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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7화

아무리 자신을 설득한다 해도 김서진은 한소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은 마치 큰 돌에 억눌려 있는 것 같이 무거웠다.

김서진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만약 한소은이 정말로 감염되었다면, 만약 그녀가 정말로 이런 고독에 감염되었다면 임신 중인 그녀가 버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화를 여러 번 해도 받지 않았다. 예전 같았다면 여러 번 해도 받지 않으면 한소은이 바쁘다는 걸 알고 조금 지나고 다시 전화를 했을 텐데 지금 김서진은 조금도 기다릴 수 없었다.

그 순간.

마침내 전화를 받았다. 익숙한 목소리가 전해져 오자 김서진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돌이 와르르 무너졌다.

“여보세요?”

한소은의 나른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조금 의아한 목소리였다.

“무슨 일이에요?”

한소은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이 끝도 없이 울리기 시작했다.

김서진이 걸려 온 전화인 것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되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렇게 재촉하듯 연속으로 전화를 걸지 않을 사람이다.

“당신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요?”

김서진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지금 걱정되어서 죽을 것 같았지만 너무 긴장한 티를 낼 수도 없었다. 괜히 한소은도 따라 걱정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없는데요?”

한소은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왜요?”

“…….”

한소은의 대답을 듣고 김서진은 잠시 침묵했다. 고민 끝에 지금 이 곳의 상황을 간단하게 한소은에게 말해줘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

원청현의 몸에서 고독의 중독 증상이 나타났다는 건 생략하고 그의 추측만 간단히 알려 주었다.

김서진의 말이 끝났는데도 한참이나 한소은은 대답이 없었다.

몇 초 기다리다 전화가 끊긴 게 아닌지 의심이 들어 김서진은 핸드폰을 한번 확인했다.

전화는 끊기지 않았다. 김서진은 조심스럽게 한소은을 불렀다.

“당신 듣고 있어요?”

“네.”

정신을 차린 한소은이 말했다.

“알겠어요. 지금…… 어르신은 어때요?”

“잠시나마 안정된 것 같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에요.”

지금 김서진은 모두 한소은의 말에 따르고 있었다. 원철수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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