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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당신 아들이 해인이를 추행하고 무례를 저질렀는데 왜 해인이가 당신 아들을 유혹했다고 말하는 거죠?”

서강빈은 얼음장처럼 싸늘한 얼굴로 되물었다.

하지만 이향연은 순순히 물러설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어갔다.

“네놈의 전처가 반반하게 생겼다고 얼굴 믿고 여기저기 여우짓 하는 것 같은데, 그년이 유혹하지 않았다면 내 아들이 그년에게 넘어갔겠어? 네놈이랑 쓸데없는 대화를 하는 것도 시간이 아까워. 오늘 감히 이곳에 혼자 쳐들어왔다니, 네놈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야.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죽고 싶다면 당장 무릎 꿇어!”

서강빈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 이내 그의 눈빛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네. 이씨 가문에서 사람 됨됨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모양인데 내가 오늘 이덕용 어르신 대신 당신을 제대로 혼쭐내주겠어.”

서강빈은 가슴에 쌓인 분노가 극에 달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개자식! 네가 뭐라고 감히 아버지를 대신해서 나를 혼쭐내?”

이향연은 분노가 끓어올라 노발대발했다.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짝’ 소리와 함께 빗속에 선 서강빈은 허공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이향연은 뺨을 맞아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녀는 또 허공에서 몇 바퀴를 구르다가 ‘펑’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이어서 그녀의 처절한 비명이 별원 안에 울려 퍼졌다.

옆에서 지켜보던 호위대 무사들은 눈앞에서 일어난 이 모든 일을 어안이 벙벙한 채 바라보기만 했다.

서강빈이라는 자가 이렇게 거침없을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향연을 쓰러 눕히다니!

게다가 이향연은 이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이덕용 어르신이 가장 아끼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딸이었다. 성회에서는 그야말로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존재였다.

그런데 서강빈이 그런 이향연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이향연은 바닥에서 천천히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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