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용철의 실력에 서강빈의 발차기 한 번으로 피까지 토해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곧이어 서강빈이 전기 몽둥이를 들고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보자 공인아는 겁에 질린 채 부들부들 떨며 안색이 하얗게 질려버렸다.“뭐, 뭐 하려는 거야? 오지 마! 난 공인아야. 그리고 내 할아버지는 공명진이라고!”그러나 서강빈은 무뚝뚝한 목소리로 차갑게 쏘아붙일 뿐이다.“공명진에게 당신과도 같은 손녀가 있다니. 정말 운이 지지리도 없군.” 서강빈이 마침 눈앞의 세상 물정 모르고 무지막지하게 구는 공인아를 혼쭐을 내주려고 하던 그 순간 검은 맥라렌 한 대가 길가에 멈춰 섰다.이윽고 흰색 운동복 차림에 포니테일을 한 세련되고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한 여자가 차에서 내렸다.그 여성을 본 순간 공인아는 크게 기뻐했고 다급히 두 손을 흔들며 외쳤다.“언니! 여기야. 이 나쁜 놈이 날 괴롭혔어...”정말 적반하장이 따로 없었다.서강빈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자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여성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것을 발견하였다.그 여성의 몸매는 매우 완벽했고 S라인의 몸매와 함께 그녀가 한걸음 걸을 때마다 그녀의 가슴도 함께 흔들렸다.우아하고 완벽한 몸매와는 달리 여성의 얼굴에는 그저 한기가 맴돌 뿐이었다.“사장님, 이제 큰일 났습니다. 저분은 공인아의 언니 공청아라고요. 게다가 공청아는 우리 송주 무술학교의 퀸카일 뿐만 아니라 우리 구역에서 개최한 태권도 시합에서 3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송주 쿵푸 여왕이라고 불립니다.”아직 도망가지 않은 노점상이 서강빈에게 경고를 하였다.노점상의 말에 서강빈이 미간을 찌푸렸고 곁에 가만히 서 있던 권효정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제가 나설까요?”“괜찮습니다.”공인아의 얼굴은 어느새 눈물범벅이 되었고 그녀는 억울하다는 듯 달려가 애교를 부려대기 시작했다.“언니. 저놈이 날 괴롭힌 놈이야. 날 위해 나서서 제대로 혼쭐 내줘. 이용철도 저놈 때문에 피를 토했다니까.”공청아
“입 다물어! 서 거장님께 무례를 범해서는 안 돼!”공명진이 공청아를 노려보며 호통을 쳤다.이윽고 많은 사람의 의아한 눈빛 속에서 공명진은 한 걸음, 한 걸음 서강빈 앞으로 걸어가 공손히 인사를 올렸다.“서 거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제대로 교육을 하지 않아 두 손녀가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를 드리지요. 돌아가면 꼭 제대로 교육을 하도록 하겠습니다.”공청아와 공인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어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그들의 할아버지는 무려 송주 공씨 가문의 어르신으로서 지위가 높고 손에 꼽히는 거물이었는데 그러한 할아버지가 대체 왜 이런 젊은 놈을 이토록 공손히 대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서강빈은 담담하게 웃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공 가주님, 가주님의 두 손녀는 확실히 교육이 필요해 보이더군요.”공명진은 끊임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몸을 돌려 자매에게 큰소리로 호통쳤다.“어서 서 거장님께 사과드리지 못해?”“싫어요! 저놈이 제 엉덩이를 걷어찼다고요.”공청아가 싸늘한 얼굴로 반박했고 그녀의 눈빛은 마치 불을 뿜고 있는 것만 같았다.그러자 공명진은 흰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소리를 질렀다.“당장 사과해! 안 그러면 할아버지가 너희들을 당장 가문에서 쫓아낼 줄 알아!”순간 공청아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외부인 한 명을 위해 자신을 공씨 가문에서 쫓아내려고 할 줄은 생각도 못 했기에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결국, 공청아는 화를 풀고 입을 삐죽이더니 이내 입술을 꽉 깨물고는 고개를 홱 돌려 울며 겨자 먹기로 입을 열었다.“죄송합니다!”하지만 반면 공인아는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억울한 얼굴로 고자질을 하였다.“할아버지, 아까 이놈이 절 괴롭혔단 말이에요. 용철이를 다치게 한 것도 모자라 언니 엉덩이도 걷어찼는데 할아버지는 왜 우리 대신 복수해주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저놈 편을 들면서 우리더러 사과하시라는 거예요? 무슨 근거로!”“그 입 다물어!”공명진은 다시 한번 큰 소리로 호통을 치고는 암담한
비록 입으로는 알겠다고 했지만, 속으로는 이미 다른 속셈이 있었다.그때 공명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앞으로 서 거장님을 잘 대하거라. 방금 이혼하셨다고 하니 너희 둘한테는 좋은 기회일 거야.”공명진의 말을 듣자 공씨 자매 모두 넋을 잃고 말았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공청아는 다급한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고 그녀의 얼굴은 수치스러움과 화로 가득했다....가게에 돌아온 서강빈이 약로를 꺼내 들었고 약로는 몇 번 꼼꼼히 닦인 뒤에야 비로소 깨끗해질 수 있었다.약로를 유심히 관찰하던 서강빈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 약로, 그저 평범한 약로가 아니었다.약로 위에 새겨진 문자를 보니 조선 시기뿐만 아니라 삼국시대의 문자도 새겨져 있었다.허준?약로 구석에 새겨져 있는 이름을 본 순간 서강빈은 더욱 흥분을 금치 못했다.이 약로가 허준이 사용하던 약로라니.정말 운 좋게 엄청난 걸 얻은 셈이다.“강빈 씨, 무슨 일이에요? 왜 이토록 흥분해 하시는 거예요?”권효정은 이에 관해 잘 몰랐기에 허리를 숙여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그러자 서강빈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질문을 던졌다.“이 약로가 누구의 것인지 알아요?”권효정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이자 서강빈이 계속하여 입을 열었다.“허준입니다.”쓰읍!생각지도 못한 이름에 권효정이 숨을 크게 들이쉬며 흥분한 어투로 되물었다.“정말이에요? 그렇다면 서 거장님께서 정말 운 좋게 얻어걸린 것 아닌가요?”지금 이 순간, 권효정도 진심으로 서강빈을 위해 기뻐해 주었다.‘얻어걸린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구나.’그때 권효정이 호기심이 깃든 말투로 물었다.“아 맞다. 강빈 씨, 전에 약로로 약을 짓는다고 하셨는데 무슨 약을 지으시려는 거예요?”“내일이 되면 알게 될 겁니다.”지금 서강빈은 단약을 제련하여 경지를 돌파하기 위해 약재가 절박하게 필요했기에 그저 한정산이 내일 필요한 약재들을 가져와 주기를 바랄 뿐이다.경지가 높아질수록 서강빈의 의술도 따라서 향상될 수 있고 그뿐만 아니라
송해인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고마워, 정윤아.”“맞다. 저녁은 어디에서 먹을 거야? 아직 생각해놓은 곳이 없다면 내가 마침 괜찮은 음악 레스토랑 한곳을 알고 있는데. 어때?”“난 다 괜찮아. 네가 예약해줘.”도정윤이 자연스레 제안을 건네자 송해인은 마치 순정만화의 소녀처럼 도정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송해인은 현재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이었다.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절친이 4년 전 외국으로 유학을 가 의학을 전공했을 뿐만 아니라 한의학과 서양 의학의 박사학위를 따낸 것이다.이번에 귀국하게 된 건 4년 뒤 송해인을 돕기 위해 다시 돌아오겠다던 당시의 약속을 지키러 온 것이다.도정윤은 연봉 500만의 해외 취업기회까지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심지어 500만 달러이다.송해인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인지 도정윤이 싱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래. 엘레노라 음악 레스토랑이야. 내가 다 예약해놨으니 가자.”저녁.엘레노라 음악 레스토랑 입구.서강빈이 차에서 내리고 권효정이 웃으며 말을 꺼냈다.“주차하고 올게요.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권효정의 말에 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구에 가만히 서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한대의 벤츠 G클래스가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검은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얹은 섹시한 모습의 송해인이 차에서 내렸다.특히나 그녀의 흰 다리에 레드 하이힐을 신은 모습은 더욱이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송해인은 차에서 내려 먼저 차 안에 있는 도정윤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고 난 뒤 그제야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그리고 입구에 서 있던 또 다른 한 사람의 모습을 본 송해인은 잠시 멈칫하더니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서강빈, 당신이 왜 여기에 있어?”“밥 먹으러.”서강빈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은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오늘 밤의 송해인은 매우 섹시하고 매혹적이었으며 고귀한 모습이었다.특히나 송해인의 목에 걸려있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더욱이 그녀의 모습에 우아하고 고귀한 색깔을 더해주었다.서강빈이 잘못
“그렇다면 어쩔건데? 적어도 난 잘못하지 않았어. 하늘에 맹세할 수 있다고!”송해인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다.“너와는 다르게 허위적이지 않다고!”서강빈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더는 해명하기도 귀찮아 입을 다물었다.마침 그때 저 멀리에서 권효정이 걸어왔고 입구에 서 있는 송해인을 보자 그녀도 잠시 멈칫하더니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송해인 씨, 송해인 씨도 식사하러 오셨어요?”말을 하며 권효정은 그대로 송해인을 지나쳐 서강빈에게 다가가 그의 팔짱을 끼며 안색이 어두운 송해인을 향해 웃어 보였다.“송해인 씨, 저희 그럼 먼저 들어가 볼게요. 송해인 씨도 친구분과 좋은 식사시간이 되시길 바랄게요.”말을 마치고 송해인이 입을 열기도 전에 권효정은 서강빈을 끌고 그대로 레스토랑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흥!”송해인은 화가 치밀어 올라 발을 동동 굴렀다. 멀어져 가는 서강빈과 권효정의 뒷모습을 힐끗 바라보자 마음이 찝찝해 미칠 지경이었다.한편, 도정윤은 주차를 마치고 성큼성큼 걸어와 반듯한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아까 그 사람 누구야?”그러자 송해인은 싸늘한 목소리로 대충 둘러댔다.“상관없는 사람이야. 우리도 이만 들어가자.”“그래.”도정윤이 싱긋 웃어 보였고 두 여자는 이내 나란히 팔짱을 끼고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하지만 도정윤의 시선은 곧이어 D 구역으로 향해 걸어가는 서강빈과 권효정의 뒷모습에 머물렀다.한편 서강빈 측은 권효정과 자리에 앉자마자 후자가 먼저 질문을 던져왔다.“서강빈 씨, 강빈 씨는 그저 누가 전처분과 함께 레스토랑에 온 것인지가 궁금한 것 아니에요? 여긴 커플 데이트 명승지라고요.”그러자 서강빈은 어이 없다는 듯 눈을 치켜뜨며 반박했다.“관심 없습니다.”권효정은 귓가의 곱슬머리를 슬쩍 넘기며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고 웨이터에게 식사를 준비하도록 손짓했다.우아하고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레스토랑의 분위기도 한껏 무르익어갔다.현장에는 바이올린 연주도 있었다.그리고 연주가 끝나자 여기저기에서 박
도정윤은 서강빈의 뒤에 서서 가슴 앞에 팔짱을 끼고 상여자의 기세를 뽐내며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그러자 서강빈은 뒤돌아 눈앞에 카리스마 기질을 뽐내며 서 있는 여성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저희가 아는 사이였던가요?”이윽고 도정윤이 덤덤히 웃으며 자기소개를 했다.“난 송해인의 절친, 도정윤이야. 어릴 적부터 함께 하다가 4년 전 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못했지.”절친?서강빈의 미간이 더욱 보기 좋게 구겨졌다.확실히 송해인의 입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름이었다.“그렇다면 도정윤 씨, 무슨 일이십니까?”도정윤은 서강빈을 슬쩍 훑어보더니 시큰둥한 눈빛을 하고는 오만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3년 전, 난 해인이가 하도 자기 남편이 대단하고 멋있고 재능이 넘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해인이가 또 얼마나 좋은 남자한테 시집을 갔나 궁금했는데 지금 보니 당신도 그저 별다를 게 없는 사람이군.”서강빈이 눈썹을 찌푸리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저와 송해인이 현재 이미 이혼한 마당에 도정윤 씨께서 그냥 저한테 이런 얘기를 하러 찾아오신 거면 저는 필요성이 없다고 생각되네요.”서강빈의 말에도 도정윤은 여전히 덤덤하게 웃으며 입꼬리에 웃음기를 머금고 입을 열었다.“당신이 해인이와 이혼을 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내가 돌아와서 당신들을 갈라놓았을 거야. 왜냐하면, 당신은 해인이와 어울리지 않거든. 당신과 해인이는 같은 세계의 사람이 아니야.”이 말을 들은 서강빈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버렸다.주위의 분위기도 점점 차가워졌다.하지만 도정윤은 계속하여 오만하고 싸늘한 목소리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을 늘어놓았다.“내가 이번에 귀국한 건 4년 전의 약속대로 송해인을 돕기 위함이야. 비오 그룹은 반드시 송해인의 손안에서 송주 의약계 최고의 기업이 될 거야. 그리고 송해인은 모두가 주목하는 비즈니스계의 여왕이 되겠지. 당신처럼 비열한 남자는 해인이의 지난 3년간의 오점이야. 내가 당신이라면 진즉 송주를 떠나 평
다만 송해인도 도정윤의 말은 확실히 선을 넘었다고 생각되었다.송해인 역시 단 한 번도 3년 동안의 혼인이 그녀의 인생의 오점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그러나 서강빈은 싸늘한 눈빛으로 송해인을 바라보더니 비웃음을 터뜨렸다.“송 대표, 앞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냥 나한테 직접 해. 괜히 친한 친구 시켜서 나를 조롱하고 모욕하지 말고.”“서강빈, 이건 오해야...”송해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해명을 하려 하였지만, 서강빈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시선을 도정윤에게 옮겼다.서강빈의 행동은 분명 장본인이 눈앞에 뻔히 서 있는데 무슨 오해가 있겠냐는 뜻이었다.송해인이 시킨 것이 아니라면 조금 전 도정윤의 말은 모두 그녀가 멋대로 한 말이라는 것인가.“송 대표, 난 단 한 번도 송 대표와 경쟁하려고 한 적이 없어. 하지만 상황이 바뀐다면 나도 송 대표에게 반격할 수밖에 없어.”서강빈이 싸늘한 목소리로 내뱉은 말을 듣자 송해인의 안색이 급속도로 변했다.그때 가만히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도정윤이 걸어와 무뚝뚝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해인아, 굳이 저 사람한테 구질구질 설명해 줄 필요 없어. 이만 가자.”말을 마치며 도정윤은 송해인의 손을 잡고 그대로 B구역으로 돌아갔다.서강빈도 그저 냉소를 터뜨리며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레스토랑에서 나온 서강빈은 꽉 막힌 듯 답답한 마음에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러자 그의 옆에 있던 권효정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강빈 씨, 괜찮으신가요?”“괜찮아요. 저 데려다주세요.”“네.”권효정도 감히 더는 깊이 캐묻지 못한 채 서둘러 운전대를 잡고 서강빈을 데려다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송해인이 도정윤을 데리고 자신의 별장에 돌아왔다.“이곳이 전에 너와 서강빈의 신혼집이야?”집안을 슬쩍 훑어보던 도정윤이 묻자 송해인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맞아. 먼저 앉아있어. 내가 갈아입을 옷가지들 좀 갖고 올게.”도정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돌아다니며 별장 안을 구경하기 시작했다.그 순간, 벽에 걸려있던 웨딩사진을 발견
도정윤은 현재 매우 감격한 듯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이러한 처방전을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절세의 천재일 것이다.만약 해외의 연구기관의 사람들이 이 처방전을 발견하게 된다면 반드시 의학계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이다.그러나 송해인의 얼굴은 곤란한 듯 한껏 구겨졌고 그녀는 마음속으로 도정윤에게 진실을 알려줘야 할지 말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어찌 되었든 불과 30분 전에 도정윤은 음악 레스토랑에서 서강빈을 그토록 조롱하고 모욕했으니 만약 이 처방전은 사실 서강빈이 개발한 것이라고 알려준다면 도정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한참을 망설이던 송해인은 결국 거짓말을 하기로 마음먹고 담담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별거 아니야. 우리 회사 연구부문에서 함께 개발해낸 처방전이야.”이 말을 들은 도정윤은 순식간에 무척 실망한듯한 눈치였다.팀워크였다니.하지만 이는 분명 송해인의 연구팀이 무척 대단하다는 것을 증명해내기에 충분했다.“정윤아, 이 처방전에 무슨 문제라도 있어?”도정윤과 달리 송해인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다.반드시 서강빈의 침술 치료단계를 거쳐야 하는 이 처방전의 문제를 도정윤이 해결한다면 그것은 정말 대단한 처방전이 될 것이다.송해인의 물음에 이리저리 처방전을 훑어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긴 도정윤이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난 그 어떤 문제도 보아내지 못했어. 하지만 이 처방들을 함께 사용하면 약효가 너무 강해서 전문적인 치료수단이 없다면 일반 환자가 먹기에는 약효가 너무 강해 오히려 독약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쿵!그 말을 듣자 송해인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서강빈이 당시 했던 말과 똑같았다.그때 무언가 생각난 듯 송해인이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들어 서강빈이 인터넷에 올렸던 영상을 도정윤에게 보여주며 물었다.“혹시 이런 침술이 유일하게 금오단과 함께 쓸 수 있는 치료수단이야?”휴대폰을 건네받고 영상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도정윤의 눈에서 다시금 빛이 반짝였다.“해인아. 이걸 찍은 사람 누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