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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도정윤 씨, 신중하셔야 해요. 누군가에게 위협당하지 마세요!”

진기준이 서둘러 말하면서 도정윤을 향해 끊임없이 눈치를 줬다.

“그...”

도정윤은 살짝 머뭇거리다가 결국 한숨을 쉬면서 결연한 눈빛으로 말했다.

“윤아야, 널 구한 건 김 신의님이셔. 서강빈은 나타난 적도 없어.”

그 말에 병실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서강빈의 표정 또한 굳었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감히 자신을 직시하지 못하는 도정윤을 바라보았다.

그는 도정윤처럼 도도한 여자가 진기준과 양미란 같은 소인배의 편에 서서 거짓말을 할 줄은 몰랐다.

“도정윤 씨,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한 건지 압니까?”

서강빈의 안색이 흐려졌다.

양미란이 곧장 말했다.

“서강빈, 들었지? 도정윤도 김 신의님이 우리 해인이를 구했다고 하잖아. 언제까지 거짓말을 할 셈이야?”

진기준은 도정윤의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긴장하던 기색은 사라지고 조롱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서강빈 씨, 무슨 말을 더 하려고요?”

진기준은 냉소했고 병상 위 송해인은 실망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또 한 번 서강빈에게 속다니!

“서강빈, 대체 언제까지 그럴 거야? 이젠 정윤이까지 네가 거짓말을 한다고 증언했는데, 이러면 됐어?”

송해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

서강빈은 미간을 구기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믿지 않는다면 나도 더는 할 말 없어. 해야 할 얘기는 다 했으니까. 처방전은 저기 있어.”

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 했으나 송해인이 외쳤다.

“거기 서. 네 처방전은 가지고 가.”

“맞아! 김 신의님이 계시는데 네 처방전을 누가 원한다고 그래? 우리 딸이 먹었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얼른 가져가!”

양미란이 처방전을 덥석 쥐더니 종이 뭉치로 만들어 서강빈의 얼굴에 툭 던지면서 파리 쫓듯 서강빈을 내쫓았다.

서강빈은 차가운 얼굴로 종이 뭉치를 집어 들었다. 그는 자조적인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래요, 갈게요.”

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몸을 돌려 쓸쓸하게 떠났다.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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