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들이 해인이를 추행하고 무례를 저질렀는데 왜 해인이가 당신 아들을 유혹했다고 말하는 거죠?”서강빈은 얼음장처럼 싸늘한 얼굴로 되물었다.하지만 이향연은 순순히 물러설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어갔다.“네놈의 전처가 반반하게 생겼다고 얼굴 믿고 여기저기 여우짓 하는 것 같은데, 그년이 유혹하지 않았다면 내 아들이 그년에게 넘어갔겠어? 네놈이랑 쓸데없는 대화를 하는 것도 시간이 아까워. 오늘 감히 이곳에 혼자 쳐들어왔다니, 네놈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야.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럽게 죽고 싶다면 당장 무릎 꿇어!”서강빈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표정이 점점 차가워졌다. 이내 그의 눈빛에서 냉기가 뿜어져 나왔다.“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네. 이씨 가문에서 사람 됨됨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모양인데 내가 오늘 이덕용 어르신 대신 당신을 제대로 혼쭐내주겠어.”서강빈은 가슴에 쌓인 분노가 극에 달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개자식! 네가 뭐라고 감히 아버지를 대신해서 나를 혼쭐내?”이향연은 분노가 끓어올라 노발대발했다.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짝’ 소리와 함께 빗속에 선 서강빈은 허공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이향연은 뺨을 맞아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녀는 또 허공에서 몇 바퀴를 구르다가 ‘펑’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이어서 그녀의 처절한 비명이 별원 안에 울려 퍼졌다.옆에서 지켜보던 호위대 무사들은 눈앞에서 일어난 이 모든 일을 어안이 벙벙한 채 바라보기만 했다.서강빈이라는 자가 이렇게 거침없을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감히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향연을 쓰러 눕히다니!게다가 이향연은 이씨 가문의 아가씨이자 이덕용 어르신이 가장 아끼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딸이었다. 성회에서는 그야말로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존재였다.그런데 서강빈이 그런 이향연에게 귀싸대기를 날렸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거나 다름없는 행동이었다.이향연은 바닥에서 천천히 몸을
쿵쿵.호위대 무사들은 잇따라 바닥에 쓰러지면서 피가 흘러내리는 다리를 끌어안고 비명을 질렀다.이 모든 것은 순식간에 일어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호위대 무사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진 광경을 보고 이향연은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리고 공포에 질려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이때 서강빈은 우산을 거두고 이향연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이향연은 두려운 마음에 뒷걸음질 치면서도 서강빈을 향해 큰소리를 질렀다.“개자식, 짐승만도 못한 개자식! 감히 나를 때려? 나 이향연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감히 내 몸에 손을 댄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 나, 성회 이씨 가문의 아가씨야. 내 아버지는 이씨 가문의 이덕용이라고! 지금 당장 나에게 무릎 꿇고 빈다고 해도 난 절대 네놈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네놈뿐만 아니라 그 여우 년도 모두 죽여버릴 거야!”이향연은 분노가 끓어올라 목이 쉴 정도로 울부짖었다.하지만 그녀를 기다리는 건 서강빈의 귀싸대기뿐이었다. 그녀는 또 한 번 바닥에 쓰러 눕혀졌는데 얼굴은 순식간에 피범벅이 되었다.“이씨 가문을 빌미로 협박하면 내가 겁먹을 줄 알아? 오늘 당신이 해인이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사과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어! 이씨 가문 사람들을 부른다고 한들 오는 족족 때려눕힐 거라고! 당신 아버지이자 그 고고한 이씨 가문의 이덕용 어르신이 와도 난 두렵지 않아!”서강빈은 말을 마친 후 얼음장처럼 차가운 얼굴로 이향연에게 다가가며 귀싸대기를 때리려고 했다.잔뜩 겁을 먹은 이향연은 안에 있던 진뢰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진뢰 씨, 살, 살려주세요! 이놈을 제발 죽여주세요!”“멈추지 못할까!”천둥과 같은 굉음이 안에서 울려 퍼졌다. 잇따라 진뢰가 걸어 나왔다.바닥에 쓰러 누운 채 얼굴이 피범벅이 된 이향연을 보고 진뢰는 잠깐 얼어붙더니 이내 버럭 화를 냈다.“무엄하도다! 여기가 어디라고 네놈이 행패를 부려? 감히 이향연 씨에게 손을 대? 정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려는 모양이구나!”진뢰가 목소리를 높였다.서강빈은
“건방진 놈!”분노가 끓어오른 진뢰가 호통을 쳤다. 그러자 그의 주위로 기운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옆에서 뒷짐을 지며 말없이 서 있던 류천은 덤덤한 얼굴로 서강빈을 바라봤다.“네 이놈, 죽기 싫으면 얼른 무릎 꿇고 진뢰 형님에게 사과해. 아니면 형님의 주먹 한 방으로 네놈은 바로 죽음을 맞이할 거라고.”류천은 거만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진뢰가 누구던가?삼십육 문의 천강문에서도 이름난 존재가 아니던가!아홉 개 문파의 열여덟 명과 맞붙어도 승리했고 천강문 문주의 가장 우수한 제자 다섯 명 중의 한 명, 즉 천강문 5대 호걸이었다!그런 사람이 송주에서도 실력이 보잘것없는 놈을 상대로 승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게다가 진뢰는 무도계의 실력 랭킹에서도 언더 랭킹 32위였다!무도계의 실력 랭킹은 스카이 랭킹, 챌린지 랭킹, 언더 랭킹으로 나뉜다. 챌린지 랭킹은 방금 입문한 무자들의 실력을 가르는 랭킹이고, 언더 랭킹과 스카이 랭킹이야말로 진정한 강자들이 꿈에서라도 오르고 싶은 랭킹이었다. 언더 랭킹과 스카이 랭킹에 오를 수 있는 무자들은 무도계의 가장 뛰어난 인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언더 랭킹은 총 100위까지 있는데 진뢰가 32위에 올랐다는 건 그의 실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충분히 보여준다.물론 스카이 랭킹에 오르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었다. 총 13개의 자리밖에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무도계 13대 호걸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세상 밖으로 나오지도 않은 채 무술만을 연마하곤 한다.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때 분명 무도계에 피바람을 일으킬 것이다.“서강빈이라고 했지? 나 진뢰는 함부로 사람을 괴롭히지 않아. 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이향연 씨에게 머리를 열 번 박으면 내가 대신 용서해달라고 사정해 볼 수도 있는데.”진뢰가 거만한 얼굴로 말했다.천강문 5대 호걸인 그가 이런 애송이를 상대하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였다.진뢰는 지금 내경대성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그는 두 달 전 이미 세미 마스터의 경지
“좋아요!”이향연은 표독스러운 표정을 보이며 진뢰에게 말했다.“진뢰 씨, 저놈의 목숨만은 남겨두세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잘 괴롭힐 테니까.”같은 시각, 진뢰의 천강권을 보고서도 서강빈은 전혀 겁을 먹지 않았는지 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4년이 지났는데도 천강문은 전혀 달라진 게 없군. 이미 4년 전에도 당신네 문주에게 말했었지만 천강권은 위력이 어마어마하나 그 힘이 오로지 한 곳에만 집중되었다는 게 단점이야. 그러면 주먹을 제외한 나머지 신체 부위는 타깃으로 삼기 딱 좋거든.”서강빈은 말을 마친 후 바닥을 힘껏 내딛더니 칠성보로 쉽사리 진뢰의 주먹을 피했다.진뢰의 주먹은 그대로 서강빈의 코끝을 스쳐 지나갔다. 그 위력에 휘몰아치던 강풍은 얼굴이 쓰라릴 정도로 강력했다.진뢰는 서강빈이 자신의 주먹을 피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잠깐만!칠성보!방금 칠성보를 사용한 거야?진뢰는 갑자기 뭔가 떠올랐는지 낯빛이 어두워졌고 잇따라 얼굴도 극도로 겁에 질려 창백해졌다.천의문!칠성보는 천의문의 보행법이었다!그런데 서강빈이 어떻게 칠성보를 사용할 수 있단 말인가?천의문은 무도계의 구종십팔부, 삼십육 문 중에서도 제일 가는 종가였다!하지만 천의문에는 세대마다 단 한 명의 후계자밖에 없었다. 몇 년 전에 천의문의 마지막 후계자는 구종십팔부와 삼십육 문의 문주에게 모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무패의 전적을 거뒀었다.그리고 그 일이 있고 난 뒤로 천의문의 마지막 후계자는 종적을 감췄다.‘설마 저놈이 천의문의 그 후계자란 말이야?’진뢰가 아직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서강빈은 이미 출격했다. 그는 진뢰의 복부를 향해 바로 주먹을 날렸다.“펑!”굉음이 울려 퍼졌다.진뢰는 방어를 하기도 전에 가슴에 주먹을 한 대 맞고 피를 토하더니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명치의 갈비뼈도 순식간에 십여 개가 부러졌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향연과 류천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무려 천강문의 진뢰가 서강빈의 주먹을 맞고 날아가
서강빈은 차가운 얼굴로 이향연을 바라보며 얼음장처럼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난 송해인의 전남편이야.”말 한마디로 그의 입장을 밝혔다.그는 송해인의 전남편으로서 오늘 송해인 대신 복수를 하러 온 것이다.그 말을 들은 이향연은 겁에 질렸다.서강빈에게서 전해지는 무서운 기운에 이향연은 감히 함부로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진뢰 씨, 얼른 일어나요, 얼른 일어나라고요!”이향연이 큰 소리로 외쳤다.하지만 바닥에 쓰러진 진뢰는 갈비뼈가 십여 개 부러져 꼼짝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서강빈의 신분을 알게 되었으니 그는 차마 일어날 수도 없었다.상대는 천의문의 소문주다! 구종십팔부와 삽십육 문의 문주에게도 패배한 적 없는 전설적인 존재란 말이다.진뢰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이향연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자신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서강빈을 향해 손을 휙휙 내저었다.“오지 마! 오지 말라고!”“내가 말했던 것 같은데. 만약 당신이 오늘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해인이가 받은 고통을 백 배로 되갚아주겠다고.”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이향연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성회 이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언제 한 번 머리를 숙이고 사과했겠는가?안 돼!절대 굴해서는 안 돼!이향연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서강빈은 이미 몇 미터 앞까지 다가왔다.이향연은 겁에 질려 마구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내가 다시 한번 말하는데 네놈이 감히 내 몸에 손을 댄다면 분명 내일까지 살 수 없을 거야! 난 성회 이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내 아버지는 이덕용이라고! 감히 내 몸에 손을 댄다면 네놈은 물론이고 네놈의 전처, 그리고 친구들까지 모두 이씨 가문의 보복을 당할 거야!”“보복?”서강빈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씨 가문이 나선다면 나도 같이 놀아줄 의향이 있어. 다만 해인이가 겪은 고통과 괴롭힘을 당신도 오늘 똑같이 당하게 될 거야.”“그... 그게 무슨 뜻이야?”겁에 질린 이향연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서강
“참, 사람 찾아 은침을 꺼내려는 시도조차 하지 마. 이 세상에서 그 은침을 풀 수 있는 사람은 없거든.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으니까 쉽사리 손을 대지 않는 게 좋을 거야.”말을 마친 후 서강빈은 별원을 떠났다.잇따라 안에서 이향연의 처절한 비명이 들려왔다. 이씨 가문 호위대 무사들은 재빠르게 이향연을 안아 들고는 별원을 떠나 병원으로 향했다.같은 시각, 성회 이씨 가문에도 송주의 소식이 전해졌다.이씨 가문 저택 안.이씨 가문의 가주인 이덕용은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한 노인과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선생님, 제가 몇 년을 더 살 것 같습니까?”이덕용은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공손하게 물었다.백발 머리에 손에 염주를 쥔 박원재는 수염을 쓰다듬더니 품속에서 금빛을 띤 비단 상자를 꺼낸 후 이덕용에게 건넸다.“이덕용 씨, 이건 우리 백현문 문주가 제련해낸 회춘단입니다. 이덕용 씨에게 5년의 수명과 젊어진 용모를 줄 수 있죠.”“회춘단이요? 5년 젊어질 수 있다고요?”이덕용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두 손으로 그 비단 상자를 들고는 두 눈을 반짝였다.5년의 수명이라니!이덕용은 높은 신분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이를 되돌릴 능력은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있어서 수명을 늘리는 건 더없이 중요한 일이었다.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는 법은 아니기 때문에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마음은 사치로 느껴졌다. 그런데 박원재가 한 번에 수명을 5년이나 늘릴 수 있는 회춘단을 줬으니 이덕용은 어떻게 기쁘지 않겠는가!“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이덕용은 흥분한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부하를 시켜 은행카드 한 장을 가져오게 한 후 공손하게 박원재에게 건넸다.“이 카드 안에는 200억이 들어 있습니다. 제 성의이니 선생님께서 부디 받아주시길 바랍니다.”박원재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은행카드를 도포 안에 챙겼다.“별말씀을요. 5년 뒤에 제가 다시 회춘단 한 알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네! 그러죠!”이덕용은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그러면 수명
권효정은 조급한 마음에 저택 안을 왔다 갔다 했다.성회 이씨 가문은 절대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특히 이씨 가문의 가주인 이덕용은 한 시대를 풍미한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이씨 가문은 성회에서 네 개의 명문 가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성회 25%의 자금을 장악하고 있었다.이씨 가문의 이덕용은 슬하에 아들 둘과 딸 하나가 있었다. 큰아들은 용국 군사구역의 장군으로서 지위가 높았고 5만 병사를 다스리고 있었다. 둘째 아들은 성회 정치계의 비서실장으로 성회에서는 그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그리고 이향연은 이덕용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딸이었다.그런데 서강빈이 그런 이향연을 반쯤 죽을 때까지 때렸다니.도대체 왜?권효정이 다급하게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시녀가 바로 대답했다.“아가씨, 저도 방금 들은 얘기인데 이향연 씨가 사람 시켜 서강빈 씨의 전처인 송해인 씨를 회사에서 잡아갔다고 해요. 송해인 씨가 금봉황회관에 끌려간 후 채찍을 수십 대나 맞아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되었고, 심지어 얼굴에 수많은 칼자국 상처가 났대요. 이 일을 알게 된 서강빈 씨는 화난 마음에 복수를 하러 이향연을 찾아갔고, 그래서 이 일들이 일어난 거죠.”그 말을 들은 권효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그러면 강빈 씨는 해인 씨를 위해서 이 일들을 저질렀다는 거야?”“네, 그렇다니까요.”시녀가 불만의 목소리로 대답했다.“전처를 위해 이씨 가문의 아가씨에게 손을 대다니, 서강빈 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권효정은 눈썹을 찌푸리다가 곧바로 시녀에게 명령을 내렸다.“차를 준비해, 지금 당장 이씨 가문으로 가야겠어.”“아가씨, 왜 그래요?”시녀는 어안이 벙벙한 채로 물었다.권효정이 대답했다.“당연히 강빈 씨를 구하러 가지.”“아가씨, 미쳤어요?”시녀가 일침을 가했다.“서강빈 씨가 전처를 위해 이씨 가문의 아가씨를 때리고 이씨 가문에 밉보이게 되었는데 그런 서강빈 씨를 구하러 간다고요? 아가씨가
두 부하가 바로 입구 앞에 서면서 권효정의 앞길을 막았다.“엄마, 왜 그러세요?”권효정은 다급한 마음에 고개를 돌려 손이란만 빤히 쳐다봤다.손이란은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든 넌 이곳을 절대 떠날 생각을 하지 마.”권효정의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그녀는 순간 차가운 얼굴을 보였다.“엄마, 어떻게 말씀하시든 저는 반드시 강빈 씨를 구하러 가야 해요. 강빈 씨가 위험에 빠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요.”그리고 권효정은 다시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손이정의 두 부하는 다시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꺼져!”권효정은 대표님다운 카리스마를 선보였지만 두 부하는 꿈쩍하지 않았다.“짝짝.”권효정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귀싸대기를 날리며 목소리를 높였다.“꺼지라고 했잖아!”두 부하는 얼떨떨한 얼굴을 보이더니 잔뜩 겁을 먹었는지 양옆으로 물러섰고, 권효정은 곧바로 자리를 뜨려고 했다.하지만 뒤에 있던 손이란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두 부하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철호, 용수, 듣거라. 만약 효정이가 오늘 이곳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게 된다면 앞으로 두 사람 모두 내 손에 죽을 줄 알아.”그 말에 두 부하는 더 고민할 겨를도 없이 다시 한번 권효정의 앞길을 막고는 고개 숙여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부디 발걸음을 옮겨주십시오.”“감히 내 앞길을 막아?”권효정은 잔뜩 화가 났기 때문에 표정이 얼음장처럼 싸늘했다.두 부하는 대답 없이 가만히 있었다.“내가 오늘 꼭 여기를 떠나겠다면 두 사람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네.”권효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고는 앞을 향해 걸어갔다.철호와 용수는 눈을 마주쳤다. 그렇다고 그들은 정말 권효정에게 손을 쓸 수도 없어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아가씨,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철호가 말했다.권효정은 계속 차가운 얼굴을 보이며 앞으로 걸어갔다.철호는 미간을 구기더니 나중에는 어쩔 수 없는지 한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