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의 고수인 그는 수십 명의 목숨을 죽인 사람이고 3개 국가에서 지명수배가 내려진 범죄자였다. “네.”태곤은 서투른 한국어로 대답하고 굶주린 늑대처럼 서늘한 눈빛으로 소파에 있는 서강빈을 쳐다보며 목을 움직여 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이윽고 태곤은 허공을 가로질러 주먹을 휘두르며 서강빈을 향해 다가갔다. 서강빈은 순식간에 덮쳐오는 도가 고수의 바람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 사람은 세미 마스터의 실력을 갖춘 무사다! 조명준의 곁에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조명준은 소파에 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듯한 서강빈을 보고 사악하게 웃더니 뒤돌아 조민우와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저 자식은 이제 죽었어. 너희들을 데리고 규성 어르신을 뵈러 갈게.”조명준의 생각에 태곤이 나서는 이상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조명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큰 소리가 나더니 곁으로 인영 하나가 문을 부수고 복도로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다. 매우 놀란 조명준이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날아와 벽에 부딪힌 사람은 태곤이였다.“태곤!”조명준은 실성하여 그의 이름을 불렀고 그제야 방금 태곤이 휘두르던 오른쪽 손은 이미 힘없이 바람 따라 너덜거리고 있었고 붉은 피는 팔뚝을 따라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태곤의 가슴팍을 보니 움푹 패어 들어간 주먹 자국이 있었다. 이 정도 부상이면 오장육부가 파열되었을 것이다. 조명준은 불쑥 고개를 돌려 소파에서 태연하게 일어서는 서강빈을 보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선 서강빈은 조명준을 향해 희미한 웃음을 띠고 말했다.“조명준 씨, 아직 남아있는 수단이 있으면 다 꺼내 봐요. 이렇게 보잘것없는 자식은 부르지 말고요. 와도 목숨을 잃을 겁니다.”잠시 침묵하던 조명준은 벌컥 화를 냈다.“좋아, 이 자식아! 아주 건방지구나! 기다려, 지금 바로 규성 어르신을 모시러 갈 거야!”조명준은 이렇게 호통쳤지만, 서강빈은 두려운 기색이 하나도 없이 쌀쌀하게 말했다. “규성 어르신
황규성은 놀라서 몸이 덜덜 떨려왔지만, 조명준과 나머지 사람들은 눈치를 전혀 채지 못했다. 특히 조민우는 건방짐이 하늘을 찌르며 소리쳤다.“멍청한 놈! 어디서 감히 규성 어르신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거야! 정말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서강빈은 바로 짝 소리 나게 조민우의 뺨을 내리쳤다. 조민우는 이가 부러지고 입안에 피가 고여 비명을 질렀다.“아악, 젠장 아직도 감히 나를 건드려?”얼굴을 움켜쥔 조민우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이 모습을 조명준은 더 크게 화를 내며 호통쳤다.“미친놈! 규성 어르신이 계시는데 어디서 감히 건방지게 손을 놀려? 정말 죽는 게 두렵지도 않은 모양이구나!”“때리면 어떡할 건데요? 이 자식을 때릴 뿐만 아니라 당신도 때릴 겁니다.”차갑게 내뱉은 서강빈의 말에 황규성을 제외한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깜짝 놀랐다.‘이 자식이 지금 뭐라고 한 거야? 조명준을 때리겠다고?’조명준이 반응하기도 전에 서강빈은 조명준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아버지로서 자식을 이렇게 키운 건 당신의 잘못입니다. 조민우가 이렇게 안하무인이고 건방진 이유는 팔 할이 당신이에요. 그러니 당신도 억울하게 맞은 거 아닙니다.”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너 미쳤어?”조명준은 분노를 터뜨리며 두 눈이 빨개진 채 소리쳤다. 그러나 서강빈은 그를 봐주지 않고 또 한 번 황규성이 보는 앞에서 조명준의 뺨을 연달아 세 번 세게 내리쳤다.“이건 당신이 권세를 믿고 사람들을 업신여긴 벌이고 이건 당신이 온갖 나쁜 짓을 저지르고 다닌 벌이며 이건 당신이 두 눈을 똑똑히 뜨고도 제대로 보지 못한 벌입니다.”한바탕 맞고 난 조명준은 정신을 못 차렸고 입안에는 피가 고였다. 곁에 있던 송재형, 최연아와 양정인은 너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젠장,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이 자식이 정말 미쳤구나! 감히 규성 어르신이 보는 앞에서 조명준의 얼굴을 이렇게 때리다니... 이건 규성 어르신이 보라고 때리는 거 아니야? 이건 규성 어르신이 완전 안중에도 없다는 거
“아빠, 이게 무슨...”조민우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이 불효자식! 당장 무릎 꿇고 서 선생님한테 사죄하고 살려달라고 용서를 빌어!”조명준의 호통에 겁먹은 조민우가 두려운 말투로 물었다.“서 선생님? 저 사람이 바로 아빠가 말했던 서강빈이었어요?”“그래! 당장 무릎 꿇어!”조명준이 소리쳤고 조민우는 털썩 무릎을 꿇고는 서강빈을 보며 애원했다.“서 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일 놈입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서강빈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세 사람을 차가운 눈길로 보면서 쌀쌀하게 말했다.“규성 어르신은 일어나십시오.”“네...”얼른 일어선 황규성은 구부정하게 곁에 서서 감히 더 말을 하지 못했다. 송재형과 나머지 사람들은 감히 숨소리도 크게 내지 못했다. 이때, 서강빈이 고개 돌려 날카로운 눈길로 최연아를 보면서 하도운에게 말했다.“도운아, 돈 돌려달라고 해.”“네? 아, 알겠어요...”놀라서 넋이 나갔던 하도운은 정신을 차리고 최연아에게 말했다.“돈을... 돌려줘.”다급해진 최연아가 소리쳤다.“무슨 돈? 그건 네가 나한테 준거잖아. 싫어!”서강빈은 그녀의 뺨을 때리고 차갑게 말했다.“돌려줄 거야, 말 거야?”“네가 뭔데 나를 때려? 안 돌려줄 거야!”최연아는 가냘프게 울음을 터뜨렸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동정해주지 않았다. 서강빈은 여전히 그녀의 뺨을 내리치며 차갑게 말했다.“도운이의 돈은 너랑 결혼하고 싶어서 너에게 줬던 거야. 근데 너는 그 돈으로 다른 사람이랑 호텔에 갔잖아. 이게 사기가 아니면 뭐야? 마지막으로 기회를 줄게. 돈을 돌려줘.”겁을 잔뜩 먹은 최연아는 빨갛게 부은 얼굴을 움켜잡고 눈물을 질질 짜면서 말했다.“돌려줄게. 돌려주면 되잖아?”최연아는 휴대폰을 꺼내 바로 하도운에게 돈을 이체했다. 그러자 서강빈의 차가운 눈빛은 송재형을 향했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조명준과 조민우를 가리키며 차가운 웃음을 띤 채 물었다.“재형 도련님이라고 했지? 이게 바로 네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서강빈은 조금 화가 난듯한 송해인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나 바빠. 할 얘기 있으면 빨리해.”말하면서 서강빈은 거리를 넓혀 문 앞에 서서 송해인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졌다. 어두운 가로등 불빛이 두 사람의 얼굴을 비췄지만, 표정의 변화는 알수 없었다. 송해인은 가지런한 미간을 찡그리는 것으로 불쾌한 기분을 나타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자신이 온종일 기다린 결과가 이토록 냉정하고 차가운 서강빈이라는 것에 속상한 듯했다.“나한테 가까이 오기가 그렇게 싫어?”송해인은 울렁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는 서강빈이 일부러 자신과 거리를 둔다는 게 느껴졌기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우리 사이가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나. 송 대표, 할 말 있으면 얼른 해. 나 온종일 바빠서 되게 피곤해.”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 서운한 송해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고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물었다.“할아버지가 중독된 게 정말 네가 한 게 아니야?”이 물음을 들은 서강빈은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여 미간을 찌푸린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송해인을 보면서 되물었다.“네 생각에 내가 할아버지한테 독을 넣었을 것 같아?”잠시 침묵한 송해인이 물었다.“그럼 왜 해명하지 않는 건데?”“해명?”서강빈은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렸다.“그 병실에서 네 엄마, 네 동생, 그리고 송씨 가문의 그렇게 많은 사람이 다 내가 독을 넣었다고 지목하고 있는데 나한테 해명할 기회가 있었을까? 그리고 내가 해명을 했다고 해도 그들이 나를 믿었을까? 너는 나를 믿었을까?”서강빈이 묻는 말은 송해인의 말문이 막히게 했다.“나는 너 믿어. 왜 내가 너를 안 믿는다고 생각해?”송해인이 씩씩거리며 물었다. 서강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터뜨리고 불만 섞인 말투로 말했다.“만약 네가 나를 믿었다면 여기서 온종일 기다리지 않았을 거야. 나한테 와서 내가 독을 넣은 것인지 아닌지 묻지 않았을 거라고!”송해인은 가슴이 철렁
지금 송해인은 온 세상이 자신을 버린 것 같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자신에게 관심을 주는 사람도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온 세상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는 듯했다. 송해인이 바닥에 앉아 세상 무너진 듯 울고 있을 때, 곁에 검은 세단이 하나 멈추더니 차에서 취한 사람이 세 명 내려왔다. 그들은 빗속에서 온몸이 젖은 채로 매혹적인 몸매를 드러낸 송해인을 보며 탐욕스럽고 음란한 눈빛을 내뿜었다. “예쁜아, 왜 울고 있어? 비가 이렇게 세게 오는데 젖으면 안 되잖아. 오빠랑 호텔로 가서 옷을 갈아입자. 어때?”그중에 대머리인 남자가 손을 뻗어 송해인의 팔을 덥석 잡았다.“이거 놔! 꺼져!”울면서 소리 지르던 송해인은 손으로 그 대머리의 얼굴을 쳤다. 얼굴을 맞은 대머리 남자는 분노하면서 자기도 송해인의 얼굴을 내리치며 화를 냈다.“젠장! 이 미친년이 감히 나를 때려? 이 여자를 차에 끌고 가. 오늘 밤 우리 셋이 제대로 한바탕 놀아주자.”그 말을 끝으로 세 명의 건장한 남자는 송해인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고 억지로 차에 태우려고 했다. 두려운 송해인은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내 몸에 손대지 마! 꺼져, 당장 꺼져! 아악!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하지만 송해인이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원래도 인적이 드문 곳인데 이렇게 빗발이 세게 오고 있으니 길에는 사람이 더 없었다. 우산을 들고 가는 행인이 한두 명 보이기는 하지만 이 모습을 보고 감히 도와줄 생각을 못 하고 멀리 도망갔다. 세 사람은 그렇게 송해인을 끌고 차에 올라타려고 했다.“흐흐, 미친년, 우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오늘 밤 네가 똑똑히 느낄 수 있게 할 거야.”대머리 남자는 조롱하듯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는 송해인을 안아서 뒷좌석에 밀어 넣었다. 이때 사람의 그림자가 하나 날아오더니 펑 하고 대머리 남자의 허리를 걷어찼다.“아악!”그 대머리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5미터 정도 날아가 바닥에 부딪히며 물보라를 일으켰다. 나머지 두 건장한 남자는 이
송해인의 키스는 아주 적극적이어서 서강빈은 한순간 소파에 얼어붙어서는 휘둥그레진 눈으로 송해인을 보았다.‘얘가 지금 뭐 하는 거야?’서강빈은 바로 송해인을 밀쳐내려고 했지만, 송해인은 필사적으로 서강빈을 놓아주지 않았고 계속 강제적인 입맞춤을 했다. “그만, 그만해!”서강빈은 힘을 주어 송해인을 밀어내고는 짜증 나고 화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눈시울이 붉어진 송해인은 서강빈의 허벅지에 앉아 애처롭고 서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왜?”“우리는 이미 이혼했어.”서강빈의 대답에 송해인은 강경하게 말했다.“이혼해도 재결합할 수 있어!”“너...”서강빈이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송해인이 다시 한번 서강빈의 얼굴을 잡고 적극적인 입맞춤을 했다. 그녀의 투명한 눈물은 서강빈의 얼굴을 타고 내려오면서 작은 온기를 남겼다. 서강빈은 다시 한번 송해인을 밀어내고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나는 상관 안 해. 나는 네가 좋고 너를 사랑하고 있고 너랑 재결합하고 싶어. 오늘 밤 너는 나 송해인의 남자야.”강한 말투로 말하는 송해인의 모습은 그녀가 회사에서 비치는 차가운 여대표의 분위기보다도 더 위압적이었다. 서강빈은 난처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너는 나를 좋아하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야. 너는 그저 내가 효정 씨랑 함께 있으니까 질투 나서 그러는 거지. 해인아, 네 마음속에는 내가 없어.”송해인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며 서강빈을 보고 말했다.“왜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권효정이 할 수 있는 건 나도 할 수 있어! 너희 두 사람 잠자리를 한 것밖에 더 있어? 좋아, 우리도 잠자리하자.”말하면서 송해인은 몸을 일으켜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던지고는 백옥같이 희고 완벽한 자신의 몸매를 서강빈의 앞에서 보여주었다. 풍만하고 새하얀 가슴과 평평하지만, 살짝 살집이 있는 아랫배, 그리고 잘록한 허리는 모두 서강빈의 호르몬을 자극하고 있었다. 이윽고 송해
하여 서강빈은 그 생각을 버렸다. 마침 수행할 수 있는 조용한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한 서강빈은 전태산에게 선물 받은 은령초를 꺼내 들었다. “파경단을 하나 제조해보자.”혼잣말하면서 일어난 서강빈은 만물상점을 나가 주변에 있는 약국에서 약재를 사려고 했다. 마침 문을 나섰을 때, 그는 진천호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고 진천호는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서강빈 씨, 연명 단약은 다 되었습니까?”서강빈은 그제야 진천호에게 연명 단약을 하나 제조해주겠다던 일이 기억났다.“죄송합니다, 진 회장님. 요즘 바쁜 일이 좀 있어서 잊어버렸네요. 이따가 바로 제조해서 가져다드리겠습니다.”서강빈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하자 진천호도 웃음을 띠고 대답했다.“하하하, 괜찮습니다. 서강빈 씨처럼 대단한 분은 당연히 바쁘시겠죠. 저는 급하지 않습니다.”“아닙니다, 진 회장님. 한 시간 내로 연명 단약을 가져다드리겠습니다.”서강빈이 웃으며 하는 말에 진천호도 얼른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서강빈 씨.”전화를 끊고 서강빈은 길게 숨을 내쉬고는 얼른 주변에 있는 약국으로 가서 약재를 사와 연명 단약을 한 알 제조했다. 그 과정은 반 시간 정도 걸렸다. 다 만든 후, 서강빈은 작은 비단함에 연명 단약을 넣어 택시를 타고 진천호가 있는 정원으로 갔다.“진 회장님, 연명 단약을 가지고 왔습니다.”거실에서 서강빈은 웃으며 진천호에게 비단함을 건넸다. 진천호는 서둘러 일어서서 받아들고는 웃으며 말했다.“서강빈 씨, 직접 갖고 오시기까지 하고 정말 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서강빈이 웃으며 대답했다. 진천호의 혈색과 몸 상태는 확연히 좋아졌다.“진 회장님, 별다른 일이 없으면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서강빈의 말에 진천호는 다급하게 그를 불러세웠다.“서강빈 씨, 잠시만요. 사적인 일이 하나 있는데 서강빈 씨에게 부탁을 좀 해야겠습니다.”“얘기하시죠.”서강빈이 이렇게 대답하자 진천호도 더 말을 돌리지 않고 바로 말했다.“오늘 저녁에 이벤트가
진천호가 웃으며 말했다.“이분 삼절 도장은 신현 지역에서 제일가는 거장입니다. 이 천록염주가 바로 삼절 도장이 제조한 것이고 사악한 기운과 화를 쫓고 풍수를 조절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죠. 50억의 경매 시작 가격은 전혀 높은 가격이 아닙니다.”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찡그리고 물었다.“진 회장님, 설마 오늘 밤에 낙찰하려고 하는 물건이 이 천록염주는 아니죠?”“정말 서강빈 씨는 속일 수가 없습니다. 맞아요. 제 목표가 바로 이 천록염주입니다. 화첩에 있는 기타 영기들에서 서강빈 씨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다 저한테 말씀하세요. 모두 낙찰해드리겠습니다.”진천호는 호기롭게 말했고 서강빈은 담담한 웃음을 지으며 그 천록염주를 여러 번 훑어보았다. 도장이라는 사람이 염주 같은 영기도 만들 수 있다니 흥미가 돋았다. 역시 이 늙은 도장은 떠돌이 생활을 하며 닳고 닳은 사람이었다. 이 염주가 진천호의 말처럼 그런 효능을 가질지 서강빈은 지금 판단할 수 없고 직접 보아야만 알수 있었다. 서강빈은 화첩을 계속하여 넘겨보았고 화첩의 마지막 페이지에 있던 영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옥으로 된 검은색 단지였는데 손바닥만 한 크기에 온통 검은색인 단지 표면에는 알기 어려운 부호와 도안들이 있었고 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곁에는 이 영기를 소개하는 작은 글이 한 줄 있었다.삼킬 탄에 하늘 천, 탄천병이라고 고려 시대의 물건이고 어디에 쓰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야사의 기록에 따르면 고려 시대 때 기를 단련하는 사람들이 수행하던 영기라고 하는데 봉인을 풀면 하늘과 땅을 삼킬 수 있는 거대한 영기라고 했다. 이게 바로 스승님이 얘기했던 탄천병이라니, 서강빈의 마음속에는 경악의 물결이 일렀다. 이건 고려 시대에 삼천 수도자들을 재난의 길로 이끈 대단한 물건이었다. 이는 일반적인 영기가 아니라 완전히 영기의 영역을 벗어나 천지 사이의 각종 죽은 이의 영혼과 사악한 기운뿐만 아니라 일부분의 하늘과 땅도 집어삼킬 수 있었다. 스승님의 말씀에 따르면 500년 전에 탄천병이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