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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허허, 이놈이 깨어나면 대적할 상대가 없을 텐데...”

...

같은 시각.

이향연이 잠시 묵고 있는 별장 내.

“아가씨, 큰일 났습니다!”

수하 한 명이 부랴부랴 땀을 가득 흘리며 마당에 뛰어 들어와 한가롭게 차를 음미하던 이향연을 향해 소리쳤다.

“소란스럽게 뭐 하는 짓이야. 하늘이 무너지기라도 했어?”

이향연은 꾸짖는 투로 말했다. 그 수하는 허리를 굽히고 경황없이 말을 시작했다.

“아가씨, 류 집사님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류준배? 걔 어디 갔어?”

이향연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

“밖, 밖에...”

수하는 부들부들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향연은 께름직함을 느끼고 이내 몸을 일으켜 밖으로 달려 나갔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눈앞의 광경을 보고 이향연은 놀라서 뒤로 자빠질 뻔했다.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바닥에 누워있는 남자는 온몸이 피떡이 되어 근본 알아볼 수가 없었다. 숨을 헐떡이는 모습이 당장이라도 목숨이 끊어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누구야? 당장 끌어내!”

이향연이 소리쳤다. 그러자 수하가 재빨리 대답했다.

“아가씨, 이분이 류 집사님입니다...”

“뭐?”

이향연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고문을 당해 사람 같지도 않은 몰골을 한 그 모습을 보면서 구역질이 나왔다.

“무슨 일이야? 얘 나 대신에 송해인 처리하는 거 아니었어? 왜 이런 꼴이 된 건데?”

이향연이 따져 물었다. 바닥의 류준배는 미약하게 숨을 몰아쉬고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이향연을 잡으려 했으나 이향연은 그 손을 피했다.

“아가, 아가씨... 서강빈이 와서 송해인 그 여자를 구해갔습니다. 그리고 서강빈이 절 이런 꼴로 만들었고요. 제발 아가씨, 살려주십시오! 저 대신 복수, 복수해 주세요...”

류준배는 죽을힘을 다해 외쳤다. 하지만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선혈을 토해내고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거뒀다.

이향연의 미간이 찌푸려지고 눈에는 섬광이 번뜩였다.

“서강빈, 또 서강빈 이 자식이야!”

이때, 곁에 있던 수하가 우물쭈물하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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