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자신을 설득한다 해도 김서진은 한소은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은 마치 큰 돌에 억눌려 있는 것 같이 무거웠다.김서진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 만약 한소은이 정말로 감염되었다면, 만약 그녀가 정말로 이런 고독에 감염되었다면 임신 중인 그녀가 버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전화를 여러 번 해도 받지 않았다. 예전 같았다면 여러 번 해도 받지 않으면 한소은이 바쁘다는 걸 알고 조금 지나고 다시 전화를 했을 텐데 지금 김서진은 조금도 기다릴 수 없었다.그 순간.마침내 전화를 받았다. 익숙한 목소리가 전해져 오자 김서진의 마음을 억누르고 있던 돌이 와르르 무너졌다.“여보세요?”한소은의 나른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조금 의아한 목소리였다.“무슨 일이에요?”한소은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이 끝도 없이 울리기 시작했다.김서진이 걸려 온 전화인 것을 보고 이상하다 생각되었다. 평소 같았으면 이렇게 재촉하듯 연속으로 전화를 걸지 않을 사람이다.“당신 어디 불편한 곳은 없어요?”김서진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지금 걱정되어서 죽을 것 같았지만 너무 긴장한 티를 낼 수도 없었다. 괜히 한소은도 따라 걱정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없는데요?”한소은은 어리둥절해서 물었다.“왜요?”“…….”한소은의 대답을 듣고 김서진은 잠시 침묵했다. 고민 끝에 지금 이 곳의 상황을 간단하게 한소은에게 말해줘야 할 것 같아 입을 열었다.원청현의 몸에서 고독의 중독 증상이 나타났다는 건 생략하고 그의 추측만 간단히 알려 주었다.김서진의 말이 끝났는데도 한참이나 한소은은 대답이 없었다.몇 초 기다리다 전화가 끊긴 게 아닌지 의심이 들어 김서진은 핸드폰을 한번 확인했다.전화는 끊기지 않았다. 김서진은 조심스럽게 한소은을 불렀다.“당신 듣고 있어요?”“네.”정신을 차린 한소은이 말했다.“알겠어요. 지금…… 어르신은 어때요?”“잠시나마 안정된 것 같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에요.”지금 김서진은 모두 한소은의 말에 따르고 있었다. 원철수의 일
“하…….”한소은의 긍정적인 대답이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서 하는 말일지라도 김서진의 마음은 많이 내려앉았다.그의 얼굴에는 살짝 미소가 걸렸고 마음도 이전처럼 그렇게 무겁지 않은 것 같았다.김서진은 장난 섞인 목소리로 그녀의 말을 따라 했다.“내 몸은 내가 알아요.”“그나저나 그쪽은 어떻게 됐어요?”한소은이 어이없어하며 침묵하자 김서진이 빠르게 화제를 바꾸었다.“그럭저럭 잘 되고 있어요.”한소은은 묶었던 머리카락을 풀고 뻣뻣해진 목을 풀기 위해 좌우로 두 번 흔들었다. 한 손으로 자기 목을 짚고 고개를 세게 젖히며 눈을 두어 번 돌려 눈의 피로를 풀었다.“이쪽 임무가 완수되면 돌아갈 수 있어요. 당신은 거기서 꼭 조심해야 해요.”김서진은 그녀의 말속에 숨겨져 있는 뜻을 알아차렸다. 한소은의 모든 말과 행동이 모두 감시하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떤 때는 말하기 불편한 걸 알기 때문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쪽은 내가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요. 그리고 불편한 게 있으면 나 한테 꼭 말해줘야 해요.”잠시 후 그는 갑자기 말투가 한결 가벼워졌다.“하지만 내 생각에는 당신은 분명 감염되지 않았을 거 같아요.”“만약 당신이 감염되었다면, 거기 있는 실험실 사람들 전체가 감염되었다는 거잖아요. 이 바이러스는 그들이 만들어 낸 것인데 어리석게 자기가 감염되게 하지 않겠죠.”“맞아요.”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요. 일단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네.”전화를 끊고 김서진의 마음은 조금 더 내려앉았다.그가 방금 한 말은 비록 의도적으로 ‘어떤 사람’ 에게 들려준 말이지만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이 물건은 그곳에서 흘러나왔다. 당연히 그들이 이 물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한소은이 정말 감염되었다면, 그들도 틀림없이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안심이 되었다.돌아서서 방으로 돌아가려던 때 방문 앞에서 원철수와 부딪칠 뻔했다.그가 황급히 밖으로 뛰쳐나
“그럴 순 없어!”김서진은 힘을 주어 원철수를 잡아당겼다. 원철수는 관성 때문에 바로 서지 못하고 비틀거렸다.김서진이 크게 호통을 쳐서야 원철수는 멍해져 더 이상 그의 손을 뿌리치려 하지 않았다.그를 지켜보던 김서진은 엄숙한 얼굴로 원철수를 타일렀다.“지금 상황이 완전히 정리된 게 아니야. 이 고독이 도대체 뭔지 어르신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어. 네가 이렇게 경솔하게 행동하면 위험만 더 키울 뿐이야.”“특히 너는 밖으로 나가면 안 돼. 너의 몸속의 것이 1호니까. 게다가 네 가족과 가사도우미 들은 100% 너에게 감염되었다 확신할 수 없어.”“어쩌면 다른 원인으로 인해 그런 증상이 나온 거일 수 있다고. 이런 상황에서 직접 운전해서 그들을 데리러 간다면 이로 인해 감염이 될 수 있다는 말이야. 그렇게 되면 마침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거야.”김서진의 이 말에 원철수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마치 차디찬 물을 그의 머리 위에 퍼부은 것처럼 진정되었다.원철수가 여전히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그럼…… 이제 어떡하지?”원철수는 마음이 너무 급했다. 부모님과 할아버지가 자기가 겪었던 고통을 겪는다는 생각과 이 모든 것이 자신에 의해 초래된 것이라고 생각에 마음은 너무 괴로웠다.그는 자신을 더욱 증오했다. 차라리 그 마굴 같은 실험실에서 죽었다면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지금 김서진이 이렇게 분석해 주니 원철수는 매우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이럴 때는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아야 한다. 더 큰 손해를 끼칠지 아무도 확답할 수 없다.지금 원철수는 자신이 마치 거대한 감염체처럼, 걸어 다니는 재앙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어디를 가던 누군가에게 결과를 알 수 없는 재앙을 가져다줄 수 있다.“이 정원은 당분간 신경 쓸 필요 없어. 진작부터 모든 사람이 외출을 금지하고 있었어. 내 사람들도 바깥을 지키고 있고. 네 부모님 쪽은…….”김서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내가 먼저 사람을 보내 아무
김서진은 빠르게 일을 진행시켰다. 원철수 또한 집에 전화해 협조하라는 걸 거듭 강조했다.“고독”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알려줄 수는 없다. 말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 사실을 알고 공황 상태에 빠질까 봐 걱정되었다.그저 확실하지 않은 전염병일까 봐 집에서 나가지 말라고 하는 거지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했다. 원청현은 벌써 해독제를 연구하고 있으니, 집에서 잘 쉬면서 어디에도 가지 말라고 했다.김서진이 보낸 사람들이 그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할 것이니 병원에는 절대로 가지 말라고도 당부했다.병원을 믿지 않는 건 아니다. 다만 “고독” 라면 병원에서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고 확산할 위험도 더 컸다. 이건 보통 작은 병원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이 모든 것을 다 처리하고 나니 날이 어두워졌다.김서진은 있는 식재료로 간단히 음식을 만들어 아들을 먹인 후 베란다에 가서 아들과 함께 별을 보았다.그는 벌써 오랫동안 이렇게 제대로 앉아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편안하게 고개를 들어 별하늘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시내와 먼 곳인 데다 주변에는 건물이나 불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맑은 밤에, 별하늘은 비할 데 없이 찬란하게 빛났다.하늘을 뒤덮은 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니 문득 지금, 이 순간이 진실이 아닌 꿈만 같았다.“아빠, 다들 아프건 가요?”김준은 작은 머리를 들어 마음속의 궁금을 물었다.김서진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그럼 나도 아픈 거예요?”김준은 자신의 작은 코를 가리키고 웅얼거리며 다시 물었다.김서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아이가 감염되지 않은 건 천만다행이고 만약 정말 불행하게 감염되었다 하더라도 자기는 반드시 목숨을 걸고 아이를 구할 것이다.다만, 아이의 작은 몸과 작은 손, 그리고 듣기에도 천진난만하고 단순한 문제였지만, 김서진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매우 괴롭게 했다.사람이란, 일생을 칙살맞게 살다 보면, 생사의 고비에 이르러서야 오직 목숨만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자기
한소은은 하루 종일 실험실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R10 자료를 보았는데 기본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이전의 실험과 거의 비슷하게 모두 독을 위주로 한 것이다.다만 재미있는 것은 이 처방 안에는 독을 제외하고 근육을 강하게 하고 뼈를 튼튼하게 하는 약이 첨가되어 있다는 것이다.비록 약효에 있어서 서로 모순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데 섞은 이유가 뭔지 알 수 없었다.‘한편으로는 사람을 소리 없이 중독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람의 근골을 강화하려 하는 건가?’이렇게 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었다.물론 한소은은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물었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꼭 대답해 주는 것도 아니고, 대답해 줬다고 해서 그것이 꼭 사실이라는 보장도 없다.이 조직이 하려는 일은 정말 너무 이상하고 기괴했다.언뜻 보면 전 세계를 지배하려는 것 같았고, 모두 사람을 조종하는 것들이었지만, 굳이 그것을 향기로 덮어버리려 애썼다.한소은은 배후에 있는 사람이 틀림없이 더 깊은 의도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다만, 지금 그녀가 아직 모를 뿐이다.그리고 임상언과 주효영도 이 점을 모를 것이라 확신했다.‘주효영…….’한소은은 주효영을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분명히 의학에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원철수보다도 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그녀는 배운 것을 바른길로 사용하지 않고 오히려 이런 해로운 것을 연구하고 있다.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이끌려 잘못된 길로 빠져들었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자기 가족을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고 진가연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원한과 적개심이 있는 것 같았다.전에 거짓 죽음으로 사람들이 자기가 죽었다고 믿게 한 후, 지금 여기에 나타났다.‘이 여자 정말 위험한 사람이야.’마지막 한 방울의 오일이 들어가고 그 안의 액체가 융합하는 것을 확인했다.한소은은 조심스럽게 그것을 테스트 기기에 넣고 한숨 돌렸다.이 약을 만들어 내면 기필코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할 수 있다
자신이 맡은 일을 이어서 하며 한소은은 그제야 몸을 돌려 주효영을 바라보았다.주효영은 그녀의 뒤에 서서 눈도 하나 깜박하지 않고 한소은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하지만 얼굴은 시시하고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 가득했다.한소은은 그런 주효영의 표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싱겁게 미소를 짓고 계속 말했다.“매번 실패가 같은 것 같지만 서로 다르다는 걸 몰라? 당신이 생각하는 같은 단계는 사실 아주 작은 차이가 있어.”한소은은 잠시 말을 멈추다가 한마디 덧붙였다.“어쩐지 이렇게 여러 차례 실험했는데도 실패 하더라니.”이 한마디가 주효영의 약점을 그대로 파고들었다.순간 주효영의 얼굴색이 검게 변했다.주효영은 자신이 매우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에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줄곧 다른 사람에게 추켜 받거나 칭찬을 받았다.이 프로젝트에 들어간 후부터 그녀는 줄곧 좌절했다.주효영은 향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것밖에 모른다.그녀는 향수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연구하거나 평소에 향수를 뿌릴 생각도 없었다. 지금은 이 프로젝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알아야만 했다.원래부터 접한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마음에서부터 향을 배척하고 무시해서인지, 주효영은 향료의 냄새와 약초의 냄새를 잘 조화시키지 못했다.거듭되는 실험과 거듭되는 실패가 그녀를 점점 더 짜증 나게 했다.그리고 조직에서는 더 이상 주효영을 전처럼 신뢰하고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특히 한소은이 온 후에, 주효영은 더욱 무시당했다.이제 가장 중요한 R10 프로젝트도 한소은에게 맡겨졌고, 자신은 그녀의 조수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 주효영을 더욱 짜증 나게 했다.그녀는 여태껏 한소은이 자기보다 강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지금은 더욱 목숨을 걸고 증명하려고 했다.한소은도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조직 위의 사람들이 잘못 본 것이란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사실 주효영은 한소은보다 더 강하고 지독했다.그러나 한소은의 무자비한 비아냥거림은 그녀의 체면을 구겼
“그 입 닥쳐!”한소은이 차갑게 말했다.“네가 악독하다는 거 알아. 넌 죽어서 자기가 지옥에 떨어지든 말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네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덕을 쌓아야 하지 않겠어?”주효영은 얼굴을 움켜쥔 채 한소은을 뚫어지게 노려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지만, 감히 반박하지는 못했다.자신이 정말 한소은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주효영은 차갑고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 너는 네 아이를 위해 덕을 쌓으려고 이런 실험에 참여하는 거야? 너도 나와 다르지 않아.”“누가 먼저 업보를 받게 될지 두고 보자고!”주효영의 말을 들은 한소은이 문득 뭔가 떠올라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원철수의 몸에 있는 그거, 네가 한 짓이지?”그녀의 말에 주효영은 흠칫 놀라는 듯했지만, 이윽고 다시 음산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왜, 벌써 발작을 일으킨 거야?”이 말을 듣고 한소은은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그녀는 틀림없이 고독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심지어 그 고독은 주효영이 만들어낸 것일 수도 있다.“그냥 고독일 뿐이야. 발작한다고 해서 뭐 어떻다는 거지?”대수롭지 않게 여긴 한소은은 일부러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로 말했다.“이런 방면에서 나와 내 사부가 너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건가?”그러나 주효영은 자신의 흩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내리며 가볍게 웃었다.“그냥 고독일 뿐이라고? 그건 보통 고독이 아니야! 하지만, 그게 고독이라는 걸 알아차렸다는 건 내가 예상하지 못했어.”주효영이 멈칫하다 말을 이었다.“이렇게 물어보는 걸 보니 주변 사람이 벌써 감염된 건가? 너도 알겠지만, 일반 고독은 전염성이 거의 없어. 그러니 원철수 몸에 있는 건 일반 고독이 아니라는 거지.”그녀는 앞으로 몸을 기울여 한소은에게 가까이 다가가 말하려고 했지만 방금 맞은 자기의 뺨을 생각하니 다시 약간 뒤로 물러났다.주효영은 한소은을 경계하며 바라보았지만 입은 여전히 한소은을 비아냥거렸다.“한소은, 그렇게 잘난 체하더니. 여기에 들어온다고 해서 뭐라도 바꿀 수
한소은의 담담한 얼굴을 보고 주효영은 잠시 동안 그녀가 한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주효영, 너무 잘난 체하지 마.”한소은은 얼굴의 웃음기를 거두고 무거운 한마디를 주효영에게 던졌다.그녀는 주효영이 정신을 차렸으면 했다.“너나 잘난 척하지 마!”그러나 주효영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았고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한소은, 딱 기다려. 네가 망하는 걸 두고 볼 거야.”말을 마치고 주효영은 돌아서서 실험실을 나갔다.그녀의 모습이 문밖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한소은의 눈동자는 방금보다 한층 더 차가워졌다.사실 주효영이 말한 것도 틀림없었다. 방금 한 말들은 확실히 그녀를 속이려 한 말이다.김서진이 전화로 알려준 것만으로는 원철수의 몸에 무슨 고독이 있는지, 어떻게 전파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고독을 어떻게 풀지는 말할 것도 없다.그러나, 주효영은 분명 그 고독이 무슨 고독인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방금 그녀가 무심코 흘린 말에서 분석하면 이 고독은 아마 그들이 생각했던 쪽이 아니라 해외의 다른 종류일 것이다.고의서에서 그것을 찾는 것도 물론 맞지만 해외의 자료도 결합해야 할 것이다.한소은은 가능한 한 빨리 이 사실을 원청현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지금 원청현의 상태가 어떤지 한소은은 알 수 없었다. 김서진은 그가 괜찮다고 말했지만 그 영감이 얼마나 고집이 센지 한소은은 더 잘 알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는 이를 악물며 괜찮다고 할 것이다.지금은 실험실의 일로 너무 바빠 그 쪽을 돌보기 어려웠다. 그저 이쪽의 일을 빨리 끝내고 원청현에게 가 고독의 확산을 막고 싶었다.주효영이 떠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임상언이 왔다.들어와서 먼저 한소은의 실험대를 살펴보며 공식적인 물음을 물었다.“진도는 어떻게 돼가요?”한소은은 덤덤하게 대답했다.“테스트하고 있는 거 안 보여요?”그녀는 턱으로 실험대를 가리키며 말했다.“데이터 결과를 기다려야 알 수 있어요.”두 사람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임상언은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