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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6화

“우리는 집에 가야 하나요?”

김준이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 그러자 김서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집에 돌아가지 않을 거야. 아빠는 여기 남아서 너랑 같이 있을 거야.”

“…….”

아이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입술을 오므리고 조용해 보였지만 아무래도 아이라서 눈에 근심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걱정거리가 무거운 모습을 보고 김서진은 매우 마음이 아파서 손을 들어 아들의 이불을 쑤셔주며 물었다.

“왜 그래?”

“할아버지께서 아파요.”

아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좀 울 것 같았다.

평소에 이 녀석은 어르신과 자주 다투고 가끔 어르신을 발을 동동 굴리고 성나게 했지만 사실 어르신과 녀석의 감정은 매우 좋았다. 어르신은 녀석을 각별히 총애하고 녀석의 마음속에도 정말 친할아버지로 대했다.

김서진은 감개무량하여 조용히 대답했다.

“맞아.”

“할아버지께서 곧 죽나요?”

녀석이 다시 물었고 이미 울음을 터뜨렸다.

보아하니 이 말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것 같았다. 다만 나이가 너무 어려서 언급하기가 두렵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김서진은 직접 대답하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한 후에야 녀석에게 물었다.

“너는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이렇게 어린데, 정말 생사의 의미를 알까?

“죽는다는 것은 멀리 간다는 것이고 다시는 볼 수 없고 영원히 볼 수 없어요. 저는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어요.”

녀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어휘로 최선을 다해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죽음의 의미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많지 않지만, 아이의 관념에서는 영원히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영원히라는 세 글자는 그들의 마음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했다.

여기까지 말하자 녀석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큼직한 눈물이 볼을 따라 뚝뚝 덜어졌다.

김서진은 보고 마음이 아파서 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으로 녀석의 눈물을 닦아주며 진지하게 말했다.

“모든 사람은 다 죽게 돼. 다만 어떤 사람은 일찍 죽고 어떤 사람은 늦게 죽는 것뿐이야. 할아버지도 죽게 되지만 지금은 아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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