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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7화

아이가 울지 않는 것을 보고 김서진의 마음도 좀 좋아졌다. 그리고 아이의 이마를 만져보니 이미 뜨겁지 않았다.

김서진은 일어나서 온도계를 가지고 다시 체온을 재면서 물었다.

“불편한 대 없어?”

녀석은 고개를 살며시 흔들고 입술을 움직여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배가 좀 고파요.”

“아빠가 먹을 것 좀 구해 줄게.”

김서진은 웃었다.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먹고 싶고, 입맛이 있어야 체력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분을 기다렸다가 온도계상 표시된 온도가 정상인 것을 보고 잠시 상황이 안정된 것 같아서 아들에게 말했다.

“좀 누워 있어, 아빠가 가서 먹을 것 좀 만들어 올 게. 침대에서 내려서 함부로 뛰어다니면 안 돼, 알겠지?”

김준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할아버지를 뵈러 가도 돼요?”

김준의 눈앞에서 집게손가락을 겨누며 김서진이 엄숙하게 말했다.

“안 돼! 할아버지께서는 지금 편찮으셔서 쉬어야 해. 할아버지께서 좋아지시면 보러 갈 수 있어, 알았지?”

현재 어르신의 상태는 불분명했고 전염성이 얼마나 강한지 잘 모름다. 하여 최대한 접촉을 적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네.”

녀석은 조금 실망했지만 그래도 철이 들었다.

김서진이 일어나 방을 나가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니 원철수가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앞에는 의서들이 널려 있었고, 땅바닥까지 널려 있었다.

원철수는 그 안에 몸을 파묻고 열심히 살폈지만 두서가 없어 보였다. 다만 이것저것 뒤적거리며 혼란스러운 것 같았다.

“부엌에 먹을 것이 있나요?”

김서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김서진의 평범한 말 한마디가 갑자기 원철수를 현실로 끌어당긴 것 같았다. 원철수는 갑자기 일어서서 김서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눈빛은 빤히 쳐다보기만 했고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이 마치 뇌가 텅 빈 것 같았다.

김서진은 원철수의 모습을 보고, 자신이 무엇을 묻고 있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한 것을 알았다. 하여 어깨를 으쓱거리고 아예 반복하지 않고 주방 쪽으로 돌아섰다.

“아, 먹을 거, 먹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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