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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1화

싸늘한 표정의 서강빈이 한걸음, 한걸음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것을 본 염지아는 온몸이 덜덜 떨리며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녀는 서강빈이 그저 볼품없는 의사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인제 보니 자신이 틀렸다. 그는 의사일 뿐만 아니라 대단한 무사였다.

“너, 너 뭐 하려고?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성회 염씨 가문의 딸이야!”

염지아는 불안한 음성으로 소리쳤고 두 눈에는 두려운 기색이 다분했다. 서강빈은 손을 들어 허공을 가르며 염지아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한 방 맞은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입안에는 피가 가득했다.

“너!”

염지아는 고개를 돌려 화를 냈지만 돌아온 대답은 서강빈이 다시 한번 뺨을 내리치는 것이었다. 이제야 염지아는 겁을 먹고 눈물을 터뜨렸다.

이때, 휠체어에 앉아있던 염동건이 힘겹게 말을 뱉었다.

“야 이 자식아, 내 딸을 다치게 하고 또 송주 지역에 있는 우리 도장의 사람들을 저렇게나 많이 때려눕히고 유자룡까지 죽였으면 그만해도 되지 않아?”

염동건이 계속 말이 없었던 것은 병이 심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서강빈이 자신의 딸에게 연이어 손을 대는 것을 보고 염동건의 분노가 마음속으로부터 끓어올랐다.

“아빠, 살려주세요. 살려줘요...”

염지아는 겁에 질려서 얼른 염동건의 곁으로 기어갔다. 지금 그녀의 아버지만이 그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

“살려달라고? 염씨 가문의 아가씨야, 너무 허황한 생각 아니야?”

서강빈은 꼿꼿하게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염지아와 염동건을 보고 있었다.

“당신 아버지는 지금 폐인인데 어떻게 당신을 구할 수 있겠어?”

서강빈이 거센 기세로 묻는 말에 염지아는 겁에 질려 온몸을 덜덜 떨었다. 염동건은 힘겹게 두 손으로 휠체어를 밀어서 염지아의 앞에 막아서며 서강빈을 보고 차갑게 말했다.

“오늘 밤의 일은 오해일세. 내 딸이 잘못했네. 이보게 젊은이, 넓은 아량을 베풀어 우리를 놓아주게나.”

염동건은 말을 한마디 할 때마다 온몸의 힘을 다 끌어다 써야 했는데 병이 너무 심해서 어쩔수 없었다.

“오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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