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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안 될 게 뭐가 있어요.”

권효정은 서강빈을 흘겨보고는 서강빈의 귓가에 대고 작게 말했다.

“그럼 밤에 만물상점에 당신을 찾으러 갈게요. 오늘 밤 나는 강빈 씨의 사람입니다.”

이런 멘트는 어느 남자한테도 다 타격이 있는 멘트였다. 서강빈도 살짝 흠칫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자신이 반드시 권효정과 송해인 사이에서 한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밤에 다시 얘기해요.”

서강빈은 승낙하지도 거절하지도 않았다. 이윽고 두 사람은 출구를 나섰고 어둠은 사나운 호랑이처럼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미간을 찡그린 서강빈은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살기를 느꼈다.

‘그 늙은 도장인가?'

서강빈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효정 씨, 먼저 돌아가요. 저는 처리할 일이 좀 남았습니다.”

서강빈은 고개 돌려 권효정에게 말했다.

“무슨 일이요? 제가 같이 있어 줄까요?”

이렇게 묻는 권효정은 조금도 서강빈과 헤어지기 싫은 모양이었다. 서강빈이 대답했다.

“사적인 일이에요.”

“알겠어요. 그럼 일찍 돌아와요. 만물상점에서 당신 기다릴게요.”

권효정은 이렇게 대답하고 서강빈의 볼에 살짝 입을 맞췄다. 권효정이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서강빈은 숨을 내쉬고 뒤돌아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을 향해 걸음을 옮겨 그곳에 있는 작은 숲으로 들어갔다.

사방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서강빈은 숲으로 들어가자마자 음침하고 사악한 기를 짙게 느꼈다.

“나와요.”

서강빈은 담담하게 어둠을 향해 말했다.

“허허, 미친놈. 보아하니 죽는 게 두렵지 않은 모양이구나.”

서늘한 음성이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따라서 삼절 도장은 큰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음침하고 서늘한 표정을 한 그는 분노가 서린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고 있었다.

“나한테 볼일 있어요?”

서강빈은 침착하게 물었고 삼절 도장은 콧방귀를 뀌더니 사악한 표정으로 화를 냈다.

“망할놈, 네가 번번이 내 좋은 일을 망치니 오늘 밤 너는 절대 여기를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살고 싶으면 저번의 그 팻말과 오늘 낙찰한 탄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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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James
진행이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개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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