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7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서강빈은 조금 화가 난듯한 송해인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나 바빠. 할 얘기 있으면 빨리해.”

말하면서 서강빈은 거리를 넓혀 문 앞에 서서 송해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어두운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췄지만, 표정의 변화는 알수 없었다. 송해인은 가지런한 미간을 찡그리는 것으로 불쾌한 기분을 나타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이 온종일 기다린 결과가 이토록 냉정하고 차가운 서강빈이라는 것에 속상한 듯했다.

“나한테 가까이 오기가 그렇게 싫어?”

송해인은 울렁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서강빈이 일부러 자신과 거리를 둔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우리 사이가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나. 송 대표,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나 온종일 바빠서 되게 피곤해.”

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 서운한 송해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고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

“할아버지가 중독된 게 정말 네가 한 게 아니야?”

이 물음을 들은 서강빈은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여 미간을 찌푸린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송해인을 보면서 되물었다.

“네 생각에 내가 할아버지한테 독을 넣었을 것 같아?”

잠시 침묵한 송해인이 물었다.

“그럼 왜 해명하지 않는 건데?”

“해명?”

서강빈은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렸다.

“그 병실에서 네 엄마, 네 동생, 그리고 송씨 가문의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 내가 독을 넣었다고 지목하고 있는데 나한테 해명할 기회가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해명을 했다고 해도 그들이 나를 믿었을까? 너는 나를 믿었을까?”

서강빈이 묻는 말은 송해인의 말문이 막히게 했다.

“나는 너 믿어. 왜 내가 너를 안 믿는다고 생각해?”

송해인이 씩씩거리며 물었다. 서강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터뜨리고 불만 섞인 말투로 말했다.

“만약 네가 나를 믿었다면 여기서 온종일 기다리지 않았을 거야. 나한테 와서 내가 독을 넣은 것인지 아닌지 묻지 않았을 거라고!”

송해인은 가슴이 철렁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