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27화

“네 여자친구는 대체 누구야?”

염정숙이 물었다.

“서울시에서 손꼽히는 미녀 신수아에요.”

염주연은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신수아? 걔 얼마 전에 결혼식도 올렸잖아. 이미 유부녀인데 언제 네 여자친구가 된 거야?”

염정숙은 살짝 의아한 눈길로 물었다.

손주 녀석이 유부녀와 엮이다니, 이게 웬 말인가?

“그렇지만 수아는 딱 내 스타일이에요. 결혼했는데 그게 어때서요? 골키퍼가 있다고 골을 못 넣는 것도 아니잖아요!”

염주연이 대답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미 딴 사람 아내인데 네가 그런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걸 외부에서 알기라도 하면 우리 염씨 집안의 체면이 뭐가 돼! 게다가 넌 명색이 염씨 일가 도련님이나 돼서 여자가 부족한 것도 아니잖아! 왜 하필 신수아만 고집하는 건데?”

염정숙이 물었다.

“수아에게 첫눈에 반했고 이젠 깊이 사랑하게 되었어요. 수아 말곤 아무도 안 돼요. 하루라도 수아를 못 보면 온몸이 근질거리고 괴롭다고요.”

염주연이 대답했다.

“그래, 알았다. 너만 좋으면 된 거지 뭐. 단 가볍게 만나는 건 되지만 절대 진지하게 생각하진 마. 우리 가문은 그런 손주며느리를 안 들일 테니까. 질릴 때까지 놀거든 더는 연락하지 마.”

염정숙이 당부했다.

그녀는 유부녀를 염씨 일가의 손주며느리로 들일 리가 없다. 그렇게 되면 염씨 일가는 서울시 제일 가문이라는 위엄을 잃을 테니까!

“알았어요, 할머니.”

염주연이 머리를 끄덕였다.

염주연은 염씨 일가의 장손으로 어릴 때부터 염정숙의 사랑을 듬뿍 받아 제멋대로 굴기가 일쑤였다.

신수아는 그가 본 중에 가장 기품 있고 몸매도 완벽한 여인이다. 오늘 할머니 생신 잔치에 그녀가 참석한다면 염주연은 분명 서울시 재벌가 자제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것이고 염씨 일가에도 빛을 더해줄 것이다.

하여 그는 갖은 수법으로 신수아를 얻고 싶었다.

바로 이때 밖에서 무거운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이 들려오더니 주변에 살기가 감돌았다.

장내에 있던 모든 하객도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고 나란히 홀 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두 남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