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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4화

작가: 서인하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21 12:08:50
“전 지금 송해인에게 침을 놔서 체내의 한기를 풀어줘야 해요.”

그 말에 양미란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호통을 쳤다.

“뭔 헛소리를 하는 거야? 무슨 한기? 지금 내 딸 저주하는 거야?”

“아뇨. 해인이는 사실...”

서강빈이 설명하려는데 양미란이 그의 말허리를 자르며 차갑게 말했다.

“서강빈, 그 입 다물어! 내 딸 상태가 어떤지는 병원 의사들이 진단할 거야. 너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제멋대로 떠들어?”

“그리고 이 비서 말로는 해인이가 갑자기 이렇게 된 게 너 때문이라고 하던데 그게 사실이야?”

서강빈은 미간을 구겼고 이세영은 서둘러 말했다.

“아주머니, 서강빈 씨 때문에 대표님이 비를 맞아서 갑자기 열이 오른 거예요!”

“서강빈, 뭐 더 할 말 있어?”

양미란이 따져 묻자 서강빈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차갑게 말했다.

“아뇨. 이것만 알려드릴게요. 송해인은 일반적인 고열을 앓는 게 아닙니다. 송해인의 상태는 여러분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해요.”

“제가 나서지 않아서 상황이 악화한다면 송해인은 아마 석 달을 넘기지 못하고 죽을 겁니다.”

그 말에 송태호가 펄쩍 뛰면서 다짜고짜 서강빈의 멱살을 잡고 버럭 화를 냈다.

“서강빈! 그게 무슨 뜻이야? 지금 우리 누나 죽으라고 저주하는 거야?”

“빌어먹을 놈, 죽어!”

송태호가 서강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돌려 그의 주먹을 피했다.

동시에 송태호의 손목을 잡고 살짝 힘을 주더니 송태호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그는 험악한 얼굴로 외쳤다.

“아아아, 아파. 아프다고! 어서 이거 놔!”

“서강빈! 뭐 하는 거야? 내 아들을 놔줘!”

양미란은 다급히 호통을 쳤다.

서강빈은 코웃음치면서 송태호를 밀쳤고, 송태호는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손목을 쥐고 말했다.

“서강빈, 죽고 싶어?”

송태호는 다시 일어나 서강빈을 공격하려 했으나 서강빈의 눈빛에 겁을 먹고는 뒷걸음질 쳤다.

“송태호, 예전에는 네가 송해인 동생인 걸 감안해서 봐준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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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병실 안이 고요해졌고 양미란 등 사람들의 안색이 달라졌다.정말 서강빈 그 쓸모없는 놈에게 애원해야 한단 말인가?“진 대표, 그리고 부인. 이 아가씨의 병은 내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병입니다. 조금 전 두 사람이 말한 것처럼 지난 3년간 이 아가씨가 발병하지 않았다면 정말 그 청년에게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니 잘 고민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김구침이 입을 열었다.“아주머니, 저희 이제 어떡해요?”진기준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이 일은 그가 결정하기 꺼려졌다.양미란은 잠깐 고민하다가 침대 위 송해인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해인이를 위해서라면 저 자식에게 애원할 수밖에!”말을 마친 뒤 양미란은 부랴부랴 병실에서 나와 휴게실 쪽으로 향하다가 앉아있는 서강빈을 보았다.“서강빈!”양미란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서 명령했다.“해인이가 발병했어. 얼른 돌아가서 봐봐!”서강빈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다가와서 사납게 구는 양미란을 보며 말했다.“조금 전에 그런 말씀 하지 않으셨어요? 제가 돌아가면 무릎 꿇고 애원할 거라고요.”“서강빈, 그거 무슨 뜻이야? 내가 정말 무릎이라도 꿇고 너에게 애원하길 바라는 거야?”양미란은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녀는 싸늘한 얼굴로 불만을 표출했다.서강빈은 정말로 망할 놈이었다.“아무리 그래도 난 예전에 네 장모님이었어. 어른 공경할 줄도 모르고 예의도 없네!”양미란이 질책하자 서강빈은 웃음을 흘리며 팔짱을 끼고 덤덤히 말했다.“장모님이요? 아주머니, 조금 전에 병실에서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잖아요. 제가 기억하기론 전 어머니라고 부를 자격이 없다면서요?”“너!”양미란은 그의 반박에 말문이 막혀서 도리어 화를 냈다.“서강빈, 너 대체 무슨 생각이야? 내가 그런 말을 했는데 그게 뭐 어때서? 그건 사실이잖아!”“너처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이 무슨 자격으로 날 어머니라고 불러?”“그리고 해인이는 지금 저기 안에 누워있어. 김 신의님이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지도 모른다고 했다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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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서강빈   제258화

    “설마 해인이가 식물인간이 되는 걸 그냥 지켜보겠다는 거야?”서강빈은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제가 있으면 해인이는 무사해요.”“하지만 잊지 마세요. 애초에 나랑 반드시 이혼해야겠다고 한 사람은 해인이에요. 그러니까 두 사람은 지금처럼 이렇게 기고만장한 태도로 제게 뭘 하라고 명령할 자격이 없어요!”“제가 구하고 싶으면 구하고 구하고 싶지 않으면 안 구합니다.”말을 마치자마자 휴게실 쪽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도정윤이 미간을 구긴 채로 서강빈을 바라보며 야단을 떨었다.“못돼 먹은 놈!”이때 진기준이 달려와서 외쳤다.“큰일이에요. 큰일이에요. 해인이가...”서강빈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병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양미란 등 사람들도 아주 초조해하면서 허둥지둥 병실로 들어갔다.그들이 병실 안으로 달려 들어왔을 때 서강빈은 이미 송해인에게 침을 놓고 있었다. 침대 위 송해인은 안색이 훨씬 나아졌고 기계 또한 정상이 되었다.“어때? 해인이 괜찮아?”양미란은 무척 긴장해서 서강빈을 향해 물었다.서강빈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체내의 한기를 억눌러서 당분간은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앞으로...”괜찮다는 말에 양미란은 서강빈을 옆으로 밀치고 앞으로 나서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송해인의 손을 잡았다.서강빈은 미간을 구긴 채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는 두 모자가 감사의 말이라도 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송태호가 오히려 호통을 쳤다.“우리 누나 괜찮아졌으면 이제 꺼져. 우리 누나가 깨어났다가 또 당신 보고 병이 발작할 수도 있으니 말이야.”서강빈은 당황했다.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송태호, 도정윤, 진기준 등이 전부 몰려와서 서강빈을 배척했다.서강빈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쉰 뒤 몸을 돌려 묵묵히 병실을 떠날 준비를 했다.조금 전에 송해인에게 침을 놔주느라 체내의 반이나 되는 영기를 소모하여 머리가 살짝 어지러웠다.서강빈이 떠난 뒤 송해인은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조금 해쓱해진 얼굴로 눈앞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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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서강빈   제259화

    김구침이 입을 열려는데 옆에 있던 진기준이 다가와서 선수를 쳤다.“김 신의님이 착각하셨나 보네요. 신의님이 해인이를 구해줬는데 다른 사람이라니요?”“김 신의님이 환자를 치료하고 이름을 남겨 자랑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오늘 일은 다들 보았는데요.”진기준은 말하는 와중에 김구침을 향해 눈빛을 보내고 양미란 등 사람들에게도 눈치를 줬다.양미란은 진기준의 말을 곧바로 깨닫고 웃으며 말했다.“맞아요. 김 신의님, 너무 겸손하시네요. 어찌 됐든 저희 해인이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김구침이 당황스러워하자 진기준은 다급히 그를 끌고 한쪽으로 걸어가서 작게 말했다.“김 신의님, 신의님은 하마터면 송해인을 죽일 뻔했어요. 비록 신의님이 약왕곡의 3대 신의이긴 하지만 오늘 일이 소문으로 퍼진다면 신의님의 평판 또한 일락천장할 겁니다.”“그때가 되면 신의님뿐만 아니라 약왕곡 전체가 의심 받을 수도 있어요.”“송해인은 신의님이 자신을 구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놔두는 게 어떤가요? 이 일은 신의님뿐만 아니라 송해인, 그리고 저희에게도 좋은 일이에요.”김구침은 멍청하지 않았다. 수십 년을 살았으니 당연히 진기준의 말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망설였다.“진 대표 말은 이해하지만 내가 인정했다가 서강빈 그 청년이 우리의 거짓말을 까발리면 어떡한단 말인가?”진기준은 냉소하며 말했다.“신의님,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있고 송해인의 어머니가 있는데 송해인이 그 쓸모없는 놈 말을 듣겠어요? 게다가 우리는 수도 많다고요.”김구침은 침묵했다. 그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좋네. 그러면 난 진 대표 말대로 하겠네.”“감사합니다, 김구침 선생님. 진료비는 약속한 대로 드리겠습니다.”진기준이 다급히 예를 갖추며 말했다.김구침은 손을 저었다.“한 것도 없는데 진료비는 무슨. 이 일에 동의한 건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긴 것과 다름없네. 그 진료비는 받지 않겠네.”진기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릴 뿐 더 고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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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곧 옆에 서서 그 장면을 전부 지켜보고 있던 도정윤은 진기준과 양미란이 조금 지나쳤다고 생각했다.송해인을 구해준 사람은 분명 서강빈이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조금 전 그녀는 말하지 않고 침묵을 선택했다.송해인이 자신을 구한 게 서강빈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어쩌면 그에게 또 감정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짐작했기 때문이다.도정윤은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서강빈 같은 인간쓰레기는 송해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도정윤은 침묵을 선택했다.잠시 뒤 도정윤은 병실에서 나왔고 진기준이 그녀를 따라잡고 덤덤히 말했다.“도정윤 씨, 고마워요.”“뭐가요?”도정윤은 벽에 기댄 채로 불만스레 물었다진기준은 웃으며 대답했다.“송해인에게 그녀를 구한 사람이 서강빈이라는 걸 말해주지 않아서 고마워요.”도정윤의 예쁜 미간이 구겨졌다. 그녀가 차갑게 말했다.“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난 당신들과 다르니까요. 난 그저 송해인과 서강빈이 최대한 멀어지길 바라는 것뿐이에요.”말을 마친 뒤 도정윤은 커피를 마시고 싶어 병원 입구를 향해 걸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창백한 얼굴로 휴게실에 앉아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서강빈을 보았다.“왜 아직도 안 떠났어?”도정윤이 언짢은 표정으로 물었다.서강빈은 도정윤을 힐끗 보더니 힘없이 대답했다.“안에 들어가서 해인이 얼굴만 보고 떠날게요.”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로 향하려 했다.도정윤은 미간을 구기더니 서강빈을 막아서고 차갑게 말했다.“안에 들어갈 필요 없어. 해인이 아주 멀쩡하니까.”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당부할 말이 있어서 그래요. 안 그러면 앞으로 또 발작할 수도 있거든요.”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병실로 향했고 화가 난 도정윤은 시끄럽게 떠들며 다급히 따라갔다.병실 안에는 진기준과 양미란 모자, 그리고 이세영이 있었다.갑자기 서강빈이 안으로 들어오자 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며 화가 난 얼굴로 차갑게 말했다.“여긴 왜 온 거야?”그녀가 아픈 걸 알고 잘 보이려고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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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서강빈이 단지 의술이 대단하다고 하면 이선종은 이 정도까지 공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의학은 도문에서 기원했지만, 지금의 의사 중에서는 도술을 아는 이들이 적었다. 그러나 서강빈은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도술 면에서도 이렇게나 조예가 깊으므로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서강빈은 다가가서 이선종을 일으키며 말했다.“선생님,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선생께서도 어르신의 병세를 걱정하여 혹시나 돌팔이를 만날까 봐 그러신 거잖아요.”이선종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서 선생, 선생을 보니 저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입니다. 선생은 저보다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성품도 저보다 훨씬 훌륭하십니다.”서강빈은 이선종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지금 임성진 어르신의 얼굴은 점점 혈색이 돌아오고 곁에 있는 기기에서도 몸의 각종 수치가 호전되고 있다고 나타나고 있었다.임호는 할아버지가 무사한 것을 보고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서 선생을 큰 형님으로 모시고 싶은데 서 선생께서 부디 거절하지 마시고 보잘것없는 이 동생을 거둬주십시오.”말하며 임호는 한쪽 무릎을 꿇고 서강빈을 향해 주먹을 모은 채로 성의를 표했다.서강빈은 임호에 대해 첫인상이 무척 나빴지만, 임호가 가게의 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순간부터 서강빈이 임호에 관한 생각도 180도 변하였다.하여 서강빈은 거절하지 않고 임호를 부축하여 일으키면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할아버지를 잘 보살피세요. 내가 남긴 처방전을 따르면 어르신께서는 열흘이 지나지 않아 완치하실 것입니다.”임호는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네. 감사합니다, 형님. 할아버지께서 상황이 좋아지시면 반드시 감사 인사를 올리러 직접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서강빈은 임호의 오른 다리를 한번 보더니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다음에 올 때 x 레이 사진을 함께 가지고 오세요.”임호는 영

  • 명의 서강빈   제842화

    이선종은 돋보기를 쓰고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듯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이 약재가 백 년이 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서강빈이 내린 처방을 본 이후로 서강빈을 대하는 이선종의 태도는 완전히 변하였다. 심지어 서강빈의 앞에서는 초보인 것 같은 모습까지 보였다. 서강빈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설련초를 한번 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습니다. 백 년 된 설련초가 맞아요.”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임호는 감격하여 말했다.“서 선생, 그 말은 우리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그렇다고 볼 수 있죠. 먼저 어르신께서 탕약을 드시고 난 후에 다시 살펴보죠.”서강빈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니, 너무 다행이에요. 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께서 무사할 수만 있다면 우리 임씨 가문에서는 서 선생의 큰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서강빈에게 절을 세 번 올렸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니 도련님께서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이 설련은 줄기만 사용해야 합니다. 꽃잎은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폐의 기를 상하게 하여 오히려 어르신께 독이 될 수 있어요.”서강빈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서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임호는 설련을 곁에 있는 간호사에게 건네려고 할 때 손인수가 서둘러 다가오며 말했다.“도련님, 이런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이렇게 말하며 손인수는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바라보았다.서강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인수의 의술로 보아 이 정도로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건 거뜬했다.손인수는 나무 상자를 받아들고 무척 공손하게 서강빈을 향해 인사를 건넨 다음에야 병실을 나섰다. 이선종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서 선생과 손 신의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습니까?”“그런 셈이죠.”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그제야 자신이 병실에 도착

  • 명의 서강빈   제841화

    이선종이 듣기에 서강빈의 말은 지금 장난을 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임성진 어르신은 천주 군사구역의 고위층 지도자였다. 만약 정말 병을 완치할 수 있다면 오늘까지 끌었을 필요가 있겠는가? 설마 천주의 모든 유명한 의사들이 다 서강빈보다 못하다는 말인가?서강빈은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살펴보았다. 어르신의 얼굴이 창백하고 호흡이 미약한 것을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듯 보였다. 서강빈은 먼저 진혼 부적을 사용해서 총알 파편을 제거한 후 어르신한테 침을 놓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 보아서는 반드시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를 먼저 안정시켜야 했다.“임성진 어르신의 지금 상태로 보아 바로 총알의 파편을 꺼내면 안 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기맥을 안정시켜야 해요. 선생님께서는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지요?”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이선종을 보면서 말했다.“흥! 자네는 말을 참 쉽게 하네.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데 자네처럼 젊은 사람이 무슨 수로 어르신의 상태를 안정시킨다는 말인가? 그리고 임성진 어르신은 지금 폐 기능이 감퇴한 것뿐만 아니라 오장육부가 모두 망가지고 있다네.”이선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선생님, 그 말은 너무 극단적인 것 같은데요? 어떤 경우에는 당신이 못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못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의술을 놓고 말할 때도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지는 지금 결론을 내기에는 이른 것 아닌가요?”서강빈은 말을 마치고 곁에 있는 책상에 놓인 종이와 볼펜을 들고 능숙하게 써 내려간 처방을 이선종에게 건네며 말했다.“선생님, 내 처방전이 어르신의 병세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지 한번 보십시오.”이선종은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서강빈의 손에서 처방전을 건네받아서는 자세히 읽어보았다. 조금 전까지도 가소로운 표정을 하고 있던 이선종은 서강빈의 탕약 처방전을 보고 나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게... 이 처방

  • 명의 서강빈   제840화

    이선종은 성회에서 유명한 신의였는데 원장의 체면이 아니면 멀리서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봐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복잡하여 이선종도 연신 고개를 저었다.“주 원장님, 감사합니다.”임호는 먼저 원장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뒤에 있는 서강빈을 가리키며 말했다.“하지만 저희 할아버지의 병은 서 선생이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서강빈의 일이 있고 나서 사람들을 대하는 임호의 말투와 태도는 큰 변화가 있는 걸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었다. 더는 예전의 거만함이 없었다.“뭐라고요? 서 선생? 무슨 서 선생이요? 하느님이 와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입니다.”이선종의 표정에는 분노한 기색을 띠고 고개를 들어 임호를 보며 말했다.“어르신은 폐에 총알의 잔해가 남아있기 때문에 병든 것입니다. 아무리 최고급의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꺼낼 수가 없어요. 그 잔해가 남아있는 한 무슨 약을 쓰더라도 다 소용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총알의 잔해일 뿐인데 그 정도까지는 엄중하지 않죠.”‘뭐라고? 총알의 잔해일 뿐인데?’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자네가 의술을 정말 아는지 의심되네. 잔해가 체내에 남아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어? 장기가 쇠퇴하고 있다는 말일세! 그 어떤 사람이 와도 이렇게 엄중한 병은 치료할 수가 없다네.”이선종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가 보기에 서강빈은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었다. 하여 그의 말속에는 오만함이 다분했고 무례하기 그지없었다.“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져와서 저 사람한테 보여주세요!”주 원장은 다급하게 곁에 있는 간호사를 불러서는 손짓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는 임성진 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지고 와서 서강빈에게 건넸다. 서강빈은 x 레이 사진 속의 음영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여기일 것이다.x 레이 사진 속의 거대한 음영을 보고 임호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몸이 휘청

  • 명의 서강빈   제839화

    “서 선생, 잘못했습니다. 제발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할아버지께서... 지금 더 버티기 어렵습니다.”이렇게 말하며 임호는 참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흘렸다.그는 무릎을 꿇는 순간부터 서강빈이 승낙할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으리라고 마음을 먹었다.사실 서강빈은 이미 우남기 어르신한테서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방금 그린 진혼 부적도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임호한테 그렇게 차갑게 대한 것은 임호에게 교훈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임호의 행동은 서강빈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대장부로서 무릎을 꿇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더욱이 임호처럼 도도한 사람이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가게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그의 효심을 증명하기에 족했다.이렇게 생각한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했다.“서 선생.”임호는 감격한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그래요, 도련님, 어르신한테 갑시다.”서강빈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정말 저를 용서하신 겁니까?”임호는 눈물을 닦으며 빨개진 두 눈으로 말했다.서강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임호를 칭찬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심지어 자신의 자존심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대장부였다.“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서 선생, 이리로 오십시오.”임호는 이렇게 말하며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조금 전 비를 맞으며 빗속에서 너무 오래 있은 탓에 예전에 다쳤던 무릎이 다시 말썽을 일으켜 임호는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넘어지고 말했다.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하고는 은침을 하나 떠내 임호의 무릎에 있는 혈 자리에 꽂았다.은침의 위에 영기가 맴돌더니 바로 임호의 체내로 들어갔다. 이윽고 따뜻한 느낌이 몸에 퍼지면서 임호의 무릎에 있던 상처는 기적처럼 완치되었다.“이게...”임호는 깜짝 놀랐다. 대단한 한의사, 심지어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의사까지 다 찾아가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8화

    서강빈은 임호에게 눈길을 보내지도 않고 곁에서 청소하는 염지아에게 말했다.“그만하고 손님 보내드려.”염지아는 서둘러 손에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돌아가십시오.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염지아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권효정한테서 어느 정도 맥락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임호처럼 자신의 출신을 내세워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염지아도 좋게 보지는 않았다.천주에서 오면 어떤가? 그 누가 와도 주인님한테 병을 치료해달라고 하려면 공손한 태도로 부탁해야 한다.임호는 침을 삼키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서 선생, 어제의 일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한테 뭐든 시켜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앞으로 며칠 버티지 못하십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임호는 말하면서 염지아를 지나치려고 했다.“왜 이러는 거예요? 말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당장 나가세요!”염지아는 앞으로 다가가서 임호의 길을 막았다.임호는 염지아를 한번 보더니 주먹을 꽉 쥐었지만 그래도 순순히 문 앞까지 물러났다.두 시간 동안 임호는 문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 강렬한 태양에 임호는 땀범벅이 되었지만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었다.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임호는 다시 돌아서서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무릎 꿇겠습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문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미안하지만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강빈은 여전히 임호에게 눈길을 주지도 않은 채 말했다.“서 선생, 만약 도와주신다면 그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임호는 말하면서 연신 절을 올렸다. 눈가가 빨개진 임호를 보면서 염지아와 권효정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물론 임호가 어제는 행동이 지나쳤지만, 그의 효심은 용서를 받을 만했다.바로 이때, 하늘에서 번개가 치더니 순식간에 비가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졌다.임호는 비를

  • 명의 서강빈   제837화

    손인수는 서강빈의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임성진 어르신이 잠시는 무사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룻밤 사이에 어르신께서 다시 위독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손... 손 신의, 서강빈이 안 온다고 합니다.”임호는 이를 악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서강빈 씨는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닙니다. 얘기를 어떻게 하신 겁니까?”손인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그게...”임호는 그 물음에 마음이 찔렸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그때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뭐라고요? 도련님, 부탁하러 간 사람이 그러는 게 어디 있습니까? 그건 납치 아닙니까?”손인수의 마지막 말은 거의 호통치듯 했다.임호도 아주 자책하며 말했다.“손 신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 지금 정말 위독하십니다. 제발 부탁합니다.”이렇게 말하는 임호의 강인한 얼굴에서 눈물이 몇 방울 흘러내렸다. 손인수는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사실대로 말하면 제가 어르신을 살리고 싶지 않은 게 아닙니다. 저는 실력이 모자라서 그럴만한 능력이 안 됩니다.”손인수의 말에 임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황급하게 물었다.“손 신의, 그 말씀은 신의께서도 방법이 없다는 말씀입니까?”지금까지 임호는 모든 희망을 손인수에게 걸었었다. 아무래도 5년 전에 임성진 어르신의 고질병이 재발했을 때, 손인수가 한번 살려준 적이 있었다.이번에 임호가 서강빈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도 손 신의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손인수의 그 말은 그의 모든 신념을 한순간에 다 무너뜨렸다.어렸을 때부터 그는 할아버지의 곁에서 자라왔는데 군인이 된 이후로 항상 할아버지를 인생의 롤모델로 여겼었다. 할아버지가 곧 자신을 떠난다는 생각에 임호는 더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통곡했다.“도련님, 제가 돕지 않으려는 게 아닙니다. 몇 년 전 그때는 운이 좋았던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는 그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제

  • 명의 서강빈   제836화

    말을 마친 임호는 분노하여 콧방귀를 끼고는 병실로 들어갔다.“동진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송주의 시장 허명수가 조용히 병실을 나서면서 방동진에게 물었다.“참나, 임호 도련님께서 너무 경솔하신 탓에 서 선생을 모셔오지 못한 것도 모자라 서 선생한테 손을 대려고까지 했어요. 우남기 어르신께서 중간에서 수습하지 않으셨다면 정말...”방동진은 여기까지 말하고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임호도 참.”허명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복도를 거닐며 말했다.“서강빈이라고 하는 사람이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해?”“아주 확신합니다.”방동진은 이렇게 말하며 난처한 표정으로 허명수의 귓가에 몇 마디 속삭였다. 아무래도 남자인데 남자 구실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면 입에 담기가 어려웠다.허명수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당장 서강빈한테 전화해봐. 지금 당장 올 수 있으면 제일 좋고.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으셔.”방동진은 침을 꿀꺽 삼키고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시장님, 그때 상황을 보지 못해서 그렇게 얘기하십니다. 만약 그 사람이 저라고 해도 저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동진아, 임성진 어르신의 안위가 달린 일이야. 그 사람을 납치해오더라도 데리고 와야 해.”허명수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시장님, 문제는 저한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서 선생이 나서주기를 원한다면 임호 도련님께서 직접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얘기도 있잖습니까?”방동진은 서강빈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임호가 만약 예의를 차리고 정중하게 부탁하면 우남기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라도 서강빈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임호가 아예 서강빈을 무시하고 심지어 서강빈의 몸에 손을 대려고 했다는 것이다.서강빈이 참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방동진조차 임호가 너무했다고 생각이 들었다.하여 방동진은 임호가 강효 그룹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 일에 더는 관여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5화

    서강빈은 차갑게 곽수철을 쳐다보며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곽수철, 설마 오늘 여기를 살아서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뭐라고?’곽수철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번쩍 들었고 서강빈과 눈이 마주쳤다. 서강빈의 눈빛에서 그는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너... 너 감히 나를 죽인다고?”곽수철은 서강빈이 감히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절대 믿지 않았다. 곽수철은 자신이 킬러를 고용해서 서강빈을 죽일 수만 있지 절대 서강빈이 자신을 죽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서강빈은 이 작은 송주의 별 볼 일 없는 작은 가게의 사장님일 뿐이다. 그런 서강빈에게 사람을 죽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달빛이 비치지 않은 깊은 밤에 바람까지 세게 불면 사람 죽이기 딱 좋아. 네가 장소를 아주 잘 골랐어. 시간대도 잘 골랐고.”서강빈은 고개를 들고 고요한 숲을 한번 둘러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니... 서강빈, 너는 나를 죽이면 안 돼. 내가...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나를 놔줘. 내가 정말 잘못했어.”곽수철은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죽고 싶지 않다. 그렇게 많은 돈을 아직 다 쓰지 못했고 여자들과도 더 놀고 싶었다. 그리고...어찌 됐든 지금 그는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말해. 저것들은 다 무슨 사람들이야?”서강빈은 곽수철의 가슴을 밟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내가 말한다면 너... 너는 나를 놔줄 거야?”곽수철은 겁을 먹은 얼굴로 말했다. 서강빈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곽 대표, 시간을 아껴. 지금 피가 빠져나오는 속도로 봐서는 5분 안에 죽게 될 거야.”말하면서 서강빈은 곽수철의 허벅지에 꽂힌 칼을 세게 휘저었다. 곽수철은 아파서 경련을 일으켰다. 곽수철처럼 곱게 자란 사람들이 이런 고통을 참아낼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몇 초가 지난 후, 곽수철은 연신 애원하며 말했다.“서강빈, 말할게, 내가 다 말할게! 제발 나를 그만 괴롭히고 나 좀 놔줘!”“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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