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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서강빈의 안색이 변했다. 잠시 망설이다 별수 없다는 듯 서강빈이 입을 열었다.

“네 말이 맞아. 내가 의술에 능하다는 거 너한테 감춘 거 맞아. 그런데 정말 일부러 속이려던 거 아니야. 난 그저...”

“됐어. 설명할 필요 없어.”

송해인은 차갑게 말했다. 귓가의 머리를 넘기곤 다시 입을 열었다.

“딱히 나한테 설명해야 할 이유 같은 건 없어. 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잖아. 네가 정말 해명하고 싶었으면 진작 3년 전에 나한테 해명했어야지.”

말을 듣고 서강빈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서강빈은 알고 있었다. 송해인이 아직도 화가 나 있다는걸.

“내가 설명했다 해도 날 믿어줬을까, 네가?”

서강빈은 진지한 눈길로 송해인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송해인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머리를 돌려 서강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네 생각에는 내가 널 안 믿어줄 것 같아?”

서강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냉랭한 태도는 이미 그의 대답을 대신하고 있었다.

“서강빈! 왜 내가 널 믿지 않을 거로 생각해? 만약, 정말 만약에 3년 전에 네가 나한테 사실대로 얘기했으면 내가 정말 널 안 믿어줬을까?”

“넌 정말 우리가 지금 이 지경이 된 게 네가 자초한 거라는 생각 안 들어?”

“난 네 와이프야. 도대체 무슨 말 못 할 사정이었다고 3년이나 숨겨야 했는데!”

송해인은 말하면 할수록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말하면 할수록 두 눈에 눈물이 고여갔다.

결국, 눈물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송해인은 머리를 돌려 눈가의 눈물을 닦아냈다. 억울하고 속상했다.

서강빈도 마음이 짠해 왔다. 하지만 그는 하려던 말을 삼켰다.

많은 일들을, 서강빈은 송해인에게 곧이곧대로 말해줄 수 없었다.

만약 말하게 되면 송해인이 마주하게 될 건 각종 위험일 뿐이었다.

서강빈이 침묵을 지키는 걸 보고 송해인은 붉어진 눈시울로 물었다.

“말해. 왜 대답 안 해? 서강빈, 넌 그냥 겁쟁이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겁쟁이라고!”

겁쟁이?

서강빈이 그런 자신을 비웃듯 웃었다. 변명하지 않았고 반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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