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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서강빈은 살짝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못 본 것도 아니고.”

“돌아서!”

외치는 송해인의 목이 붉게 달아올랐다. 서강빈은 별수 없이 돌아섰다. 이윽고 뒤에서 스르륵 옷 벗는 소리가 들렸다. 반나절 뒤에야 송해인은 속삭이듯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나 다 됐어. 돌아서면 돼...”

서강빈은 숨을 내쉬고 돌아서 침대에 엎드린 송해인을 바라보았다. 등 전체가 그를 마주 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곡선을 이룬 몸매는 보는 이를 홀렸다. 비록 상처로 뒤덮이긴 했어도 아까보다 많이 나아졌다.

그 상처들을 보는 순간, 서강빈은 겨우 잠재워버린 분노가 다시 끓어오름을 느꼈다. 그는 침대 옆으로 걸어가 섬세하게 송해인의 갈라진 상처에 약을 발랐다.

“으윽...”

송해인은 저도 모르게 얕은 신음을 내뱉었고 이는 서강빈으로 하여금 자꾸 딴마음을 먹게 했다. 송해인 본인도 이런 소리를 내면 안 좋다는 걸 알았기에 이를 꽉 깨물고 버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서강빈이 매번 약을 바를 때마다 송해인은 온몸이 저릿해 옴을 느꼈다.

더욱이 그 약은 상처에 바를 적마다 차갑고 편하게 느껴졌다. 서강빈은 약을 한참 발라주다 손을 들어 송해인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엉덩이 좀 들어, 아직 어떤 상처들은 바르지 못했으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송해인의 몸은 수치스러움에 벌겋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흉을 남기지 말아야 했기에 송해인은 이를 악물고 엉덩이를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자세가 어딘가 야릇하고 수치심을 유발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반나절 뒤, 괴롭던 시간이 끝나고 송해인을 빨갛게 익은 볼과 붉어진 귀를 한 채로 후끈 달아오른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한 맺힌 눈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경고했다.

“오늘 네가 나한테 약을 발라준 사실을 누구와도 얘기해서는 안 돼.”

“알고 있어.”

서강빈은 약그릇을 치우며 대답했다.

“네 얼굴의 상처는 이틀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요 두 날은 잠시 여기에서 지내도록 해.”

얼굴의 상처?

송해인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인제야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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