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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한 마당 안.

그곳은 한정산이 예전에 샀던 집이었다.

마당 안에는 한정산이 천주에서 데려온 경호원들이 경계하고 있었다.

서강빈은 차에서 내린 뒤 곧장 마당으로 향했다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한정산을 보았다. 그는 안색이 창백하고 기운도 약한 것이 혼수상태인 것 같았다.

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다가가서 은침을 허공에 띄운 뒤 그것을 한정산의 가슴께에 꽂았다.

영기가 은침을 따라 서강빈의 체내에서 한정산의 체내로 들어갔다.

잠시 뒤, 한정산이 눈을 번쩍 떴다. 그는 헛숨을 들이키더니 몸을 덜덜 떨었다.

눈앞의 서강빈을 본 그는 그제야 힘겹게 일어나 앉아서 말했다.

“구해줘서 고맙네.”’

서강빈은 은침을 회수한 뒤 미간을 구기고 물었다.

“왜 이렇게 된 거죠? 제가 평안부를 줬을 텐데요?”

한정산은 고개를 저으며 가슴께를 움켜쥐고 숨을 거칠게 쉬었다.

“내가 경솔했어. 전에 샤워할 때 실수로 넘어져서 머리에 피가 났는데 그 피가 부적에 묻었어. 그리고 나는 바로 정신을 잃었고.”

서강빈은 그제야 깨달았다.

그 부적은 피가 묻으면 효과가 없고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

한정산이 무사히 깨어나자 서강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 이 평안부는...”

한정산이 물었다.

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린 채 한정산의 얼굴을 바라본 뒤 한숨을 쉬었다.

“필요 없습니다. 한정산 씨 미간에 검은 기운이 가득 몰려있어요. 제 짐작이 맞는다면 오늘 저녁 손을 쓸 겁니다.”

“뭐? 그, 그, 그... 그러면 난 어떡해야 하나?”

한정산은 당황했다.

그는 송주에 세력이 없었다.

털썩.

서강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정산이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나 좀 살려주게나.”

서강빈은 다급히 한정산을 일으켜 세웠다.

“제가 약속드렸으니 반드시 지킬 겁니다. 오늘 밤 제가 여기 있겠습니다.”

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권효정을 바라봤다.

“권효정 씨, 시간이 늦었으니 권효정 씨는 이만 돌아가요.”

“아뇨, 저도 여기 있을래요.”

권효정이 고개를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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