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우는 넋이 나갔다. 누군가에게 맞아본 게 처음이었다. 지금까지 계속 본인이 누군가를 때려만 봤지 언제 맞아본 적이 있겠는가?“미친놈! 젠장, 너 죽고 싶어?”조민우가 화를 내며 소리쳤고 서강빈은 한 번 더 뺨을 내리치면서 차갑게 말했다.“전화할래, 말래?”조민우는 화가 잔뜩 치밀었지만, 감히 어쩌지 못하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휴대폰을 꺼내서 표독스럽게 말했다.“좋아, 이건 네가 부르라고 한 거야. 우리 아빠가 오면 나는 너의 두 손을 잘라내서 짐승의 먹이로 던져버릴 거야!”그러고 나서 조민우는 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빠, 얼른 사람들을 데리고 로즈 바로 와주세요! 아빠 아들이 맞았어요!”전화 저편의 나이트클럽 룸 안에서 지금 조명준은 잘 보이려고 굽신거리면서 황규성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규성 어르신, 말씀하셨던 서 선생을 언제 저한테 소개해줄 것입니까?”조명준이 웃으며 물었고 황규성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서 선생이 언제 시간 되는지를 물어야지. 조급해하지 말아. 내일 한번 물어볼게.”“고맙습니다, 규성 어르신.”조명준이 웃으며 대답하던 때,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조명준은 아들에게서 걸려온 전화인 것을 보고 잠시 생각하더니 전화를 받았다. 그는 조민우가 하는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내며 소리쳤다.“뭐라고? 맞았다고? 젠장! 누가 감히 나 조명준의 아들한테 손을 대는 거야? 그 자식한테 네 아버지가 조명준이라는 걸 얘기 안 했어? 규성 어르신의 측근이라는 걸 말 안 한 거야?”조민우가 소리쳤다.“얘기했죠. 근데 이 자식은 아빠와 규성 어르신이 안중에도 없어요!”“젠장! 미친놈이 어디서 건방지게! 아들아, 기다리고 있어. 지금 바로 사람들을 데리고 갈게. 마침 지금 규성 어르신이랑 한잔하고 있었어. 어르신께서도 함께 가실지 한번 여쭤볼게.”조명준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소파에 앉아있던 황규성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는 조명준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물었다.“무슨 일이야? 아들이 맞
자신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이 없지만 자기 때문에 서강빈까지 안 좋은 일을 당한다는 생각에 하도운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담담하게 웃어 보이던 서강빈이 하도운을 끌어 다시 앉힌 다음 침착하게 말했다.“무서울 것 없어. 고작 황규성인데 괜찮아.”이 말을 들은 하도운의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조민우 일당의 표정도 놀라던 데로부터 비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하였다.“이 자식이 뭐라고 했어? 감히 규성 어르신의 성함을 입에 올린 거야?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최연아도 가소롭다는 눈길로 비아냥댔다.“참나, 세상 무서운 줄 미친놈이네. 목에 칼이 들어오지 않으니까 아직도 저렇게 미쳐 날뛰는 거야.”송재형은 한쪽으로 코피를 닦으면서 차갑게 말했다. 서늘한 눈빛을 한 조민우도 따라서 소리쳤다.“그래, 어디 한번 계속 그렇게 지껄여봐! 우리 아빠와 규성 어르신이 도착하면 네가 어떻게 하나 똑똑히 봐야겠어!”이때, 검은색의 랜드로버가 쏜살같이 달려와서 로즈 바의 문 앞에 섰다. 신속하게 차에서 내린 조명준은 아주 공손한 태도로 황규성의 문을 열어주면서 말했다.“규성 어르신, 도착했습니다.”황규성은 한마디 대답하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한 무리 사람들은 술집의 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제일 앞에서 걷고 있던 조명준이 거의 룸에 도착할 때쯤 돌아서서 말했다.“규성 어르신, 아니면 먼저 대기하고 계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제가 먼저 들어가서 해결을 볼 것입니다. 어르신께서 직접 얼굴을 비치지 않고 해결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잠깐 생각하던 황규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옆방에서 기다릴게.”조명준은 알겠다고 말하고 황규성을 옆에 있는 룸으로 들여보냈다. 룸에서 나온 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7, 8명이 되는 건장한 부하들을 데리고 표독스럽게 조민우와 사람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조명준은 발로 문을 걷어차며 소리쳤다.“젠장! 누가 감히 내 아들을 때려? 당장 나와!”호통 소리가 룸 안 전체를 가득 메웠다. 고개를 돌린 조민우 일당은 기세등등하게 사람들
서강빈은 웃으며 다리로 조민우의 복부를 걷어찼다. 조민우는 날아가서 뒤에 있는 테이블에 부딪혔고 테이블이 아예 부서져 버렸다. 부서진 유리 조각들이 조민우의 몸에 박혀 피가 줄줄 흘렀고 그는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 룸 안에는 쥐죽은 듯한 고요함이 흘렀다. 방 안에 있던 사람들 전체가 깜짝 놀라 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서강빈이 감히 조명준이 보는 앞에서 그의 아들을 때렸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규성 어르신의 의형제인 조명준이었다. 게다가 규성 어르신은 지금 옆방에 계셨다. 이 보잘것없는 자식이 미친 게 분명했다. 조명준을 화나게 한 결과가 어떤 것인지 정녕 모르는 건가?지금 송재형, 최연아와 양정인의 마음속에서는 경악했지만 이내 비웃음을 띤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보잘것없는 두 녀석은 오늘 반드시 죽을 것이다. 예전에 조민우의 심기를 건드린 누군가를 그 아버지가 죽이고 토막을 내 야산에 파묻은 일이 있었다. 하도운도 서강빈이 이렇게 과격할 줄 생각지 못해서 깜짝 놀랐다. 물론 화가 풀리기는 하지만 하도운은 서강빈이 사고 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예상을 빗나간 것은 서강빈이 전혀 겁을 먹지 않고 오히려 웃는 얼굴로 말을 한다는 것이었다.“그렇게 어이없는 요구는 처음 들어봤어요. 그럼 만족해줄게요. 당신이 보는 앞에서 아들을 때렸는데 어떡할 건데요?”조명준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미친놈! 네가 감히 정말 내 아들한테 손을 대? 나 조명준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거 몰라?”조명준이 두 눈이 빨개져서는 이렇게 소리쳤다. 미간을 치켜든 서강빈의 태연한 얼굴을 보며 조명준이 다시 호통쳤다.“당장 저 자식의 다리를 부러뜨려서 무릎을 꿇게 해!”뒤에 있던 몸매가 다부진 부하들이 빠르게 앞으로 나와 서늘한 시선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고 그중 두 사람은 바로 서강빈을 걷어차려고 했다. 철편처럼 서강빈의 무릎을 향해 날아가는 두 다리에 맞으면 무릎은 반드시 골절될 것이다
태권의 고수인 그는 수십 명의 목숨을 죽인 사람이고 3개 국가에서 지명수배가 내려진 범죄자였다. “네.”태곤은 서투른 한국어로 대답하고 굶주린 늑대처럼 서늘한 눈빛으로 소파에 있는 서강빈을 쳐다보며 목을 움직여 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이윽고 태곤은 허공을 가로질러 주먹을 휘두르며 서강빈을 향해 다가갔다. 서강빈은 순식간에 덮쳐오는 도가 고수의 바람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 사람은 세미 마스터의 실력을 갖춘 무사다! 조명준의 곁에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조명준은 소파에 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듯한 서강빈을 보고 사악하게 웃더니 뒤돌아 조민우와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저 자식은 이제 죽었어. 너희들을 데리고 규성 어르신을 뵈러 갈게.”조명준의 생각에 태곤이 나서는 이상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조명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큰 소리가 나더니 곁으로 인영 하나가 문을 부수고 복도로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다. 매우 놀란 조명준이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날아와 벽에 부딪힌 사람은 태곤이였다.“태곤!”조명준은 실성하여 그의 이름을 불렀고 그제야 방금 태곤이 휘두르던 오른쪽 손은 이미 힘없이 바람 따라 너덜거리고 있었고 붉은 피는 팔뚝을 따라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태곤의 가슴팍을 보니 움푹 패어 들어간 주먹 자국이 있었다. 이 정도 부상이면 오장육부가 파열되었을 것이다. 조명준은 불쑥 고개를 돌려 소파에서 태연하게 일어서는 서강빈을 보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선 서강빈은 조명준을 향해 희미한 웃음을 띠고 말했다.“조명준 씨, 아직 남아있는 수단이 있으면 다 꺼내 봐요. 이렇게 보잘것없는 자식은 부르지 말고요. 와도 목숨을 잃을 겁니다.”잠시 침묵하던 조명준은 벌컥 화를 냈다.“좋아, 이 자식아! 아주 건방지구나! 기다려, 지금 바로 규성 어르신을 모시러 갈 거야!”조명준은 이렇게 호통쳤지만, 서강빈은 두려운 기색이 하나도 없이 쌀쌀하게 말했다. “규성 어르신
황규성은 놀라서 몸이 덜덜 떨려왔지만, 조명준과 나머지 사람들은 눈치를 전혀 채지 못했다. 특히 조민우는 건방짐이 하늘을 찌르며 소리쳤다.“멍청한 놈! 어디서 감히 규성 어르신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야!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서강빈은 바로 짝 소리 나게 조민우의 뺨을 내리쳤다. 조민우는 이가 부러지고 입안에 피가 고여 비명을 질렀다.“아악, 젠장 아직도 감히 나를 건드려?”얼굴을 움켜쥔 조민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이 모습을 조명준은 더 크게 화를 내며 호통쳤다.“미친놈! 규성 어르신이 계시는데 어디서 감히 건방지게 손을 놀려? 정말 죽는 게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구나!”“때리면 어떡할 건데요? 이 자식을 때릴 뿐만 아니라 당신도 때릴 겁니다.”차갑게 내뱉은 서강빈의 말에 황규성을 제외한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이 자식이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조명준을 때리겠다고?’조명준이 반응하기도 전에 서강빈은 조명준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아버지로서 자식을 이렇게 키운 건 당신의 잘못입니다. 조민우가 이렇게 안하무인이고 건방진 이유는 팔 할이 당신이에요. 그러니 당신도 억울하게 맞은 거 아닙니다.”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너 미쳤어?”조명준은 분노를 터뜨리며 두 눈이 빨개진 채 소리쳤다. 그러나 서강빈은 그를 봐주지 않고 또 한 번 황규성이 보는 앞에서 조명준의 뺨을 연달아 세 번 세게 내리쳤다.“이건 당신이 권세를 믿고 사람들을 업신여긴 벌이고 이건 당신이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고 다닌 벌이며 이건 당신이 두 눈을 똑똑히 뜨고도 제대로 보지 못한 벌입니다.”한바탕 맞고 난 조명준은 정신을 못 차렸고 입안에는 피가 고였다. 곁에 있던 송재형, 최연아와 양정인은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젠장,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이 자식이 정말 미쳤구나! 감히 규성 어르신이 보는 앞에서 조명준의 얼굴을 이렇게 때리다니... 이건 규성 어르신이 보라고 때리는 거 아니야? 이건 규성 어르신이 완전 안중에도 없다는 거
“아빠, 이게 무슨...”조민우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이 불효자식! 당장 무릎 꿇고 서 선생님한테 사죄하고 살려달라고 용서를 빌어!”조명준의 호통에 겁먹은 조민우가 두려운 말투로 물었다.“서 선생님? 저 사람이 바로 아빠가 말했던 서강빈이었어요?”“그래! 당장 무릎 꿇어!”조명준이 소리쳤고 조민우는 털썩 무릎을 꿇고는 서강빈을 보며 애원했다.“서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일 놈입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서강빈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세 사람을 차가운 눈길로 보면서 쌀쌀하게 말했다.“규성 어르신은 일어나십시오.”“네...”얼른 일어선 황규성은 구부정하게 곁에 서서 감히 더 말을 하지 못했다. 송재형과 나머지 사람들은 감히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했다. 이때, 서강빈이 고개 돌려 날카로운 눈길로 최연아를 보면서 하도운에게 말했다.“도운아, 돈 돌려달라고 해.”“네? 아, 알겠어요...”놀라서 넋이 나갔던 하도운은 정신을 차리고 최연아에게 말했다.“돈을... 돌려줘.”다급해진 최연아가 소리쳤다.“무슨 돈? 그건 네가 나한테 준거잖아. 싫어!”서강빈은 그녀의 뺨을 때리고 차갑게 말했다.“돌려줄 거야, 말 거야?”“네가 뭔데 나를 때려? 안 돌려줄 거야!”최연아는 가냘프게 울음을 터뜨렸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동정해주지 않았다. 서강빈은 여전히 그녀의 뺨을 내리치며 차갑게 말했다.“도운이의 돈은 너랑 결혼하고 싶어서 너에게 줬던 거야. 근데 너는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이랑 호텔에 갔잖아. 이게 사기가 아니면 뭐야?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돈을 돌려줘.”겁을 잔뜩 먹은 최연아는 빨갛게 부은 얼굴을 움켜잡고 눈물을 질질 짜면서 말했다.“돌려줄게. 돌려주면 되잖아?”최연아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하도운에게 돈을 이체했다. 그러자 서강빈의 차가운 눈빛은 송재형을 향했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조명준과 조민우를 가리키며 차가운 웃음을 띤 채 물었다.“재형 도련님이라고 했지? 이게 바로 네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서강빈은 조금 화가 난듯한 송해인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나 바빠. 할 얘기 있으면 빨리해.”말하면서 서강빈은 거리를 넓혀 문 앞에 서서 송해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어두운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췄지만, 표정의 변화는 알수 없었다. 송해인은 가지런한 미간을 찡그리는 것으로 불쾌한 기분을 나타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이 온종일 기다린 결과가 이토록 냉정하고 차가운 서강빈이라는 것에 속상한 듯했다.“나한테 가까이 오기가 그렇게 싫어?”송해인은 울렁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서강빈이 일부러 자신과 거리를 둔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우리 사이가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나. 송 대표,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나 온종일 바빠서 되게 피곤해.”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 서운한 송해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고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할아버지가 중독된 게 정말 네가 한 게 아니야?”이 물음을 들은 서강빈은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여 미간을 찌푸린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송해인을 보면서 되물었다.“네 생각에 내가 할아버지한테 독을 넣었을 것 같아?”잠시 침묵한 송해인이 물었다.“그럼 왜 해명하지 않는 건데?”“해명?”서강빈은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렸다.“그 병실에서 네 엄마, 네 동생, 그리고 송씨 가문의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 내가 독을 넣었다고 지목하고 있는데 나한테 해명할 기회가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해명을 했다고 해도 그들이 나를 믿었을까? 너는 나를 믿었을까?”서강빈이 묻는 말은 송해인의 말문이 막히게 했다.“나는 너 믿어. 왜 내가 너를 안 믿는다고 생각해?”송해인이 씩씩거리며 물었다. 서강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터뜨리고 불만 섞인 말투로 말했다.“만약 네가 나를 믿었다면 여기서 온종일 기다리지 않았을 거야. 나한테 와서 내가 독을 넣은 것인지 아닌지 묻지 않았을 거라고!”송해인은 가슴이 철렁
지금 송해인은 온 세상이 자신을 버린 것 같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온 세상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듯했다. 송해인이 바닥에 앉아 세상 무너진 듯 울고 있을 때, 곁에 검은 세단이 하나 멈추더니 차에서 취한 사람이 세 명 내려왔다. 그들은 빗속에서 온몸이 젖은 채로 매혹적인 몸매를 드러낸 송해인을 보며 탐욕스럽고 음란한 눈빛을 내뿜었다. “예쁜아, 왜 울고 있어? 비가 이렇게 세게 오는데 젖으면 안 되잖아. 오빠랑 호텔로 가서 옷을 갈아입자. 어때?”그중에 대머리인 남자가 손을 뻗어 송해인의 팔을 덥석 잡았다.“이거 놔! 꺼져!”울면서 소리 지르던 송해인은 손으로 그 대머리의 얼굴을 쳤다. 얼굴을 맞은 대머리 남자는 분노하면서 자기도 송해인의 얼굴을 내리치며 화를 냈다.“젠장! 이 미친년이 감히 나를 때려? 이 여자를 차에 끌고 가. 오늘 밤 우리 셋이 제대로 한바탕 놀아주자.”그 말을 끝으로 세 명의 건장한 남자는 송해인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 억지로 차에 태우려고 했다. 두려운 송해인은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내 몸에 손대지 마! 꺼져, 당장 꺼져! 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하지만 송해인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원래도 인적이 드문 곳인데 이렇게 빗발이 세게 오고 있으니 길에는 사람이 더 없었다. 우산을 들고 가는 행인이 한두 명 보이기는 하지만 이 모습을 보고 감히 도와줄 생각을 못 하고 멀리 도망갔다. 세 사람은 그렇게 송해인을 끌고 차에 올라타려고 했다.“흐흐, 미친년,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오늘 밤 네가 똑똑히 느낄 수 있게 할 거야.”대머리 남자는 조롱하듯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송해인을 안아서 뒷좌석에 밀어 넣었다. 이때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 날아오더니 펑 하고 대머리 남자의 허리를 걷어찼다.“아악!”그 대머리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5미터 정도 날아가 바닥에 부딪히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나머지 두 건장한 남자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