.“지금 뭐라고 했습니까?”“저희 스승님이 질 거라고요? 그건 당신이 형의권이 얼마나 강한지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형의권으로 강철도 뚫을 수 있다고요.”“흥,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런 소리를 하다니, 우습군요.”그들의 질책과 불평에도 서강빈은 아무 얘기하지 않았다.그의 말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조금 전 싸움에서 조홍규는 전력을 다했지만 주영찬은 아니었다. 그는 놀아보려는 마음으로 조홍규를 상대했다.황규성이 서둘러 설명했다.“서강빈 씨, 잘 모르시겠지만 이 형의권은 신현 지역에서 아주 유명한...”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홍규는 기운이 넘실대는 주먹을 휘두르며 소리를 질렀다. 마치 호랑이가 산에서 내려오는 듯한 기세로 주영찬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주영찬, 죽어!”조홍규가 화를 내며 소리쳤는데 그 기세가 어마어마했다.주영찬이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사람들이 예상할 때 그는 덤덤히 웃더니 왼 다리를 서서히 뒤로 빼고 몸을 살짝 낮춘 뒤 오른 주먹을 들어 온몸의 힘을 주먹에 집중시켰다.“내 용권이 당신의 형의권을 뛰어넘을 거야.”주영찬은 고함을 지르며 주먹을 휘둘렀다.퍽!두 사람의 주먹이 부딪히며 엄청난 파동이 전해졌다.순간 기운이 넘실대면서 폭발적으로 주변을 향해 퍼져갔다. 그로 인해 연못의 물도 영향을 받아 4, 5미터 높이까지 튀어 올랐다.주변 테이블과 의자, 나무 등도 전부 부서지거나 부러졌다.심지어 바닥 타일도 전부 갈라졌다.다음 순간, 누군가 피를 왈칵 뱉으면서 멀리 날아갔고 풍덩 소리를 내며 연못 안으로 빠져 물보라가 튀었다.사람들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연못을 보았다.모든 것이 평온해진 뒤에야 사람들은 연못에 빠져 등이 수면 위로 뜬 자가 조홍규라는 걸 발견했다.연못의 물은 피로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반대로 주영
그 말에 주영찬은 고개를 돌려 싸늘한 시선으로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태연한 얼굴의 서강빈을 바라보며 차갑게 따져 물었다.“네놈은 누구야? 황규성의 편을 들려는 거야?”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태연자약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주영찬이 안중에도 없었다.황규성은 황급히 서강빈의 곁으로 달려가 외쳤다.“서강빈 씨, 구해주세요. 절 구해주세요...”지금 그를 구할 수 있는 건 서강빈뿐이었다.서강빈이 그의 마지막 지푸라기였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황규성 씨와 약속한 일이니 당연히 제가 나설 겁니다.”그의 말과 서강빈의 덤덤하면서도 거만한 태도에 주영찬은 화가 났다. 그는 험악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호통을 쳤다.“넌 누구야?”그는 조금 전 올라올 때 서강빈을 보았다.그러나 서강빈이 젊다는 이유로 주영찬은 그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는 서강빈을 황규성의 오른팔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보니 아니었다.서강빈은 그가 조홍규를 한주먹에 죽인 걸 보면서도 나섰다. 실력이 있거나 아니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멍청이가 분명했다.주영찬은 그동안 해외에 있으면서 전장을 누볐었다. 그리고 단무영의 문하로 들어간 뒤에는 더는 예전처럼 안하무인이지 않았다.반대로 아주 조심스러워졌다.특히 서강빈이 안색 하나 바뀌지 않고 태연해 보이자 그는 더욱더 경계했다.“내가 누군지 당신은 알 자격이 없어요.”서강빈이 덤덤히 말했다.“죽으려고!”주영찬은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의 얼굴에 있는 흉터는 분노 때문에 더욱더 일그러지고 흉측해졌다.서강빈은 너무 거만했다.그러나 서강빈은 계속해 덤덤히 말했다.“싸우는 것보다는 그냥 합의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주영찬 씨, 송주에서 떠나겠다고 하면 당신은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계속 날뛴다면 아마 오늘 살아서 여기를 떠나진 못할 겁니다.”“하하하.”주영찬은 고개를 젖히고 크게 웃었고, 눈빛에서 살기가 번뜩였다. 그가 외쳤다.“이 자식, 배짱이 두둑하네. 이렇게 날 위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