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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2화

자신이 맡은 일을 이어서 하며 한소은은 그제야 몸을 돌려 주효영을 바라보았다.

주효영은 그녀의 뒤에 서서 눈도 하나 깜박하지 않고 한소은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굴은 시시하고 대수롭지 않은 표정이 가득했다.

한소은은 그런 주효영의 표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싱겁게 미소를 짓고 계속 말했다.

“매번 실패가 같은 것 같지만 서로 다르다는 걸 몰라? 당신이 생각하는 같은 단계는 사실 아주 작은 차이가 있어.”

한소은은 잠시 말을 멈추다가 한마디 덧붙였다.

“어쩐지 이렇게 여러 차례 실험했는데도 실패 하더라니.”

이 한마디가 주효영의 약점을 그대로 파고들었다.

순간 주효영의 얼굴색이 검게 변했다.

주효영은 자신이 매우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에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줄곧 다른 사람에게 추켜 받거나 칭찬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에 들어간 후부터 그녀는 줄곧 좌절했다.

주효영은 향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것밖에 모른다.

그녀는 향수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연구하거나 평소에 향수를 뿌릴 생각도 없었다. 지금은 이 프로젝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알아야만 했다.

원래부터 접한 것이 아니어서 그런지, 아니면 마음에서부터 향을 배척하고 무시해서인지, 주효영은 향료의 냄새와 약초의 냄새를 잘 조화시키지 못했다.

거듭되는 실험과 거듭되는 실패가 그녀를 점점 더 짜증 나게 했다.

그리고 조직에서는 더 이상 주효영을 전처럼 신뢰하고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다.

특히 한소은이 온 후에, 주효영은 더욱 무시당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R10 프로젝트도 한소은에게 맡겨졌고, 자신은 그녀의 조수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 주효영을 더욱 짜증 나게 했다.

그녀는 여태껏 한소은이 자기보다 강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지금은 더욱 목숨을 걸고 증명하려고 했다.

한소은도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란 것을, 조직 위의 사람들이 잘못 본 것이란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사실 주효영은 한소은보다 더 강하고 지독했다.

그러나 한소은의 무자비한 비아냥거림은 그녀의 체면을 구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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