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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8화

진정기가 경계한다는 걸 눈치챈 김서진이 말했다.

“당신도 아는 사람이에요.”

이렇게 말하고 뭔가 떠오른 김서진이 진정기에게 말했다.

“먼저 끊을게요. 일이 있으면 다시 전화할게요.”

“그럼 의사는…….”

“일단 필요 없을 거 같아요.”

김서진이 잠시 생각해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전화를 끊고 원 철수에게 다가가 물었다.

“왜 필요 없다는 거지?”

“외부의 의사들은 소용이 없어. 이건 평범한 병이 아니라는 알잖아!”

원철수가 침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서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게다가 내가 의사란 걸 잊지 마.”

그러다 원철수가 갑자기 말했다.

그의 말에 김서진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난 원래 의사야. 명의였다는 거 너도 알잖아.”

원철수는 재차 자기가 의사였고 그것도 이름이 자자한 의사였다는 걸 강조했다.

다만, 그가 이 말을 할 때의 말투는 평소와 달랐다.

이전에는 이렇게 말할 때마다 그는 교만하고 자신만만하고 심지어는 의기양양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의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올곧았고 차분했다.

그는 또박또박하고 확고하게 자신이 의사라고 말했다.

“요즘 너무 퇴폐적이었어. 그 마굴에서 나온 이후 나는 겁쟁이처럼 도피하고만 있었어. 둘째 할아버지가 나에게 잘해주셨고 모두가 나에게 베푸는 관심을 즐기고 있었던 거야. 둘째 할아버지와 모든 사람들이 쓰러진 이후 나는 혼란스러웠어. 내가 의사라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렸을 정도로.”

“나는 스스로를 의심하고, 스스로를 부정했어. 나는 내가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병을 치료 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러다 예전에 둘째 할아버지가 말했던 것을 잊어버렸지. 비록 의사라 할지라도 치료하면서 배운다는 그 한마디를 말이야.”

원철수는 먼 곳을 바라보며 마치 예전에 원청현이 그에게 한 말이 생각이 난 듯 감개무량하게 말했다.

그런 것들을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원청현이 그에게 얼버무리는 말을 했다고 여겼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고독에 대해서 잘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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