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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나 취했으니까 데리러 와

성아가 웃으며 서훈에게 말했다.

“틈만 나면 하늘에 대고 맹세하는 나쁜 남자들은 뭐 벌써 몇 번이고 벼락 맞아 죽었어야겠네요?”

서훈이 피식 웃었다.

덕분에 삼엄하던 분위기도 어느새 나름 풀려 한결 가벼워졌다.

다시 말을 잇는 성아.

“준회 씨는 아마 서훈 씨가 필요할 거예요.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미 마음에 품고 있죠.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남자이건 여자이건 상관없다며 세상을 등질 정도로 흠뻑 빠졌죠.”

여기까진 성아의 추측에 불과하지만 이번은 성아도 분명히 얘기할 수 있었다.

“나나도 수현 씨를 필요로 해요.”

“나나는 불쌍한 아이예요. 어릴 적부터 엄마 없이 살았으니 얼마나 엄마가 그립겠어요.”

“그 누구도 친엄마의 사랑은 대체할 수 없어요. 준회 씨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가 새엄마가 될 그 여자가 혹시라도 나나에게 잘 대해주지 않으면 어쩌려고요?”

“그러다 그 둘이 아이라도 갖게 되었다간...”

성아는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말을 돌려 준회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준회 씨는 참 좋은 남자죠!”

“제가 알기로는 근 몇 년 동안 나나 때문에 몇 번 소개팅에 나간 것 빼고는 단 한 번도 여자가 있은 적이 없어요. 전엔 저와 제 언니를 도와주느라 몇 번 한동안 연기를 했지만 전부 다 가짜고요.”

서훈은 잠시 멈칫했다. 준회가 그럴 줄은 몰랐던 것이다.

“서훈 씨. 조금만 더 용기를 내요. 할아버지가 실종된 일은 제가 도와서 함께 조사해줄게요. 집안의 의술이 남자에게만 전해지는 것도 선대의 원한 관계도 모두 다 지나간 일이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다 좋아질 거예요.”

“서훈 씨와 준회 씨 분명 잘될 거예요.”

둘은 그렇게 한참을 더 얘기를 주고받다 헤어졌다.

성아를 배웅해주고 서훈은 몸을 일으켜 창가로 걸어갔다. 그녀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다 저도 모르게 생각에 잠겼다.

‘나와 준회씨 정말 함께 할 수 있을까?’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서훈과의 한 달짜리 약속이 있었기에 준회도 더는 그녀를 몰아붙이지 않았다. 덕분에 서훈은 숨이 트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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