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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주인아줌마가 떠나고 나서야 소희 마음속의 궁핍감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변한 후 제일 두려운 게 바로 예전에 알던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무심코 옛일을 꺼내게 되면 그것보다 난처한 순간이 없으니까.

임구택이 소희에게 차를 따라주며 물었다.

"불편했어?"

"아니."

소희가 고개를 들어 대답하고는 다시 물었다.

"그래서 내 총은?"

임구택이 듣더니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게 네 총이 염려되면서 왜 한 번도 나한테 먼저 전화 걸어 달라고 한 적이 없었어?"

"......"

한참 기다려도 소희가 아무 대답하지 못하고 있자 임구택이 그윽하게 소희를 쳐다보며 다시 물었다.

"사실 너도 네 총이 나한테 있다는 사실에 매우 안심하고 있는 거지?"

임구택이 가리키고 있는 다른 뜻을 눈치챈 소희는 순간 가슴이 빨리 뛰었다.

그녀가 가장 은밀하게 숨기고 있던 물건, 가장 다른 사람의 눈에 띄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 임구택한테 있다는 걸 알면서도 되찾기는커녕 되려 안심하고 있었다는 건 무엇을 설명해주고 있는지 자세히 생각해 보면 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소희는 오히려 임구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천천히 대답했다.

"임구택 씨가 그 정도로 쓰레기일 건 같지 않은 데요?"

임구택이 듣더니 눈썹을 올렸다.

"내가 쓰레기라고? 난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만 사랑하고 있었어. 양다리를 걸친 적도 없고, 다른 사람을 사랑한 적도 없었어. 그런데 왜 쓰레기인 거지?"

소희가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는 이를 악물었다. 그러다 갑자기 악랄한 생각이 피어나 담소하며 말했다.

"임구택 씨가 확실히 쓰레기는 아니네요. 하지만 아쉽게도 그쪽이 좋아하는 사람이 그쪽을 더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죠."

임구택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그러면서 암울함과 결렬함이 섞인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나를 좋아하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그녀 자신도 아직 잘 모르고 있을 거야. 그리고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아. 난 다시 그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 거니까."

소희가 듣더니 냉소했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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