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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2화

진천호와 서강빈이 자리에 앉자 멀지 않은 곳 앞자리에 앉아있던 성숙한 차림새의 권효정이 마침 서강빈을 발견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의 곁에는 마흔 살이 넘은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는 권효정의 표정 변화를 보고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

“왜 그래, 저 사람이 바로 그 소문 속의 남자친구야?”

권효정은 미간을 찡그리고 말했다.

“정 아저씨,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저는 저 사람 몰라요.”

정 아저씨라 불린 그 중년 남자는 웃음을 짓더니 다 안다는 표정을 하며 말했다.

“싸웠어?”

“아니요. 저는 저런 쓰레기 같은 자식이랑 안 싸워요.”

권효정은 씩씩거리며 대답했고 정 아저씨도 웃을 뿐 더 얘기하지 않았다.

경매는 빠르게 시작되었고 사람들 속에서도 잔잔한 소란이 일었다. 키가 크고 몸매가 좋은 여자 진행자가 전문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 개회사를 하면서 경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서강빈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가 마음에 들어 하던 탄천병이 첫 경매품으로 나왔다. 아마도 그 탄천병이 보기에 특별한 점이 없고 경매 시작 가격도 낮았기에 현장에서는 가격을 부르는 사람들이 얼마 없었다. 진천호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

“서강빈 씨, 갖고 싶으면 바로 가격을 부르세요. 마지막에 제가 결산하면 됩니다.”

웃어 보인 서강빈은 사양하지 않고 팻말을 들어 가격을 말했다.

“2억 5000만이요.”

매번 가격을 더 하는 폭이 5000만 원이므로 서강빈은 사전에 나온 가격에 5000만 원을 더했다. 서강빈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 속에서 잇따라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

“3억!”

고개를 돌려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 늙은 도장, 삼절 도장이었다. 상대방도 서강빈을 발견하고는 불쾌하다는 듯 서강빈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지금 삼절 도장의 곁에는 몸값이 대단한 어르신들이 몇 명 앉아서 그를 신처럼 모시고 있었다. 진천호도 누군가 값을 부르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려 삼절 도장이라는 것을 보더니 바로 놀란 소리를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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