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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강빈 씨 오늘 밤 결과는 자기 힘으로 이뤄낸 거예요. 저 때문이 아니라.”

권효정이 빙긋 웃었다.

송해인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웃었다.

“그래요? 그럼 앞으로의 경기에서도 계속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줬으면 좋겠네요.”

“그럴 거예요.”

권효정이 귓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이윽고 네 사람은 갈라졌다.

서강빈도 지친 기색이었다. 그는 권효정더러 그를 이상한 할아버지의 잡화상점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권효정은 조금 앉아있다 자리를 떴다.

잡화상점 내, 서강빈은 침대에 누웠다. 잠엔 들지 않은 채.

머릿속에는 온통 송해인이 오늘 밤 했던 말들뿐이었다.

송해인도 별장의 침대 위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 밤 서강빈이 했던 말들을 곱씹었고 무대 위에서 그와 권효정이 함께 있던 장면들을 뇌리서 떨치지 못했다.

생각하면 할수록 송해인은 더 기분 나빴고 더욱 화났다.

빌어먹을 자식!

송해인은 몸을 일으켜 도정윤을 붙들고 거실에서 술을 마셔대기 시작했다.

“정윤아, 왜, 왜 걔는 몰라?”

“이혼하고 나서야 알았어. 내가 아직 걔를 사랑한단 걸. 걔를 사랑한다고, 알아?”

“근데 왜 걘 아무것도 몰라? 그러곤 다른 여자와 사랑을 속삭이고 내 앞에서 보란 듯이 자랑하고!”

“권씨 집안 아가씨? 하하, 걔가 뭐 그렇게 좋은가? 나보다 예뻐 걔가? 왜 그 자식은 내가 아닌 권효정을 선택한 건데? 왜!”

송해인은 흥분해서 외쳤다. 그녀는 술병을 들고 연이어 들이부었다.

도정윤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송해인의 원망과 하소연을 들어줬다.

이내 송해인이 도정윤의 품으로 쓰러졌다. 눈에는 눈물이 고인 채 술에 취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서강빈, 나쁜 자식, 왜 날 몰라, 왜 날 이해 못해, 흑흑...”

결국 그렇게 송해인은 울다 지쳐 잠들었다.

도정윤은 품속의 송해인을 보면서 별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눈동자에는 차가움이 스쳤다.

“해인아,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그 쓰레기를 잊게 만들어줄 테니까!”

“걔한테 네가 아까우니까!”

...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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