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지아는 서강빈의 말을 듣고 화를 내는 대신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어? 야 이 자식아, 우리 염씨 가문이 성회에서 뭐 하는 가문인지 알아? 모르면 알려줄게. 우리 염씨 가문은 성회에서 무도 명문가 중의 하나이고 성회에서 12개의 도장을 운영하고 있어. 감히 나한테 무릎을 꿇으라고 해? 네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부터 생각해봐! 마지막으로 경고할게. 당장 우리 아빠를 치료해. 아니면 지금 당장 네 가게를 부숴버리고 너를 망가뜨릴 거야!”염지아는 건방지기 그지없었고 완전 안하무인의 태도였다.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곱게 자라서 안하무인이고 무언가를 두려워해 본 적이 없었다. 서강빈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여전히 똑같은 말이야. 치료 안 해. 치료받고 싶으면 당신이 반드시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해!”그 말에 분노한 염지아가 손짓을 하면서 차갑게 말했다.“가게를 부숴버려!”“네!”열 명이 넘는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들은 바로 달려들어서 가게 안의 물건들을 다 부쉈다. 서강빈은 나서서 막지 않았다. 물건들을 돈을 안 들이고 새로 바꿀 기회가 생겼는데 왜 굳이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염지아는 서강빈이 겁을 먹어서 그러는 줄 알았다. 아무래도 성회 안에서는 염씨 가문을 감히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이 자식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물을게. 치료할 거야, 말 거야?”염지아는 차갑게 말하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이때, 서강빈의 곁에는 이미 검은 슈트를 입은 경호원들이 둘러쌌다. 서강빈이 거절하는 말을 한 글자라도 내뱉거나 고개를 젓는다면 그들은 달려들어서 이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녀석을 제압할 것이다.“흠...”서강빈은 숨을 내뱉고는 담담한 눈빛으로 염지아를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안 해.”“그럼 평생 치료할 생각 하지 마!”염지아는 사나운 눈빛으로 바로 명령했다.“저 녀석의 손을 망가뜨려서 평생 다시는 의료기구를 들지 못하게 해!”말이 끝나자 두 명의
“너, 너 뭐라고? 나더러 무릎 꿇고 사과를 하라고? 건방진 놈, 너 미쳤어? 너 내가 누군지 몰라?”염지아가 화를 내며 말했다.“나는 성회 염씨 가문의 딸이야! 우리 염씨 가문은 성회의 무도 명문가이고 성회에서 12개의 도장을 운영하고 있어! 우리 아빠는 흑호 도장의 염동건이야! 감히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해? 흑호 도장 전체가 너를 가만 안 놔둘 거야!”이게 바로 염지아가 믿고 나대는 구석이었다. 하지만 서강빈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로 염지아를 차가운 눈빛으로 보며 말했다.“흑호 도장이면 어찌할 건데? 나한테는 소용없어.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든가, 아니면 너의 두 손을 망가뜨릴 거야!”염지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소리쳤다.“네가 감히!”“못할 게 뭐가 있어?”서강빈은 차갑게 말하고는 성큼성큼 염지아를 향해 다가갔고 이에 당황한 염지아가 뒤로 물러섰다. 이윽고 서강빈은 염지아의 겁에 질린 시선 속에서 그녀의 손 한쪽을 부러뜨렸다.“악!”염지아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했다.“이 미친놈! 네가 감히 정말로 내 손을 망가뜨려?”염지아의 두 눈은 악에 받쳐 서강빈을 노려보았고 몸을 일으켜서는 분노하여 소리쳤다.“네가 누구든지 오늘 나는 반드시 너를 죽여버릴 거야!”화를 내는 염지아의 몸에서는 놀라운 기세를 뿜어냈다. 서강빈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이 화가 나서 이성을 잃어가는 염지아를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네 손 한쪽을 망가뜨리는 것은 시작에 불과해.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잘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야. 진료를 받으러 왔으면서 건방지고 무례한 것. 거절당하고 나서도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으로 기세를 내세워 사람을 괴롭히려고 한 것. 이게 바로 성회 염씨 가문의 가풍인가?”서강빈은 염지아를 두려워하는 기색이 전혀 없이 그녀에게로 다가갔다.“그리고 사람들을 시켜서 내 가게의 물건들을 다 부숴버리고. 이것들은 모두 몇백억의 가치가 가는 희귀한 물건들이야!”이 말을 들은 염지아는 다급하게 소리
“이 자식이 이렇게 만든 거야! 당장 이 자식을 망가뜨려!”염지아는 서강빈을 가리키며 소리쳤고 두 눈에는 사나운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지금 당장 서강빈을 찢어버려도 속이 시원찮을 것 같았다. 개량한복을 입은 그 중년 남자는 뒤돌아 날카로운 시선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낮은 음성으로 호통쳤다.“건방진 놈! 감히 염씨 가문 아가씨의 몸에 손을 대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 보다. 얘들이 당장 저 자식의 두 다리를 부러뜨려서 무릎을 꿇게 해!”“네!”무도복을 입은 제자들이 신속하게 달려가서 서강빈의 무릎을 걷어차려고 했다. 그들은 힘을 실어 서강빈의 무릎을 찼지만 그들의 예상대로 서강빈의 무릎이 산산조각이 나서 바닥에 무릎을 꿇는 일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두 제자의 다리가 거대한 힘에 부딪혀 튕겨 나가서는 90도로 꺾여서 흰 뼈가 보였고 피가 바닥에 질퍽했다. “아악!”도장의 두 제자는 부러진 다리를 안고 바닥에 쓰러져서 신음을 냈다. 이 광경을 본 개량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는 미간을 찡그리고 굳은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무술을 할 줄 아는 놈이구나. 강기공을 할 줄 아는 모양이군. 그렇게 건방진 이유가 있었네. 다 같이 공격해서 저 자식을 제압해!”중년 남자의 생각에는 작디작은 송주에 대단한 무사가 없다고 여겼다. 서강빈처럼 이런 사람들도 아마 선조들이 무술을 할 줄 아는 덕을 보아 전해 내려오는 강기공을 스스로 배운 것뿐이고 경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순식간에 열 명이 넘는 도장 제자들이 서강빈에게 달려들어서 손발을 휘둘렀다. 염지아는 부러진 팔을 붙잡고 서늘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미친놈, 너는 정말 비참하게 죽을 거야! 이따가 나는 네 몸에 있는 뼈마디 하나하나를 다 부숴버릴 거니까.”“아가씨, 먼저 차에 가서 쉬고 계세요. 여기는 제가 정리하겠습니다.”개량한복의 중년 남자가 공손하게 말했다. 염지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도장의 제자 두 명을 불러 염동건의 휠체어를 끌게 하고는 차에 올라타려고 했다. 하
염지아는 곁에 있는 개량 한복을 입은 중년 남자를 보고 초조하게 물었다.“유 사부, 어떡해?”유 사부는 굳은 표정으로 담담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아가씨, 두려워하지 말아요. 제가 있잖아요.”말을 마친 유 사부는 앞으로 두 걸음 다가가 개량 한복을 벗었다. 다부진 근육을 드러낸 그는 온몸에서 폭발적인 기운을 뿜으며 차갑게 말했다.“미친놈, 내가 너를 얕잡아 봤구나. 네가 이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을 줄 몰랐어! 상관없어. 그럼 내가 직접 너를 상대해주지. 네가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보자!”말을 마친 유 사부는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두 발을 넓게 벌리고 서서 중심을 잡았다. 그의 몸에서는 무서운 내력이 뿜어져 나왔고 발밑에서조차 강풍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체수?’유 사부라는 이 사람이 체수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 체수가 되는 것은 아주 엄격하고 수련하기 까다로운 길이었다. 일반적인 무사와 수도자보다 수련하기는 백배 더 어려웠는데 이런 사람들은 온전히 자신의 힘에 의존하고 어떤 외력의 도움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내 주먹을 받아라!”유 사부는 호통과 함께 발을 굴렀는데 바닥에 공포스러운 발자국이 생겼다. 그러고 나서 유 사부는 번개처럼 한 손에 무시무시한 강풍과 내력을 동반하여 서강빈의 가슴을 내리치려고 했다.“맞아! 유 사부, 때려죽여!”염지아는 뒤에서 힘을 북돋아 주면서 이렇게 협박했다. 서강빈은 태연하게 상대방의 주먹을 보면서 마찬가지로 주먹을 들었다. 서강빈의 이 행동을 본 유 사부는 비웃으며 호통쳤다.“어린놈이 건방지고 무식하구나! 안하무인의 결과는 아주 참혹할 거야! 내 천호 권법은 아무도 막지 못해!”말이 끝나자 두 주먹이 충돌하여 큰 소리를 냈다. 유 사부와 염지아의 예상대로 서강빈이 맞아서 날아가는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유 사부가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그의 오른 주먹은 이미 부러져서 피범벅이 되었다.“어떻게 이럴 수가?”유 사부는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고 경악한 눈길로 서강빈
싸늘한 표정의 서강빈이 한걸음, 한걸음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본 염지아는 온몸이 덜덜 떨리며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녀는 서강빈이 그저 볼품없는 의사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인제 보니 자신이 틀렸다. 그는 의사일 뿐만 아니라 대단한 무사였다.“너, 너 뭐 하려고?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성회 염씨 가문의 딸이야!”염지아는 불안한 음성으로 소리쳤고 두 눈에는 두려운 기색이 다분했다. 서강빈은 손을 들어 허공을 가르며 염지아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한 방 맞은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입안에는 피가 가득했다.“너!”염지아는 고개를 돌려 화를 냈지만 돌아온 대답은 서강빈이 다시 한번 뺨을 내리치는 것이었다. 이제야 염지아는 겁을 먹고 눈물을 터뜨렸다.이때, 휠체어에 앉아있던 염동건이 힘겹게 말을 뱉었다.“야 이 자식아, 내 딸을 다치게 하고 또 송주 지역에 있는 우리 도장의 사람들을 저렇게나 많이 때려눕히고 유자룡까지 죽였으면 그만해도 되지 않아?”염동건이 계속 말이 없었던 것은 병이 심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서강빈이 자신의 딸에게 연이어 손을 대는 것을 보고 염동건의 분노가 마음속으로부터 끓어올랐다.“아빠, 살려주세요. 살려줘요...”염지아는 겁에 질려서 얼른 염동건의 곁으로 기어갔다. 지금 그녀의 아버지만이 그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 “살려달라고? 염씨 가문의 아가씨야, 너무 허황한 생각 아니야?”서강빈은 꼿꼿하게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염지아와 염동건을 보고 있었다.“당신 아버지는 지금 폐인인데 어떻게 당신을 구할 수 있겠어?”서강빈이 거센 기세로 묻는 말에 염지아는 겁에 질려 온몸을 덜덜 떨었다. 염동건은 힘겹게 두 손으로 휠체어를 밀어서 염지아의 앞에 막아서며 서강빈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오늘 밤의 일은 오해일세. 내 딸이 잘못했네. 이보게 젊은이, 넓은 아량을 베풀어 우리를 놓아주게나.”염동건은 말을 한마디 할 때마다 온몸의 힘을 다 끌어다 써야 했는데 병이 너무 심해서 어쩔수 없었다.“오해라고요?”
“그리고 당신의 무도 수련도 절반 망가졌을 것입니다.”서강빈의 말에 휠체어에 앉아있던 염동건이 염지아에게 뒤로 돌라고 하고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소리쳤다.“자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그는 서강빈이 단지 한번 봤을 뿐인데 자신의 상황을 모두 파악했다는 것에 놀랐다. 서강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내가 어떻게 알았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추측이 틀리지 않는다면 성회 전씨 가문의 가주님, 전태산이 당신들을 여기로 오라고 하셨죠?”염동건은 상황 파악이 잘 안 되었다. 그가 자신의 딸과 함께 여기로 찾아온 게 서강빈의 말대로 전태산의 추천으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염동건은 수백 명의 의사를 찾아갔지만 모두 고치지 못했다. 전씨 가문의 어르신이 한 명의 신의한테 치료받고 나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전태산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경으로 그들을 찾아갔고 그들에게서 서강빈의 정보를 듣게 된 것이다. 하여 그는 얼른 염지아에게 자신을 데리고 송주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때까지 교만하게 살아온 염지아가 결국 사고를 친 것이다.“돌아가세요. 당신의 병은 치료해주지 않을 것입니다.”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하지만 당신의 딸이 망가뜨린 내 가게의 물건들을 모두 배상하고 이 가게 문 앞에서 3일 밤낮을 무릎 꿇고 있으면 당신을 치료해줄 수도 있어요. 아, 한마디 충고할게요. 이 세상에서 나를 제외하고 당신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3일, 당신에게는 3일의 시간이 남았습니다. 3일이 지나도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당신은 영원히 그렇게 마비되어 갈 것입니다.”말을 마친 서강빈은 바로 만물상점의 대문을 닫았다. 문이 닫히면서 나는 큰 소리에 염지아는 깜짝 놀라서 소리 질렀다.“아빠, 제가 보기에 저 자식이 허튼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 자식을 믿지 말아요. 돌아가서 더 대단한 신의를 찾아드릴게요. 이 하늘 아래에 저 자식을 제외하고 아빠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염동건은 미간을
서강빈이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주민정은 우물쭈물하면서 한참 뒤에 대답했다.“모임 하나가 있는데 대표님께서 저랑 함께 가주셨으면 해서요.”“모임이요? 무슨 모임이에요?”서강빈은 의아하게 물었고 주민정은 어색하게 대답했다.“그저 친구끼리 만나는 자리에요... 대표님, 시간 안 되시면 괜찮아요.”주민정은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다. 서강빈은 잠깐 고민하더니 어차피 지금 당장 할 일도 없고 해서 승낙했다.“알겠어요. 주소를 저한테 보내줘요.”자신이 승진시킨 사장인데 어찌 됐든 잘 챙겨줘야 했다.“정말이에요? 감사합니다, 대표님. 저희 저녁 6, 7시쯤에 회사 문 앞에서 만나요. 제가 운전해서 함께 갑시다.”주민정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고 서강빈은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전화를 끊고 서강빈은 전당에 앉아 탄천병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저녁 6, 7시쯤 되어 서강빈은 택시를 타고 회사로 갔다. 회사의 문 앞에 도착하자 주민정이 보였다. 그녀는 오늘 붉은색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희고 긴 다리에는 검은색 스타킹을 신었다. 거기다가 하이힐도 신고 정교한 메이크업도 해서 성숙한 여자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주민정도 엄청난 미인이었고 그 분위기와 몸매가 무척 매혹적이었다. 특히 쭉 뻗은 두 다리는 아주 길고 곧았다.“대표님.”주민정은 서강빈이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 들떠서 손을 흔들었다. 서강빈은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오늘 예쁘네요. 어떤 친구 모임이길래 이렇게 신경을 많이 썼어요?”주민정은 머리를 넘기면서 살짝 발그스레한 얼굴로 고개를 숙인 채 어색하게 물었다. “대표님이 보기에 예쁘나요?”“아주 예뻐요.”서강빈은 별다른 의미 없이 자연스럽게 칭찬을 건네고 말했다.“갑시다.”주민정은 이미 마음속으로 엄청나게 기뻐하면서 얼른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서강빈을 따라갔다. 이렇게 신경 써서 차려입은 것은 친구 모임 때문이 아니라 서강빈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니 서강빈이 예쁘다고 하면, 이 전략은
반달 모양으로 된 좌석에는 네, 다섯 명의 젊고 스타일리시한 여자들이 앉아 있었고 모두 긴 다리를 드러내고 있어 현란한 장면을 연출했고 주위에 있는 남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자리에 앉은 후, 주민정은 작은 목소리로 곁에 앉은 서강빈에게 소개했다.“손하린이라고 하고 예전에 저랑 제일 친했던 친구인데 몇 년 전에 외국으로 나갔어요. 여기는 차례대로 한지혜, 손서연, 이다은이고 다 제 옛친구들이에요.”서강빈은 상대방과 눈인사를 했다.“이분은... 내 친구, 서강빈이라고 해.”주민정은 잠깐 고민하다가 서강빈이 그녀의 대표님이라는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서강빈은 예의를 차려서 손을 뻗으며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서강빈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가워요.”하지만 서강빈과 제일 가까이 있던 한지혜는 그저 서강빈을 훑어볼 뿐, 악수하지 않았고 입을 삐죽거리며 얼굴에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안녕하세요.”한지혜는 억지로 몇 글자 안 되는 인사를 내뱉었고 손서연도 무심하게 한마디 던졌다.“저는 손서연이라고 해요.”그러고 나서는 서강빈을 보지 않고 한지혜에게 다가가 귓가에 대고 뭐라 속닥거렸고 두 사람의 얼굴에는 비웃는 기색이 다분했다. 더욱이 이다은은 얕보는 말을 직설적으로 서슴없이 뱉었다.“민정아, 설마 아니지? 우리는 네가 재벌 2세 남자친구를 데리고 오는 줄 알았는데 결국 이거야?”“그래, 민정아. 이러는 건 아니지. 지금 네가 승진했다는 걸 누가 몰라. 회사 사장인데 재벌 2세들이나 사장님들과 친분이 있을 거 아니야, 너 좋다는 사람이 없었어?”한지혜는 맞장구를 치고는 서강빈을 흘겨보며 깔보듯 말했다.“몸에 걸친 것들을 합해도 20만 원이 안 되는 이런 친구를 데리고 오면 분위기를 망치는 게 아닌가 싶어. 네가 정 아는 친구가 없다면 내가 소개해줄게. 얼마 전에 금방 알게 된 외국 남자가 있는데 몸매랑 근육이 대단하고 그 짓도 대박이야. 하룻밤 내내 시달렸는데 어찌나 끝내주던지. 그 사람을 소개해줄게.”한지혜는 마치 일상적인 일인 듯 거침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