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어머니, 그 정도는 저도 알죠.”한참 후, 비오 그룹.송해인은 사무실에서 서류를 처리하고 있던 도중 양미란의 전화를 받았다.“네? 태호의 손이 부러졌다고요?”송해인은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특히 양미란이 서강빈이 때린 거라고 말하자 송해인은 믿어지지 않았다!“알았어요. 곧 갈게요.”송해인은 긴장하는 듯 말했다. 그녀는 송태호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공부도 하지 않고 게으르고 놀음을 즐기는 전형적인 부잣집 도련님이었다.가끔 큰 사고를 치기도 하고 거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송태호는 송해인의 하나뿐인 동생으로서, 부모님의 보배 아들로서 애지중지 키우다 보니 아무리 말해도 고치려 하지 않았다.그래서 송해인은 송태호가 밖에서 일을 치지 않는 한 돈을 쓰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양미란의 말에 의하면 서강빈이 송태호의 손을 부러뜨렸다.그러자 송해인은 어리둥절해졌다!그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서강빈이 어떤 사람인지 그녀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지 않은 이상 이런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양미란이 너무 확실하게 말하자 송해인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진짜 서강빈이 변한 걸까?송해인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서강빈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방금 한의원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자 다시 화가 나서 핸드폰을 탁자 위에 던졌다.이때 이세영이 걸어들어오면서 송해인의 안색이 어두운 걸 보자 물었다.“대표님,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 생겼어요?”“엄마가 그러는데 서강빈이 태호의 손을 부러뜨렸대. 그래서 지금 병원에 있다고 해.”송해인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러자 이세영은 깜짝 놀라면서 되물었다.“네? 손이 부러졌다고요? 서강빈이 때려서요?”송해인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이 비서, 정말 서강빈이 한 짓일까?”이세영은 망설이는듯하다가 대답했다.“대표님, 제가 이 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도 깜짝 놀랐지만
감히 보복까지!“개자식! 개자식! 정직한 사람인 줄 알았어. 그래도 소인배는 아니라고 생각했지. 이혼한 지 얼마 됐다고 사람이 이렇게 변해? 왜 내 동생을 때려? 제가 뭔데?”송해인은 꾹꾹 참아왔던 화가 끝내 치밀어 오르면서 욕을 했다.이때다 싶어 이세영은 한마디 덧붙였다.“제가 보기에는 권씨 집안 아가씨랑 같이 있더니 믿을 구석이 있는지 용기가 났나 봅니다. 대표님 전남편인 서강빈이 이제 권효정한테 찰싹 달라붙을 것 같은데요.”말이 끝나자 송해인은 더욱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그만해. 일단 병원으로 가볼게.”“저도 같이 갈게요.”두 사람은 차를 몰고 병원으로 향했다.“엄마, 어떻게 된 일이에요?”송해인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화를 내면서 물었다. 양미란은 송해인을 보자 억울해하면서 눈물을 글썽이었다.“해인아, 드디어 왔어! 이것 좀 봐, 태호를 좀 보라고. 서강빈 그 자식이 얼마나 지독하게 때렸는지! 손이 다 부러졌다니깐!”양미란은 마치 송태호가 죽기라도 한 듯 엉엉 울어댔다.송해인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이 상황을 지켜봤다. 오기 전부터 양미란이 과장해서 말했을 거라는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지금 침대에 누워 울부짖는 송태호를 보자 사건의 심각성을 알았다. 정말 손이 부러졌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송해인이 걱정스레 물었다.‘정말 서강빈이 이렇게 지독하게 때렸다니!’“다 서강빈 그 자식 때문이야! 미친것처럼 달려들어 태호의 손을 부러뜨렸지 뭐야!”양미란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나는 아들이라곤 태호밖에 없는데 우리 태호를 죽도로 때렸어! 그리고 태호만 때린 게 아니라 나도 뺨을 맞았다니깐. 봐봐, 이 자국! 지금도 멍들어 있는걸!”그리고 양미란은 자기 얼굴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송해인은 양미란의 얼굴을 보자 얼굴색이 어두워졌고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솔직하게 말해봐요. 엄마랑 태호가 서강빈을 화나게 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손을 쓴 거예요?”“해인아, 그건 무슨 소리야? 우리가 화나게 했다니? 너는 지금
가게에 있던 서강빈은 갑자기 송해인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보자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때렸어.”서강빈은 숨길 생각도 없이 당당하게 인정하였다. 이 말을 듣자 송해인은 벌컥 화를 내었다!“서강빈, 개자식! 왜 우리 동생을 때려? 네가 얘 손을 부러뜨렸다고! 아무리 원수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는 하지 않지! 얼마나 미워야 이래? 내가 너랑 이혼했다고 해서 우리 가족에게 이렇게 복수할 정도는 아니잖아? 서강빈, 오늘 드디어 너의 정체를 똑똑히 알아봤어! 너는 철두철미한 소인배야! 이렇게 폭력을 쓰는 사람이랑 이혼한 건 정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야!”이 말을 듣자 서강빈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며 미간을 구겼다.그는 변명도 반박도 하지 않았지만 너무 실망스럽고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래도 3년 부부로 살았는데 이 정도 믿음이라니!심지어 송해인은 왜 때렸는지 묻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호통을 쳤다.서강빈은 한숨을 내쉬더니 덤덤하게 웃었다.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도 같았다.“송해인, 네 마음속에 나는 그런 사람이었어? 폭력에 미친 사람? 왜, 송태호가 네 엄마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는 물어보지 않아?”서강빈은 차갑게 물었고 말투에는 불만이 가득했다.“우리 엄마와 태호가 뭘 했던 너는 손을 쓰면 안 됐어. 심지어 이렇게 지독하게 때리면 더 안 되는 거였다고!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네가 엄마도 때렸다며?”송해인은 강하게 밀고 나왔다. 그녀는 이미 전화로 의사를 잘 전달한 것 같은데 서강빈이 반성하려는 태도가 보이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자 살짝 당황했다!하지만 송해인의 말을 들은 서강빈의 마음은 더욱 허탈하고 실망스러웠다.누가 옳고 그른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송해인이 서강빈을 대하는 태도였다. 서강빈이 옳든 그르든 그녀의 눈에는 다 그의 잘못으로 보였다! 서강빈은 이런 송해인의 태도에 너무 실망했다.“이젠 알겠어. 내가 뭐라고 하든 무슨 일이 발생했든 너는 다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는걸. 송해인 네 눈엔 내가 뭘 해
송해인이 큰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병실에 있던 송태호와 양미란은 이 말에 이내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흐뭇하게 웃었다.가게에 있던 서강빈도 나가라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졌다. 그러다 끝내 입을 열었다.“알았어. 곧 나갈게.”그리고 서강빈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송해인도 한참 동안 그자리에서 멍하니 있다가 들고 있던 핸드폰을 내려놨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송해인은 갑자기 커다란 공허함을 느꼈다. 마치 지금까지 기대했던 모든것들이 한 순간에 사라진듯한 기분이였다. 그녀는 스스로 가장 소중한것을 망가뜨린것 같은 기분에 괴로워하였다.이때, 송해인은 비로서 정신을 차렸다. 이 모든것은 그녀가 홧김에 한 소리라는건 인식하기 시작했다. 서강빈이 만약 정말 가게를 떠난다면 그녀는 앞으로 서강빈과 완전히 인연을 끊게 될것이다. 이 가게는 그녀와 서강빈 사이의 마지막 연결점이였다.순간 송해인은 모든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병실을 뛰쳐나오면서 서강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의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 ‘꺼져있네.’“대표님, 어디 가세요?”이세영은 급히 쫓아나오며 물었다. “가게에 다녀와야겠어.”송해인은 대답하고 재빨리 차를 타고 곧장 가게로 향했다.‘서강빈, 미안헤. 그런 뜻은 아닌데. 정말 아니야.’송해인은 조급하고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가게에서.서강빈은 전화를 끊고 소파에 앉아 한숨을 쉬면서 담배를 붙이고 천장을 쳐다보았다. 송해인이 방금 한 말이 계속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그래. 떠날때도 되였지. 여기에 계속 있어봤자 뭐해?’서강빈은 스스로를 비웃으며 담배를 끄고 일어나 간단히 짐을 쌌다.그리고 현관에 서서 작은 가게를 둘러보았다.2년이다. 이젠 떠나야할 시간이다.서강빈과 송해인의 결혼과 마찬가지로 이젠 손을 놓아줘야 할때가 왔다.서강빈은 한숨을 내쉬며 캐리어를 끌고 잠시 고민하더니 열쇠를 문 앞에 있는 꽃병 아래에 놓았다.그리고 카카오톡으로 송해인에게 사진을 전송했다.“열쇠는 입구 꽃병 밑에 있어
“해인아, 왜 그래? 왜 우는데?”진기준이 급히 달려오면서 물었다. 송해인은 고개를 들어 눈물을 닦고 진기준을 쳐다봤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는 척 말했다.“눈에 모래가 들어봤나 봐. 너는 왜 왔어?”그녀는 얼른 일어났다.“출장왔는데 아주머니가 하마터면 사고가 날 뻔했다고 해서 급하게 너를 보러 왔지. 괜찮아?”“괜찮아.”송해인은 고개를 저으면서 애써 웃는척하였다. 그제야 진기준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가게를 쳐다보면서 물었다.“문이 닫혔네? 서강빈 찾으러 왔어?”송해인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볼일이 좀 있어서.”“무슨 일인데?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야?”진기준이 물어보자 송해인은 고개를 저으면서 대답했다.“아니야. 회사에 일이 있어서 그만 돌아가 볼게.”“어. 그래.”진기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차를 타고 떠나려는 송해인을 보자 다시 입을 열었다.“아참, 해인아. 오늘 저녁 한의학 대회 본선 준비는 잘돼가고 있어? ‘나는 의사다’팀이 와서 생방송을 한다던데. 내가 마침 그 프로그램 피디랑 아는 사인인데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괜찮아. 혼자 부딪혀 보고 싶어.”송해인은 담담하게 웃으면서 거절했다. 그러자 진기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그래. 현장에 가서 응원할게.”송해인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바로 차를 타고 떠났다.멀어져 가는 송해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진기준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서서히 사라지고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굳게 닫힌 가게를 쳐다보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문을 닫았다고?”한마디 중얼거리고 진기준도 자리를 떠났다.서강빈은 캐리어를 끌고 이상한 할아버지네 잡화점으로 왔다.“아이고. 쫓겨났어?”할아버지는 문 앞에 앉아 장기를 두고 있었다. 서강빈이 다가오는 것을 보자 농담을 치며 웃었다. 그러자 서강빈은 그를 흘겨보면서 말했다.“여기서 며칠 묵을게요.”“하루에 6만 원, 밥은 혼자 알아서 해결해.”할아버지는 무심하게 말하면서 바둑 한 알을 툭 놓았다.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현장? 그럴 필요 없어요. 제가 대회에서 처방만 잘 만들면 돼요.”“안 돼요, 안 돼요. 이따가 데리러 갈게요. 내 말 좀 들어요.”권효정이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러자 서강빈은 거절할 수 없었다.“그래요.”전화를 끊고 서강빈은 권효정에게 주소를 찍어 보냈다. 이때 이상한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아이고, 젊은이. 인기가 많네. 효정 씨가 권씨 집안 그 아가씨인가?”서강빈은 할아버지를 노려보며 고개를 끄덕이었다.“네.”“그래. 그 아가씨 괜찮아 보이던데. 자네랑 궁합도 맞고 타고난 음영체라서 마침 자네 체내의 화독을 억제할 수 있어.”그러자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떻게 이 일을 알았어요?”“하하하, 이 세상에 천용전이 모르는 일 또 있겠어? 구씨 집안 아가씨 참 괜찮은 사람이야. 다만 자네가 좀 고생해야겠네. 한 번에 두 여자랑 엮이게 되었으니.”할아버지가 귀띔해 주면서 말하자 서강빈의 얼굴색은 어두워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권효정이 페라리를 몰고 도착했다. 그녀는 서강빈을 보자 환하게 웃으면서 소리를 질렀다.“강빈 씨!”“어머, 정말 예쁘네.”할아버지는 흐뭇해하면서 웃었다. 권효정은 할아버지를 보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다.“할아버지, 안녕하세요.”“그래, 그래.”할아버지는 서강빈에게 장난을 치면서 말했다.“이 아가씨 참 괜찮네. 이혼도 했으니 이젠 이 아가씨에게 다시 장가가.”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할아버지를 째려보더니 이내 권효정과 함께 떠났다.그녀는 차를 몰고 서강빈을 오늘 밤 대회가 열리는 경기장으로 데려왔다. 이는 1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큰 경기장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서강빈을 백스테이지로 데려갔다. 가는 길에 사람들에게 서강빈을 소개해 주면서 인사했다.“오늘 밤 첫 출전 선수 서강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강빈 씨는 제 친구예요.”서강빈도 이들과 악수하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효정 씨, 오늘 미리 현장에 와본 선수들이 꽤 많
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권효정과 함께 무대에서 내려왔다.이세정은 무대에서 걸어 내려오는 서강빈을 보고 얼굴색이 순간 어두워지며 말했다.“강빈 씨, 왜 여기 있어요?”정말 재수 없어!여기서 서강빈 이 자식을 만나게 될 줄이야.“내가 여기 있으면 안 돼?”서강빈이 되물었다. 이세정은 말문이 막힌 채 서강빈 뒤에 있는 권효정을 보고 나서 이내 뭔가 깨달았는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내 말은, 강빈 씨처럼 쓸모없는 분이 무슨 자격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이게 다 권씨 가문의 아가씨 덕이었네요. ”이 말은 경멸의 뜻에 가득 차 있었다.하지만 서강빈은 그냥 담담하게 웃으며 이런 여자랑 따지기 귀찮은 듯 발걸음을 옮기며 떠나려고 했다.하지만 이 순간 내내 말이 없던 박여름은 서강빈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갑자기 길고 하얀 손을 내밀며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저는 박여름이라고 합니다.”이 말에 서강빈은 멈칫 놀라더니 손을 내밀어 박여름과 가볍게 악수를 한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강빈이라고 합니다. 혹시 저를 아세요?”“송 대표님의 전 남편이시잖아요. 예전에 회사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어요. 아참, 저도 얼마 전에 라이브 방송을 본 적이 있어요. 강빈 씨의 의술은 아주 뛰어나요, 특히 축유술은 이미 오래전에 전해지지 않는 옛 의술인데. 혹시 기회가 되면 강빈 씨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박여름은 웃으며 대답했다.서강빈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뜻밖에도 박여름은 그의 상상 속에 누구도 안중에 없는 도도하고 차가운 천재 같은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오히려 박여름은 조금 부드러운 사람처럼 느껴졌다.서강빈은 웃으며 말했다.“박여름 씨, 과찬입니다. 저도 그냥 조금만 배웠을 뿐이에요. 제가 조언을 할 정도는 아직 아니에요. 박여름 씨의 이름도 저도 들었어요. 송주 한의학계에 떠오르는 샛별이라고 들었는데 오늘 밤 대회, 여름 씨, 진짜 기대가 돼요. ”박여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건 다 헛소리일 뿐,
그 뜻인즉 거절이다.이세영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며 서강빈을 노려보며 말했다.“확실해요?”“확실해.”서강빈이 진지하게 대답하고 자리를 떠났다. 권효정은 그 뒤에서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세영 씨는 머리가 나쁜 것 같아요.”서강빈은 껄껄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권효정과 함께 경기장을 떠났다. 이세영은 멀어져가는 서강빈의 뒷모습을 보면서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서강빈! 두고 봐!”이때 마침 박여름이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세영은 얼른 다가가 다정하게 물었다.“어때요? 떨려요? 자신 있어요?”“괜찮은 것 같습니다.”박여름은 말을 아끼고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이세영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럼 됐네요. 이번 대회에서 1등을 하면 회사에서 바로 발표회를 열어드릴 거예요. 그때가 되면 여름 씨는 송주 의약계 유망주와 천재 의사라는 타이틀을 확실하게 쥐게 될 겁니다!”박여름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물었다.“그건 좀...”“여름 씨는 관여하지 마세요. 우리가 다 알아서 할게요.”박여름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어쨌든 그녀는 비오 그룹과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이다.“참, 서강빈은 어떤 거 같아요? 오늘 밤 순위에 들것 같아요?”이세영이 갑자기 묻자 박여름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잘 모르겠어요. 지난 라이브 방송으로 봤을 때 확실히 실력 있는 것 같던데요. 특히 축유술처럼 오랫동안 전해지지 않았던 의술도 다룰 줄 알고. 아마 쉬운 상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하지만 한의학 범위가 너무 넓어서 의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반드시 약을 잘 만들어내는 것도 아닙니다. 구체적인 것은 현장에서 봐야 합니다.”이세영은 알듯 말듯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러자 박여름이 물었다.“아까 그와 무슨 말다툼을 했어요?”“별거 아니에요. 요즘 회사에서 새로운 마스크 팩을 출시 했는데 서강빈 그 자식이 대표님과 이혼하고 자기도 회사를 차려서 마스크 팩을 출시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우리와 경쟁하고 있어요.”이세영이 대답하자 박여름은 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