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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1화

김서진의 주먹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고 원철수의 배에 꽂혔다.

원철수는 배를 움켜잡고 뒤로 몇 걸음 물러나더니 손가락으로 김서진을 가리켰다. 배에서 전해져 오는 고통 때문에 입만 뻥긋하며 말을 잊지 못하는 듯했지만 겨우 두 글자가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젠장!”

“지금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나도 몰라. 지금 이게 바이러스 인지, 전염병인지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는지 확신할 수 없어.”

김서진은 머뭇거리며 말을 이어 갔다.

“당신처럼 의학을 배우는 사람도 모르는데 나라고 알겠어? 나는 그저 당신들 몸에 무슨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야. 다른 뜻은 없다고.”

원청현이 깨어나기 전까지 고독에 대해선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다.

김서진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원철수가 조금의 인내심도 없는 모습을 보이니 더욱 고독에 대해 귀띔해 줄 수 없었다.

만약, 원철수에게 알려 줬다가 괜한 짓을 해서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지 걱정이기도 했다.

하지만 원철수는 김서진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바이러스와 전염병이 아니라면 뭐가 있을까? 뭐가 더 있단 말이지??’

두 사람의 말다툼 소리가 너무 커서인지 아니면 깨어날 시간이 돼서 인지 잠들어 있던 원청현이 깨어나면서 작게 기침했다.

아주 작은 기침 소리였지만 옆에 있던 김서진과 원철수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 원청현에게 시선을 집중시켰다.

“어르신?”

김서진이 원청현과 가장 가까이 있어 먼저 그가 깨어났다는 것을 발견했다.

“크흠…….”

원청현 목구멍에서 아주 작게 소리가 비집고 나왔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는 기뻐할 만한 반응이었다.

“둘째 할아버지!”

원철수는 배가 아픈 것도 신경 쓰지 않고 한걸음에 원청현에게로 달려갔다.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어때요? 춥지는 않나요? 어디 아픈 곳은 없어요?”

옆에 서 있던 김서진은 원철수가 달려드는 바람에 넘어질 뻔했다.

원철수가 원청현을 너무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것이라는 걸 김서진은 알고 있다.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옆으로 한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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