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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5화 육 년 전 꿈을 되풀이하다

말을 마친 은협은 곧바로 자리를 떴다. 그는 서훈이 그의 대표님께 무슨 짓이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되지도 않는 듯 부리나케 가버렸다.

사실 은협이 호텔 방을 빠져나올 땐 이미 머리에 땀이 흥건했다. 그는 곧바로 보안실로 가 엘리베이터 영상을 지운 후 준회의 비서에게 연락했다.

“선배님. 앞으로 저희 대표님이 접대에 나가야 하실 일이 있으면 선배님이 맡아주십시오. 전 겁이 많아서 못 해 먹겠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엄청난 비밀을 감춰야 한다니. 저 말라 죽을지도 모릅니다.”

한편, 호텔 방에서는 서훈이 준회의 술을 깨게 해주기 위해 그녀의 침을 꺼내고 있었다.

서훈이 그의 혈 자리를 찾아 침을 꽂으려 하던 그 순간, 준회가 그녀의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천천히 눈을 뜨는 준회. 그의 촉촉한 눈동자는 마치 한 마리의 독수리같이 날카롭고 고혹했다. 누구든 보면 겁에 질릴 그의 살기 어린 눈빛을 보며 서훈은 이 모습이야말로 진짜 그의 모습이라 생각했다.

용병이었던 그때의 그 독기 어린 남자의 모습.

눈앞의 사람을 확인한 준회는 그제야 눈에 담겼던 적의를 지우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요 녀석. 또 날 찔러 기절시키려고?”

“아니에요.”

서훈은 술을 깨는 데 도움을 주려고 그런다고 말하려 했으나 준회는 그녀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네 멋대로 하게 순순히 두지 않아.”

말을 마친 준회는 그녀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줘 침대로 끌어당겼다. 이어 그는 순식간에 몸을 돌려 서훈을 몸을 깔아버렸다.

“양준회씨. 지금...”

“아무 말도 하지 마.”

취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그는 모든 걸 삼킬 듯한 검은 눈동자로 서훈을 주시하며 물었다.

“언제까지 날 괴롭힐 거야? 난 이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아. 근데 왜? 왜 아직도 나와 함께 해줄 수 없는 거야? 응?”

그는 서훈을 알고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고는 거칠게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 거침없는 그의 숨결은 서훈의 숨을 앗아가 버릴 듯 맹렬하게 다가왔다.

술에 이미 취한 상태이지만 지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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