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미간을 찌푸린 서강빈은 조금 화가 난듯한 송해인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나 바빠. 할 얘기 있으면 빨리해.”말하면서 서강빈은 거리를 넓혀 문 앞에 서서 송해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어두운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췄지만, 표정의 변화는 알수 없었다. 송해인은 가지런한 미간을 찡그리는 것으로 불쾌한 기분을 나타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이 온종일 기다린 결과가 이토록 냉정하고 차가운 서강빈이라는 것에 속상한 듯했다.“나한테 가까이 오기가 그렇게 싫어?”송해인은 울렁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서강빈이 일부러 자신과 거리를 둔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우리 사이가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나. 송 대표,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나 온종일 바빠서 되게 피곤해.”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 서운한 송해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고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할아버지가 중독된 게 정말 네가 한 게 아니야?”이 물음을 들은 서강빈은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여 미간을 찌푸린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송해인을 보면서 되물었다.“네 생각에 내가 할아버지한테 독을 넣었을 것 같아?”잠시 침묵한 송해인이 물었다.“그럼 왜 해명하지 않는 건데?”“해명?”서강빈은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렸다.“그 병실에서 네 엄마, 네 동생, 그리고 송씨 가문의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 내가 독을 넣었다고 지목하고 있는데 나한테 해명할 기회가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해명을 했다고 해도 그들이 나를 믿었을까? 너는 나를 믿었을까?”서강빈이 묻는 말은 송해인의 말문이 막히게 했다.“나는 너 믿어. 왜 내가 너를 안 믿는다고 생각해?”송해인이 씩씩거리며 물었다. 서강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터뜨리고 불만 섞인 말투로 말했다.“만약 네가 나를 믿었다면 여기서 온종일 기다리지 않았을 거야. 나한테 와서 내가 독을 넣은 것인지 아닌지 묻지 않았을 거라고!”송해인은 가슴이 철렁
지금 송해인은 온 세상이 자신을 버린 것 같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온 세상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듯했다. 송해인이 바닥에 앉아 세상 무너진 듯 울고 있을 때, 곁에 검은 세단이 하나 멈추더니 차에서 취한 사람이 세 명 내려왔다. 그들은 빗속에서 온몸이 젖은 채로 매혹적인 몸매를 드러낸 송해인을 보며 탐욕스럽고 음란한 눈빛을 내뿜었다. “예쁜아, 왜 울고 있어? 비가 이렇게 세게 오는데 젖으면 안 되잖아. 오빠랑 호텔로 가서 옷을 갈아입자. 어때?”그중에 대머리인 남자가 손을 뻗어 송해인의 팔을 덥석 잡았다.“이거 놔! 꺼져!”울면서 소리 지르던 송해인은 손으로 그 대머리의 얼굴을 쳤다. 얼굴을 맞은 대머리 남자는 분노하면서 자기도 송해인의 얼굴을 내리치며 화를 냈다.“젠장! 이 미친년이 감히 나를 때려? 이 여자를 차에 끌고 가. 오늘 밤 우리 셋이 제대로 한바탕 놀아주자.”그 말을 끝으로 세 명의 건장한 남자는 송해인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 억지로 차에 태우려고 했다. 두려운 송해인은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내 몸에 손대지 마! 꺼져, 당장 꺼져! 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하지만 송해인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원래도 인적이 드문 곳인데 이렇게 빗발이 세게 오고 있으니 길에는 사람이 더 없었다. 우산을 들고 가는 행인이 한두 명 보이기는 하지만 이 모습을 보고 감히 도와줄 생각을 못 하고 멀리 도망갔다. 세 사람은 그렇게 송해인을 끌고 차에 올라타려고 했다.“흐흐, 미친년,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오늘 밤 네가 똑똑히 느낄 수 있게 할 거야.”대머리 남자는 조롱하듯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송해인을 안아서 뒷좌석에 밀어 넣었다. 이때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 날아오더니 펑 하고 대머리 남자의 허리를 걷어찼다.“아악!”그 대머리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5미터 정도 날아가 바닥에 부딪히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나머지 두 건장한 남자는 이
송해인의 키스는 아주 적극적이어서 서강빈은 한순간 소파에 얼어붙어서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송해인을 보았다.‘얘가 지금 뭐 하는 거야?’서강빈은 바로 송해인을 밀쳐내려고 했지만, 송해인은 필사적으로 서강빈을 놓아주지 않았고 계속 강제적인 입맞춤을 했다. “그만, 그만해!”서강빈은 힘을 주어 송해인을 밀어내고는 짜증 나고 화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송해인은 서강빈의 허벅지에 앉아 애처롭고 서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왜?”“우리는 이미 이혼했어.”서강빈의 대답에 송해인은 강경하게 말했다.“이혼해도 재결합할 수 있어!”“너...”서강빈이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송해인이 다시 한번 서강빈의 얼굴을 잡고 적극적인 입맞춤을 했다. 그녀의 투명한 눈물은 서강빈의 얼굴을 타고 내려오면서 작은 온기를 남겼다. 서강빈은 다시 한번 송해인을 밀어내고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나는 상관 안 해. 나는 네가 좋고 너를 사랑하고 있고 너랑 재결합하고 싶어. 오늘 밤 너는 나 송해인의 남자야.”강한 말투로 말하는 송해인의 모습은 그녀가 회사에서 비치는 차가운 여대표의 분위기보다도 더 위압적이었다. 서강빈은 난처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너는 나를 좋아하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야. 너는 그저 내가 효정 씨랑 함께 있으니까 질투 나서 그러는 거지. 해인아, 네 마음속에는 내가 없어.”송해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며 서강빈을 보고 말했다.“왜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권효정이 할 수 있는 건 나도 할 수 있어! 너희 두 사람 잠자리를 한 것밖에 더 있어? 좋아, 우리도 잠자리하자.”말하면서 송해인은 몸을 일으켜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던지고는 백옥같이 희고 완벽한 자신의 몸매를 서강빈의 앞에서 보여주었다. 풍만하고 새하얀 가슴과 평평하지만, 살짝 살집이 있는 아랫배, 그리고 잘록한 허리는 모두 서강빈의 호르몬을 자극하고 있었다. 이윽고 송해
하여 서강빈은 그 생각을 버렸다. 마침 수행할 수 있는 조용한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한 서강빈은 전태산에게 선물 받은 은령초를 꺼내 들었다. “파경단을 하나 제조해보자.”혼잣말하면서 일어난 서강빈은 만물상점을 나가 주변에 있는 약국에서 약재를 사려고 했다. 마침 문을 나섰을 때, 그는 진천호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고 진천호는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서강빈 씨, 연명 단약은 다 되었습니까?”서강빈은 그제야 진천호에게 연명 단약을 하나 제조해주겠다던 일이 기억났다.“죄송합니다, 진 회장님. 요즘 바쁜 일이 좀 있어서 잊어버렸네요. 이따가 바로 제조해서 가져다드리겠습니다.”서강빈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진천호도 웃음을 띠고 대답했다.“하하하, 괜찮습니다. 서강빈 씨처럼 대단한 분은 당연히 바쁘시겠죠. 저는 급하지 않습니다.”“아닙니다, 진 회장님. 한 시간 내로 연명 단약을 가져다드리겠습니다.”서강빈이 웃으며 하는 말에 진천호도 얼른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강빈 씨.”전화를 끊고 서강빈은 길게 숨을 내쉬고는 얼른 주변에 있는 약국으로 가서 약재를 사와 연명 단약을 한 알 제조했다. 그 과정은 반 시간 정도 걸렸다. 다 만든 후, 서강빈은 작은 비단함에 연명 단약을 넣어 택시를 타고 진천호가 있는 정원으로 갔다.“진 회장님, 연명 단약을 가지고 왔습니다.”거실에서 서강빈은 웃으며 진천호에게 비단함을 건넸다. 진천호는 서둘러 일어서서 받아들고는 웃으며 말했다.“서강빈 씨, 직접 갖고 오시기까지 하고 정말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서강빈이 웃으며 대답했다. 진천호의 혈색과 몸 상태는 확연히 좋아졌다.“진 회장님, 별다른 일이 없으면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서강빈의 말에 진천호는 다급하게 그를 불러세웠다.“서강빈 씨, 잠시만요. 사적인 일이 하나 있는데 서강빈 씨에게 부탁을 좀 해야겠습니다.”“얘기하시죠.”서강빈이 이렇게 대답하자 진천호도 더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말했다.“오늘 저녁에 이벤트가
진천호가 웃으며 말했다.“이분 삼절 도장은 신현 지역에서 제일가는 거장입니다. 이 천록염주가 바로 삼절 도장이 제조한 것이고 사악한 기운과 화를 쫓고 풍수를 조절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죠. 50억의 경매 시작 가격은 전혀 높은 가격이 아닙니다.”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찡그리고 물었다.“진 회장님, 설마 오늘 밤에 낙찰하려고 하는 물건이 이 천록염주는 아니죠?”“정말 서강빈 씨는 속일 수가 없습니다. 맞아요. 제 목표가 바로 이 천록염주입니다. 화첩에 있는 기타 영기들에서 서강빈 씨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다 저한테 말씀하세요. 모두 낙찰해드리겠습니다.”진천호는 호기롭게 말했고 서강빈은 담담한 웃음을 지으며 그 천록염주를 여러 번 훑어보았다. 도장이라는 사람이 염주 같은 영기도 만들 수 있다니 흥미가 돋았다. 역시 이 늙은 도장은 떠돌이 생활을 하며 닳고 닳은 사람이었다. 이 염주가 진천호의 말처럼 그런 효능을 가질지 서강빈은 지금 판단할 수 없고 직접 보아야만 알수 있었다. 서강빈은 화첩을 계속하여 넘겨보았고 화첩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던 영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옥으로 된 검은색 단지였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에 온통 검은색인 단지 표면에는 알기 어려운 부호와 도안들이 있었고 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곁에는 이 영기를 소개하는 작은 글이 한 줄 있었다.삼킬 탄에 하늘 천, 탄천병이라고 고려 시대의 물건이고 어디에 쓰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야사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 시대 때 기를 단련하는 사람들이 수행하던 영기라고 하는데 봉인을 풀면 하늘과 땅을 삼킬 수 있는 거대한 영기라고 했다. 이게 바로 스승님이 얘기했던 탄천병이라니, 서강빈의 마음속에는 경악의 물결이 일렀다. 이건 고려 시대에 삼천 수도자들을 재난의 길로 이끈 대단한 물건이었다. 이는 일반적인 영기가 아니라 완전히 영기의 영역을 벗어나 천지 사이의 각종 죽은 이의 영혼과 사악한 기운뿐만 아니라 일부분의 하늘과 땅도 집어삼킬 수 있었다. 스승님의 말씀에 따르면 500년 전에 탄천병이 한번
진천호와 서강빈이 자리에 앉자 멀지 않은 곳 앞자리에 앉아있던 성숙한 차림새의 권효정이 마침 서강빈을 발견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그녀의 곁에는 마흔 살이 넘은 중년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는 권효정의 표정 변화를 보고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 “왜 그래, 저 사람이 바로 그 소문 속의 남자친구야?”권효정은 미간을 찡그리고 말했다.“정 아저씨,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저는 저 사람 몰라요.”정 아저씨라 불린 그 중년 남자는 웃음을 짓더니 다 안다는 표정을 하며 말했다.“싸웠어?”“아니요. 저는 저런 쓰레기 같은 자식이랑 안 싸워요.”권효정은 씩씩거리며 대답했고 정 아저씨도 웃을 뿐 더 얘기하지 않았다. 경매는 빠르게 시작되었고 사람들 속에서도 잔잔한 소란이 일었다. 키가 크고 몸매가 좋은 여자 진행자가 전문 복장을 하고 무대에 올라가 개회사를 하면서 경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서강빈의 예상과는 다르게 그가 마음에 들어 하던 탄천병이 첫 경매품으로 나왔다. 아마도 그 탄천병이 보기에 특별한 점이 없고 경매 시작 가격도 낮았기에 현장에서는 가격을 부르는 사람들이 얼마 없었다. 진천호가 담담하게 웃으며 물었다.“서강빈 씨, 갖고 싶으면 바로 가격을 부르세요. 마지막에 제가 결산하면 됩니다.”웃어 보인 서강빈은 사양하지 않고 팻말을 들어 가격을 말했다.“2억 5000만이요.”매번 가격을 더 하는 폭이 5000만 원이므로 서강빈은 사전에 나온 가격에 5000만 원을 더했다. 서강빈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 속에서 잇따라 가격을 부르는 사람이 있었다.“3억!”고개를 돌려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그 늙은 도장, 삼절 도장이었다. 상대방도 서강빈을 발견하고는 불쾌하다는 듯 서강빈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지금 삼절 도장의 곁에는 몸값이 대단한 어르신들이 몇 명 앉아서 그를 신처럼 모시고 있었다. 진천호도 누군가 값을 부르는 것을 듣고 고개를 돌려 삼절 도장이라는 것을 보더니 바로 놀란 소리를 내었다
서강빈의 말에 현장이 시끄러워졌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저 자식이 감히 삼절 도장이 사기꾼이라고 한 거야?’모두 서강빈이 미쳤다고 생각했다.“저 자식은 누구야? 처음 보는데 저렇게 건방져?”“감히 삼절 도장을 사기꾼이라고 하는 사람은 저 자식이 처음이야.”“멍청한 놈, 단번에 현장에 있는 절반이 되는 어르신들을 욕보였어.”사람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서강빈을 보는 눈빛에는 분노, 비웃음과 불만이 서려 있었다. 권효정은 주변의 반응에 미간을 찡그리고 서강빈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현장에 있는 절반이 넘는 재벌들은 삼절 도장을 신처럼 모시고 있었는데 물론 권효정도 이 늙은 도장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녀가 지금 말한다고 해도 믿을 사람이 없었다.“저 자식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저 얘기를 하는 거야.”권효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았다. 곁에 있던 정 아저씨가 웃으며 물었다.“왜, 걱정돼?”“걱정은 무슨 걱정이에요...”권효정은 새침하게 말했지만,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사라지지 않았다. 한편, 진천호는 서강빈이 바로 이렇게 말할 줄을 몰라 몸을 퍼뜩 떨었다. 삼절 도장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어 큰일이다. 한쪽은 삼절 도장이고 한쪽은 자신을 구해준 서강빈이기에 진천호는 무척 망설여졌다. 결국, 어쩔수 없이 진천호는 그저 모른 척했다. 삼절 도장도 표정이 무지하게 어두워졌고 꽉 쥔 주먹은 서강빈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어 했다. 그는 이 자식이 오래도록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게 둘 수 없어 그 재벌에게 말했다.“됐어요. 탄천병은 저 자식에게 양보하죠.”삼절 도장은 이미 계획이 있었다. 서강빈이 탄천병을 손에 넣게 되면 뺏으면 될 일이었다. 이런 장소에서 저 자식과 실랑이를 벌일 필요가 없다. 앞으로 경매에 나올 천록염주야말로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재벌은 삼절 도장의 말을 듣고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꾸짖었다.“건방진 녀석! 삼절 도장
종업원이 빨간 천에 뒤덮인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빨간 천에 덮여서 보이지 않기는 했지만 모두 그 안에 있는 물건이 바로 천록염주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자 진행자는 천록염주를 보려고 고개를 빼든 재벌 어르신들을 보면서 웃으며 말했다.“여러분, 오늘의 하이라이트가 곧 시작됩니다. 모두 마지막 영기가 무엇인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삼절 도장의 명성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현장에 있는 절반의 재벌 어르신들이 다 삼절 도장의 은혜를 받으셨죠. 이 천록염주는 삼절 도장이 3년의 세월을 들여서 제조한 최상급의 영기입니다. 사악한 기운과 화를 내쫓고 풍수를 조절하고 수명을 연장하며 운세를 바꾸고 대운이 트는 등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여자 진행자가 천록염주의 효능에 대해 말하고 있을 때 아래에서는 많은 사람이 소리치기 시작했다.“그만그만, 다 알고 있으니 얼른 꺼내서 천록염주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번 보자고!”여자 진행자는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지금 바로 신비로운 천록염주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죠.”말을 마친 그녀가 손을 뻗어 쟁반 위에 있던 빨간 천을 벗기자 금색의 빛이 순식간에 가닥가닥 비쳐 사람들을 눈부시게 했다. 그 순간, 천록염주는 하늘에서 빛이 내려오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몸을 비추면서 신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구슬이 온통 금빛을 띠고 옥처럼 매끄러웠으며 금빛이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다. 영기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사람이라고 해도 지금은 이 천록염주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알수 있다. “세상에! 이게 바로 천록염주인건가, 너무 예쁘다...”“너무 신기한 느낌이야. 한번 보기만 했는데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몸이 가뿐해져.”“젠장! 이 염주는 내가 꼭 손에 넣어야겠어! 얼마가 됐든 반드시 낙찰할 거야!”현장은 순식간에 들끓었다. 모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가까이 가서 그 천록염주를 보려고 했고 그 신성한 빛이 자신에게로 비추게 했다. 여자 진행자가 웃으며 말했다.“모두 천록염주의 모습을 보았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