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 실력이라면 적어도 내경대성의 고수였다.그런데 왜 송주에 있는 걸까?한정산의 곁에 언제 이렇게 대단한 고수가 생긴 걸까?“내가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 중요한 건 누가 너희를 보냈냐지.”서강빈이 그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물었다.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날 죽여. 난 고용주를 배신하지 않아.”“그래.”서강빈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한정산을 바라보며 물었다.“한 가주님이 심문하실래요? 아니면 제가 할까요?”“이런 사소한 일까지 부탁할 수는 없지. 내 사람들이 알아서 할 걸세.”한정산이 다급히 말했고 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한정산이 어디론가 연락하자 밖에 있던 경호원 7, 8명이 안으로 들어와 피웅덩이 위에 누워있는 키 큰 남자를 끌고 나갔다.다친 경호원들은 서강빈이 제때 적절하게 치료해 줬다.모든 걸 해결한 뒤 한정산은 거실 안에서 서강빈을 향해 끊임없이 감사 인사를 했다.“오늘 밤 구해줘서 정말 고맙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걸세.”서강빈이 덤덤히 말했다.“한 가주님, 이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약속드린 일은 끝냈으니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는 한 가주님께서 결정하시면 됩니다.”“다른 일 없으시면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한정산이 공손하게 말했다.“내가 바래다주겠네.”...같은 시각, 도망친 남자는 피를 토하며 한 별장으로 향했다.이때 별장 안에는 십여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거실 안 소파에는 두 사람이 앉아있었는데 한 명은 50대로 인상이 차갑고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의 옆에 있는 사람은 매부리코에 인상이 험악했다. 그는 회색 로브를 입고 있었고 콧수염을 짧게 기른 중년 남성이었다.“윤 선생님, 윤 선생님의 두 제자는 아직 소식이 없습니까?”화려한 옷차림의 남자가 미간을 구기고 물었다.“황 가주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 제자들은 내경소성의 실력자들이라 한정산 한 명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입니다. 아마 지금쯤 즐겁게 놀고 있을 겁니다.”윤혁수는 차갑게 웃었다. 그의 얼굴에는 사
황진석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윤 선생님, 절 더는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윤혁수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황 가주님. 이번에는 제가 직접 나설 겁니다.”“한정산뿐만 아니라 오늘 제 제자를 죽인 그놈까지 전부 잡아 족칠 겁니다.”...서강빈은 그곳을 떠나 곧장 가게로 돌아갔다.뜻밖에도 가게 앞에 포르쉐 718이 멈춰 서 있었다.차 옆에는 머리를 하나로 묶고 차가운 표정을 한 멋진 자태의 여자가 서 있었다.어둠 속에서도 그녀는 아주 아름다웠다.서강빈이 차에서 내려 몇 걸음 옮기지 않았는데 그 여자가 다가와서 그를 불렀다.“서 거장님.”‘응?’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고 고개를 돌렸다.‘공청아가 왜 여기 있는 거지?’“무슨 일이죠?”서강빈이 덤덤히 물었다.입을 열려던 공청아는 그의 곁에 권효정이 있는 걸 보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권효정은 예쁘장하고 분위기도 있었다.만약 공청아가 가시 달린 장미라면 권효정은 밤하늘 아래 장미일 것이다.한 명은 불처럼 뜨겁고 한 명은 물처럼 부드러웠다.물론 권효정도 정말 물처럼 부드러운 건 아니었다. 그녀는 오직 서강빈 앞에서만 그랬다.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녀도 불같은 성격의 능력 있는 여자였다.“안녕하세요.”권효정이 털털하게 웃었다..공청아는 고개를 끄덕인 뒤 서강빈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호전적인 눈빛으로 말했다.“당신이랑 다시 한번 겨루고 싶어요.”서강빈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렸다.한밤중에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 그와 겨루기 위해서라니, 미친 여자가 틀림없었다.“관심 없어요. 난 피곤하니까 쉴 거예요.”서강빈이 거절했다.공청아가 말했다.“안 돼요. 그날 당신은 날 찼어요. 심지어... 그곳을 찼죠. 당신은 반드시 나랑 한판 싸워야 해요.”그날 돌아간 뒤에 공청아는 입맛도 없고 머릿속은 서강빈으로 가득 찼다. 그녀는 그를 찢어 죽이고 싶었다.공청아는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배웠고
그녀는 엉덩이에서 이상한 감촉을 느꼈다.지금까지 그녀의 엉덩이를 만진 남자는 없었다.그런데 서강빈은 처음에 그녀의 엉덩이를 걷어찼다가 이제는 그곳을 받치고 있었다.“아아아악!”비명과 함께 싸대기가 날아왔다.그러나 서강빈이 공청아의 손목을 잡아채며 불만스레 말했다.“공청아 씨, 이건 좀 너무하죠. 전 공청아 씨를 구했는데 말이에요.”“뻔뻔하고 추접한 놈!”“이거 놔요!”공청아는 씩씩거리면서 분통을 터뜨렸다.그녀는 얼굴이 터질 것 같이 붉어졌다.“공청아 씨가 그렇게 말한 겁니다.”서강빈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손을 놓았고 퍽 소리와 함께 공청아는 그대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게 되었다.심지어 엉덩이가 너무 탄력있는 바람에 두 번 튕기기까지 했다.“이, 이 빌어먹을 놈!”공청아는 꼭지가 돌아서 자리에서 일어난 뒤 엉덩이를 부여잡고 수치스러운 표정으로 서강빈을 손가락질했다.“공청아 씨가 놓으라고 했잖아요.”서강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공청아는 씩씩거리면서 발을 구르다가 서강빈을 노려보며 말했다.“딱 기다려요! 내가 또 찾아올 거니까.”말을 마친 뒤 공청아는 엉덩이를 부여잡고 절뚝거리면서 차에 탔다. 이내 그녀는 화풀이하듯 액셀을 꾹 밟고 빠르게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권효정은 웃으면서 머리카락을 넘기며 말했다.“서강빈 씨, 서강빈 씨는 여자 운이 좋네요.”서강빈은 미간을 좁히더니 권효정을 향해 눈을 흘겼다.“여자 운이 좋긴요. 괜한 소리 하지 말아요.”“그래요?”권효정은 씩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전 먼저 가볼게요.”“그래요.”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권효정은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었다.서강빈은 앞으로 두 걸음 내디뎠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는 가로등 아래 서 있는 권효정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아직도 안 가요? 다른 일이라도 있어요?”권효정은 요정 같은 얼굴로 쑥스러워하며 물었다.“서강빈 씨, 저 한 번 안아줄 수 있어요?”‘안아달라고?’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그가 거절하기도 전에
송해인은 눈썹을 위로 치켜올리며 냉담하게 말했다.“화환 두 개 보내.”“화환을 보내라고요? 아니, 대표님, 뭐 잘못 알고 계시는 건 아니죠?”이세영은 안색이 흐려지면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송해인은 몸을 돌려 이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어쨌든 난 서강빈이랑 3년을 같이 살았어. 이혼했다지만 아예 연락을 끊을 정도로 사이가 나쁜 건 아니잖아.”“그리고 서강빈 회사가 바로 우리 맞은편에 있는데 화환조차 보내지 않는다면 내가 아주 쪼잔하게 보일 거 아냐?”“내가 말한 대로 해.”말을 마친 뒤 송해인은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이세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대표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사무실에서 나왔다....효정 의약 유한회사 입구 앞, 권효정과 서강빈이 차에서 내렸다.그들 주위에는 바삐 움직이는 건설 노동자와 권효정이 서강빈 대신 찾아준 직원들이 여럿 있었다. 다들 웃는 얼굴로 문 앞에 서 있다가 그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권효정 씨, 서강빈 대표님.”대표님이라는 호칭에 서강빈은 잠깐 감개했다.2년 만에 듣는 호칭이었다.겨우 2년이지만 아주 오랜만인 것처럼 들렸다.“어때요? 제가 고른 직원들 괜찮죠? 다들 송주 최고의 인재들이라고요.”권효정은 뒷짐을 지고 싱긋 웃으며 턱을 들었다. 마치 칭찬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서강빈이 다른 말은 하지 않자 권효정은 입을 비죽이며 화가 난 듯 발을 굴렀다.“서강빈 씨, 내게 고마워할 생각은 없어요?”서강빈은 흠칫하더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요.”겨우 고맙다는 말에 권효정은 허탈했다.서강빈은 너무 센스가 없었다.“안 돼요! 고맙다는 말로는 부족해요.”권효정이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서강빈은 어쩔 수 없이 반문했다.“그러면 뭘 어떻게 해줄까요?”권효정은 눈알을 굴리더니 장난스럽게 서강빈에게 다가가 자신의 흰 뺨을 가리키며 웃었다.“뽀뽀해 줘요.”뽀뽀?서강빈은 멍해졌다.그는 주
“나도 개인적으로 진 대표를 도와주고 싶긴 하지만 그래도 원칙이라는 게 있잖아.”진기준은 웃으며 대답했다.“강 과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 말씀대로 해주신다면 50개 보내드리겠습니다.”“하하하, 역시 진 대표가 일을 잘해. 그러면 진 대표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강문호는 웃으며 말했다.전화를 끊은 뒤 진기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서강빈, 네가 송주에서 계속 회사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것에 내 손모가지를 건다!”말을 마친 뒤 진기준은 또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화환 두 개를 준비했다. 그는 잠시 뒤에 재밌는 구경을 하러 갈 생각이었다.오후가 되자 효정 의약 유한회사 문 앞에 화환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서강빈과 권효정은 회사 입구에 서서 개업식을 하려 했다.그런데 갑자기 서강빈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송주 의약청 청장 방동진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청장님, 무슨 일이세요?”서강빈이 물었다.방동진은 웃으며 말했다.“서 신의님, 이번에 제가 연락드린 건 특별히 감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저번에 서 신의님께서 주신 약을 먹은 뒤로 몸이 아주 좋아졌어요. 그곳도 10분 이상 유지할 수 있고요!”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다행이네요. 그러면 한동안 더 드세요. 효과가 더 좋을 겁니다.”“네, 네. 신의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방동진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웃더니 말을 이어갔다.“참, 서 신의님. 오늘 오후에 새로 차리신 회사 개업식을 한다면서요? 제가 화환을 준비해서 직접 가보겠습니다.”“그럴 필요 없으십니다.”’서강빈이 대답했다.방동진이 말했다.“아뇨, 아뇨. 당연히 그래야죠. 거기까지 가는 데 10분 정도 걸릴 겁니다. 아주 빨라요.”거절할 수 없었던 서강빈은 웃으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 방 청장님.”전화를 끊은 뒤 방동진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기사에게 화환을 준비하라고 일렀다. 그러고 나서 그는 운전해서 서강빈의 회사로 향했다.회사 입구.서강빈이 개업식 테이프를 끊으려는데
영업 정지라니.서강빈은 안색이 달라져서 물었다.“저희 회사는 오늘 막 개업했는데 불법 생산이라뇨?”중년 남성은 뒷짐을 지고 거만한 태도로 말했다.“우리도 신고를 받아서요. 그러니 일단은 저희 조사에 협조해 주시죠.”의약청 직원들이 영업 중지 공지를 붙이려고 했다.그때 권효정이 앞으로 나오며 불만스레 말했다.“당신들이 무슨 권한으로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는 거죠? 불법 생산이라니, 대체 무슨 불법 생산 말씀이죠?”중년 남성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불쾌한 듯 말했다.“제가 불법 생산 행위가 있었다고 하면 있는 겁니다. 감히 저희 업무 집행을 방해한다면 당신들도 끌려가서 조사받을 수 있어요.”“거기 너희들, 얼른 공지 붙여.”“감히 막는 사람이 있으면 다 데려가서 조사할 겁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직원 몇 명이 문 앞을 막고 있던 직원들을 밀고 신속히 공지를 붙였다.그 광경을 본 서강빈의 안색은 한없이 흐렸다.누군가 그를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그랬다는 건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는 자명한 일이었다.이때 진기준이 옆에서 걸어 나와 웃는 얼굴로 중년 남성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강 과장님, 안녕하세요.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죠?”강문호는 진기준을 보면서 덤덤히 말했다.“신고가 들어와서 잠시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린 겁니다. 진 대표님 친구분 회사인가요?”“아뇨, 아뇨. 전 서강빈 대표와 친구는 아닙니다.”진기준은 곧장 부인했다.그는 서강빈을 바라보며 깨고소하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서 대표님. 이 회사 앞으로 운영하시기 어렵겠어요. 안타깝군요. 제가 화환까지 준비했는데 필요가 없게 되었네요.”서강빈은 미간을 구기고 진기준을 바라보며 차갑게 물었다.“당신이 한 짓입니까?”진기준은 불퉁한 표정으로 말했다.“서 대표님,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저 진기준은 그런 비겁한 짓을 하는 사람이 야비한 사람이 아닙니다.”“강 과장님 조사에 잘 협조하세요. 최대한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지 않겠어요?”말을 마친 뒤 진기준은
“강 과장님, 아니면 우리 그냥 이 일을 덮어버리고 영업 정지 처분 공지를 붙이지 맙시다! 혼자 반성하게 하던지 혹은 서강빈더러 같이 가서 조사를 받게 하죠.”“과장님도 알다시피 개업 첫날에 쳐들어가면 보기 좋지 않잖아요.”송해인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서강빈이 어젯밤 술집에서 자기를 구해줬기 때문이다.그래서 송해인도 서강빈을 한번 도와주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일에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강문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진기준을 바라봤다. 진기준은 눈썹을 들썩거리며 강문호에게 눈치를 줬다.강문호는 이내 깨닫고 머리를 저으면서 말했다.“송 대표님, 죄송합니다. 오늘 꼭 이 회사를 조사해야만 합니다! 오해인지 아닌지는 조사가 끝나면 밝혀질 겁니다.”“강 과장님...”송해인은 마음이 급했다. 하지만 강문호는 송해인의 말을 무시하고 서강빈에게 싸늘하게 말했다.“서강빈 씨 맞죠? 지금 정식으로 이 회사에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겠습니다. 3개월 동안 요구사항에 따라 회사를 정돈한 뒤 심사를 통과하면 다시 개업하도록 하세요.”‘3개월?’서강빈은 기분이 많이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강 과장이라고 했죠? 제가 미리 말씀드리는데 다른 사람에게 이용당하지 마세요. 이 차압 쪽지는 붙이기는 쉬우나 떼어내려고 하면 많이 어려울 거예요!”“그래요?”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었다.“제가 단언컨대 10분 후면 강 과장은 저 쪽지를 떼여낼 수 있게 해달라고 저한테 빌걸요?”“뭔 개소리야?”강문호는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오늘 하느님이 내려오신다고 해도 이 쪽지를 떼여내지 못할 거야!”서강빈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건방지게 말했다.“좋아요. 지금 강 과장님의 용기와 태도 아주 좋습니다! 이따가 무릎을 꿇을 땐 꼭 웃으세요. 알았죠?”두 사람이 곧 싸움이 일어날 것 같자 송해인은 재빨리 말렸다.“뭐 하는 거야? 이게 지금 무슨 태도야? 회사를 버리고 싶어?”“내가 뭐? 이게 어때서?”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너도 봤잖아! 오늘 강 과장님
서강빈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누군지는 네가 제일 잘 알 것 같은데.”이 말을 하자 송해인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서강빈! 네가 그러고도 사람이야!”송해인은 서강빈을 욕했다. 그러자 이세영도 달려와 한마디 했다.“저기 서강빈 씨. 너무 실망스럽네요! 어떻게 우리 송대표님을 의심해요? 대표님이 그렇게 강빈 씨를 도와줬는데. 이 말을 하면서 양심에 찔리지도 않아요?”이세영이 이렇게 화를 내자 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내가 회사를 차리는 걸 막고 싶은 사람이 누군지 꼭 말해야겠어?”“너... 진짜 속 좁은 사람이구나!”서강빈은 두 사람과 말도 섞이기 싫었다.애써 화를 참는 송해인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송해인은 원망하는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강빈아, 네 마음속에 나는 그런 사람인 거야? 너는 내가 그랬다고 생각해?”“아니야 그럼?”서강빈이 되물었다. 예전에 송해인이 했던 말과 똑같은 어조로 되물었다.송해인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그래. 이제야 깨달았어. 너는 나를 쭈욱 그렇게 생각해 왔구나.”“맞아. 네가 처음 회사를 차린다고 했을 땐 기분이 엄청 별로였어!”“나한테 도전을 거는 거라고 느꼈거든!”“하지만 나 송해인은 그렇게 속 좁은 여자가 아니야! 내 눈에는 네가 회사를 한 개를 차리든 열개를 차리든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사람이야!”“왜냐면 나는 너한테 비겨서 뒤질 것이 하나도 없거든. 서강빈, 너는 영원히 나를 따라잡지 못할 거야!”그리고 송해인은 뒤돌아 서서 한마디를 더했다.“오늘 내가 허튼짓을 했네! 앞으로 네가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절대 신경 쓰지도 않고 도와주지도 않을 거야!”송해인은 하이힐을 신고 딸깍딸깍 걸어 나갔다. 참아왔던 마음속 울분을 모두 터뜨리고 결연히 이곳을 떠났다.이세영은 서강빈을 째려보면서 욕했다.“쓰레기! 내가 사람을 잘못 봤네!”그리고 이세영은 재빨리 송해인을 따라나섰다.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안색이 변했다.이때 진기준은 음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