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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4화

소희는 신속히 임구택의 손을 팽개친 후 손가락을 구부려 그의 목덜미를 잡고 뒤로 밀어냈다. 어둠 속 소희의 두 눈동자는 차갑고 매서웠다.

"임구택, 너무 지나치지 마."

임구택은 몸을 숙여 소희를 품속으로 껴안은 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소희를 바라보았다.

"나 지금까지 한 번도 너를 배신한 적이 없었어. 우리 다시 시작하자."

"아니, 싫어."

임구택이 듣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 전우 혹은 친구와 오해로 헤어지게 되었어도 영원히 화해 안 할 거야? 너 서인과도 오해 있은 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였잖아. 그런데 왜 나만 안 되는 건데?"

소희가 잠깐 사색하는 기색을 드러내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몰라, 나한테 묻지 마. 난 단지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야."

"그럼 너의 마음을 원하지 않을게. 몸만 줘."

말하고 있는 임구택의 검은 눈동자는 그윽하게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아직 나의 아내이니 협조할 의무가 있는 거야."

소희가 듣더니 바로 냉소했다.

"그거 알아? 내가 용병이 되고 나서 합류한 첫 번째 조직이 서인이 있던 그 조직이 아니었어. 내가 처음으로 합류하게 된 조직의 대장이 나에게 무조건 복종하고 협조할 것을 요구했어. 그러면서 나더러 조직 몰래 그를 대신해서 소식을 전해달라고 하더군. 나중엔 내가 그를 죽이고 그의 자리를 대신했어."

서희에 관한 일은 임구택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그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채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넌 절대 나를 못 죽여."

소희의 손가락이 점점 조이기 시작했다.

"나를 자극하지 마."

"예전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사랑하는 서희 아가씨, 당신들의 도의가 원한이 있으면 반드시 갚고, 은혜가 있으면 반드시 보답하는 게 아닌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한 번 잘 생각해 봐. 전에 당신이 모함당했을 때 내가 나서서 구해줬잖아. 그리고 이현의 일도 내가 도운 거고. 당신들의 도의에 따라 이렇게 큰 은혜는 어떻게 갚아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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