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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6화

원철수의 말에 원청현은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한참이나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 보고는 고개를 천천히 흔들었다.

“준이는 네 피를 접촉한 적이 없을 거야.”

김준 그 녀석은 비록 장난이 심했지만, 원청현은 줄곧 그를 잘 보살펴 주었다. 그 아이가 다칠까 봐 위험한 일은 하지 못하게 했고, 혹시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은 모두 치웠다.

지금 기억을 되짚어 보면 김준은 원철수의 혈액을 접해보지 않았을 것이고, 접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아들이 접촉하지 않았다는 말에 김서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 생각되어 원청현에게 물었다.

“그런데…… 준이가 열이 나고 있어요.”

“열이 난다고?!”

원청현은 깜짝 놀라 물었다.

“다른 증상은 없었어?”

그는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고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김서진에게 물었다.

“아니요. 열이 나는 것 말고는 다른 증상은 없었어요. 입맛도 좋고요. 죽과 옥수수 주스를 먹고 잠들었어요. 방금 다시 열을 재보니 열도 거의 내렸고요.”

열도 내렸고 다른 불편함이 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원청현은 숨을 돌렸다.

“그럼, 다행이야. 정말 다행이야…….”

“그러니까, 준이는 전염되지 않았을 거예요.”

사실 김서진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는 마음속으로 당연히 이 결과가 되기를 바랐지만 아주 확신하지는 않았다.

“그럼. 당연히 감염될 리가 없어!”

원청현도 사실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런 결과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 연신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신 같은 걸 절대 믿지 않은 원청현은 지금, 이 순간 그러지 않기를 기도하기까지 했다.

“부모님께 먼저 전화할게요.”

핸드폰을 쥐고 원철수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을 하며 방을 나갔다.

원철수가 방에서 나가자, 김서진은 원청현을 쳐다보며 물었다.

“방금 약에 몸을 담그신 건 고독을 빼내기 위해서였나요?”

원청현은 눈을 뜨고, 그를 쓱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 작은 고독을 너무 가볍게 보았어. 그 고독은 인내력이 강하고 스스로를 숨길 줄 알아. 세 시간 동안 약에 몸을 담갔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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