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14화

신약 비경 속에 햇빛이 따사롭다.

낮은 산 위에서 서현우는 십여 마리의 사나운 짐승에게 포위되었다.

이 사나운 짐승들의 눈빛에는 포학한 기운과 잔인한 야성이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서현우를 적으로 여기고 먹이로 삼았다.

하지만 서현우는 그것들을 재산으로 삼았다.

그래서 그들은 서현우에게 흉악하고, 서현우는 그들에게 웃었다.

하지만 이는 그들을 죽이는 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불쏘시개가 선혈에 물들자 혈살의 힘이 솟구쳤다.

신약문의 전승 향로는 뜨거워지지 않았다.

그건 서현우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혈살의 힘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정도로는 통제하기 어렵다.

이는 서현우가 전승 향로에 의해 죽을 뻔한 후에 얻은 결과다.

사나운 짐승이 먼저 움직여서 서현우가 반격했다.

흉악한 짐승의 울부짖음은 점차 쓰라린 비명으로 변했다.

9구의 시체를 내팽개친 후 나머지 흉수는 온몸의 모발이 뿌리째 곤두서고 동공에서 공포의 기색을 띠며 몸을 돌려 도망쳤다.

서현우는 이것이 결코 약자를 업신여기고 강경함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 본능이라고 느꼈다.

새빨간 불쏘시개가 날아가 모든 사나운 짐승의 머리를 꿰뚫었다.

모든 사나운 짐승이 땅에 쓰러지면서 더 이상 기척이 없어졌다.

서현우에게 도전적이지 않은 이 싸움은 이미 끝났다.

흉수의 시체에서 선혈이 흘러나와 흙을 물들였고 푸른 풀잎에도 떨어졌다.

피비린내가 살며시 퍼져 다른 사람에게는 불편했지만 서현우는 두 눈을 뜰 정도로 편했다.

피를 원하고 살육을 즐기는 건 수라의 본능이다.

배고프면 먹어야 하고 목마르면 물을 마셔야 하는 것과 같다.

서현우가 아무리 그 본능을 억누른다 해도 조금씩 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흉수 앞에 이르자 서현우는 쪼그리고 앉아 작은 칼을 꺼내 흉수의 머리를 찔렀다.

이를 쑤시는 소리가 나자 서현우는 조금도 싫어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그 붉은색과 흰색의 물건에서 푸르고 기름진 돌을 꺼냈다.

주먹 반쪽의 크기다.

햇빛 아래서 보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