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호가 웃으며 말했다.“이분 삼절 도장은 신현 지역에서 제일가는 거장입니다. 이 천록염주가 바로 삼절 도장이 제조한 것이고 사악한 기운과 화를 쫓고 풍수를 조절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죠. 50억의 경매 시작 가격은 전혀 높은 가격이 아닙니다.”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찡그리고 물었다.“진 회장님, 설마 오늘 밤에 낙찰하려고 하는 물건이 이 천록염주는 아니죠?”“정말 서강빈 씨는 속일 수가 없습니다. 맞아요. 제 목표가 바로 이 천록염주입니다. 화첩에 있는 기타 영기들에서 서강빈 씨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다 저한테 말씀하세요. 모두 낙찰해드리겠습니다.”진천호는 호기롭게 말했고 서강빈은 담담한 웃음을 지으며 그 천록염주를 여러 번 훑어보았다. 도장이라는 사람이 염주 같은 영기도 만들 수 있다니 흥미가 돋았다. 역시 이 늙은 도장은 떠돌이 생활을 하며 닳고 닳은 사람이었다. 이 염주가 진천호의 말처럼 그런 효능을 가질지 서강빈은 지금 판단할 수 없고 직접 보아야만 알수 있었다. 서강빈은 화첩을 계속하여 넘겨보았고 화첩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던 영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옥으로 된 검은색 단지였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에 온통 검은색인 단지 표면에는 알기 어려운 부호와 도안들이 있었고 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곁에는 이 영기를 소개하는 작은 글이 한 줄 있었다.삼킬 탄에 하늘 천, 탄천병이라고 고려 시대의 물건이고 어디에 쓰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야사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 시대 때 기를 단련하는 사람들이 수행하던 영기라고 하는데 봉인을 풀면 하늘과 땅을 삼킬 수 있는 거대한 영기라고 했다. 이게 바로 스승님이 얘기했던 탄천병이라니, 서강빈의 마음속에는 경악의 물결이 일렀다. 이건 고려 시대에 삼천 수도자들을 재난의 길로 이끈 대단한 물건이었다. 이는 일반적인 영기가 아니라 완전히 영기의 영역을 벗어나 천지 사이의 각종 죽은 이의 영혼과 사악한 기운뿐만 아니라 일부분의 하늘과 땅도 집어삼킬 수 있었다. 스승님의 말씀에 따르면 500년 전에 탄천병이 한번
진천호와 서강빈이 자리에 앉자 멀지 않은 곳 앞자리에 앉아있던 성숙한 차림새의 권효정이 마침 서강빈을 발견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의 곁에는 마흔 살이 넘은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는 권효정의 표정 변화를 보고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 “왜 그래, 저 사람이 바로 그 소문 속의 남자친구야?”권효정은 미간을 찡그리고 말했다.“정 아저씨,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저는 저 사람 몰라요.”정 아저씨라 불린 그 중년 남자는 웃음을 짓더니 다 안다는 표정을 하며 말했다.“싸웠어?”“아니요. 저는 저런 쓰레기 같은 자식이랑 안 싸워요.”권효정은 씩씩거리며 대답했고 정 아저씨도 웃을 뿐 더 얘기하지 않았다. 경매는 빠르게 시작되었고 사람들 속에서도 잔잔한 소란이 일었다. 키가 크고 몸매가 좋은 여자 진행자가 전문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 개회사를 하면서 경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서강빈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가 마음에 들어 하던 탄천병이 첫 경매품으로 나왔다. 아마도 그 탄천병이 보기에 특별한 점이 없고 경매 시작 가격도 낮았기에 현장에서는 가격을 부르는 사람들이 얼마 없었다. 진천호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서강빈 씨, 갖고 싶으면 바로 가격을 부르세요. 마지막에 제가 결산하면 됩니다.”웃어 보인 서강빈은 사양하지 않고 팻말을 들어 가격을 말했다.“2억 5000만이요.”매번 가격을 더 하는 폭이 5000만 원이므로 서강빈은 사전에 나온 가격에 5000만 원을 더했다. 서강빈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 속에서 잇따라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3억!”고개를 돌려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 늙은 도장, 삼절 도장이었다. 상대방도 서강빈을 발견하고는 불쾌하다는 듯 서강빈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지금 삼절 도장의 곁에는 몸값이 대단한 어르신들이 몇 명 앉아서 그를 신처럼 모시고 있었다. 진천호도 누군가 값을 부르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려 삼절 도장이라는 것을 보더니 바로 놀란 소리를 내었다
서강빈의 말에 현장이 시끄러워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저 자식이 감히 삼절 도장이 사기꾼이라고 한 거야?’모두 서강빈이 미쳤다고 생각했다.“저 자식은 누구야? 처음 보는데 저렇게 건방져?”“감히 삼절 도장을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은 저 자식이 처음이야.”“멍청한 놈, 단번에 현장에 있는 절반이 되는 어르신들을 욕보였어.”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서강빈을 보는 눈빛에는 분노, 비웃음과 불만이 서려 있었다. 권효정은 주변의 반응에 미간을 찡그리고 서강빈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는 절반이 넘는 재벌들은 삼절 도장을 신처럼 모시고 있었는데 물론 권효정도 이 늙은 도장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녀가 지금 말한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었다.“저 자식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저 얘기를 하는 거야.”권효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았다. 곁에 있던 정 아저씨가 웃으며 물었다.“왜, 걱정돼?”“걱정은 무슨 걱정이에요...”권효정은 새침하게 말했지만,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편, 진천호는 서강빈이 바로 이렇게 말할 줄을 몰라 몸을 퍼뜩 떨었다. 삼절 도장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어 큰일이다. 한쪽은 삼절 도장이고 한쪽은 자신을 구해준 서강빈이기에 진천호는 무척 망설여졌다. 결국, 어쩔수 없이 진천호는 그저 모른 척했다. 삼절 도장도 표정이 무지하게 어두워졌고 꽉 쥔 주먹은 서강빈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어 했다. 그는 이 자식이 오래도록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게 둘 수 없어 그 재벌에게 말했다.“됐어요. 탄천병은 저 자식에게 양보하죠.”삼절 도장은 이미 계획이 있었다. 서강빈이 탄천병을 손에 넣게 되면 뺏으면 될 일이었다. 이런 장소에서 저 자식과 실랑이를 벌일 필요가 없다. 앞으로 경매에 나올 천록염주야말로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재벌은 삼절 도장의 말을 듣고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꾸짖었다.“건방진 녀석! 삼절 도장
종업원이 빨간 천에 뒤덮인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빨간 천에 덮여서 보이지 않기는 했지만 모두 그 안에 있는 물건이 바로 천록염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자 진행자는 천록염주를 보려고 고개를 빼든 재벌 어르신들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여러분,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곧 시작됩니다. 모두 마지막 영기가 무엇인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삼절 도장의 명성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현장에 있는 절반의 재벌 어르신들이 다 삼절 도장의 은혜를 받으셨죠. 이 천록염주는 삼절 도장이 3년의 세월을 들여서 제조한 최상급의 영기입니다. 사악한 기운과 화를 내쫓고 풍수를 조절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운세를 바꾸고 대운이 트는 등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여자 진행자가 천록염주의 효능에 대해 말하고 있을 때 아래에서는 많은 사람이 소리치기 시작했다.“그만그만, 다 알고 있으니 얼른 꺼내서 천록염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보자고!”여자 진행자는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지금 바로 신비로운 천록염주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죠.”말을 마친 그녀가 손을 뻗어 쟁반 위에 있던 빨간 천을 벗기자 금색의 빛이 순식간에 가닥가닥 비쳐 사람들을 눈부시게 했다. 그 순간, 천록염주는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몸을 비추면서 신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구슬이 온통 금빛을 띠고 옥처럼 매끄러웠으며 금빛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영기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사람이라고 해도 지금은 이 천록염주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세상에! 이게 바로 천록염주인건가, 너무 예쁘다...”“너무 신기한 느낌이야. 한번 보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몸이 가뿐해져.”“젠장! 이 염주는 내가 꼭 손에 넣어야겠어! 얼마가 됐든 반드시 낙찰할 거야!”현장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모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가까이 가서 그 천록염주를 보려고 했고 그 신성한 빛이 자신에게로 비추게 했다. 여자 진행자가 웃으며 말했다.“모두 천록염주의 모습을 보았으니
진천호는 멈칫하더니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짜라고요? 서강빈 씨, 장난하시는 거 아니죠?”진천호는 망설여졌다. 서강빈은 그가 데리고 와서 진위를 판단해달라고 하는 사람인데 그런 서강빈이 가짜라고 하니 살짝 위축되기는 했다.“가짜입니다.”서강빈이 태연하게 말했다. 방금 빨간 천을 거뒀을 때 서강빈도 거기에서 뿜어나오는 금빛을 보고 진짜라고 믿을뻔했는데 자세히 보니 천록염주라는 게 그저 색을 입힌 일반 구슬일 뿐이었다. 오묘한 분위기의 이유는 구슬 내부에 설치한 작은 구영진에 있었는데 아마도 내부에 주입한 금색의 전구까지 더해졌기에 그렇게 눈부시고 인체에 이로운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었다. 간단하게 말하면 완전 거짓이고 영기를 모르는 재벌 어르신들을 속여서 돈을 빼내려는 것이었다. 서강빈은 늙은 도장의 곁에 있는 몇 명의 재벌 어르신도 그가 일부러 돈을 더 높게 부르라고 부탁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 진천호는 영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분명했다. 잠깐 망설이던 진천호는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서강빈 씨, 이 천록염주가 가짜라는 게 확실합니까?”“확실합니다. 이 염주는 그저 평범한 구슬입니다.”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하자 진천호는 들고 있던 팻말을 내리기 시작했다. 진천호 스스로는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한편, 삼절 도장의 곁에 있던 방금 440억을 부른 재벌은 진천호가 망설이는 것을 보고 미간을 치켜들며 도발했다.“왜 그러죠? 진 회장님 480억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까? 저는 440억을 불렀는데 회장님은 480억을 차마 부르지 못하겠는 거예요? 아니면 회장님 돈이 모자랍니까? 돈이 모자라면 얘기를 하지, 제가 빌려드릴 텐데 말이에요.”이 말들을 들은 현장의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어두운 표정의 진천호는 불만이 가득했다. 자신을 도발하고 있는 이 뚱뚱한 남자는 주영수라는 사람이었는데 명문가 출신이고 진천호와 오래된 앙숙으로서 항상 서로의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다. 진천호는 주영수가 자신이
“삼절 도장,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되면 600억의 가치를 훨씬 뛰어넘게 되겠네요.”주영수는 엄지를 치켜들고 웃으며 말했다. 이에 삼절 도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저도 갑자기 생각난 것입니다. 계속 가격을 불러서 700억까지 가죠.”“좋아요!”주영수가 대답했다. 역시 예상대로 현장에 있던 재벌 한 명이 이를 악물고 팻말을 들었다.“600... 610억!”“620억!”“640억!”...가격을 높이는 바람이 한바탕 지나갔다. 마지막에는 주영수가 팻말을 들고 가격을 불렀다.“670억!”그러고 나서 그는 진천호를 보며 도발하는 웃음을 띤 채 말했다.“진 회장, 가격을 못 부르고 있는 거야? 600억이 넘는 이 정도 가격은 진 회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텐데?”진천호는 지금 미간을 찌푸린 채 서강빈과 작은 목소리로 속닥거리고 있었고 주영수는 그 모습을 보고 비웃었다.“진 회장, 그 자식이랑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는 거예요?”주영수와 말을 섞기 싫은 서강빈은 그를 개의치 않고 진천호한테 말했다.“진 회장님, 이제 알겠어요? 저 주영수라는 사람과 삼절 도장은 한통속입니다.”진천호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서강빈 씨, 확실합니까?”“믿지 못하겠어요?”서강빈은 웃음 짓고는 손가락을 진천호의 귀에 가져다 댔고 한줄기 영기가 순식간에 진천호의 귓속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진천호는 자신의 귀에 들려오는 각종 소란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랐다.“이게 뭡니까?”진천호는 놀란 얼굴로 물었고 서강빈이 대답했다.“진정하세요. 이건 남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은 술수를 제가 회장님께 부린 것입니다. 진 회장님, 지금 주영수와 삼절 도장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한번 들어보세요.”진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주영수와 삼절 도장을 보았다. 역시 귓가에는 삼절 도장과 주영수가 속닥이는 소리가 빠르게 흘러들어왔다.“삼절 도장, 도발이 좀 부족한 것일까요? 진천호가 가격을 부르지 않는데 좀 자극해 볼까요?”“네. 계속 자극하세요. 더 높은 가
주영수는 벌떡 일어나 진천호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화를 냈다.“진천호, 왜 값을 더 부르지 않는 거야?”진천호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너무 비싸서 돈을 더 부르지 못하겠어. 주 사장처럼 돈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말이야. 690억 거금인데, 주 사장 축하해요.”말을 할수록 진천호의 얼굴에는 주체를 못 하고 웃음이 피었다. 그 순간, 주영수는 자신의 수가 들통났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어 여자 진행자를 향해 소리쳤다.“아니야! 내가 부른 값은 무효야! 690억은 진천호가 부른 값이야!”690억을 주고 가짜 영기를 하나 산다고? 그 물건이 결국 거금을 주고 자신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고 생각하니 주영수는 미칠 지경이었다. 주영수는 한편으로 여자 진행자에게 소리치면서 한편으로 진천호를 닦달했다.“진천호, 당장 700억을 불러! 이 천록염주를 너에게 양보할게. 이거 좋은 물건이야!”다급해진 주영수가 이성을 잃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고 현장에 있는 재벌 어르신들은 어리둥절해졌다.‘무슨 상황이야? 천록염주가 최고급의 영기라면서 왜 서로 양보하고 있는 거야?’진천호가 웃으며 말했다.“주 사장, 본인이 부른 값을 어떻게 무를 수 있어? 천록염주가 좋은 물건이라며, 그러면 주 사장이 낙찰하면 되잖아.”앞서 서강빈이 청록 염주가 가짜라고 했던 말을 진천호는 지금 거의 확실하게 믿게 되었다. 그게 아니라면 주영수가 이렇게 초조해할 리가 없다.“안돼! 당신 무조건 700억 불러야 해!”주영수는 이성을 잃고 막무가내로 억지를 부렸고 표정이 어두워진 진천호가 불만스럽게 말했다.“주영수, 지금 네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기나 해?”“나는...”주영수는 말문이 막혔고 곁에 있던 삼절 도장도 미간을 찌푸린 채 작게 말했다.“주 사장님, 앉으세요.”주영수는 고개 돌려 삼절 도장을 보며 초조하게 말했다.“삼절 도장, 690억입니다.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거잖아요?”곁에 있던 재벌 어르신들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확 바뀌었다.“무슨 뜻이야?”“물거품이 됐다고?”
“삼절 도장이 정말 이런 사람일 줄 몰랐네요.”진천호는 자신이 무척 숭배하고 존경했던 삼절 도장이 인제 와서 보니 그냥 사기꾼이었다는 것에 한숨을 내쉬었다. 여자 진행자가 낙찰의 의미로 망치를 내리치고 나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천록염주는 정식적으로 주영수의 소유가 된다. 서강빈은 웃음을 짓더니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진 회장님, 한 번 더 속 시원하게 화풀이를 하시겠습니까?”“무슨 뜻이지요?”진천호가 눈을 깜빡거리면서 의아하게 묻자 서강빈이 대답했다.“당연히 천록염주가 사기였다는 것을 까발리는 거죠.”진천호는 흠칫하더니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서강빈 씨, 자신 있습니까? 아무래도 삼절 도장입니다. 실력이 대단해요.”“저를 믿으세요.”서강빈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이윽고 그는 갑자기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들릴 정도의 큰소리로 말했다.“주 사장님께서 690억에 가짜 영기를 하나 들이시다니 역시 돈 많은 분이 다르긴 다르군요.”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시선이 서강빈을 향했다. 권효정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강빈을 보았다.“이 자식이 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저런 소리를 하는 거야?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가...”권효정이 초조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정 아저씨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다가 이내 담담하게 웃었고 시선은 서강빈을 훑어보고 있었다.한편, 주영수는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았다. 안 그래도 690억에 가짜를 사게 되어 가슴에서 피눈물이 흐르고 있는데 지금 저 빌어먹을 자식이 자신의 면전에서 저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상처 소금을 뿌리는 격이 아닌가? 하지만 주영수는 그렇다고 인정할 수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서강빈을 꾸짖었다.“이 자식아, 어디서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가짜라고? 이건 삼절 도장이 직접 제조한 진짜 영기인 천록염주야! 690억은 마땅히 지급해야 할 값이지! 당신들이 낙찰하지 못하니까 이런 식으로 나를 조롱해? 분명히 말하는데 지금 이러는 건 당신들이 헛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