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물건?”서강빈이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면서 묻자 추하게 생긴 중년 여자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야 이 자식아, 모르는 척 작작 하고 저승패와 탄천병을 내놔! 그러면 깔끔하게 죽여 줄게! 그렇지 않으면...”“그렇지 않으면 어찌할 건데?”태연한 얼굴을 한 서강빈이 웃으며 묻자 다른 한 명의 중년 남자가 서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못하겠다면 너를 먼저 죽인 다음 꼭두각시 시체로 만들 거야! 삼절을 이길 수 있는 거로 봐서 너의 실력도 만만치는 않은 모양인데 꼭두각시 시체로 만들면 좋은 전투 도구로 될 수 있을 것 같구나.”말을 마친 그 중년 남자는 탐욕스러운 눈길로 서강빈을 훑어보았다. 그는 이 젊은이의 몸이 정말 탐이 났고 그를 꼭두각시 시체로 만들어 평생 곁에 두고 싶었다.“그래? 당신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나 모르겠네.”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아이고,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애송이구나. 네 앞에 서 있는 게 누군지도 모르고 말이야!”중년 여자가 서늘한 음성으로 말하자 서강빈은 눈썹을 치켜들고 담담하게 말했다.“어시일문의 잔여들뿐인데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하겠어?”이 말을 들은 중년 여자와 남자는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서로 시선을 맞췄고 두 눈에서 내뿜는 살기는 더 짙어졌다.“우리가 어시일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니?”중년 여자가 의아한 듯 되묻자 서강빈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삼절 도장이 어시일문이여서 당신들도 어시일문이라고 알고 있는 게 뭐가 문제 될 일이야? 그리고 미안하게 됐지만, 삼절 도장은 이미 무술 협회의 사람들한테 잡혀갔어. 내 생각에 결과가 그리 좋지 못할 것 같아.”“건방진 젊은이! 감히 우리 어시일문에게 도전장을 내밀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중년 남자가 이렇게 호통치자 중년 여자도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같은 자식! 죽기 직전까지 아직도 자기 분수를 모르는구나. 오늘 너는 반드시 죽을 목숨이야!”두 사람이 공격하려는 낌새를 보이자
손목이 부러진 유병진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곁에 있던 노순옥은 유병진이 단번에 제압되는 것을 곁눈질로 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서강빈의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 예상치 못했다. ‘유병진도 그의 상대가 아니라니. 역시 삼절 그 녀석이 패배한 이유가 있었어.’“야 이놈아, 그만해!”분노한 목소리를 내뱉은 노순옥이 두 발로 바닥을 구르면서 무시무시한 검은 연기를 동반한 손으로 서강빈을 내리치려고 했다. 그 손을 둘러싼 것은 시체독이였다. 만약 여기에 맞으면 무조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서강빈은 절대 노순옥에게 공격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상대방이 공격을 해오는 순간에 그는 손에 들려있던 긴 칼로 유병진의 가슴을 찌른 뒤 발로 그 칼을 힘껏 걷어찼다. 칼 전체가 유병진의 가슴을 뚫고 지나가며 피가 울컥 쏟아졌다.“악!”비명을 지르며 날아간 유병진이 바닥에 쓰러져서는 가슴을 움켜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칼은 시체의 기운으로 제조된 것이고 위에는 시체독이 가득하다는 것을 유병진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칼에 찔린다면 독이 오장육부와 단전에 순식간에 침투하여 온몸에 있는 경맥을 파괴하게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병진이 쓰러진 자리에는 피바다가 되었고 비릿한 냄새가 진동했다. 서강빈은 단칼에 유병진의 목숨을 끊고 뒤돌아 자신을 내리치려는 노순옥의 손바닥을 맞받아쳤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두 손바닥이 마주칠 때,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시체독이 순식간에 자신의 팔뚝을 타고 올라오면서 경맥에 침투하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다행히도 서강빈이 의술을 잘 알고 있으므로 빠르게 은침들로 팔뚝의 혈 자리를 봉인해서 시체독이 더 퍼지는 것을 막았다. 한편, 노순옥은 순식간에 커다란 힘에 치여 7, 8미터를 날아갔고 바닥에 세게 부딪히며 피를 울컥 토하고는 벌떡 일어났다.“어떻게 너는 아무렇지도 않아?”노순옥은 선혈이 낭자한 팔뚝을 움켜잡고 놀란 눈으로 멀쩡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이때, 손을 털어 팔뚝에 있던 시체독을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차갑게 말했다.“보잘것없는 술수일 뿐!”말을 마친 서강빈은 탄천병을 꺼내 들었다. 하늘과 땅을 삼킬 수 있는 영기인 탄천병은 신도 삼킬 수 있다고 하는데 하물며 노순옥의 검은색 뱀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빽빽하게 들어선 검은색 뱀들은 시뻘건 독을 내뿜으며 서강빈을 향해 다가왔고 서강빈은 탄천병이 뱀들을 향하게 들었다. 그러자 체내의 영기가 순식간에 탄천병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윽고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은은한 금빛을 내뿜는 탄천병의 입구에서는 에너지가 금색의 회오리를 만들면서 순식간에 검은 뱀들을 흡입했다. 그러고 나서 서강빈의 손에 들린 탄천병이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찰나의 순간이 지나 고요해졌다. 이 광경을 본 노순옥은 놀라서 그 자리에 굳었다.“이게 바로 탄천병의 위력이야?”노순옥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의 손에 들린 탄천병을 보면서 그것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녀는 얼른 거들먹거리며 소리쳤다.“이 자식아! 당장 그 병을 내놓으면 너를 죽이지는 않을게! 그렇게 못하겠다면 너는 오늘 여기에 묻히게 될 거야!”유병진은 이미 목숨을 잃었지만, 그녀의 머리에는 단지 보물을 공유할 사람이 적어져서 좋다는 생각뿐이었다. 서강빈이 쌀쌀하게 말했다.“나를 여기에 묻겠다고? 그럼 어디 한번 마음대로 해봐.”흠칫하던 노순옥의 눈에는 서늘한 기운이 비치며 소리쳤다.“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건방진 놈!”말을 마친 노순옥은 그 기괴한 뼈 피리를 꺼내 들고 다시 불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 서강빈은 그녀가 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고 발빠르게 허공을 가르며 노순옥을 공격했다. 깜짝 놀란 노순옥이 얼른 피하려 했지만, 한발 늦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노순옥은 가슴팍을 맞았고 다행히도 신속하게 뼈 피리로 가슴을 막아 대부분의 충격을 피해갔다. 하지만 나머지 충격만으로도 노순옥은 아주 괴로워 울컥 피를 쏟아내면서 날아가 바닥에 엎어졌다.“이 자식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세다는 말이야?”크게 경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취해있는 권효정을 부축했다. 권효정은 어리숙한 웃음을 지으며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대답했는데 그 모습이 아주 귀여웠다. “아니, 많지 않아요... 두 병만 마셨어요...”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권효정을 부축하여 만물상점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소파에 눕혔다. 그리고 서강빈은 따뜻한 물을 가지고 와서 그녀의 얼굴을 닦아주었고 체내에 있는 술기운을 완화하기 위해 권효정에게 은침을 몇 개 놓아주었다....한편, 송해인은 아직 회사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고 이세영이 걸어들어와서 물었다.“대표님, 며칠 후면 한의학 대회 구역 선발전의 두 번째 경기가 열리게 됩니다. 저희가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송해인은 고개를 들고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하다가 물었다.“좋은 생각이 있어?”“저번처럼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겁니다. 박여름이 1등을 할 때마다 저희는 기자회견을 해서 이 기회를 빌려 우리 회사를 홍보하는 것입니다.”이세영의 말에 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준비하도록 해.”송해인은 이런 일들에 대해서는 간섭하고 싶지 않아 이세영에게 맡기고는 했다. 이세영은 대답하고는 잠깐 생각하더니 물었다.“대표님, 정말 진 대표님과 결혼을 안 하실 생각입니까?”“응.”송해인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대답했고 이세영은 바로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대표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진 대표님은 그렇게 우수하고 뛰어난 분인 데다가 집안도 좋으시잖아요. 설마 정말 서강빈과 재결합하려는 생각인 거 아니죠?”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고개를 들어 이세영을 보면서 물었다.“엄마가 너 보냈어?”이세영은 살짝 민망했지만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그런 셈이죠. 사모님께서 대표님을 설득하라고 하셨어요. 대표님께서 자신을 위해, 송씨 가문을 위해 고민해보라고요. 서강빈 같은 사람은 대표님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송해인은 숨을 내쉬며 쌀쌀해진 표정으로 대답했다.“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그들이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이세영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사모님, 대표님이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양미란은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모르지.”이세영이 계속해서 물었다.“지금 어디 계세요?”“회사지.”양미란은 이렇게 대답하다가 바로 알아차리고 이세영을 보면서 물었다.“네 말은 비오 그룹에서 사건이 발생하게 만든 다음 서강빈이 한 짓으로 돌리라는 얘기야?”“바로 그거예요.”이세영이 웃으며 긍정했고 양미란은 송태호와 눈을 맞추더니 잠깐 생각하다가 물었다.“어떻게?”이세영이 대답했다.“며칠 후면 한의학 대회 구역 선발전의 두 번째 경기가 있게 됩니다. 서강빈 때문에 비오 그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대표님의 사업에 차질이 생기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반드시 서강빈을 증오하게 될 것입니다.”양미란과 송태호는 이세영의 뜻을 알고 웃으며 말했다.“역시 이 비서가 아는 게 많네. 우리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 도울 거야.”“좋아요. 이틀 후에 다시 연락하겠습니다.”이세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양미란과 송태호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회사를 떠났다. 송해인과 서강빈의 재결합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들은 어떤 일도 저지를 수 있다. 쓰레기 같은 놈이 뭐가 좋다고, 송해인이 뭐가 쓰이기라도 했는지 서강빈 그놈과 재결합을 하려고 하다니... 그 꿈은 깨야 할 것이다. 회사를 떠나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엄마, 이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송태호의 물음에 양미란은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어찌 됐든 네 누나가 서강빈 그놈이랑 재결합하는 건 절대 안 돼!”“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매형이 얼마나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데, 누나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송태호가 아주 불만스럽다는 듯이 말했고 양미란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기준이는 요즘 뭐 하고 ?”송태호는 고개를 저었다.“잘 몰라요. 아마 저희 누나 때문에 화가 많이 나 있겠죠.”“아이고, 네 누나가 참 멍청이야.”양미란이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정교하게 차려입고 표정이나 분위기가 무척 도도한 여자가 휠체어를 밀고 문을 넘어 들어왔다.“영업 마감했어요.”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젊은 여자는 사나운 기세로 서강빈을 보며 물었다.“당신이 서강빈이야?”그 말을 들은 서강빈이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보았다. 자신은 모르는 사람인데 상대방은 자신을 알고 있다. “맞는데요. 무슨 일이에요?”서강빈은 최대한 예의 차린 태도로 물었다. 이 야심한 밤에 이렇게 대단한 기세로 사람들을 데리고 온 거로 보아하니 상대방도 보통 사람은 아닌듯했다.“진료받으러 왔어.”젊은 여자는 거만한 말투로 말했다.‘진료를 받는다고?’서강빈은 더 의아해졌다.“누가 여기로 오라고 했어요?”서강빈의 물음에 젊은 여자의 가지런한 눈썹이 찡그려지며 불만스럽게 말했다.“진료해달라면 할 것이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얼른 우리 아빠를 치료해줘!”“그게 진료받으러 온 사람의 태도입니까?”서강빈은 아주 불만스러웠다.“문제 있어? 나는 돈을 내고 당신은 치료하면 되잖아.”젊은 여자가 거만하게 말하며 손짓을 하자 뒤에 있던 부하가 은색 가방을 꺼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가방을 열자 모두 현금이었다. 눈대중으로 보면 대충 6억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서강빈은 힐끔 쳐다보고서 가소롭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죄송하지만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예의를 모르는 사람의 아버지를 치료하지 않을 겁니다. 돌아가세요.”서강빈은 그 여자의 태도가 아주 불쾌했다. 진료를 받으러 온 마당에 태도가 저렇게나 건방지다니. 마치 몇억짜리 빚을 받으러 온 빚쟁이처럼 태도가 불량했다.“지금 당신이 누구랑 얘기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젊은 여자는 얼굴이 확 굳어지고 미간에는 거만한 기색을 띤 채 불쾌한 듯 말했다.“지금 당신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성회 염씨 가문의 딸이야! 당신한테 진료를 해달라고 하는 건 우리 전 씨 가문에 네가 충성하고 잘 보일 기회를 주는 거야! 우리 아빠의 병을 치료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의
염지아는 서강빈의 말을 듣고 화를 내는 대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어? 야 이 자식아, 우리 염씨 가문이 성회에서 뭐 하는 가문인지 알아? 모르면 알려줄게. 우리 염씨 가문은 성회에서 무도 명문가 중의 하나이고 성회에서 12개의 도장을 운영하고 있어. 감히 나한테 무릎을 꿇으라고 해? 네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부터 생각해봐! 마지막으로 경고할게. 당장 우리 아빠를 치료해. 아니면 지금 당장 네 가게를 부숴버리고 너를 망가뜨릴 거야!”염지아는 건방지기 그지없었고 완전 안하무인의 태도였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곱게 자라서 안하무인이고 무언가를 두려워해 본 적이 없었다. 서강빈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여전히 똑같은 말이야. 치료 안 해. 치료받고 싶으면 당신이 반드시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해!”그 말에 분노한 염지아가 손짓을 하면서 차갑게 말했다.“가게를 부숴버려!”“네!”열 명이 넘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들은 바로 달려들어서 가게 안의 물건들을 다 부쉈다. 서강빈은 나서서 막지 않았다. 물건들을 돈을 안 들이고 새로 바꿀 기회가 생겼는데 왜 굳이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염지아는 서강빈이 겁을 먹어서 그러는 줄 알았다. 아무래도 성회 안에서는 염씨 가문을 감히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이 자식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물을게. 치료할 거야, 말 거야?”염지아는 차갑게 말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이때, 서강빈의 곁에는 이미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들이 둘러쌌다. 서강빈이 거절하는 말을 한 글자라도 내뱉거나 고개를 젓는다면 그들은 달려들어서 이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녀석을 제압할 것이다.“흠...”서강빈은 숨을 내뱉고는 담담한 눈빛으로 염지아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안 해.”“그럼 평생 치료할 생각 하지 마!”염지아는 사나운 눈빛으로 바로 명령했다.“저 녀석의 손을 망가뜨려서 평생 다시는 의료기구를 들지 못하게 해!”말이 끝나자 두 명의
“너, 너 뭐라고? 나더러 무릎 꿇고 사과를 하라고? 건방진 놈, 너 미쳤어? 너 내가 누군지 몰라?”염지아가 화를 내며 말했다.“나는 성회 염씨 가문의 딸이야! 우리 염씨 가문은 성회의 무도 명문가이고 성회에서 12개의 도장을 운영하고 있어! 우리 아빠는 흑호 도장의 염동건이야! 감히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 흑호 도장 전체가 너를 가만 안 놔둘 거야!”이게 바로 염지아가 믿고 나대는 구석이었다. 하지만 서강빈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로 염지아를 차가운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흑호 도장이면 어찌할 건데? 나한테는 소용없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든가, 아니면 너의 두 손을 망가뜨릴 거야!”염지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소리쳤다.“네가 감히!”“못할 게 뭐가 있어?”서강빈은 차갑게 말하고는 성큼성큼 염지아를 향해 다가갔고 이에 당황한 염지아가 뒤로 물러섰다. 이윽고 서강빈은 염지아의 겁에 질린 시선 속에서 그녀의 손 한쪽을 부러뜨렸다.“악!”염지아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이 미친놈! 네가 감히 정말로 내 손을 망가뜨려?”염지아의 두 눈은 악에 받쳐 서강빈을 노려보았고 몸을 일으켜서는 분노하여 소리쳤다.“네가 누구든지 오늘 나는 반드시 너를 죽여버릴 거야!”화를 내는 염지아의 몸에서는 놀라운 기세를 뿜어냈다. 서강빈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이 화가 나서 이성을 잃어가는 염지아를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네 손 한쪽을 망가뜨리는 것은 시작에 불과해.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잘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야. 진료를 받으러 왔으면서 건방지고 무례한 것. 거절당하고 나서도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기세를 내세워 사람을 괴롭히려고 한 것. 이게 바로 성회 염씨 가문의 가풍인가?”서강빈은 염지아를 두려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이 그녀에게로 다가갔다.“그리고 사람들을 시켜서 내 가게의 물건들을 다 부숴버리고. 이것들은 모두 몇백억의 가치가 가는 희귀한 물건들이야!”이 말을 들은 염지아는 다급하게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