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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성국은 지금 가을이다.

정원에는 낙엽이 찬란하고 온통 황금빛이다.

서현우가 정원에 선 지 얼마 되지 않아 포리도 뒤따라 나왔다.

아침을 먹고 체크 아웃을 하고 두 사람은 번화가로 나왔다.

떠들썩거리니 옛정이 넘치는 거리를 걸으면서 사람들이 오가는 것을 보았지만 뭔가 어울리지 않았다.

서현우는 현대인으로서 가장 오래전에 가 본 곳이 바로 전장과 고대 진이다.

마치 타임 슬립을 타고 온 듯한 장면이라 정체성을 잃어가는 듯했다.

포리는 성국에서 자랐으나 마음에 의지할 곳이 없었고 이 소란스러운 속세에 처해 있는 것도 마치 떠도는 영혼과 같았다.

서현우는 한 약국 앞에서 멈춰 섰다.

가게를 내 놓은 듯 해 보였다.

“사고 싶어?”

포리가 물었다.

서현우는 포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럴 형편이 안 돼.”

포리는 곧장 다리를 들어 약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 비단을 입은 부유한 중년 남자가 소포를 메고 나와 인파 속으로 들어가 사라졌다.

포리가 나왔을 때 손에 계약서 한 장이 더 생겼다.

부동산 증서와 같다.

약방은 크지 않고 백여 평방미터가 되지만 뒤뜰이 넓고 단독으로 세 개의 방이 있다.

정원에는 평범한 약초가 자라고 작은 흰 꽃이 한 송이 피어 있다.

성국 사람들은 정원에 큰 나무를 심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뭇잎이 많이 떨어졌지만 말이다.

나무 아래에는 돌상 돌 의자가 있고 아직 다 두지 않은 바둑판이 놓여 있다.

서현우는 살펴보더니 검은색 바둑알을 들고 두었다.

상대가 졌다.

포리는 전조 공주의 모습이 전혀 없었다.

소매를 걷어붙이고 대야의 물을 들고 청소를 했는데, 마치 시녀 같았다.

서현우는 약방에 있는 물건을 점검하러 갔다.

날이 저물어갈 무렵 서현우는 특수 유지로 만든 등을 켰다.

하여 이 정원에는 따뜻한 기운이 생겨났다.

“인제 지낼 곳도 생겼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포리가 밥을 먹으면서 물었다.

서현우가 직접 만든 음식으로 맛이 아주 좋았다.

“용국에 있을 때 현양조는 사방에 널려 있고 명백초도 잡초처럼 많다고 하지 않았어? 근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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