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부하가 바로 입구 앞에 서면서 권효정의 앞길을 막았다.“엄마, 왜 그러세요?”권효정은 다급한 마음에 고개를 돌려 손이란만 빤히 쳐다봤다.손이란은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무슨 일이 있든 넌 이곳을 절대 떠날 생각을 하지 마.”권효정의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그녀는 순간 차가운 얼굴을 보였다.“엄마, 어떻게 말씀하시든 저는 반드시 강빈 씨를 구하러 가야 해요. 강빈 씨가 위험에 빠지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요.”그리고 권효정은 다시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하지만 손이정의 두 부하는 다시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꺼져!”권효정은 대표님다운 카리스마를 선보였지만 두 부하는 꿈쩍하지 않았다.“짝짝.”권효정은 주저하지 않고 바로 귀싸대기를 날리며 목소리를 높였다.“꺼지라고 했잖아!”두 부하는 얼떨떨한 얼굴을 보이더니 잔뜩 겁을 먹었는지 양옆으로 물러섰고, 권효정은 곧바로 자리를 뜨려고 했다.하지만 뒤에 있던 손이란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두 부하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철호, 용수, 듣거라. 만약 효정이가 오늘 이곳에서 한 발짝이라도 나가게 된다면 앞으로 두 사람 모두 내 손에 죽을 줄 알아.”그 말에 두 부하는 더 고민할 겨를도 없이 다시 한번 권효정의 앞길을 막고는 고개 숙여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부디 발걸음을 옮겨주십시오.”“감히 내 앞길을 막아?”권효정은 잔뜩 화가 났기 때문에 표정이 얼음장처럼 싸늘했다.두 부하는 대답 없이 가만히 있었다.“내가 오늘 꼭 여기를 떠나겠다면 두 사람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기도 하네.”권효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내뱉고는 앞을 향해 걸어갔다.철호와 용수는 눈을 마주쳤다. 그렇다고 그들은 정말 권효정에게 손을 쓸 수도 없어 한 걸음 한 걸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아가씨, 저희를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철호가 말했다.권효정은 계속 차가운 얼굴을 보이며 앞으로 걸어갔다.철호는 미간을 구기더니 나중에는 어쩔 수 없는지 한숨을
이덕용을 따라왔던 박원재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더니 병상에 누운 이향연을 보며 물었다.“이덕용 씨, 혹시 우리 백현문의 도움이 필요해요?”“괜찮아요. 감히 나 이덕용의 딸을 건드리다니, 그놈더러 대가 치르게 해야죠.”이덕용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박원재가 잠깐 고민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저에게 말씀하세요. 저도 일단 이곳에 잠시 머무르겠습니다.”“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이덕용이 공손하게 말하고는 또 뭔가를 떠올렸는지 다급하게 물었다.“선생님, 혹시 백현문에 상처를 치료하는 단약과 흉터를 제거하는 단약이 있을까요?”“네. 만약 필요하시다면 제자보고 가져오라고 하면 됩니다.”이덕용은 바로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그럼 선생님께 부탁할게요.”박원재는 고개를 끄덕인 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때 한 부하가 들어오고는 작은 목소리로 이덕용에게 상황 보고를 했다.이덕용은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건방진 놈, 무술을 좀 할 줄 안다고 거만해진 것 같은데. 우리 이씨 가문이 정말 이대로 가만히 있을 줄 알았나?”목소리를 높인 후 이덕용은 다시 목을 가다듬고는 물었다.“천강문의 진뢰도 그놈에게 패배한 게 확실해?”“네, 어르신, 확실합니다. 제가 두 눈으로 직접 봤습니다. 천강문의 진뢰 씨가 그놈에게 주먹 한 방을 맞더니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으면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류천 씨도 겁을 먹었는지 줄행랑을 쳤고요.”부하가 긴장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의 말을 들은 이덕용의 낯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서강빈이라는 놈이 그래도 좀 실력이 있나 보군.’천강문의 진뢰에 대해서 이덕용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언더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무도계에서도 대단한 실력을 가진 인물이다.하지만 그런 사람이 서강빈에게 주먹 한 방으로 패배했으니 서강빈의 무술 실력도 꽤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덕용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지자 박원재가 말했다.“제가
“괜찮으니까 나가. 내가 알아서 약을 바를게. 지금 초라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송해인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은 숨을 깊게 내쉬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어떤 모습이든 난 절대 널 싫어하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흠칫하더니 얼굴을 가린 이불을 천천히 내리고는 예쁜 두 눈을 보이면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정말이야?”“당연하지.”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송해인은 서강빈을 와락 안고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서강빈은 그녀가 자신을 안고 있도록 내버려뒀다.“나쁜 놈, 정말 나쁜 놈이야...”송해인은 울음을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며칠 동안의 억울한 마음과 오늘 겪은 일로 그녀는 감정이 폭발해 30분이 지나고서야 겨우 진정했다.송해인은 갑자기 서강빈과 이혼한 사실을 떠올리며 그와 살짝 거리를 뒀다. 그리고 눈물을 닦으면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고마워.”서강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송해인에게 약을 발라주기 시작했다.약을 바를 때마다 송해인은 극심한 고통에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그녀의 얼굴에 난 십여 개의 칼자국을 보며 서강빈은 내심으로는 자책과 미안한 마음을 느꼈다.“미안해, 다 내 탓이야. 나 때문이 아니었다면 네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서강빈은 그녀에게 약을 발라주며 사과했다.송해인은 고개를 돌리고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하다고 말할 것 없어. 네가 밉긴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게 네 잘못은 아니야.”잠시 후, 서강빈은 송해인의 상처에 모두 약을 발랐다.그리고 장내에는 다시 고요한 정적이 흐르기 시작했다.송해인은 침대에, 서강빈은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두 사람은 무슨 얘기를 꺼낼지 몰라 침묵을 지켰다.한참 망설이다가 송해인이 조심스럽게 물었다.“그게, 방금 어디 갔다 왔어? 문밖의 이상한 할아버지한테 들었는데 이씨 가문의 이향연 씨를 찾아갔다며? 어떻게 한 거 아니지? 그분은 성회 이씨 가문의 아가씨라고. 만약 그 사람의 미움을 사게
“엄마, 태호야, 여긴 무슨 일로...”송해인이 의문스러운 얼굴을 보였다.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아차하며 다급하게 이불을 끌어당겨 얼굴을 가리려고 했다.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양미란은 송해인에게 다가가 얼굴을 가리기 위해 끌어당긴 이불을 덥석 잡고는 다급하게 물었다.“해인아, 얼굴이 왜 이래? 어디 한 번 봐봐.”“엄마, 나 괜찮아요.”송해인은 그 와중에 계속 얼굴을 숨기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들킨 이상 아무리 숨긴다고 해도 숨겨지는 게 아니었다.상처투성이인 얼굴과 등을 보며 양미란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어느 못된 놈이 이런 거야? 누가 우리 귀한 딸을 이렇게 만들었냐고? 엄마한테 말해. 엄마가 당장 가서 그 사람을 잡아 올게. 산 채로 가죽을 벗겨도 내 분이 풀리지 않을 거라고!”자식이 상처투성이인데 엄마로서 가슴이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송해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양미란은 고개를 돌리더니 서강빈을 노려보며 물었다.“서강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네가 해인이를 때린 거야? 감히 우리 딸을 때려? 네놈의 가죽을 벗겨버릴 거야!”양미란은 곧바로 서강빈에게 귀싸대기를 때리려고 하자 서강빈은 미간을 구기며 낯빛이 어두워졌다.송해인이 다급하게 그녀를 말렸다.“엄마, 강빈이가 그런 거 아니에요. 좀 가만히 있어요.”양미란을 서강빈을 노려보다가 고개 돌려 송해인에게 또 말했다.“엄마한테 말해, 도대체 누가 이런 거야? 겁도 없이 감히 우리 딸에게 손을 대? 내 눈에 띄기만 해봐, 반드시 죽여버리겠어!”송해인은 주저하다가 대답했다.“엄마, 이 일은 모르고 있는 게 좋을 거예요. 제가 알아서 잘 해결할게요.”“우리한테 숨길 셈이야? 송해인, 너 미쳤어? 네 얼굴에 난 칼자국을 봐봐, 남은 평생 흉터를 달고 살아갈 수도 있는데 엄마인 나보고 가만히 있으라고?”양미란이 다급하게 말했다. 혹시라도 딸이 머리까지 다쳐 사리 분별을 할 수 없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송태호도 맞장구를 쳤다.“누
만약 송해인이 먼저 잘못했다면 양미란은 심지어 송해인을 데리고 먼저 찾아가서 사과할 생각이었다.“다 서강빈 저 X끼 때문이지?”이때 문이 갑자기 열렸다. 이세영과 도정윤이 찾아온 것이었다.“해인아!”도정윤은 긴장한 얼굴로 다가가고는 송해인의 옆에 앉았다. 상처가 가득한 그녀의 얼굴을 보며 도정윤은 가슴이 아팠다.이세영은 서강빈을 노려보며 질책하기 시작했다.“서강빈 씨, 대표님이 지금 이렇게 된 것도 다 서강빈 씨 때문이잖아요! 제가 조사한 바로 이향연 씨가 대표님에게 이런 이유는 바로 서강빈 씨가 지난번에 한동훈에게 폭력을 행사했기 때문이죠. 한동훈은 이향연의 아들이라고요! 이향연은 아들을 위해 특별히 외국에서 비행기 타고 왔다고 해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래, 우리 착한 해인이가 이씨 가문을 건드렸을 리가 없지. 다 네놈 때문이었구나?”양미란은 바로 서강빈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설을 퍼부었다.“쓸모없는 개자식! 어쩜 그렇게 재수가 없어? 내가 말했었지, 우리 해인이와 제발 멀리 떨어져달라고! 우리 해인이가 네놈 때문에 어떤 험한 꼴을 더 당해야 하는 거야? 너, 내가 오늘 널 죽여버린다!”말을 마친 양미란은 서강빈에게 귀싸대기를 때리려고 했다.“엄마, 그만하세요!”송해인이 말했다.“해인아, 아직까지 이놈을 감싸는 거야? 네 얼굴 좀 봐봐, 이놈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지 좀 보라고!”양미란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송태호도 맞장구를 쳤다.“그래, 누나. 왜 지금까지 저 사람을 감싸는 거야? 지난번에 저 사람이 내 손목을 부러뜨렸었던 거, 기억 안 나? 나 아직도 손목이 아프다고.”이세영도 이참에 모든 책임을 서강빈에게 떠넘기려고 했다.“대표님, 성회 이씨 가문의 아가씨를 건드렸으니 어마어마한 폭풍우가 들이닥칠 겁니다. 회사와 대표님을 위해서라도 절대 어리석게 행동해서는 안 됩니다.”“그게...”답답한 송해인은 다급하게 설명하려고 했다.“하지만 강빈이가 날 살렸어요. 강빈이 아니었으면 난 이미 맞아 죽었을
서강빈은 송해인을 바라보더니 물었다.“지금 나를 걱정하는 거야?”“그게...”송해인은 흠칫하더니 흔들리는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그냥 네가 내 일에 끼어드는 게 싫어서 그래.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그 누구도 무고한 피해를 보지 않기를 바라.”“해인아, 너 미쳤어?”양미란은 분노가 끓어올랐다.“한동훈은 서강빈이 때려서 다친 거라잖아. 그럼 당연히 서강빈이 책임져야지. 왜 자꾸 그렇게 어리석게 굴어? 게다가 상대는 성회 이씨 가문이야. 그쪽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너는 물론이고 송씨 가문까지 말려들 거라고!”“그래, 누나. 생각 잘해야 해.”송태호도 마음이 다급해졌다.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재잘재잘 떠들어대니 송해인은 몸도 마음도 지쳤다.“됐어요! 다들 그만해요! 난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까 다들 그만하라고요! 이번 일은 강빈이 혼자 책임지게 하지 않을 거예요.”그 말을 들은 양미란은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너, 너 정말 왜 이렇게 엄마 속 썩여? 이런 보잘것없는 놈 때문에 송씨 가문을 망하게 할 생각인 거야?”“엄마 말이 맞아. 누나가 내린 결정이라고 다 따라야 해? 난 동의하지 않아.”송태호가 말을 이어갔다.“비오 그룹은 누나만의 회사가 아니야. 송씨 가문에도 누나만 있는 게 아니고. 서강빈 저 X끼 때문에 전체 송씨 가문과 비오 그룹의 운명을 걸 생각이면 난 절대 동의할 수 없어.”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뭔가를 설명하려고 했다.하지만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양미란이 또 말했다.“해인아, 너도 어리지 않잖아. 지금은 제멋대로 굴 때가 아니야. 네가 굳이 서강빈이랑 함께 책임을 지겠다고 하면 난 어쩔 수 없이 너에게 등을 돌릴 거야.”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양미란을 바라봤다.양미란은 턱을 치켜들고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앞으로 회사와 송씨 가문은 태호에게 물려줄 거야. 너랑 서강빈 때문에 전체 송씨 가문과 비오 그룹의 앞날을 망칠 수는 없어.”장내에는 고
송해인이 전혀 뜻을 굽히지 않자 서강빈은 낯빛이 어두워지더니 목소리를 높였다.“그만해! 꼭 내가 똑똑히 말해야 알아듣겠어? 다시 한번 말하는데 이 일에 참견할 필요 없어. 네가 있으면 오히려 나에게 폐만 끼칠 거라고!”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마음이 시큰거려 순식간에 눈물이 차올랐다.방금까지도 다정하게 굴던 서강빈이 갑자기 태세 전환하며 이런 말을 내뱉다니!“뭐? 그 말, 진심이야?”송해인은 눈시울을 붉히면서 물었다.얼음장처럼 차가운 그의 얼굴은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이상하게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지금까지 송해인은 서강빈을 위해서 모든 걸 포기하려고 했는데 정작 그는 자신에게 폐를 끼친다며 그녀를 밀어냈다.“진심이야.”서강빈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안 믿어. 진심 아니지? 그런 거지?”송해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눈물을 흘렸다.낯빛이 한층 더 어두워진 서강빈은 다시 한번 단호하게 말했다.“믿거나 말거나. 난 네 도움이 필요하지 않아. 나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할 필요도 없다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잘할게. 그리고 내 생사도 너와 무관해. 우리 두 사람은 이미 이혼했어,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알겠어?”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제자리에 굳어버렸다.가족들과 연을 끊고 비오 그룹을 포기할 각오까지 했는데 고마운 마음은커녕 원망과 불만을 일으키다니, 지금의 서강빈은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다정하게 굴던 서강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아무 관계도 아니면서 왜 나를 구했어?”송해인은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한 번 더 물었다.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쌀쌀맞게 대답했다.“그야 마침 지나가던 길이었으니까. 일부러 너를 구하러 간 건 아니니까 쓸데없이 김칫국이나 마시지 마.”장내에는 고요한 정적이 흘렀다.눈물범벅이 된 송해인은 입술을 부르르 떨며 눈앞의 서강빈을 바라봤다.“그게 솔직한 마음이라는 거지?”송해인의 눈은 빨갛게 부어올랐다.“응.”서강빈이 차갑게 대답하자 송해인은 실망이
빗속에서 검은색 밴 두 대가 만물상점 앞에 멈춰 섰다.차 문이 휙 열리더니 손에 칼을 든 검은 옷 사내 일여덟 명이 차에서 뛰어내리고는 표독스러운 얼굴로 입구 앞에 서 있는 서강빈과 앉아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상한 할아버지를 바라봤다.“네가 서강빈이야?”앞장선 사내가 싸늘한 목소리로 묻자 그의 손에 든 칼에서 눈부시게 차가운 빛이 비쳤다.“그래.”서강빈이 덤덤하게 대답했다.앞장선 사내가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더니 칼을 휘두르며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네놈은 오늘 내 손에 죽을 거야!”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 사내는 칼을 든 채 서강빈을 향해 달려들었다.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난 스피드와 파워로 말이다.대문 앞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이상한 할아버지는 웃으며 말했다.“어쭈, 그래도 실력이 있는 놈이네. 보통 사람이 아니고 무술을 연마했다고.”서강빈도 당연히 이를 알아보고는 미간을 구겼다.그의 추측이 맞다면 눈앞의 사람들은 모두 무술을 익히 알고 있는 듯했다.서 있는 자세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기운으로 봤을 때 보통 사람들보다 간결하고 세련되었다.특히 칼을 든 채 그에게 달려든 사내의 스피드와 파워로 트럭 한 대도 충분히 넘어뜨릴 것 같았다.서강빈은 덤덤한 얼굴을 하며 전혀 피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사내가 칼을 들고 다가온 순간 그는 팔을 들더니 안정된 자세로 칼날을 움켜쥐며 상대가 더 앞으로 못 다가오게 했다.상대도 놀라운 마음에 미간을 구겼다. 서강빈이 피하지도 않고 맨손으로 자신을 향한 칼날을 맨손으로 움켜쥘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자식! 네가 감히...”앞장선 사내가 눈살을 찌푸렸다.그러더니 ‘펑’ 소리와 함께 서강빈은 상대의 복부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사내는 비명과 함께 피를 토하며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빗속으로 넘어진 그의 주위로 순간 빗물과 핏물이 사방으로 튀었다.“X발, 저 새끼 죽여!”나머지 사람들은 그 광경을 지켜보더니 칼을 들고 서강빈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서강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