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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태권의 고수인 그는 수십 명의 목숨을 죽인 사람이고 3개 국가에서 지명수배가 내려진 범죄자였다.

“네.”

태곤은 서투른 한국어로 대답하고 굶주린 늑대처럼 서늘한 눈빛으로 소파에 있는 서강빈을 쳐다보며 목을 움직여 뼈마디가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

이윽고 태곤은 허공을 가로질러 주먹을 휘두르며 서강빈을 향해 다가갔다. 서강빈은 순식간에 덮쳐오는 도가 고수의 바람을 느끼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 사람은 세미 마스터의 실력을 갖춘 무사다! 조명준의 곁에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있을 줄은 예상치 못했다. 조명준은 소파에 앉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는 듯한 서강빈을 보고 사악하게 웃더니 뒤돌아 조민우와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

“저 자식은 이제 죽었어. 너희들을 데리고 규성 어르신을 뵈러 갈게.”

조명준의 생각에 태곤이 나서는 이상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조명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큰 소리가 나더니 곁으로 인영 하나가 문을 부수고 복도로 날아가 벽에 세게 부딪혔다. 매우 놀란 조명준이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날아와 벽에 부딪힌 사람은 태곤이였다.

“태곤!”

조명준은 실성하여 그의 이름을 불렀고 그제야 방금 태곤이 휘두르던 오른쪽 손은 이미 힘없이 바람 따라 너덜거리고 있었고 붉은 피는 팔뚝을 따라 뚝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태곤의 가슴팍을 보니 움푹 패어 들어간 주먹 자국이 있었다. 이 정도 부상이면 오장육부가 파열되었을 것이다. 조명준은 불쑥 고개를 돌려 소파에서 태연하게 일어서는 서강빈을 보았다.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선 서강빈은 조명준을 향해 희미한 웃음을 띠고 말했다.

“조명준 씨, 아직 남아있는 수단이 있으면 다 꺼내 봐요. 이렇게 보잘것없는 자식은 부르지 말고요. 와도 목숨을 잃을 겁니다.”

잠시 침묵하던 조명준은 벌컥 화를 냈다.

“좋아, 이 자식아! 아주 건방지구나! 기다려, 지금 바로 규성 어르신을 모시러 갈 거야!”

조명준은 이렇게 호통쳤지만, 서강빈은 두려운 기색이 하나도 없이 쌀쌀하게 말했다.

“규성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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